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충북대 약대생 음성군 맹동서 약활 수행
여름방학을 맞아 각 약대 학생들이 농촌을 찾아 의료봉사활동을 펴고, 바쁜 일손을 거들며 몸으로 그 현실을 배우고 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에 농촌봉사활동을 겸한 무료약품지원활동을 전개하는 것.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 지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충북대 약대생들의 약활 현장을 찾아봤다.
음성군 맹동면 소재지에서 진천 방면으로 걸어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용촌리. 학생회장의 설명대로 돌아 돌아 찾아간 마을 입구에는 지역의 특산물인 맹동 수박 상징물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약활대는 드넓은 수박 비닐하우스 단지 한편 작은 언덕에 위치한 용촌 1리 뒤편 마을회관 숙소에서 이제 막 점심을 먹고 오후 무료약품지원활동을 나가기 위한 준비에 부산했다.
사흘째 계속된 농사일로 힘든 기색이 역력했지만, 전날 음성군 최광암 약사회장을 비롯한 4명의 약사들이 동참한 가운데 용촌 1리에서의 지원활동을 성황리에 마친 덕분인지, 이틀째 용촌 2리에서의 활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얼굴은 무척 밝았다.
첫날 약활대가 머물고 있는 용촌 1리 회관에서 이루어진 무료약품지원활동에서는 작년 활동의 영향으로 마을 사람뿐 아니라 인근 마을 주민까지 50여명이나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두 번째 지원활동은 용촌 2리 마을회관 청소부터 시작됐다. 바쁜 농사일로 어수선한 채 방치된 마을회관을 깨끗이 정리하고, 한쪽 방에는 진료와 처방, 조제를 할 수 있도록 책상과 약품을 배치하고 한쪽 방에는 찾아온 어르신들이 기다리며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나눌 수 있도록 음식도 마련했다.
마을 이장님의 안내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가자 이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걸어서, 혹은 아들이 모는 오토바이 뒤에 앉아 연세 지긋한 마을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은 외지에서 찾아온 학생들을 만난다는 어려움 때문인지 화사한 나들이옷에 화장까지 하고, 머리에는 촉촉한 물기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채 나타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학생들이 찾아온 주민들을 순서대로 접수증을 작성하고,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한 최우회 교수가 상담후 처방전을 내면, 한쪽에서 처방전에 따라 약을 고르고 한쪽에서는 약봉지에 담아 조목조목 복약지도까지 차근차근 진행됐다. 최 교수가 한사람 한사람 정성스레 상담을 진행하는 바람에 예정됐던 5시를 훌쩍 넘긴 시간까지 활동이 계속됐지만, 학생들이나 기다리는 환자들의 얼굴에는 보람과 온정으로 따스한 빛이 떠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전형적으로 농민들이 갖고 있는 관절염과 위장병 등 만성 질환을 갖고 있어 실제 처방되는 약도 거의 비슷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김모 할아버지는 "음성시내나 서울의 큰 병원으로 어렵게 찾아가보기도 하지만 그때뿐이고 몸이 불편해 먼 병원이나 약국에 자주 나갈 수 없다"고 토로하고 "이렇게 학생들이 찾아와 약사님과 함께 상담도 해주고 약도 지어주니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용촌 1리의 박모 할머니는 첫날 지원활동에 가지 못했다며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마을회관 앞에서 내내 기다리다 결국 용촌 2리 회관까지 따라와 최 교수의 꼼꼼한 진료를 받고서야 만면에 웃음을 띄고 마을로 돌아가기도 했다.
약활에 참가한 학생들은 약품지원활동을 하는 시간 이외에도 새벽 5시30분부터 오전 내내 비닐하우스에서 수박 적재작업을 하고,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또다시 적재작업에 투입되는 강행군 이어가느라 힘겹지만 농민들을 돕고 미래의 약사로서 어려운 이들에게 의료봉사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보람되고, 대원들 간에도 한층 친해질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약활에 참여한 3학년 박윤경씨는 "힘들지만 마을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이 좋아 또 약활에 참여하게 됐다"며 약활의 중독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약활에는 충북지역 로터리클럽과 연계된 약대내 봉사모임인 로터액트 회원들이 적극 동참해 35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여했고, 제약협회에서도 700만원 가량의 약품을 무상으로 지원해 원활한 활동을 펼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약활대를 인솔한 김태훈씨(충북대 약대 학생회장)는 "당초 예산문제로 2일간의 무료약품지원활동을 기획했으나 제약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충분한 약품을 지원 받고 보니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정준
200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