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신문 선정 'K-뷰티 10대뉴스' <하>
APR '대장주' 등극 …유통판도 지각 변동
입력 2025.12.30 06:00 수정 2025.12.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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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뷰티는 K-컬처의 대표주자로, 수출 역군으로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 전 세계를 흔든 미국발 ‘관세 폭탄’은 K-뷰티의 진가를 더욱 빛나게 했다. 정부는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뷰티를 수출 2강으로 키우겠다고 나섰다.  국내 시장은 장강후랑(長江後浪)’의 시간이었다.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에이피알은 K-뷰티의 터줏대감들을 제치고 유가증권 시장 ‘대장주’로 등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뷰티누리 화장품신문은 자체 선정한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해 화장품 업계를 되돌아봤다. 

⑥ 규제 강화와 국제 기준 조화

국내외 화장품 규제 환경이 '안전성 책임 강화'와 '국제 기준과의 조화'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K-뷰티 기업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하는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화제의 중심은 지난 6월 발의된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다. 자격을 갖춘 평가자가 원료부터 완제품까지의 안전성을 검토해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책임판매업자가 이 보고서 보관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2028년 단계적 시행 및 2031년 전면 적용을 목표로 한다. 수출 시 현지 평가 부담을 줄이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식약처는 "업계 상황을 고려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제도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글로벌 시장 규제도 강화 추세에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EU 규정 2025/1154’를 채택해 유해 성분을 금지 목록에 추가했으며, 9월부터 본격 적용을 시작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도 1월 유해 화학물질 제한 법률이 발효되었고, 9월 말부터는 추가 금지 조치가 시행되며 규제 강도가 높아졌다. 중국은 2월 '화장품 원료 혁신 지원에 관한 규정'을 발표하며 신규 원료 및 안전성 검증 강화 체계를 정비 중이다.

국내외 규제에서 검증 의무화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안전성 검증을 위한 R&D와 데이터 시스템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K-뷰티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됐다.              

 

⑦ APR, K-뷰티 대장주로 급부상

국내외에서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신흥 강자' 에이피알(APR)이 주식 시장에서도 국내 뷰티 '대장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2월 상장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던 에이피알은 올해 6월 LG생활건강, 8월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뷰티 업계 1위에 올랐다. 11월에는 시총 10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메디큐브 등 화장품의 견조한 실적과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의 높은 경쟁력이 에이피알의 고성장을 이끌고 있다. 에이지알은 지난 10월 글로벌 누적 판매 500만대를 돌파하며 K-뷰티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0%에 달하며,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등 주요 프로모션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글로벌 채널에서의 성장을 입증했다.

증권가에선 에이피알의 성장세를 일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에이피알은 2개 분기 연속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화장품 부문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2402억원에 달한다. 향후 미용 의료 기기 분야 진출을 선언하는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 에이피알의 '고성장'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⑧ 미래 먹거리 ‘뷰티 디바이스’

▲K-뷰티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디바이스들이 해외 전시회서도 주목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서 지난 9월 열린 ‘IFA 2025’의 아모레퍼시픽 AI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 부스 전경 .ⓒ 아모레퍼시픽 

K-뷰티의 차세대 성장축으로 뷰티 디바이스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스킨케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기술 결합형 카테고리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규정하고 투자 강도를 높이고 있다. 2018년 50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시장 규모는 2030년엔 3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들도 앞다퉈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독일 IFA 2025(국제가전박람회)에서 AI 기반 ‘온페이스(ONFACE) LED 마스크’를 공개하며 디바이스·웰니스 중심의 기업 비전을 공식화하고, 11월 공식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은 프라엘 인수 후 ‘LG 프라엘 수퍼폼 써마샷 얼티밋’을 출시한 데 이어, 웨어러블 뷰티 디바이스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를 선보이며 CES 2026 뷰티테크 분야 혁신상을 받았다. 코스맥스 역시 맞춤 제조형 디바이스로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ODM의 역할을 디바이스 영역까지 확장했다.

국내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누적 판매 500만대를 넘겼고, 북미·일본 채널에도 확장세를 다져가고 있다.

이외에도 달바·코리아나 등 중견 기업, 톰·EOA 등 신진 기업들도 프리미엄 홈케어 수요를 겨냥해 기기 제품군을 확대하며 경쟁 구도를 촘촘하게 만들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는 이제 주변 카테고리가 아니라, K-뷰티 기업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 핵심 비중을 차지하는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⑨ 초저가 화장품 전면 부상

다이소에서 시작된 초저가화장품 바람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까지 몰아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초저가 가성비 화장품 라인을 처음 출시해 11월까지 19만개 이상 판매했다. LG생활건강과 협업해 선보인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시작으로 10여개 브랜드에 이른다. 가격은 모두 4950원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6월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에 특화 매대 가성비 뷰티존을 신규 도입해 4950원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가성비 뷰티존을 도입한 점포는 80개다.

편의점들도 초저가 화장품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모두 올 들어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대 증가했다. GS25는 3000원에 판매하는 기초·색초 화장품 매출이 484.8%나 뛰었다.

'초저가 화장품' 시대를 연 다이소의 경우 5000원 이하 화장품이 현재 100여개 브랜드 1100여 종에 이른다. 2024년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144%나 뛰었고 올해도 지난 9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9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형 유통사가 한꺼번에 많은 수량을 매입하면서 브랜드는 박리다매 원칙을 적용해 가격은 낮추되 품질은 유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초처가화장품은 더 이상 ‘대체재’로 소비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 구매 전 시험용으로 초처가 제품을 선택하거나, 일상 케어는 저가 제품으로 해결하는 ‘리트머스 소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⑩ 오프라인 지도 다시 그려졌다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의 변화가 컸다. 성수는 브랜드를 만드는 곳, 명동은 브랜드를 파는 곳으로 역할 분화가 명확해졌다. 또 올리브영과 다이소 2강 체제가 굳어지면서 실험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성수동은 인디·니치 브랜드의 실험 무대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세계관과 스토리를 직접 체험시키며 ‘테스트 마켓’이자 ‘브랜딩 플랫폼’으로 성수를 활용했다. 기존 브랜드들은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이미지 재고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 성수’,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성수' 등 업계의 톱티어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성수에 갖고 있다. 

명동은 성지’로서의 명성은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 편집매장들이 힘을 잃는 대신 대형 약국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최근 330㎡ (100평) 이상 규모의 대형약국들이 잇달아 오픈하고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피부 관리템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품목으로 급부상하면서 명동 대형약국은 약보다는 화장품을 사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다이소가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로 군림해온 올리브영의 대항마로 덩치가 커졌다. 올리브영은 K-뷰티의 표준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다이소는 초저가·생활밀착형 화장품으로 소비 저변을 빠르게 넓혔다. 여기에 오프마켓, 와이레스 등 실험적 매장이 등장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반면 유통의 한축을 담당했던 브랜드숍은 급격히 위축됐다. 브랜드숍의 시작을 알렸던 미샤는 오프라인 매장을 전면 철수했고, 아리따움·네이처컬렉션·토니모리·더샘 등은 브랜드숍 매장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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