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진이 실제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기존 의료정보시스템과 쉽게 연동되는지, 검진기관에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지, 수검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지, 마지막으로 그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의료 인공지능(AI)이 단순 병변 검출을 넘어 미래 질환 위험 예측과 건강검진 전반의 의사결정 지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도입을 좌우하는 것은 기술 자체의 성능보다 검진 현장의 문제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안지현 수석상임연구위원(내과 전문의)은 10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2026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 심포지엄에서 국내 건강검진·진단 분야의 AI 활용 사례와 스타트업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안 위원은 건강검진이 현재 질병을 찾아내는 방식에서 앞으로 발생할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든 수검자에게 동일한 검사를 제공하기보다 연령·성별·위험요인에 따라 맞춤형 검진을 설계하고, 검사 이후 행동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존 검사로 다른 질환 위험까지 찾는다
특히 기존 검사 데이터를 다른 질환의 위험 선별에 활용하는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흉부 X선으로 폐 병변을 확인하면서 골밀도 저하 가능성을 예측하고, 심전도로 심장 수축기능 저하 위험을 선별하거나 안저 영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는 식이다.
안 위원은 “흉부 X선과 골밀도 데이터를 충분히 학습시키면 X선 영상만으로도 골밀도 저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이상 신호가 나온 수검자를 실제 골밀도검사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검사 효율과 표준화 개선에도 활용되고 있다. 심장 초음파에서는 검사자가 일일이 영상을 멈추고 측정해야 했던 항목을 AI가 자동화해 검사시간을 줄이고 검사자 간 편차를 낮출 수 있다.
안 위원은 “기존에는 검사자마다 측정 방식이 조금씩 달랐지만 AI가 자동으로 측정을 지원하면 검사시간을 줄이고 어느 정도 표준화할 수 있다”며 “검진기관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수검자를 검사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능보다 현장 사용성과 경제성이 관건
AI 도입이 곧바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가 추가 이상 소견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의료진이 더 많은 영상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안 위원은 “현장에서는 AI가 병변을 계속 표시하다 보니 다시 더 오래 봐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견도 있다”며 “AI를 철수시켜 달라는 의료진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과 실제 의료진의 업무를 줄여주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의료 AI의 상용화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비용과 체감 가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검진기관은 AI 도입으로 검사시간을 단축하거나 추가 서비스를 창출해야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수검자 역시 예측 결과를 실제 건강관리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기술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안 위원은 “10년 뒤 심혈관질환 위험이 몇 퍼센트라고 알려주는 것이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더라도 수검자가 그것을 실제 가치로 받아들이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검진기관 역시 AI를 통해 검사시간을 줄이거나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이용할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의료진 교육과 결과 해석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AI가 이상 신호를 제시했지만 이후 정밀검사 결과가 다를 경우 그 차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환자에게 설명할지까지 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위원은 “AI가 어떤 신호를 줬을 때 그 의미가 무엇인지, 실제 정밀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때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까지 이해하기 쉽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상장 의료 AI 기업들의 사업 영역에서도 확인된다. 루닛은 흉부 X선·유방촬영술 기반 암 진단 AI, 뷰노는 의료영상·생체신호 분석, 코어라인소프트는 흉부 CT 기반 폐암·폐기종·관상동맥석회화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뉴로핏은 뇌 MRI·PET 기반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정량 분석, 제이엘케이는 CT·MRI 기반 뇌졸중 진단 AI, 딥노이드는 흉부 X선과 뇌혈관 등 의료영상 판독 AI를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의료 AI의 경쟁 영역이 단순 병변 검출에서 위험 선별·정량 분석·판독 효율화로 확장되면서, 실제 검진·진료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상용화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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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실제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기존 의료정보시스템과 쉽게 연동되는지, 검진기관에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지, 수검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지, 마지막으로 그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의료 인공지능(AI)이 단순 병변 검출을 넘어 미래 질환 위험 예측과 건강검진 전반의 의사결정 지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도입을 좌우하는 것은 기술 자체의 성능보다 검진 현장의 문제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안지현 수석상임연구위원(내과 전문의)은 10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2026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 심포지엄에서 국내 건강검진·진단 분야의 AI 활용 사례와 스타트업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안 위원은 건강검진이 현재 질병을 찾아내는 방식에서 앞으로 발생할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든 수검자에게 동일한 검사를 제공하기보다 연령·성별·위험요인에 따라 맞춤형 검진을 설계하고, 검사 이후 행동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존 검사로 다른 질환 위험까지 찾는다
특히 기존 검사 데이터를 다른 질환의 위험 선별에 활용하는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흉부 X선으로 폐 병변을 확인하면서 골밀도 저하 가능성을 예측하고, 심전도로 심장 수축기능 저하 위험을 선별하거나 안저 영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는 식이다.
안 위원은 “흉부 X선과 골밀도 데이터를 충분히 학습시키면 X선 영상만으로도 골밀도 저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이상 신호가 나온 수검자를 실제 골밀도검사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검사 효율과 표준화 개선에도 활용되고 있다. 심장 초음파에서는 검사자가 일일이 영상을 멈추고 측정해야 했던 항목을 AI가 자동화해 검사시간을 줄이고 검사자 간 편차를 낮출 수 있다.
안 위원은 “기존에는 검사자마다 측정 방식이 조금씩 달랐지만 AI가 자동으로 측정을 지원하면 검사시간을 줄이고 어느 정도 표준화할 수 있다”며 “검진기관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수검자를 검사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능보다 현장 사용성과 경제성이 관건
AI 도입이 곧바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가 추가 이상 소견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의료진이 더 많은 영상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안 위원은 “현장에서는 AI가 병변을 계속 표시하다 보니 다시 더 오래 봐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견도 있다”며 “AI를 철수시켜 달라는 의료진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과 실제 의료진의 업무를 줄여주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의료 AI의 상용화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비용과 체감 가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검진기관은 AI 도입으로 검사시간을 단축하거나 추가 서비스를 창출해야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수검자 역시 예측 결과를 실제 건강관리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기술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안 위원은 “10년 뒤 심혈관질환 위험이 몇 퍼센트라고 알려주는 것이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더라도 수검자가 그것을 실제 가치로 받아들이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검진기관 역시 AI를 통해 검사시간을 줄이거나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이용할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의료진 교육과 결과 해석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AI가 이상 신호를 제시했지만 이후 정밀검사 결과가 다를 경우 그 차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환자에게 설명할지까지 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위원은 “AI가 어떤 신호를 줬을 때 그 의미가 무엇인지, 실제 정밀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때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까지 이해하기 쉽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상장 의료 AI 기업들의 사업 영역에서도 확인된다. 루닛은 흉부 X선·유방촬영술 기반 암 진단 AI, 뷰노는 의료영상·생체신호 분석, 코어라인소프트는 흉부 CT 기반 폐암·폐기종·관상동맥석회화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뉴로핏은 뇌 MRI·PET 기반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정량 분석, 제이엘케이는 CT·MRI 기반 뇌졸중 진단 AI, 딥노이드는 흉부 X선과 뇌혈관 등 의료영상 판독 AI를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의료 AI의 경쟁 영역이 단순 병변 검출에서 위험 선별·정량 분석·판독 효율화로 확장되면서, 실제 검진·진료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상용화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