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법시험 43회(사법원수원 33기) 합격
·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학사)
·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졸업(석사)
·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최고위혁신과정 수료(2024)
· (前) 메디톡스 법무팀장
· (前) JW홀딩스 준법경영본부장
· (前) 법무법인 에이펙스(Apex) 파트너변호사
· (現) 법무법인 위너스(Winners) 파트너변호사

큐리언트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spin-off해 설립되었다. 기대를 받는 브룰리 궤양 치료제 ‘텔라세백’도 이 연구소로부터 도입한 것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Q901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로부터 도입했다. 사업 구조 관련해서 언론에 나온 남기연 대표님 표현으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통한 네트워크 연구·개발 방식’이라는데, 자체 인력으로 아이디어(완전 초기물질)를 발굴한 후 실험과 생산은 외부 기관에 의뢰한다. 그래서 전체 직원 30여 명 대부분이 연구직이다. 독일 자회사 QLi5도 이런 목적으로 설립했다. 혁신신약살롱 판교에서 대표님의 발표를 듣고 뒤풀이에서 인사 나누었는데 참 인상 좋은 분이었다.
큐리언트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크게 3가지다. CDK7을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Q901, QP101), 종양미세환경(TME, tumor microenvironment) 개선을 목표로 하는 면역항암제(Q702), 그리고 브룰리 궤양 치료제 등으로 개발 중인 ‘텔라세백’(Q203)이다.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텔라세백은 주된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기까지 버틸 재원이 될 것 같다.

CDK7 저해제
1. CDK7의 역할과 Q901의 작용기전
CDK7은 세포주기가 순환하는 데에 관여하고, RNA 중합효소를 자극해 단백질 생성에 시동을 걸고, DNA가 손상되었을 때 복구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Q901은 CDK7의 이런 기능들을 저해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인다. 아래 그림에 표시한 ① 내지 ③ 순서로 풀어보면 이렇다.

① 세포주기의 바퀴를 돌린다. 세포는 세포주기1)를 순환하면서 증식한다. 세포주기 곳곳에 CDK 단백질(CDK1, 2, 4, 6, 7 등)이 관여한다.2) CDK7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다른 CDK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스위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Q901은 CDK7 작동을 방해하므로 세포주기가 돌지 못하게 한다. 암세포가 증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② 고장 난 DNA를 복구한다. CDK7 단백질은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암세포는 증식이 특징이므로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세포주기를 순환시킨다. 그런데 급하게 세포분열을 하다 보니 DNA 복제에 오류가 많이 생긴다. 이때 TFIIH 복합체가 DNA 복구를 시작하는데 CDK7은 이 복합체의 핵심 구성 요소다. Q901 같은 저해제를 투여하면 CDK7이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DNA 복구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DNA 손상이 자꾸 쌓이면 ‘세포자살(Apoptosis)’이 일어난다.3)
③ RNA 전사의 시동을 건다. CDK7 단백질은 RNA 전사에 관여한다. 암세포는 빠르게 성장, 분열해야 한다. 많은 단백질을 빠르게 조달해야 한다(전사 중독). 암세포가 성장, 분열하기 위해서 만들어야 하는 단백질에는 세포주기를 돌리는 단백질(CDK, Cyclin 등), 암세포에 성장 신호를 유발하는 MYC, DNA를 복제하거나 수리하는 단백질(DNA 중합효소, 토포이소머라제), 혈관 생성 관련 단백질(VEGF 등)이 있다.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이 바로 ‘Central Dogma’다. DNA의 서열을 읽어서 RNA를 만드는 과정이 전사고 RNA 중합효소가 수행한다. CDK7은 중합효소에 인산기를 붙여4) RNA 중합효소에 시동을 걸어주는 역할을 한다. CDK7 저해제(Q901 같은)를 투여하면 전사가 안 되고 결국 단백질도 생성되지 않는다. 필요한 단백질 공급이 끊기면 갈 길 바쁜 암세포는 사멸하고 만다.5)
2. Q901을 응용한 프로그램
가. MSD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2022년 9월 큐리언트는 MSD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Q901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PD-1 면역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 보완할 수 있다. Q901로 인하여 암세포에 DNA 손상이 쌓이고 불안정해지면 집에 불이 난 것처럼 T세포의 눈에 잘 띌 것이다. PD-1 면역항암제와 함께 사용하면 암세포 입장에서는 T세포로부터 몸을 숨길 방법도 없고 오히려 “여기 불이 났어요!” 하고 손을 흔드는 모양새가 된다.
나. TOP1i 기반 ADC 보완(공격력 강화 및 내성 극복)
CDK7은 TFIIH의 핵심 구성 요소이고 손상된 DNA를 복구한다. Q901은 이 복구를 방해하는 것이다. TOP1(DNA 회전효소 1)은 RNA 전사 과정에서 DNA 한 가닥을 일시적으로 잘랐다가 다시 붙인다. TOP1 저해제는 이 과정에서 잘린 DNA 가닥이 다시 붙지 못하게 방해한다.
엔허투, 트로델비 등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거나 개발되고 있는 다수의 ADC가 TOP1 저해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한다. 이 부분 원리를 공부하면 참 재밌다. DNA는 평소에는 배배 꼬여 있다. 단백질을 만들려면 DNA 서열을 읽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꼬여 있는 DNA를 일시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게 TOP1 효소의 역할이다. 사다리의 한쪽 가닥을 자르고 그곳으로 잘리지 않은 가닥을 통과시킨 후 잘린 부분을 이으면 평평한 사다리가 된다. 이 사다리를 벌린 후 염기서열을 읽는 것이다. TOP1 저해제는 풀린 DNA가 다시 이어 붙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그러면 DNA에 TOP1 단백질이 덕지덕지 엉겨 붙어 덩어리(TOP1-DNA 절단 복합체)가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세포자살 프로세스가 작동한다.
암세포는 단백질을 빠르게, 많이 만들어야 복제를 계속하면서 생존할 수 있다. DNA 가닥을 자르고 붙이기를 반복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DNA 손상도 많다. Q901과 TOP1 저해제를 함께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잘린 DNA 가닥이 이어 붙지 못하고, DNA 손상도 복구하지 못한다. 결국 암세포는 만신창이가 되어 소멸한다.
다. CDK7 및 TOP1 이중 저해제 ADC(QP101)
2025.9 시나픽스(론자의 자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시나픽스의 ADC 기술을 이용해 CDK7 저해제(Q901)와 TOP1 저해제를 결합한 이중 페이로드 ADC(타깃은 HER2)를 개발한다는 취지다.
예전 식품 회사에 근무하던 당시에 ㈜한돈 공장에 대한 인수 실사(법률 실사)를 갔었다. 당시 ‘녹차 먹인 돼지’가 유행이었는데 공장 관계자는 “녹차 먹인 돼지를 먹으나 삼겹살 먹고 녹차 한 잔 마시나 뭐가 다를까요?”라고 했었다. ‘녹차 먹은 돼지’는 느끼함이 덜하거나 고기에서 녹차 향이 난다는 콘셉트였으니 유행과는 다소 초점이 맞지 않는 농담이었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어떤가? 단일 페이로드 ADC 2종을 투약하는 경우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암세포는 ADC가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HER2 같은 수용체를 숨기거나 ADC가 세포로 들어오는 내포작용을 막거나 세포 속으로 들어와 페이로드를 방출하지 못하게 리소좀의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항체와 분리된 페이로드를 신속하게 세포 밖으로 배출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페이로드의 공격 대상인 단백질, 예컨대 TOP1의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대응한다. 이게 ADC에 내성이 생기는 모습이다. 특정한 페이로드에 대한 내성은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내성을 극복하는 방법도 세포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두 가지 페이로드가 세포 속으로 함께 들어가야 한다. ADC에서 ‘녹차 먹은 돼지’ 전략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6)
AXL/MER/CSF-1R 삼중 저해제(Q702)
Q702 파이프라인은 AXL, MER, CSF1R 3가지를 동시에 억제해 암세포 주변 환경(TME)을 바꾼다. 면역관문억제제처럼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방지하고 더 많은 면역세포를 불러들여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원리다.
Q702는 삼중 억제제라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 Q702는 AXL, MER, CSF-1R을 억제한다. 이들은 모두 RTK(Receptor tyrosine kinase)의 일종이다. AXL은 암세포 표면에 MHC17)이 발현되는 것을 방해한다. MER은 대식세포를 시켜 죽은 암세포 등을 깔끔하게 청소해 염증을 줄이고 면역반응을 억제한다. ‘고장 난 상태’를 숨긴다. 둘 다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게 속이는 것이다. CSF-1R은 대식세포와 관련이 있다. M1 대식세포는 암세포나 병균 같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서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을 이상 신호로 인식해서 T세포가 모여든다. M2 대식세포는 죽은 암세포 등 쓰레기를 치우고 조직을 복구한다. 이렇게 되면 T세포는 ‘평화로운 상태’로 해석한다. CSF-1R은 M2 대식세포를 불러 모은다. Q702는 이 세 가지를 억제한다.

위 그림은 암세포 주변 상황을 표현한다. 왼쪽은 면역이 억제된 상황이고 오른쪽은 Q702에 의하여 면역이 살아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왼쪽에는 M2 대식세포가 많이 있고, AXL 등이 활성화되어 있다. 암세포들도 동글동글 예쁘게 위장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울퉁불퉁 암세포의 본모습이 드러나 있고, MHC1이 돋아나 있다. M2 대식세포는 줄고 M1 대식세포가 늘어났다. TME의 실체가 드러나자, 세포독성 T세포(CD8)가 잔뜩 몰려왔다. MDSC는 골수유래 면역억제세포라고 하는 것인데 T세포 등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 Q702로 인하여 환경이 변하자, MDSC의 수도 많이 줄었다.
브룰리 궤양 치료제(Q203, 텔라세백)
브룰리 궤양(Buruli ulcer)은 ‘미코박테리움 울서란스(Mycobacterium ulcerans)’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다. 균이 분비하는 독소인 ‘마이콜락톤(Mycolactone)’이 피부 조직, 지방층, 심지어 뼈까지 파괴하기 때문에 ‘살을 파먹는 병’으로 불린다고 한다. 아프리카나 남미 등에서 발생하는 난치성 질병이다. 그래서 WHO는 열대 소외질병으로 지정했다. 미국 FDA는 우선심사권(PRV) 발급 대상 질병으로 지정해서 치료제를 개발하면 바우처를 준다. 시장이 작은 만큼 인센티브를 주어 제약사들의 의약품 개발을 유인하겠다는 뜻이다.
인터넷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WHO에 보고된 브룰리 궤양 사례는 1,862건이고, 치료비는 증상에 따라 7천 달러에서 2만 7천 달러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큐리언트는 2008년 설립 당시부터 텔라세백을 연구해 왔다. 호주에서 4주8) 단독요법 임상을 했고 시험 참가자 40명 전원(100%) CR(complete response, 완전 관해)이 나왔다. 좋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말경 품목 승인을 받는다면 FDA로부터 우선심사권(Priority Review Voucher)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심사권은 탄소배출권처럼 판매할 수 있다. 현재 가치로는 2억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Big Pharma들 입장에서는 비만치료제나 항암제처럼 시장이 크고 많이 팔릴 것 같은 의약품을 개발한다면 우선심사권을 구매해서 심사 기간을 4~6개월 앞당김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고 매출액도 높일 수 있으므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셈이다.
※ 당부드리는 말씀 : 이 연재는 주요 모달리티별 대표 기업을 선정해 핵심 기술과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수한 수필 형식의 글입니다. 선정 여부는 기업의 우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투자를 권유하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1) G1, S, G2, M기, G1~G2까지를 ‘간기’라고 하여 세포가 성장하고 DNA를 복제하고 분열을 준비하는 시간이고, M기는 실제로 분열이 일어나는 시간이다.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상황을 체크하고 분열을 계속할지 아니면 중단하고 사멸할지 결정하는 시스템이 내재되어 있다.
2) 구체적으로, CDK4/6은 Cyclin D와 결합해 G1기를 진행시킨다. CDK2는 Cyclin E와 결합해 G1기에서 S기로 나아가게 하고, CDK1은 Cyclin B와 결합해 M기로 진입시킨다. CDK7은 Cyclin H 및 MAT1과 결합해 CAK복합체를 구성함으로써 활성화된다. CDK7이 활성화되면 CDK4/6+Cyclin D 복합체 등을 자극해서(인산화) 작동하게 한다. 여기서 ‘인산화 혹은 인산화반응’이라는 것은 키나아제라는 효소가 인산화해야 할 단백질(생화학에서는 ‘기질’이라고 부른다. CDK도 단백질이다)의 특정 부위에 인산기(PO₄ ³⁻)라는 화학물질(음이온)을 붙이는 것을 말한다. 이러면 인산기가 붙은 단백질은 스위치가 on되고 이를 ‘인산화되었다’고 한다.
3) 암세포도 세포자살을 피하려고 나름 애를 쓴다. 그러나 DNA 손상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세포에 내장된 자살시스템이 결국 작동한다. 정상세포와 비교할 때 엉성하고 여기저기 손상이 많은 암세포는 어쩌면 세포자살에 훨씬 가까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시스템은 정상세포도 동일한데 정상세포는 상대적으로 복제 속도가 느려서 DNA 손상이나 오류가 적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CDK7만으로도 어느 정도 복구를 하면서 버틸 수 있다. Q901이 암세포에 더욱 치명적인 것이 이 때문이다.
4) 본문 그림에서 ③ 부분 ‘P’가 인산기이고 ‘Pol ll’가 RNA 중합효소 2를 표시한다.
5) 정상세포는 단백질 소비 속도가 느려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달려도 버틸 수 있는 것은 DNA 복구에서와 같다.
6) TOP1 저해제와 CDK7 저해제를 이중 페이로드로 사용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완관계가 되는지 궁금하다. 예컨대 암세포가 TOP1 효소의 구조를 바꾸어 내성을 얻더라도 CDK7은 여전히 작동하므로 DNA 손상복구를 차단할 수 있다. 또 CDK7 저해제는 RNA전사를 차단하므로 암세포가 변형된 TOP1효소(TOP1 저해제가 결합할 수 없는)를 만드는 것을 막을 수도 있겠다.
7) MHC분자는 각 세포들이 가진 일종의 신분증이고 면역세포(T세포, B세포)의 작동을 촉발하는 항원제시(APC)의 핵심이다. 암세포는 이 신분증을 숨김으로써 면역세포의 눈을 피한다.
8) 현재 표준치료법은 2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8주간 복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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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시험 43회(사법원수원 33기) 합격
·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학사)
·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졸업(석사)
·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최고위혁신과정 수료(2024)
· (前) 메디톡스 법무팀장
· (前) JW홀딩스 준법경영본부장
· (前) 법무법인 에이펙스(Apex) 파트너변호사
· (現) 법무법인 위너스(Winners) 파트너변호사

큐리언트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spin-off해 설립되었다. 기대를 받는 브룰리 궤양 치료제 ‘텔라세백’도 이 연구소로부터 도입한 것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Q901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로부터 도입했다. 사업 구조 관련해서 언론에 나온 남기연 대표님 표현으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통한 네트워크 연구·개발 방식’이라는데, 자체 인력으로 아이디어(완전 초기물질)를 발굴한 후 실험과 생산은 외부 기관에 의뢰한다. 그래서 전체 직원 30여 명 대부분이 연구직이다. 독일 자회사 QLi5도 이런 목적으로 설립했다. 혁신신약살롱 판교에서 대표님의 발표를 듣고 뒤풀이에서 인사 나누었는데 참 인상 좋은 분이었다.
큐리언트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크게 3가지다. CDK7을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Q901, QP101), 종양미세환경(TME, tumor microenvironment) 개선을 목표로 하는 면역항암제(Q702), 그리고 브룰리 궤양 치료제 등으로 개발 중인 ‘텔라세백’(Q203)이다.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텔라세백은 주된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기까지 버틸 재원이 될 것 같다.

CDK7 저해제
1. CDK7의 역할과 Q901의 작용기전
CDK7은 세포주기가 순환하는 데에 관여하고, RNA 중합효소를 자극해 단백질 생성에 시동을 걸고, DNA가 손상되었을 때 복구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Q901은 CDK7의 이런 기능들을 저해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인다. 아래 그림에 표시한 ① 내지 ③ 순서로 풀어보면 이렇다.

① 세포주기의 바퀴를 돌린다. 세포는 세포주기1)를 순환하면서 증식한다. 세포주기 곳곳에 CDK 단백질(CDK1, 2, 4, 6, 7 등)이 관여한다.2) CDK7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다른 CDK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스위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Q901은 CDK7 작동을 방해하므로 세포주기가 돌지 못하게 한다. 암세포가 증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② 고장 난 DNA를 복구한다. CDK7 단백질은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암세포는 증식이 특징이므로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세포주기를 순환시킨다. 그런데 급하게 세포분열을 하다 보니 DNA 복제에 오류가 많이 생긴다. 이때 TFIIH 복합체가 DNA 복구를 시작하는데 CDK7은 이 복합체의 핵심 구성 요소다. Q901 같은 저해제를 투여하면 CDK7이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DNA 복구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DNA 손상이 자꾸 쌓이면 ‘세포자살(Apoptosis)’이 일어난다.3)
③ RNA 전사의 시동을 건다. CDK7 단백질은 RNA 전사에 관여한다. 암세포는 빠르게 성장, 분열해야 한다. 많은 단백질을 빠르게 조달해야 한다(전사 중독). 암세포가 성장, 분열하기 위해서 만들어야 하는 단백질에는 세포주기를 돌리는 단백질(CDK, Cyclin 등), 암세포에 성장 신호를 유발하는 MYC, DNA를 복제하거나 수리하는 단백질(DNA 중합효소, 토포이소머라제), 혈관 생성 관련 단백질(VEGF 등)이 있다.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이 바로 ‘Central Dogma’다. DNA의 서열을 읽어서 RNA를 만드는 과정이 전사고 RNA 중합효소가 수행한다. CDK7은 중합효소에 인산기를 붙여4) RNA 중합효소에 시동을 걸어주는 역할을 한다. CDK7 저해제(Q901 같은)를 투여하면 전사가 안 되고 결국 단백질도 생성되지 않는다. 필요한 단백질 공급이 끊기면 갈 길 바쁜 암세포는 사멸하고 만다.5)
2. Q901을 응용한 프로그램
가. MSD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2022년 9월 큐리언트는 MSD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Q901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PD-1 면역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 보완할 수 있다. Q901로 인하여 암세포에 DNA 손상이 쌓이고 불안정해지면 집에 불이 난 것처럼 T세포의 눈에 잘 띌 것이다. PD-1 면역항암제와 함께 사용하면 암세포 입장에서는 T세포로부터 몸을 숨길 방법도 없고 오히려 “여기 불이 났어요!” 하고 손을 흔드는 모양새가 된다.
나. TOP1i 기반 ADC 보완(공격력 강화 및 내성 극복)
CDK7은 TFIIH의 핵심 구성 요소이고 손상된 DNA를 복구한다. Q901은 이 복구를 방해하는 것이다. TOP1(DNA 회전효소 1)은 RNA 전사 과정에서 DNA 한 가닥을 일시적으로 잘랐다가 다시 붙인다. TOP1 저해제는 이 과정에서 잘린 DNA 가닥이 다시 붙지 못하게 방해한다.
엔허투, 트로델비 등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거나 개발되고 있는 다수의 ADC가 TOP1 저해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한다. 이 부분 원리를 공부하면 참 재밌다. DNA는 평소에는 배배 꼬여 있다. 단백질을 만들려면 DNA 서열을 읽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꼬여 있는 DNA를 일시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게 TOP1 효소의 역할이다. 사다리의 한쪽 가닥을 자르고 그곳으로 잘리지 않은 가닥을 통과시킨 후 잘린 부분을 이으면 평평한 사다리가 된다. 이 사다리를 벌린 후 염기서열을 읽는 것이다. TOP1 저해제는 풀린 DNA가 다시 이어 붙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그러면 DNA에 TOP1 단백질이 덕지덕지 엉겨 붙어 덩어리(TOP1-DNA 절단 복합체)가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세포자살 프로세스가 작동한다.
암세포는 단백질을 빠르게, 많이 만들어야 복제를 계속하면서 생존할 수 있다. DNA 가닥을 자르고 붙이기를 반복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DNA 손상도 많다. Q901과 TOP1 저해제를 함께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잘린 DNA 가닥이 이어 붙지 못하고, DNA 손상도 복구하지 못한다. 결국 암세포는 만신창이가 되어 소멸한다.
다. CDK7 및 TOP1 이중 저해제 ADC(QP101)
2025.9 시나픽스(론자의 자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시나픽스의 ADC 기술을 이용해 CDK7 저해제(Q901)와 TOP1 저해제를 결합한 이중 페이로드 ADC(타깃은 HER2)를 개발한다는 취지다.
예전 식품 회사에 근무하던 당시에 ㈜한돈 공장에 대한 인수 실사(법률 실사)를 갔었다. 당시 ‘녹차 먹인 돼지’가 유행이었는데 공장 관계자는 “녹차 먹인 돼지를 먹으나 삼겹살 먹고 녹차 한 잔 마시나 뭐가 다를까요?”라고 했었다. ‘녹차 먹은 돼지’는 느끼함이 덜하거나 고기에서 녹차 향이 난다는 콘셉트였으니 유행과는 다소 초점이 맞지 않는 농담이었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어떤가? 단일 페이로드 ADC 2종을 투약하는 경우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암세포는 ADC가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HER2 같은 수용체를 숨기거나 ADC가 세포로 들어오는 내포작용을 막거나 세포 속으로 들어와 페이로드를 방출하지 못하게 리소좀의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항체와 분리된 페이로드를 신속하게 세포 밖으로 배출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페이로드의 공격 대상인 단백질, 예컨대 TOP1의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대응한다. 이게 ADC에 내성이 생기는 모습이다. 특정한 페이로드에 대한 내성은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내성을 극복하는 방법도 세포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두 가지 페이로드가 세포 속으로 함께 들어가야 한다. ADC에서 ‘녹차 먹은 돼지’ 전략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6)
AXL/MER/CSF-1R 삼중 저해제(Q702)
Q702 파이프라인은 AXL, MER, CSF1R 3가지를 동시에 억제해 암세포 주변 환경(TME)을 바꾼다. 면역관문억제제처럼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방지하고 더 많은 면역세포를 불러들여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원리다.
Q702는 삼중 억제제라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 Q702는 AXL, MER, CSF-1R을 억제한다. 이들은 모두 RTK(Receptor tyrosine kinase)의 일종이다. AXL은 암세포 표면에 MHC17)이 발현되는 것을 방해한다. MER은 대식세포를 시켜 죽은 암세포 등을 깔끔하게 청소해 염증을 줄이고 면역반응을 억제한다. ‘고장 난 상태’를 숨긴다. 둘 다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게 속이는 것이다. CSF-1R은 대식세포와 관련이 있다. M1 대식세포는 암세포나 병균 같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서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을 이상 신호로 인식해서 T세포가 모여든다. M2 대식세포는 죽은 암세포 등 쓰레기를 치우고 조직을 복구한다. 이렇게 되면 T세포는 ‘평화로운 상태’로 해석한다. CSF-1R은 M2 대식세포를 불러 모은다. Q702는 이 세 가지를 억제한다.

위 그림은 암세포 주변 상황을 표현한다. 왼쪽은 면역이 억제된 상황이고 오른쪽은 Q702에 의하여 면역이 살아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왼쪽에는 M2 대식세포가 많이 있고, AXL 등이 활성화되어 있다. 암세포들도 동글동글 예쁘게 위장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울퉁불퉁 암세포의 본모습이 드러나 있고, MHC1이 돋아나 있다. M2 대식세포는 줄고 M1 대식세포가 늘어났다. TME의 실체가 드러나자, 세포독성 T세포(CD8)가 잔뜩 몰려왔다. MDSC는 골수유래 면역억제세포라고 하는 것인데 T세포 등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 Q702로 인하여 환경이 변하자, MDSC의 수도 많이 줄었다.
브룰리 궤양 치료제(Q203, 텔라세백)
브룰리 궤양(Buruli ulcer)은 ‘미코박테리움 울서란스(Mycobacterium ulcerans)’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다. 균이 분비하는 독소인 ‘마이콜락톤(Mycolactone)’이 피부 조직, 지방층, 심지어 뼈까지 파괴하기 때문에 ‘살을 파먹는 병’으로 불린다고 한다. 아프리카나 남미 등에서 발생하는 난치성 질병이다. 그래서 WHO는 열대 소외질병으로 지정했다. 미국 FDA는 우선심사권(PRV) 발급 대상 질병으로 지정해서 치료제를 개발하면 바우처를 준다. 시장이 작은 만큼 인센티브를 주어 제약사들의 의약품 개발을 유인하겠다는 뜻이다.
인터넷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WHO에 보고된 브룰리 궤양 사례는 1,862건이고, 치료비는 증상에 따라 7천 달러에서 2만 7천 달러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큐리언트는 2008년 설립 당시부터 텔라세백을 연구해 왔다. 호주에서 4주8) 단독요법 임상을 했고 시험 참가자 40명 전원(100%) CR(complete response, 완전 관해)이 나왔다. 좋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말경 품목 승인을 받는다면 FDA로부터 우선심사권(Priority Review Voucher)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심사권은 탄소배출권처럼 판매할 수 있다. 현재 가치로는 2억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Big Pharma들 입장에서는 비만치료제나 항암제처럼 시장이 크고 많이 팔릴 것 같은 의약품을 개발한다면 우선심사권을 구매해서 심사 기간을 4~6개월 앞당김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고 매출액도 높일 수 있으므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셈이다.
※ 당부드리는 말씀 : 이 연재는 주요 모달리티별 대표 기업을 선정해 핵심 기술과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수한 수필 형식의 글입니다. 선정 여부는 기업의 우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투자를 권유하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1) G1, S, G2, M기, G1~G2까지를 ‘간기’라고 하여 세포가 성장하고 DNA를 복제하고 분열을 준비하는 시간이고, M기는 실제로 분열이 일어나는 시간이다.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상황을 체크하고 분열을 계속할지 아니면 중단하고 사멸할지 결정하는 시스템이 내재되어 있다.
2) 구체적으로, CDK4/6은 Cyclin D와 결합해 G1기를 진행시킨다. CDK2는 Cyclin E와 결합해 G1기에서 S기로 나아가게 하고, CDK1은 Cyclin B와 결합해 M기로 진입시킨다. CDK7은 Cyclin H 및 MAT1과 결합해 CAK복합체를 구성함으로써 활성화된다. CDK7이 활성화되면 CDK4/6+Cyclin D 복합체 등을 자극해서(인산화) 작동하게 한다. 여기서 ‘인산화 혹은 인산화반응’이라는 것은 키나아제라는 효소가 인산화해야 할 단백질(생화학에서는 ‘기질’이라고 부른다. CDK도 단백질이다)의 특정 부위에 인산기(PO₄ ³⁻)라는 화학물질(음이온)을 붙이는 것을 말한다. 이러면 인산기가 붙은 단백질은 스위치가 on되고 이를 ‘인산화되었다’고 한다.
3) 암세포도 세포자살을 피하려고 나름 애를 쓴다. 그러나 DNA 손상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세포에 내장된 자살시스템이 결국 작동한다. 정상세포와 비교할 때 엉성하고 여기저기 손상이 많은 암세포는 어쩌면 세포자살에 훨씬 가까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시스템은 정상세포도 동일한데 정상세포는 상대적으로 복제 속도가 느려서 DNA 손상이나 오류가 적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CDK7만으로도 어느 정도 복구를 하면서 버틸 수 있다. Q901이 암세포에 더욱 치명적인 것이 이 때문이다.
4) 본문 그림에서 ③ 부분 ‘P’가 인산기이고 ‘Pol ll’가 RNA 중합효소 2를 표시한다.
5) 정상세포는 단백질 소비 속도가 느려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달려도 버틸 수 있는 것은 DNA 복구에서와 같다.
6) TOP1 저해제와 CDK7 저해제를 이중 페이로드로 사용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완관계가 되는지 궁금하다. 예컨대 암세포가 TOP1 효소의 구조를 바꾸어 내성을 얻더라도 CDK7은 여전히 작동하므로 DNA 손상복구를 차단할 수 있다. 또 CDK7 저해제는 RNA전사를 차단하므로 암세포가 변형된 TOP1효소(TOP1 저해제가 결합할 수 없는)를 만드는 것을 막을 수도 있겠다.
7) MHC분자는 각 세포들이 가진 일종의 신분증이고 면역세포(T세포, B세포)의 작동을 촉발하는 항원제시(APC)의 핵심이다. 암세포는 이 신분증을 숨김으로써 면역세포의 눈을 피한다.
8) 현재 표준치료법은 2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8주간 복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