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체감제여파 문전약국 경영위기 '직면'
의약분업의 최대수혜자로 인식돼오던 문전약국이 체감제 여파와 인건비 가중 등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해있다.
문전약국들은 의약분업초기 분업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경제적인 호황을 누리다가 최근 의약품 관리료 체감제, 처방분산, 근무인력 인건비 부담 등을 겪으며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
특히 문전약국가는 향후 수가인하와 처방전 집중도 설정 등을 앞두고 경영타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문전약국들은 위축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약국 근무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일반약 취급 확대, 폐문시간 연장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며 생존 해법 찾기에 골몰해있다.
"체감제 실시 이후 월 1,000만원 정도 조제수입이 감소했습니다. 체감제 실시 이전보다 약 15%감소한 것이죠. 특히 서울대병원 환자들은 3개월~6개월 처방 등 장기환자가 많아 체감제 여파가 제일 심각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월 4천 만원에 달하는 인건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고, 약국 업무량은 전혀 줄지 않고 있어 미칠 지경입니다."
서울대병원 앞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체감제 여파로 조제수입이 최고 15%까지 감소해 심각한 경영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대형 종합병원 앞 문전약국들은 체감제 실시에 따른 조제수입감소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처방 환자가 특히 많은 서울대병원 앞 문전약국들이 최고 15%의 조제수입이 감소했으며, 영동 세브란스 병원 주변 약국들은 8~10%, 삼성제일병원 앞 약국은 10~12%까지 조제수입이 격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월 700만원에서 1,000만원의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체감제 실시이후 상당한 경영 위축을 겪고 있는 셈이다.
"체감제 여파가 문전약국에만 불어닥친 것은 아니죠. 병·의원 밀집약국도 장기처방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뿐이지 월 30만 원대의 조제수입이 감소했습니다."
의원급 의료기관 앞에서 하루 처방 150건 정도를 소화하고 있는 또 다른 약사는 체감제 여파가 문전약국만의 일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약사회 한 임원이 체감제 여파에 따른 조제수입 감소를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150~200건을 받는 문전약국들은 월 700~800만원의 조제수입이 감소했으며, 150~200건을 받는 의원밀집약국은 20~30만원, 1일 처방 100~150건은 15~20만원 감소, 70~100건을 받는 동네약국들은 월 10만 원대의 조제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체감제 손실액을 전 약국으로 확대해 추정해보면 약 200~300억까지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물론 문전약국의 타격이 가장 심각한 것은 당연하구요."
여기에 차등수가제 실시로 약국가의 수입감소는 가중되고 있다. 지방 약국가의 한 약사는 "의원급 의료기관 앞 약국들은 월 300~400만원 하는 근무약사 월급 주느니 차라리 돈 100만원 손해본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며 "근무약사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인건비 감당하기가 어려워 차등수가제 적용을 받으며 수입이 감소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설명하고 있다.
체감제 등에 따른 약국가의 수입감소는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조정과 생존방안 마련 찾기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약국가의 처방분산이 이뤄지면서 처방전이 감소한 것은 약국가의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최근 들어 문전약국은 물론, 의원밀집약국들도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처방전이 줄고 조제수입이 감소했으니, 그만큼 근무약사 고용도 신중해 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근무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감소한 수입을 만회하려는 겁니다."
서울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한 약사는 약국가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라며 당분간 구조조정 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문전약국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줄어든 수입 보전을 위해 일반약 판매나 경영다각화에 주력하는 등 다양한 경영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처방조제에만 의존하다가는 낭패를 볼 것 같아 건식, 화장품 등 다각화 품목 취급과 매약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경영 돌파구를 찾는 거죠."
실제로 서울대 병원 앞 한 문전약국은 일반약 취급에 적극 나서는 한편, 약국 폐문시간을 8시에서 9시로 한 시간 연장시키는 등 여러 가지 활성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문전약국들은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한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시행될 수가인하 조치와 처방집중도 설정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전약국을 경영하는 한 약사는 "지금도 경영위축으로 여러 가지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수가인하조치가 시행되면 수입감소는 불을 보듯 자명하다"며 "약국을 개설하면서 초기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힘들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문전약국들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수입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대응방안에 나서고 있으나, 수가인하 등 여러 가지 경영악재가 겹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문전약국의 경영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인호
200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