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은 방패막' 의협의 속내는 ‘선택의원제 철회’?
만성질환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 및 의원급의료기관 이용제한을 통한 의료비 절감을 목적으로 시행을 앞두고 있는 ‘선택의원제’에 의료계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 재추진을 요구하며 복지부가 추진하는 ‘선택의원제’ 시행을 전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택의원제’는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질환의 치료과 적절한 관리체계를 운영해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고자 정부가 추진,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는 제도이다.
선택의원제는 대상 환자가 1~2곳의 의료기관을 선택, 등록하고 진료를 받는 것으로 참여 의원은 인센티브를 받고, 환자는 본인부담금을 경감받는 방식이다. 정부는 환자 대상 인센티브에 대해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에서 2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이라는 정부의 취지와는 달리 의협은 ‘선택의원제’ 시행이 오히려 국민 의료비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택의원제가 국민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고 국민의 의료서비스 이용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정 기간 동안(외국의 경우 6개월 또는 1년)에는 1~2곳의 등록한 의료기관 이외의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국민에게 제공하던 본인부담 경감 혜택을 주지 않으므로 의료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또, 해당 질환의 전문의가 아닌 선택의원제에 참여하는 전문의 또는 일반의에게 단기 교육을 통해 해당 질환 환자의 진료를 하게 할 경우 의료서비스 질 저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료의 질이 저하되면 국민의 높은 의료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 국민의 만족도가 낮아짐으로써 결국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국민의료비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의협측이 우려하는 것은 선택의원제 시행이 한해 3500여 명의 의사가 배출되는 의사인력수급구조에서 신규개원 의사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문제다. 일단, 선택의원을 지정하고 나면 환자의 이동이 적어지기 때문에 신규 개원의의 경우 환자 확보가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전문과목 간 등록환자 편차 심화로 의료기관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내과 등에는 환자가 집중되는 반면, 이비인후과 등은 소외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의협은 현행 전문의제도 개선 등 의사인력수급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를 통한 대책 마련이 우선 시 돼야 하며 의원급 의료기관 이용 활성화를 통한 의료비 절감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의협이 선택의원제를 대체해 제안하는 제도는 ‘만성질환 건강관리제도’로 의원역점질환(약제비 본인부담금 인상 대상) 50개 중 일부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모든 만성질환 및 생활습관병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환자의 의료기관 등록이나 선택은 없으며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만성질환 건강관리제도’는 환자의 의료기관 등록 및 선택을 하지 않은 대신 의료공급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환자 대상 인센티브인 진찰료 본인부담률 경감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복지부의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추진 계획 중 ‘의뢰 및 회송체계 확립’, ‘대형병원 쏠림현상 개선(상급종합병원 예외 경로 축소 등)’등 관련 과제의 우선 추진을 통해 의료비 절감은 물론 일차의료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의협이 최근 일반약 약국외 판매 재추진을 주장했던 이유가 이를 빌미로 복지부를 흔들어 의협이 요구해온 ‘선택의원제 철회’를 관철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하고 있다.
최재경
2011.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