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 연이은 건기식 박람회 개최
“내가 진정한 건강기능식품의 주인!”
의약사 단체의 주최로 연이어 열린 건강기능식품 박람회에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어느 때보다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의사와 약사라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하며 개최했던 행사인 만큼 약국이나 병의원쪽 건기식 유통을 내내 주시해온 관련 업계가 한꺼번에 들썩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28일~29일 이틀간 대한약사회관에서 개최된 서울시약 건강기능식품 박람회와 29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양 행사에 참가한 의약사들만도 어림잡아 5,000여명이며 참가 업체는 각각 25개와 55개를 기록, 80개에 달하고 있다.
그야말로 의약사들의 세(勢)대결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만한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판, 다단계 시장이 현재 주를 이루고 있는 유통이라면 약국과 병의원은 미래에 주를 이룰 시장”이라며 “약국과 병의원이 단기간 내에 건기식의 주요한 유통채널로 거듭날 것이므로 미래 고객 확보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건강기능식품, 리더는 ‘약사’
전문성+소비자 접근성, “주도권 강화한다”
8월28일~29일 대한약사회관 4층 강당에서는 서울시약사회가 주최한 건강기능식품 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를 빌어 약사회 측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약사직능의 주권과 책임의식을 강조하며 “현재 10%대에 머무르고 있는 약국의 건기식 점유율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동네약국들의 경영 활성화에 건강기능식품을 적극 활용, 약사의 경제적 사회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약국전용 인터넷 쇼핑몰 파머시오케이에 입점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이번 박람회에는 대상, CJ, 종근당건강 등 25개 업체가 참가해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했으며 이틀간 1,500여명의 약사가 참가하여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행사를 참관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준비기간이 그리 길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약사의 참여도를 봤을 때는 여러 가지로 득이 될 수 있는 행사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사실 약국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신고 대상에서 제외됐을 정도로 법률상 우위권을 점해왔으나, 건기식 취급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아 시장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는 못하고 있었다.
결국 이번 박람회는 대한약사회의 건기식 평가센터 개소에 이어 두 번째로 터뜨린 ‘약국시장 키우기 작업’의 일환인 셈.
약사회 측은 향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연수교육을 강화하고 평가센터의 기능을 더욱 확대하여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주도권을 약사 쪽으로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건강기능식품, 진정한 기능은 ‘치료보조’
비전문가 시장난립, “묵과 않겠다”
8월29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는 대한임상건강의학회의 창립심포지엄을 겸한 건강기능식품박람회가 개최됐다.
학회 측은 “비전문가들에 의해 난립되고 있는 부분들을 검증하고 건강기능식품을 치료에 활용, 국민건강의 새 장을 열 것”이라며 학회 창립의 취지를 밝혔다.
초대 학회장을 맡은 장동익 의사는 인사말을 통해 “△갈수록 나빠지는 개원가의 경영상태 △예방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세계적인 보건의료 흐름 △건기식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부족한 국내 상황 등이 학회를 창립하기로 한 중요한 동기가 됐다”며 “더 이상 의사들이 건기식에 대해 무관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왔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연수교육을 겸하고 있어 대단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전에 준비한 3,500여부의 자료집이 행사 중간에 동이 날 정도로 많은 참관인이 참석했으니 어림잡아 4,000여명 이상이 다녀갔을 것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행사에 참가한 업체수도 CJ, 종근당, 신풍제약, 휴온스, 일동제약, 대상, 하원제약 등 55개나 될 뿐만아니라 특히 신풍제약, 휴온스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주력하지 않았던 업체들 까지 각양각색의 기능식품들을 전시해 병의원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여한 한 개원의는 "이번 행사에 의사들의 관심이 이처럼 높을 줄은 몰랐다"며 "아무래도 분업이후 병의원들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의사들이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건식이나 대체의학 분야 등에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기식, “식품이란 것을 명심해야”
의약사, 행보에 우려 표명
“건강기능식품이 약으로 오인되어서는 곤란하다!”
식품관련 학계는 의약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엄연히 약이 아니라 식품인데도 의약사들이 앞 다투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
건강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과 같은 치료제로 혼동될 우려도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의약사들이 개입할 경우 아무래도 건강기능식품의 가격을 합리화하는데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
식품관련 학과의 한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이 소비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의약사의 처방 중심으로 흘러갈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지금까지 약과 혼동해서 사용됐다는 것이 건강식품의 문제점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 같은 시장의 과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주원
200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