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정부의 최저실거래가를 적용한 약가인하에 대한 이의신청이 완료되며 어느 선에서 받아들여 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된 국내외 제약사들은 대부분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특히 이번에 상당품목 큰 폭의 비율로 인하대상으로 포함되며 반발해 온 KRPIA(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소속 외자제약사들은 거의 이의신청을 냈다. 복지부의 최저실거래가 사후관리에 따른 약가인하는 당초 제약업계가 예상한 9월초에서 늦춰질 전망인 가운데 도매업계 책임을 이의신청 핵심으로 제기한 제약사와 일방적 매도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도매업계의 책임공방도 뜨거워지고 있다.
유통과정 혼탁으로 약가인하
최저실거래가 사후관리에 의한 약가인하는 제약업체 책임보다는 병의원-도매-약국 등 의약품 유통과정 혼탁으로 야기됐다는 것이 제약사들의 주장이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부당인하 사례를 접수한 결과 약 120여건이 제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와 관련,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제약회사는 문제가 없고, 의약품유통과정에서 수금할인·매출할인·매입할인·판매장려금 등의 이유로 약가인하가 발생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오류 등 잘못된 조사가 일부 있었지만 부당인하 사례는 도매상과 약국, 의료기관과의 의약품 거래부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
특히 도매·의료기관 등의 식대 등도 판매장려금에 포함되어 약가가 인하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상과 약국, 의료기관과의 거래에서 제약업체들이 주장하는 구체적인 부당인하 사례를 보면 구입가미만판매, 매입매출할인, 판매장려금, 도도매 등 제약업체들이 그 동안 꾸준히 약가인하 조사 대상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내용들이었다.
모 제약업체 영업본부장은 "이번 약가인하 고시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제약업체가 몇 곳이나 될 것으로 보이냐"고 질문하는 등 제약업체들은 약가인하 고시 및 시행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제약협회는 부당인하사례 등을 분석한 후 복지부에 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정부정책 목적 구현 맞지 않아
외자제약사들도 마찬가지.
협회에서 취합하지는 않았으나 도매업소가 최종적으로 요양기관에 준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한 약가인하도 이해할 수 없고, 이 가격을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도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외자제약사들은 협력도매를 통해 물건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반발이 더 심하다.
외자제약사 한 간부는 " 협력도매에서 도도매로 넘어가는 부분은 손을 벗어난 것이다."며 " 이 부분들이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된다면 정부가 공공성 투명성확보를 통해 정책을 구현시킬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협회 관계자는 "회사가 한 행위가 아닌 것들을 갖고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거래와 거품을 제거한다는 정부정책 목적을 구현하는데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KRPIA는 회원사들의 이의제기가 받아 들여지지 않고, 불만도 고조될 경우 행정소송 등에 대해 제약협회와 공조를 취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도매거래 48%, 직거래 52%- 일방 매도 곤란
도매업계는 일방적 매도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 약가인하의 근거가 되는 정보가 도매거래 부분에서만 나왔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이는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직거래부분도 분명히 조사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
이 상황에서 도매업계만 일방적으로 매도한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도협 고위 인사는 " 도매거래가 90% 이상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성실신고조합 자료에 따르면 도매 거래가 48%, 직거래 52%로 도매거래가 직거래보다 적다. 더 많은 부분을 놔두고 도매를 통한 요양기관만 조사해 약가인하를 단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모든 책임을 도매에 넘기는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하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위 30대 제약 모두 이의신청- 9월 단행 일정상 불가
결국 약가인하를 둘러싼 제약-도매간 신경전은 복지부의 결정이 나면서 본격화 될 전망.
복지부에 따르면 △이의신청 서류 분석작업 △규제개혁위원회 보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약가인하 고시 △유예기간(15일)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가인하 대상이 된 상위 30대 이상 제약업체 모두가 이의신청을 했다"며 "현재 통계분석 작업중인데 이후 회사수 및 품목수가 집계될 것이며, 이의신청 서류가 많기 때문에 분석작업은 8월말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할 경우 당초 예상됐던 9월초 약가인하 시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9월초 약가인가가 시행되려면 분석작업이 빨리 끝나고, 8월 중순경 규개위 보고 및 건정심을 통과하는 동시에 약가인하 고시가 단행된 후 15일 이후 인 9월초 시행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 같은 일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복지부는 약가인하 대상 136개사 1,090여품에 대해 지난 7일부터 23일까지 청문기간으로 설정, 제약사들로부터 이의신청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