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더 이상 혈당 수치만 낮추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는 최근 당뇨병 치료 환경의 가장 큰 변화를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수십 년간 전 세계 2형당뇨병 치료의 출발점으로 여겨졌던 메트포민 중심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축적된 임상 근거와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콩팥병, 비만 등 환자의 동반질환과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초기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는 2025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메트포민을 모든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우선 사용하도록 했던 기존 권고를 삭제했다. 특정 약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장기 예후를 고려해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약업닷컴은 최근 김성래 이사장을 만나 변화하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과 초기 치료 전략의 의미, 그리고 향후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혈당만 보던 시대에서 심장·신장까지 보는 시대로”
김성래 이사장은 최근 당뇨병 치료 전략 변화의 배경으로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과 대규모 임상 근거 축적을 꼽았다.
그는 “메트포민은 약 70년 동안 사용돼 온 대표적인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이며 혈당 강하 효과와 비용 효율성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아왔다”며 “하지만 최근 SGLT2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약제는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수준을 넘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고 심부전과 만성콩팥병 진행을 늦추며 환자의 생존율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됐다”며 “결국 치료 목표 자체가 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2형당뇨병이 단순 혈당 질환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콩팥병, 비만, 저혈당 위험 등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를 함께 고려하는 시대”라며 “환자마다 동반질환과 위험 요인이 다른 만큼 치료 전략 역시 개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5 진료지침 개정은 매우 전향적인 변화”
김성래 이사장은 대한당뇨병학회가 2025 진료지침에서 메트포민 1차 우선 권고를 삭제한 것을 “매우 전향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진료지침은 사실상 모든 환자에게 메트포민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개정 지침은 의료진이 치료 시작 단계부터 환자의 특성에 맞는 약제를 보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죽상경화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콩팥병이 있거나 고위험군인 환자에게 SGLT2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한 부분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은 “이는 초기 치료의 목표가 단순 혈당 조절을 넘어 주요 장기 보호와 합병증 예방으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며 “특정 약제를 고집하기보다 환자의 위험도와 치료 목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선택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같은 혈당 수치라도 치료는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성래 이사장은 “같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이는 환자라도 비만이 있는지, 심부전 위험이 있는지, 만성콩팥병이 있는지, 고령인지에 따라 치료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혈당 수치를 중심으로 약제를 추가하거나 변경했다면 최근에는 체중, 혈압, 지질 수치, 신장 기능, 심혈관 위험도, 저혈당 위험성, 복약 순응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확대되면서 평균 혈당뿐 아니라 식후 고혈당, 야간 저혈당, 혈당 변동성과 같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결국 혈당 관리에서 전반적인 대사 건강과 장기 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GLT2억제제, 당뇨병 넘어 심장과 신장 치료의 축으로”
김성래 이사장은 환자 맞춤형 초기 치료 전략에서 SGLT2억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SGLT2억제제는 심부전, 만성콩팥병, 죽상경화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관련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약제”라며 “체중 증가를 피해야 하거나 저혈당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환자에게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의 질병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이사장은 “과거에는 뇌경색이나 관상동맥질환 같은 혈관 합병증이 큰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치료 성적 향상으로 환자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부전과 만성콩팥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기콩팥병의 절반 정도가 당뇨병에서 비롯될 정도로 당뇨병은 신장질환과 매우 밀접하다”며 “SGLT2억제제는 심장과 신장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약제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요로감염, 탈수, 케톤산증 위험, 신장 기능, 고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특정 약제가 아니라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MPA-FIT 연구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
김성래 이사장이 참여한 EMPA-FIT 연구는 이러한 변화하는 치료 환경 속에서 진행됐다.
연구는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초기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GLT2억제제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민을 직접 비교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김 이사장은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SGLT2억제제를 초기 치료 단계부터 사용하는 환경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초기부터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연구들은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나 혈당 강하 효과를 많이 보여줬지만 초기 환자에서 메트포민과 직접 비교한 데이터는 사실상 없었다”며 “특히 혈당 변동성을 비교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혈당 평균보다 중요한 것은 혈당 변동성”
EMPA-FIT 연구의 핵심은 평균 혈당 변동폭(MAGE) 평가였다.
김성래 이사장은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하루 동안 얼마나 큰 혈당 변동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혈당 변동성이 큰 환자일수록 혈관 내피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심혈관 사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같은 평균 혈당이라도 혈당 변동폭이 크면 혈관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MAGE를 낮추는 것은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일부 지표에서는 메트포민보다 우수한 결과”
EMPA-FIT 연구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12주 치료 후 자디앙 투여군의 평균 혈당 변동폭은 19.58mg/dL 감소한 반면 메트포민군은 4.33mg/dL 감소했다. 당화혈색소 역시 자디앙군이 1.15%, 메트포민군이 0.78% 감소하며 자디앙군에서 더 큰 개선 폭을 보였다.
김성래 이사장은 “원래 연구 목표는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부 지표에서 더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며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초기 환자에서 자디앙 단독요법의 가능성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직접 비교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체중과 허리둘레 감소, HDL-콜레스테롤 증가, 중성지방 및 요산 개선 등 다양한 대사 지표 개선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형당뇨병은 단순 혈당 질환이 아니라 비만과 이상지질혈증, 고요산혈증 등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 대사질환”이라며 “첫 치료제 선택만으로 여러 대사 위험인자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진료지침은 앞서가는데 급여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김성래 이사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급여제도 개선 필요성이었다.
그는 “현재 진료지침은 환자 특성에 따라 다양한 약제를 초기부터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지만 보험급여 기준은 여전히 메트포민 중심의 단계적 치료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심혈관질환이나 만성콩팥병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도 처음부터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의학적으로 더 적합한 치료가 있음에도 급여 문제 때문에 메트포민을 먼저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결국 의학적 근거와 제도 사이의 시차가 환자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르면 올해 변화 가능성 기대”
김성래 이사장은 향후 급여 기준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특정 고위험군에서는 환자 상태에 맞는 약제를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SGLT2억제제 단독요법이나 초기 병용요법에 대한 1차 급여 인정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약제비 증가만 볼 것이 아니라 합병증 예방과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와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빠르면 올해 안에 보다 유연한 치료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포기할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
김성래 이사장은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30년 넘게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것은 당뇨병만큼 오해가 많은 질환도 드물다는 점”이라며 “중요한 것은 당뇨병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관리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검증된 치료와 올바른 생활습관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학회가 원하는 것은 특정 약제의 사용 확대가 아니라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가장 적절한 시점에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환자 맞춤형 치료가 실제로 구현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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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더 이상 혈당 수치만 낮추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는 최근 당뇨병 치료 환경의 가장 큰 변화를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수십 년간 전 세계 2형당뇨병 치료의 출발점으로 여겨졌던 메트포민 중심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축적된 임상 근거와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콩팥병, 비만 등 환자의 동반질환과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초기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는 2025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메트포민을 모든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우선 사용하도록 했던 기존 권고를 삭제했다. 특정 약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장기 예후를 고려해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약업닷컴은 최근 김성래 이사장을 만나 변화하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과 초기 치료 전략의 의미, 그리고 향후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혈당만 보던 시대에서 심장·신장까지 보는 시대로”
김성래 이사장은 최근 당뇨병 치료 전략 변화의 배경으로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과 대규모 임상 근거 축적을 꼽았다.
그는 “메트포민은 약 70년 동안 사용돼 온 대표적인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이며 혈당 강하 효과와 비용 효율성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아왔다”며 “하지만 최근 SGLT2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약제는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수준을 넘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고 심부전과 만성콩팥병 진행을 늦추며 환자의 생존율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됐다”며 “결국 치료 목표 자체가 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2형당뇨병이 단순 혈당 질환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콩팥병, 비만, 저혈당 위험 등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를 함께 고려하는 시대”라며 “환자마다 동반질환과 위험 요인이 다른 만큼 치료 전략 역시 개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5 진료지침 개정은 매우 전향적인 변화”
김성래 이사장은 대한당뇨병학회가 2025 진료지침에서 메트포민 1차 우선 권고를 삭제한 것을 “매우 전향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진료지침은 사실상 모든 환자에게 메트포민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개정 지침은 의료진이 치료 시작 단계부터 환자의 특성에 맞는 약제를 보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죽상경화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콩팥병이 있거나 고위험군인 환자에게 SGLT2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한 부분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은 “이는 초기 치료의 목표가 단순 혈당 조절을 넘어 주요 장기 보호와 합병증 예방으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며 “특정 약제를 고집하기보다 환자의 위험도와 치료 목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선택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같은 혈당 수치라도 치료는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성래 이사장은 “같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이는 환자라도 비만이 있는지, 심부전 위험이 있는지, 만성콩팥병이 있는지, 고령인지에 따라 치료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혈당 수치를 중심으로 약제를 추가하거나 변경했다면 최근에는 체중, 혈압, 지질 수치, 신장 기능, 심혈관 위험도, 저혈당 위험성, 복약 순응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확대되면서 평균 혈당뿐 아니라 식후 고혈당, 야간 저혈당, 혈당 변동성과 같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결국 혈당 관리에서 전반적인 대사 건강과 장기 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GLT2억제제, 당뇨병 넘어 심장과 신장 치료의 축으로”
김성래 이사장은 환자 맞춤형 초기 치료 전략에서 SGLT2억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SGLT2억제제는 심부전, 만성콩팥병, 죽상경화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관련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약제”라며 “체중 증가를 피해야 하거나 저혈당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환자에게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의 질병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이사장은 “과거에는 뇌경색이나 관상동맥질환 같은 혈관 합병증이 큰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치료 성적 향상으로 환자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부전과 만성콩팥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기콩팥병의 절반 정도가 당뇨병에서 비롯될 정도로 당뇨병은 신장질환과 매우 밀접하다”며 “SGLT2억제제는 심장과 신장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약제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요로감염, 탈수, 케톤산증 위험, 신장 기능, 고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특정 약제가 아니라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MPA-FIT 연구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
김성래 이사장이 참여한 EMPA-FIT 연구는 이러한 변화하는 치료 환경 속에서 진행됐다.
연구는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초기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GLT2억제제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민을 직접 비교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김 이사장은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SGLT2억제제를 초기 치료 단계부터 사용하는 환경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초기부터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연구들은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나 혈당 강하 효과를 많이 보여줬지만 초기 환자에서 메트포민과 직접 비교한 데이터는 사실상 없었다”며 “특히 혈당 변동성을 비교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혈당 평균보다 중요한 것은 혈당 변동성”
EMPA-FIT 연구의 핵심은 평균 혈당 변동폭(MAGE) 평가였다.
김성래 이사장은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하루 동안 얼마나 큰 혈당 변동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혈당 변동성이 큰 환자일수록 혈관 내피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심혈관 사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같은 평균 혈당이라도 혈당 변동폭이 크면 혈관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MAGE를 낮추는 것은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일부 지표에서는 메트포민보다 우수한 결과”
EMPA-FIT 연구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12주 치료 후 자디앙 투여군의 평균 혈당 변동폭은 19.58mg/dL 감소한 반면 메트포민군은 4.33mg/dL 감소했다. 당화혈색소 역시 자디앙군이 1.15%, 메트포민군이 0.78% 감소하며 자디앙군에서 더 큰 개선 폭을 보였다.
김성래 이사장은 “원래 연구 목표는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부 지표에서 더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며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초기 환자에서 자디앙 단독요법의 가능성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직접 비교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체중과 허리둘레 감소, HDL-콜레스테롤 증가, 중성지방 및 요산 개선 등 다양한 대사 지표 개선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형당뇨병은 단순 혈당 질환이 아니라 비만과 이상지질혈증, 고요산혈증 등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 대사질환”이라며 “첫 치료제 선택만으로 여러 대사 위험인자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진료지침은 앞서가는데 급여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김성래 이사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급여제도 개선 필요성이었다.
그는 “현재 진료지침은 환자 특성에 따라 다양한 약제를 초기부터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지만 보험급여 기준은 여전히 메트포민 중심의 단계적 치료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심혈관질환이나 만성콩팥병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도 처음부터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의학적으로 더 적합한 치료가 있음에도 급여 문제 때문에 메트포민을 먼저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결국 의학적 근거와 제도 사이의 시차가 환자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르면 올해 변화 가능성 기대”
김성래 이사장은 향후 급여 기준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특정 고위험군에서는 환자 상태에 맞는 약제를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SGLT2억제제 단독요법이나 초기 병용요법에 대한 1차 급여 인정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약제비 증가만 볼 것이 아니라 합병증 예방과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와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빠르면 올해 안에 보다 유연한 치료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포기할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
김성래 이사장은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30년 넘게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것은 당뇨병만큼 오해가 많은 질환도 드물다는 점”이라며 “중요한 것은 당뇨병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관리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검증된 치료와 올바른 생활습관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학회가 원하는 것은 특정 약제의 사용 확대가 아니라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가장 적절한 시점에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환자 맞춤형 치료가 실제로 구현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