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분업 시험무대 대체로 성공적
서울대병원이 22일부터 전면적으로 원외처방만을 발행함에 따라 분업 시험무대가 열렸다.
24일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발행된 원외처방전 2,666건중 30건만이 원내로 되돌아와 98%에 가까운 처방전 수용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행 이튿날인 24일 원외처방전이 첫날의 4배 이상 발행됨에 따라 다소 혼잡이 있었으나 처방전 수용률이 95%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돼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특이할 만한 사항은 첫날 33%이상이 동네약국에 유입된데 이어 이튿날 40%이상이 동네약국으로 간 것으로 확인돼 점차적으로 동네약국에서의 처방전 수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외처방전 발행 첫날 서울대병원 문전약국에 원외처방전의 62.5%가 집중됐으며 시행 이튿날에는 전체 원외처방전의 50% 정도가 문전약국에서 수용된 것으로 조사됐고 나머지에 10%에 해당하는 처방전은 종로5가 약국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종로 5가의 한성약국 한 약사는 "서울대처방전을 거의 받아보지 못했다"며 "약국별로 1∼2건에 불과하며 한 건도 접수되지 않은 약국도 있다"고 밝혔다.
첫날 서울대병원에서 발행된 원외처방전의 발행률은 66%를 보인데 이어 이틀째에는 원외처방전 비율이 69%를 나타내는 등 다소 증가세를 보였다.
24일 현재 원내 처방전은 총 787건이며 이는 전체 처방전 발행의 20%에 해당한다.
원내처방전으로 발행된 경우는 복지부 지침에 따른 1·2급 장애인, 에이즈환자, 제 1종 전염병환자, 장기이식을 받은 자 등에 속하는 특수질환자나, 환자의 상태를 의사가 직접 판단해 원내처방을 내린 경우이다.
3차 의료기관중 서울대병원은 특수질환자나 심각한 병세를 나타내는 환자수가 특히 많아 다른 병원보다 원내처방전 발행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에서 발행된 원외와 원내처방전이 90%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10%는 주사제 처방이나 원내검사를 위한 조제실제제를 처방 받은 경우이다.
또 원외에서 원내로 돌려진 30건 대부분은 저빈도 의약품 처방인 경우, 1차 발행된 처방전을 수정한 경우, 몸 상태에 따른 환자 본인의 요청에 따른 경우였다는 것이 서울대병원 측의 설명.
서울대병원측에 따르면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원외처방전 발행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분업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가 조금은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비록 서울대병원 분업의 시험적 무대는 성공적이었다고 하지만, 전국적으로 분업이 시행될 경우, 모든 면에서 전반적으로 수용태세가 안되어 있어 초기단계에서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주변 근거리 약국에 집중
서울대병원에서 발행된 전체 원외처방전 2,666건중 1,337건이 서울대병원 주변 약국에서 수용된 것으로 조사돼 환자의 50% 정도가 문전약국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문전약국인 서울종로약국은 처방전 357건을 수용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대학약국은 340건, 옥광약국은 280건의 처방전을 수용했다.
이 외에도 대서울약국은 130건, 정문약국은 120건, 함춘약국은 94건, 대학로약국은 30건, 상록약국은 9건을 수용했으며 정문약국은 총 123건중 3건, 대서울약국은 130건중 1건, 옥광은 총 280건중 7건만을 병원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문전약국 중에서는 정문에 있는 문전약국 4곳에서 870건을 수용해 83%가 정문약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고, 후문 문전약국 중에서는 서울종로약국에서 357건으로 처방전이 가장 많이 발행돼 정문과 지하철역 주변 약국에 처방전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분업시행 초기에는 병원주변 환자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한 대로변 약국과 지하철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지하철 주변 대형약국들이 처방전을 유치하기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의약분업에 익숙지 않는 환자들이 문전약국 중에도 약 구비가 많이 돼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근거리 대형약국을 많이 찾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업 초기단계에서 병원주변 근거리 대형약국에 처방전이 집중되는 현상은 약수급문제가 해결되고 분업이라는 신제도가 정착된 이후에는 조제시간단축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환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동네약국이나 대형약국으로도 많이 분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종약품 및 재고약품 구비 시급
서울대병원 주변 약국들의 약구비 실태는 양호한 편이나 아직도 저빈도 약품이나 제약회사에서 단종된 약품이 처방되기도 해 아직도 처방전을 완벽히 수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다.
약국들이 환자들을 되돌려 보내는 경우, 대부분 저빈도약품 처방이거나 제약회사에서 이미 단종된 약품들이어서 해결점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이다.
처방된 약품이 없는 경우, 약사가 직접 주변약국으로 약을 구하러 뛰어 다니는 웃지 못 할 헤프닝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한 문전약국 약사는"약국별로 95%이상 서울대병원 처방의약품을 구비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었지만 전면 원외처방전이 발급되면서 지금까지 병원에서만 사용되던 의약품들이 많이 처방돼 이웃 약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몇몇 약국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약품 구비가 완료되지 않아 매번 처방전을 받을 때마나 인근 주변 약국에 전화를 걸어 급조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이렇게 약품구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들의 대기시간은 당연히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제약회사들은 분업시행이 본격화 될 8월 대부분 여름철 휴가를 계획하고 있어 휴가기간 전에 재고 약품을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한창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영업사원들을 풀 가동시켜 약국에 투입, 미리 주문서를 받는 형식을 취해 약품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약사인력보충 업무 분담
분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처방약 제조에 소요될 시간은 20∼30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약사인력의 보충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처방전유치를 위해서는 환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신속한 처방전 수용을 통해 환자들이 신뢰하고 다시 찾을 수 있을 만한 약국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조제시간의 단축이 가장 급선무로 부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환자들이 지하철역 주변 근거리 약국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 일부 약국에만 집중돼 한 건당 30∼40분까지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곳도 있어 신속한 처방전 수용을 위한 약사인력수급이 시급한 사안이다.
서울대병원을 찾은 환자들 대부분은 약국에서 약을 타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 환자는 "전에는 한 장소에서 모두 끝나던 일을 아픈 몸을 이끌고 약을 찾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또 약을 타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죽을 맛이다"고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전약국들은 관리약사를 적어도 네 명에서 많게는 아홉 명까지 채용하고 있으나 "전 처방전을 신속히 처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며 "조제시간 단축을 위해 추가로 관리 약사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약사인력수급뿐 아니라 기존에 있는 인력의 효율적 활용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액의 연봉을 지불하는 관리약사를 무조건적으로 늘릴 것이 아니라 일반 의약품과 처방전 수용 약사를 따로 분리 분담시키고 전산업무 및 처방전 접수를 처리하는 일반사원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서울대 정문에 위치한 D약국은 일반의약품을 처리하는 약사와 처방전만을 받아 조제하는 약사를 구분하고 있으며 처방전 수납 및 처방약품 수령 창구도 분리돼 있어 환자들간의 혼잡을 막고 있다.p
신수경
2000.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