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피니토는 어떻게 신경내분비종양 3종을 정복했나
췌장 이어 폐·위장관계에서도 효능 입증한 최초의 항암제
입력 2018.01.31 06:10 수정 2018.01.3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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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노바티스의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가 위장관과 폐로부터 발생한 신경내분비종양에서도 급여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그 임상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경내분비종양의 1차 치료는 근치적 절제지만,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약물 치료로는 신경내분비종양세포에서 과발현되는 소마토스사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가 대표적이다. 옥트레오타이드, 란레오타이드, 파시레오타이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새로운 표적치료제로 라파마이신 표적 물질(mTOR)에 대한 경구용 억제제인 에베로리무스(상품명: 아피니토), 다중 표적 억제제인 수니티닙(상품명: 수텐) 등이 등장해 췌장에서 발생한 신경내분비종양에서의 항종양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아피니토의 국내 적응증은 총 6가지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적응증만도 많은데, 급여의 문턱까지 넘는 일을 해냈다. 이번에 급여 적용을 받게 된 폐와 위장관에서 기원한 신경내분비종양에서는 RADIANT-4 연구가 바탕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RADIANT-3 연구를 잠깐 살펴보면, 과거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고도-중등도 분화된 췌장의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했으며 아피니토는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65%나 낮춘 결과를 나타낸 바 있다. 연구시작 18개월 시점에서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한 환자는 아피니토 치료군에서 34%, 위약군에서 9%였다.

RADIANT-4 연구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RADIANT-3은 췌장에서의 유효성을 평가했다면 RADIANT-4는 폐 또는 위장관에서의 효능을 평가했다.

실험은 폐 또는 위장관에서 기인한 진행성, 전이성, 분화가 좋은 비기능적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중 205명은 에베로리무스 10mg을, 97명은 위약을 투여받았다. 1차 주요 평가 항목은 무진행 생존기간이며, 2차 주요 평가 항목은 전체 생존기간이었다.

실험 결과 무진행 생존 기간의 중앙값은 에베로리무스군에서 11.0개월, 위약군에서 3,9 개월이었다. 또한 에베로리무스군은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52%,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키는 결과도 낳았다.

3등급 또는 4등급의 약물 관련 이상 반응은 드물었다. 에베로리무스군에서는 9%(202명 중 18명)에서 나타난 반면, 위약군에서는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외 가장 많이 보고된 이상 반응은 설사, 피로감, 고혈당증, 감염 등이었다. 안전성은 에베로리무스에서 기존에 나타난 이상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로써 아피니토는 이번 급여 확대로 췌장, 폐 및 위장관에서 발생하는 신경내분비종양 모두에서 허가·보험 급여가 가능한 최초이자 유일한 표적항암제가 됐다.

그러나 아피니토의 임상 효능만 믿고 안심하긴 이르다. 신경내분비종양은 보통 근치적 절제가 어려울 경우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약물 치료로 질병의 진행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박영석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최근 대한내과학회지를 통해 “진행된 신경내분비종양은 최근 입증된 여러 약제를 이용해 증상의 조절을 고려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면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흔한 종양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발병해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는 신경내분비종양에서 다각도로 쓰여질 아피니토의 활약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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