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멸종식물의 보고 평강식물원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일반인에게 산정호수로 더욱 잘 알려진 이곳에는 조만간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 될 예정이다.
산정호수를 찿아가는 초입에서 우회전 1km 남짓 올라간 산자락에는 구름국화, 안테나리아, 설앵초, 드라바, 땅채송화, 구름구절초, 시로미, 큰방울새란, 해오라비난초 등 세계 각처의 자생식물 및 약용식물 등 1천7백여종의 희귀 식물들이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자태를 뽐내며 있다.
이곳은 어린시절부터 뛰어놀던 아름다운 고향의 앞동산을 언젠가는 다시 만들어 보겠다는 막연한 꿈을 수십억대의 사재를 털어 한의사 이환용씨가(평강한의원) 조성하고 있는 15만평 규모의 평강식물원이다.
평소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이원장은 일명 코나무라고 지칭하는 참 느릅나무를 이용해 비염 치료제인 청비환 개발로도 유명하다. 청비환 개발은 이원장의 약용식물의 가치와 많은 관심을 끌게 되는 또다른 계기가 돼 본격적인 식물원 조성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세계 각국이 종자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식물 종 다양성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고 식물 종보존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요즘 이원장의 노력은 국내 식물원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평강식물원에는 우리나라 자생지에서 씨앗을 받아오거나 유럽과 미주 등 10여개국 30여개 식물원에서 씨앗을 분양받아 매년 5백종 이상을 키워내고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주문하거나 직접 현지로 날아가 종자를 채취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평강식물원에는 국내 식물원에서 발견할수 없는 2개의 특이한 주제원이 있는데 암석원과 고산습지원이 바로 그것으로 이곳은 생태복원학적 조경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으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식물원 조성 및 관리의 책임을 맡고있는 김봉찬소장은 "우리나라 처럼 여름철에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는 고산식물을 제대로 키울 수 없기 때문에 2년여 동안 외국 식물원을 방문 그 사례를 검토하고 우리나라 기후와 토질에 적당한 암석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한라산, 설악산, 백두산을 비롯 시베리아 및 미국의 로키산맥 등에서 수집한 2백여종의 고산식물이 성공적으로 자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고산습지원은 람사협약의 보존습지로 지정된 우리나라 유일의 고층습원인 '대암산 용늪'의 식생을 재현한 점이다. 식물원에서 백두산과 두만강 주변의 습원과 일본의 고층습원을 기초로 이탄성 습지를 생태적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고산습지원에는 식층식물인 끈끈이 주걱과 큰방울새란 및 황새풀 등 멸종 위기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 원장은 "희귀 식물과 함께 한약자원의 연구와 멸종 위기의 한약재의 보존을 위한 한약재 재배공간 1천5백여평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와 별도로 한의대생들에게 한약의 현장경험을 쌓게 하는 학습장, 합숙소, 세미나실 등 공간확보와 약초연구가를 위한 연구공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해 한약발전과 인식제고에도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평강식물원 조경전문가인 남기채 부장은 "자연적인 식물원 조성을 최대한 고려하다보니 돌하나 놓는데도 3시간이나 걸렸다"고 소개했는데 이는 풀 한 포기 돌 하나 배치에도 소흘히 하지 않음을 말함이리라.
일반인에게 공개될 2005년 개장을 앞두고 식물원을 둘러본 전 경희대 한의대 안덕균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 식물원에는 독특한 환경에 서식하는 약용식물을 전시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고 지적하고 "평강식물원이 암석원과 고층습원을 복원함으로써 이제 국내에서도 다양한 환경의 식물을 전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종운
200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