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실패할 후보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입니다. AI가 가설과 실험, 분석을 반복 연결하면서 실패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결국 실패를 앞당길 수 있어야 혁신 신약이라는 성공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AWS 코리아 김현민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G타워에서 열린 ‘2026 IFEZ K-BioX AI-BIO Mega Cluster Forum’에서 ‘생물학 언어를 배운 AI-AWS가 재정의하는 신약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신약개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후보물질을 찾는 예측 도구를 넘어 실험과 데이터를 반복 연결해 실패 가능성을 조기에 걸러내는 연구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시작한 AI가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Biological Foundation Model, BioFM)과 실험 자동화, AI 에이전트로 이어지면서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아키텍트는 “AI가 가설을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합성·실험·분석 결과를 다시 다음 설계에 연결하는 ‘랩인더루프(Lab-in-the-Loop)’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과정을 반복하면 실패할 후보를 더 이른 단계에서 걸러내고 유효한 후보에 연구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 1개 상업화에 10~15년, 약 26억 달러가 필요하고 임상 단계에서 승인까지 이어지는 성공률은 13.8% 수준으로 알려졌다.
알파폴드 넘어 BioFM으로…‘Lab-in-the-Loop’ 부상
AI가 다루는 범위도 넓어졌다. 알파폴드(AlphaFold)가 아미노산 서열을 기반으로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BioFM은 서열·구조·기능·유전체 등 더 넓은 생물학 정보를 학습한다.
대표적으로 ‘ESM3’는 단백질 서열·구조·기능을 함께 다루고, ‘Evo 2’는 DNA·RNA·단백질을 아우르는 유전체 정보를 학습한다. ‘H-Optimus-1’과 같은 모델은 병리 이미지를 학습해 암 아형 분류와 종양 분석에 활용된다.
김 아키텍트는 “현재 BioFM은 유전체와 단백질뿐 아니라 환자 이미지, 항체 설계, 임상 의무기록, 실험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AI를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신약개발 과정 깊숙이 들어온 연구 도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AI 예측을 실제 실험과 연결하는 Lab-in-the-Loop다. AI가 가설과 분자를 설계하고(Design), 합성·실험하고(Make), 결과를 측정한 뒤(Test), 데이터를 분석해(Analyze) 다음 설계에 반영하는 DMTA 사이클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각 단계가 분리됐던 기존 연구를 AI 에이전트와 자동화 실험환경으로 연결해 반복 주기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제넨텍의 바이오마커 검증 업무에서 연간 4만3000시간 절감 전망, 인실리코 메디슨의 머신러닝 훈련 파이프라인이 50일에서 3일로 단축됐다.
모델보다 중요한 ‘데이터의 의미’…온톨로지가 경쟁력
AI 모델 성능만 높인다고 신약개발 생산성이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고 같은 숫자와 용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인다면 AI가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
김 아키텍트는 이를 해결할 핵심 요소로 온톨로지(Ontology)를 꼽았다. 온톨로지는 특정 연구 영역의 개체(Entity), 관계(Relation), 제약조건(Constraint)을 정의해 데이터에 의미와 맥락을 부여하는 지식 구조다.
그는 “AI가 실험값을 단순한 숫자로 보는 것과 그 값이 어떤 물질의 어떤 농도에서 나온 결과인지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온톨로지를 구축하면 AI가 연구 데이터의 관계와 의미를 함께 이해해 답변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규제와 데이터 거버넌스도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비임상·임상뿐 아니라 제조와 품질관리까지 확대되는 만큼 사용 목적과 검증, 문서화, 데이터 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아키텍트는 “그냥 AI를 쓰는 것이 아니라 검증과 문서화, 거버넌스를 갖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과 함께 데이터를 이해하는 연구자의 전문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도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AWS를 전략적 클라우드·AI 파트너로 선정해 신약 발굴부터 사업 운영까지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김 아키텍트는 “AI 신약개발의 경쟁력은 모델 자체보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쌓고, AI 가설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해 다시 학습에 연결하는 데 있다”며 “AI는 정답을 한 번에 찾는 도구보다 실패를 빨리 확인하고 다음 실험으로 넘어가게 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팀이 거창한 인프라 구축 없이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할 수 있는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HealthOmics Ready2Run'을 활용해 기존에 사용하던 유전체 및 구조 예측 파이프라인을 그대로 실행하거나, 'Amazon Bedrock' 환경에서 여러 BioFM을 가볍게 비교·평가하며 도입을 타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한 K-BioX(케이바이오엑스)는 2016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소속 한인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생명과학 분야 글로벌 학술 단체다. 전 세계 한인 과학자와 국내 제약·바이오 연구진들이 참여해 지적 자원을 공유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글로벌 네트워킹과 차세대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등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화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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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실패할 후보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입니다. AI가 가설과 실험, 분석을 반복 연결하면서 실패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결국 실패를 앞당길 수 있어야 혁신 신약이라는 성공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AWS 코리아 김현민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G타워에서 열린 ‘2026 IFEZ K-BioX AI-BIO Mega Cluster Forum’에서 ‘생물학 언어를 배운 AI-AWS가 재정의하는 신약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신약개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후보물질을 찾는 예측 도구를 넘어 실험과 데이터를 반복 연결해 실패 가능성을 조기에 걸러내는 연구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시작한 AI가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Biological Foundation Model, BioFM)과 실험 자동화, AI 에이전트로 이어지면서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아키텍트는 “AI가 가설을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합성·실험·분석 결과를 다시 다음 설계에 연결하는 ‘랩인더루프(Lab-in-the-Loop)’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과정을 반복하면 실패할 후보를 더 이른 단계에서 걸러내고 유효한 후보에 연구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 1개 상업화에 10~15년, 약 26억 달러가 필요하고 임상 단계에서 승인까지 이어지는 성공률은 13.8% 수준으로 알려졌다.
알파폴드 넘어 BioFM으로…‘Lab-in-the-Loop’ 부상
AI가 다루는 범위도 넓어졌다. 알파폴드(AlphaFold)가 아미노산 서열을 기반으로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BioFM은 서열·구조·기능·유전체 등 더 넓은 생물학 정보를 학습한다.
대표적으로 ‘ESM3’는 단백질 서열·구조·기능을 함께 다루고, ‘Evo 2’는 DNA·RNA·단백질을 아우르는 유전체 정보를 학습한다. ‘H-Optimus-1’과 같은 모델은 병리 이미지를 학습해 암 아형 분류와 종양 분석에 활용된다.
김 아키텍트는 “현재 BioFM은 유전체와 단백질뿐 아니라 환자 이미지, 항체 설계, 임상 의무기록, 실험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AI를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신약개발 과정 깊숙이 들어온 연구 도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AI 예측을 실제 실험과 연결하는 Lab-in-the-Loop다. AI가 가설과 분자를 설계하고(Design), 합성·실험하고(Make), 결과를 측정한 뒤(Test), 데이터를 분석해(Analyze) 다음 설계에 반영하는 DMTA 사이클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각 단계가 분리됐던 기존 연구를 AI 에이전트와 자동화 실험환경으로 연결해 반복 주기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제넨텍의 바이오마커 검증 업무에서 연간 4만3000시간 절감 전망, 인실리코 메디슨의 머신러닝 훈련 파이프라인이 50일에서 3일로 단축됐다.
모델보다 중요한 ‘데이터의 의미’…온톨로지가 경쟁력
AI 모델 성능만 높인다고 신약개발 생산성이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고 같은 숫자와 용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인다면 AI가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
김 아키텍트는 이를 해결할 핵심 요소로 온톨로지(Ontology)를 꼽았다. 온톨로지는 특정 연구 영역의 개체(Entity), 관계(Relation), 제약조건(Constraint)을 정의해 데이터에 의미와 맥락을 부여하는 지식 구조다.
그는 “AI가 실험값을 단순한 숫자로 보는 것과 그 값이 어떤 물질의 어떤 농도에서 나온 결과인지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온톨로지를 구축하면 AI가 연구 데이터의 관계와 의미를 함께 이해해 답변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규제와 데이터 거버넌스도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비임상·임상뿐 아니라 제조와 품질관리까지 확대되는 만큼 사용 목적과 검증, 문서화, 데이터 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아키텍트는 “그냥 AI를 쓰는 것이 아니라 검증과 문서화, 거버넌스를 갖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과 함께 데이터를 이해하는 연구자의 전문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도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AWS를 전략적 클라우드·AI 파트너로 선정해 신약 발굴부터 사업 운영까지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김 아키텍트는 “AI 신약개발의 경쟁력은 모델 자체보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쌓고, AI 가설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해 다시 학습에 연결하는 데 있다”며 “AI는 정답을 한 번에 찾는 도구보다 실패를 빨리 확인하고 다음 실험으로 넘어가게 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팀이 거창한 인프라 구축 없이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할 수 있는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HealthOmics Ready2Run'을 활용해 기존에 사용하던 유전체 및 구조 예측 파이프라인을 그대로 실행하거나, 'Amazon Bedrock' 환경에서 여러 BioFM을 가볍게 비교·평가하며 도입을 타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한 K-BioX(케이바이오엑스)는 2016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소속 한인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생명과학 분야 글로벌 학술 단체다. 전 세계 한인 과학자와 국내 제약·바이오 연구진들이 참여해 지적 자원을 공유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글로벌 네트워킹과 차세대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등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화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