말기암 환자 및 가족 '사실대로 알고싶다"
말기암 환자의 경우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 환자의 96.1%, 가족의 76.9%가 찬성한다는 설문 연구결과가 밝혀져 주목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연구소(소장 金昌民)는 기관고유사업의 일환으로 삶의질향상 연구과 윤영호 박사가 수행한 조사연구를 통해, 암환자 및 가족들은 말기가 되었을 때 이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밝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간하는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2004년 1월호에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최근의 연구들이 암이라는 진단을 환자에게 알릴 것인가에 대한 환자의 태도에 초점을 두었거나, 말기암에 대한 태도에 관심을 두었으나, 말기 통고에 대한 암 환자의 태도에 대한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었으며, 암 환자와 가족의 태도를 비교한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적이 없었다.
국립암센터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홍영선 교수), 경희대학교 부속병원(김시영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김준석 교수), 서울대학교병원(허대석 교수),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이상욱 교수),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이창걸 교수),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이근석 교수) 등 7개 대학병원에서 380명의 암환자와 281명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말기 통고에 대한 질문과 인구의학적 정보를 포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 환자의 96.1%, 가족의 76.9%가 찬성하였다. 또 누가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암 환자의 80.5%, 가족의 51.5%가 담당의사가 이러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했으며, 환자 72.5%, 가족 45.3%가 말기라는 진단이 된 즉시 알려야 한다고 답하였다.
다변량 분석 결과, ‘말기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에 대해서는 암환자가 가족들보다는 약 10배 찬성하는 입장이며, ‘의사가 알려야 한다’에 대해서는 4배, ‘진단 즉시 알려야 한다’에 대해서는 3.6배 환자가 가족보다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서구에서는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리는 경향이 강하였으나 가족을 중요시하는 동양의 경우는 환자가 알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 가정하거나 가족의 요구에 따라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지 않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구의 이러한 결과들은 의사, 가족, 건강한 사람들의 태도들에 대한 연구에 따른 것으로 환자들의 정확한 의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들은 인생을 정리하고 의료진과 협력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 그리고, 불필요한 치료로 인한 자신들과 가족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그들의 예후를 알고자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알 권리가 있음에도 환자 스스로는 이 문제를 거의 거론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자신이 말기암이라면 진실을 알기를 희망하며 환자와 가족의 태도에는 차이가 있다"는 이 연구의 결과는, 진실을 알고자 하는 환자의 희망을 파악하고 이를 존중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 연구는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릴 것인가"에 대한 태도의 차이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라는 입장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종운
2004.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