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코오롱생명 '인보사' 사태...기업에만 책임전가 '위험'
환자 안전 최우선 고려 없으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례 지속 노출
입력 2019.05.29 11:30 수정 2019.05.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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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여정을 영어권 국가 또는 지역에서 표현할 때 '디스커버리'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특히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처럼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약을 임상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디스커버리’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2019년 5월 27일 기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은 총 31개 신약을 허가받았다. 하지만 5월 28일자로 퍼스트-인-클래스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품목허가가 전격 취소되면서 갯수가 하나 줄었다. 그래도 일천한 국내 신약개발 역사에서 많다면 많은 숫자다.

문제는 중요한 것은 신약 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기준으로 봤을 때 수만여개에 달하는 약이 기허가 목록에 수록돼 있다. 여기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약도 포함돼 있지만, '디스커버리'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기허가 신약들에 대한 실제 임상현장 활용은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퍼스트도 아닌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인 '제미글로'(당뇨병치료제) 정도만 연간 800억(2018년 기준) 정도 처방실적을 보이고 있고, 다수 신약은 처방 또는 생산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식약처는 기관 설립 이후 불과 30여개의 신약에 대한 심사와 허가 경험만을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약 수만여개 중 대다수는 제네릭 의약품이 차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실은 식약처가 현재 갖추고 있는 신약에 대한 심사분야 경험, 경쟁력, 그리고 수준이 북미나 유럽에 비해 못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허가를 획득한 후 국내 또는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적, 매출적으로 나타나는 성과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 몫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지적하는 팩트는, 식약처는 한해 매출 수조원을 올리는 글로벌급 신약 허가 경험이 전무하고, 세계 최초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도 한계와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실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사례가 또 출현했고, 해당 기업 책임 만을 지적하는 여론 형성에 나서는 모습도 비춰진다고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치료제 발견을 위한 여정을 밟을 때는 수 많은 불확실성과 마주치게 된다. 이 때문에 미지, 미개척 여정에서 한치 앞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진보적 과학,성공과 실패 경험 축적 및 공유, 대규모 자본이 융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노력들의 최종 귀결점은 환자 안전을 확인하고 확보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효과가 뛰어난 신약이라도 환자 안전을 그 효과만큼 지키지 못하면 디스커버리는 '실패 경험'으로만 역사에 남게 될 수 있다.

피해갈 수 없는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능력은, 대한민국 산학연관이 환자 안전을 얼마만큼 인지하고 협력하고 있으며 최우선으로 두는 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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