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일반의약품도 복약지도후 판매해야"
1년에 한 두번 정도는 언론보도를 통해 규제개혁위원회 등 정부부처에서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되고 부작용이 적은 의약품에 한해 슈퍼등에서의 판매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정부부처에서는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허용을 위한 근거로 국민들의 늦은 저녁 시간대와 공휴일 의약품 구매의 불편을 들고 있다.
물론 이같은 정부의 방침은 약사회의 강한 반발로 인해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허용은 말 그대로 논의로만 진행되고 있지만 '천둥이 잦으면 폭풍우가 온다'는 말처럼 실현이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약사회는 일반의약품은 편의성만을 강조해 슈퍼 등에서 판매할 경우 부작용 등 약화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점을 들어 비전문가에 의한 일반의약품 판매는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상약학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피로회복제로 복용하는 카페인 함유된 의약품은 고혈압 환자가 복용했을 경우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일반의약품도 반드시 전문가에 의한 복약지도가 행해진 후 판매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약사들은 복약지도를 의사 처방전에 따른 조제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대부분 인식하고 있을 뿐 일반의약품은 복약지도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고 단순히 매출증대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복약지도는 약사의 천부적 권리
약사법은 복약지도의 정의와 범위를 구체화하고 있다.
약사법 제2조 16항은 제1호는 복약지도를 "의약품의 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저장방법, 부작용, 상호작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제2호는 "일반의약품의 판매에 있어서 진단적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개국가에서는 처방전에 의한 조제는 물론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약사회는 개국가에서 복약지도를 소홀히 하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한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 또는 국회의원 선거기간과 정권교체기에는 국민의 불편을 이유로 들어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론이 어김없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따라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약국에서의 철저한 복약지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국가가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처방환자 수용에만 집중하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는 약사의 문진행위로도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업초창기 의사들이 약국을 대상으로 임의조제 행위를 단속하면서 일반약 판매 부분에 대해 타켓을 집중한 것도 이를 약사의 문진행위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사회 및 임상약학 관계자들은 환자의 의약품 구입에 따른 선택을 돕고 의약품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약의 전문가'인 약사의 천부적인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복약지도 하기 운동 확산해야
약국경영전문가들은 일각에서 논의되는 OTC 슈퍼판매론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반의약품도 복용하는 환자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는 만큼 의약품과 관련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개국가 일각에서는 일반의약품 복약지도 하기 운동이 자생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약은 2001년말에 회원들을 대상으로 일반의약품 복약지도 하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강남구약이 복약지도 더하기 운동 대상으로 선정한 의약품은 약국에서 환자들이 지정해서 구입하는 타우린 함유제제와 로열젤리 함유 제제 등 인지도가 높은 품목이다.
이와관련, 강남구약 민병림 회장은 "타우린 함유 제제의 경우 파킨슨씨병 환자는 복용을 해서는 안되고 로열젤리 함유 제제의 경우는 천식 및 심각한 알러지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일반의약품의 경우도 복약지도 없이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한편, 의약품 슈퍼판매 주장에 쐐기를 박기 위해 운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운동이 전개된지 1년가량이 지난 현재 일부 약국을 제외하고 강남구의 대부분의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으며, 주민들의 호응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운동이 정착단계에 이른 현재 강남구 지역에서는 슈퍼와 가판점 등에서 불법적으로 판매하던 일반의약품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 강남구약사회측의 설명이다.
한편, 개국가에서는 의약품 슈퍼판매 주장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의약품 부작용과 관련한 모니터링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환자가 대중광고 등만 믿고 임의적으로 구입한 의약품을 복용해 나타난 부작용을 모니터링해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제작해 국민들에게 홍보한다면 슈퍼판매 주장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용주
2003.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