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마라톤 아닌 110m 허들 경주"… KDDF, 16조 기술수출 딛고 임상 완주 '정조준'
출범 5주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기자간담회… 1단계 종합 달성도 230% 초과
박영민 단장 "스위스·덴마크처럼 제약 강국 도약"… AI 인프라 활용 속도전 강조
2단계(2026~2030) 진입 앞두고 임상 매칭펀드 부담 완화 및 혁신 모달리티 집중 지원
입력 2026.04.16 12:37 수정 2026.04.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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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F는 출범 5주년을 맞아 1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출범 5년 만에 누적 기술수출 16조 원을 돌파하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든든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입증했다.

사업단은 다가올 2단계(2026~2030년) 사업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스피드업과 임상 단계의 파격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배출'이라는 최종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KDDF는 출범 5주년을 맞아 1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1단계(2021~2025) 주요 성과 및 향후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 신약개발의 패러다임 변화를 역설했다. 박 단장은 신약개발을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고 실패 확률이 높은 '마라톤'에 비유하던 과거의 시각을 뒤집었다.

그는 "과거에는 목적지만 알고 과정에서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지형지물을 모른 채 뛰는 마라톤이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 신약개발은 스피드가 요구되고 미리 허들을 예상할 수 있는 110m 허들 경주와 대단히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기반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속도를 내고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신약 R&D의 가시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박 단장은 "인구와 면적이 우리나라의 5분의 1 수준인 스위스의 로슈, 노바티스나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집중적인 예산 투자와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충분히 세계적인 신약 강국이 될 수 있다"며 산업계와 연구자들을 격려했다.

발표에 나선 김순남 KDDF R&D 본부장은 지난 5년간의 객관적 지표를 공개하며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1단계 주요 성과 지표에 따르면 종합 달성도는 목표치 대비 230%를 기록했다. 사업단 출범 이후 총 140건의 주요 성과가 도출되었으며, 세부적으로는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72건(1상 55건, 2상 13건, 3상 4건), 기술이전 50건, 희귀의약품 지정 15건, 신약 승인 3건이다.

특히 재무적 성과가 돋보인다. 정액기술료 기준 총 기술이전 규모는 약 16조 1759억원에 달하며,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약 3503억원으로 집계되어 질적 성장을 증명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술이전 사례로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류마티스 관절염 이중항체 치료제 'IMB-101'이 꼽힌다. 이 물질은 미국과 중국에 연이어 수출되며 총 1조 7452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또한 리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TROP2 타깃 ADC 'LCB84'는 미국 얀센 바이오텍에 2조 2544억원 규모로 이전되었으며 , 에임드바이오의 ADC 항암제 'AMB304'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 4천억 원 규모로 이전되었다.

상업화의 궁극적 목표인 승인 사례도 나왔다.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술(ALT-B4)이 적용된 MSD의 면역항암제 피하주사제형 '키트루다큐렉스'가 2025년 하반기 미국 FDA와 유럽 EMA의 승인을 연이어 획득하며 한국 기술의 글로벌 상업화 저력을 보였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파이프라인 동향과 국내 현실을 냉정하게 비교하며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025년 기준 글로벌 10대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항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6.6%로 압도적이다. 세부적으로 이중특이항체(BsAb)가 44.6%, 항체약물접합체(ADC)가 28.7%, 단일클론항체(mAb)가 23.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중특이항체 임상 파이프라인은 최근 1년간 117% 폭증했으며, ADC 분야도 12% 증가하는 등 혁신 모달리티로의 재편이 완료된 상태다.

반면, 국내 신약개발 중심축은 여전히 전통적인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에 머물러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파이프라인 중 저분자 화합물은 758건으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뚜렷하다. 국내 기업들 역시 혁신 신약으로 눈을 돌리며 세포·유전자치료제 및 핵산 의약품(367건), 항체(278건)의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며 전체의 약 30% 수준까지 도달했다. 사업단 측도 이에 발맞춰 현재 지원 중인 553개 과제 중 72.5%를 신규 타겟(Novel Target) 및 신규 모달리티(New Modality)에 집중시키며 혁신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성공적인 1단계를 완수한 KDDF는 2026년부터 '임상 단계 집중'과 'AI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2단계 사업에 돌입한다.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임상 단계에서 바이오 벤처들이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것이 핵심이다.

김 본부장은 발표를 통해 "임상 과제의 연구비 단가를 증액하고, 당초 50%였던 민간 매칭 부담 비율을 기업 규모별로 차등 적용하여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기부, 산업부, 그리고 정은경 장관이 이끄는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 및 전문기관 간의 긴밀한 실무협의(2025.10.22.)를 통해 이끌어낸 결과다. 이를 통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우수 파이프라인이 임상을 포기하는 사태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또한, AI 신약개발을 사업의 전면으로 끌어올린다. 사업단은 2026년부터 'AI 신약개발 과제 지원'을 신설하고 AI 활용 신약 및 플랫폼 기반 과제에 대한 맞춤형 평가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신약개발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전주기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도 2026년에 맞춰 한층 고도화된다. 초기 유효·선도 물질 도출을 돕는 'BRIDGE 프로그램', 비임상 및 임상 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용법·용량을 모델링(PKPD)하는 'ACT 프로그램', 전주기 식약처 사전상담을 지원하는 'CIDD 프로그램' 등이 유기적으로 가동된다.

끝으로 김 본부장은 "지원 과제의 파이프라인이 성과를 있도록 조기 승인이 가능한 과제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달리티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며, "2단계 사업을 통해 벤처기업의 임상 완주와 글로벌 시장 1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이라는 최종 임무를 달성하겠다" 강조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김순남 KDDF R&D 본부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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