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건강기능식품 의사처방 정당한가'
건식 처방권요구 `경영난 타개'목적 불과
조제처방·의약품 오인우려·법제정 의미 무색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함과 아울러 개원가의 건강기능식품 취급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미 일부 개원가는 건강식품 전문 숍인숍을 의원 내에 설치하고 제품 판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의료계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처방권까지 요구하고 있어 약국과의 마찰은 물론 그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계의 기본 입장은 건강기능식품을 치료보조제의 의미로 처방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식약청에서 제조허가를 받은 건강기능식품 대부분이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식품의 질 관리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건강상태를 잘 아는 의사에 의해 효과있는 제품이 처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효과적인 건식 사용을 위해서는 완제품 처방이 아닌 의사의 조제처방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료의 영역은 과거 메디컬에서 헬스로 개념이 바뀌고 있고, WHO에서 강조하고 있는 건강증진사업의 핵심은 영양사업”이라며 “의사의 업무 영역을 치료영역으로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12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공식화 된 부분이다. 즉 의료계는 건강기능식품을 의원에서의 단순 판매차원을 떠나 의사들의 주 처방 대상으로 포함시켜 건식에 대한 주도권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물론 시민단체, 그리고 심지어 관련업계까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의료계 내부에서 이를 재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우선 복지부는 이미 `건강보조식품이나 화장품 판매업은 자유판매업에 해당되므로 현행 의료법이나 약사법에 위반되지 않지만 의료기관에서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은 환자가 이를 의약품으로 오인·혼돈할 우려가 있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의사들의 건식처방권과 관련, 복지부 약무식품정책과는 “의사가 건강기능식품을 치료목적으로 처방하는 것, 즉 건식의 기능성 보증, 공인, 추천 등의 광고행위는 현행 법체계 하에서는 표시과대광고 금지조항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의료행위의 정의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으로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해 사실상 불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시민단체들 역시 의원들이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취급 시 환자들이 진료행위인지 판매행위인지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일수 부의장은 “의료인들이 건강식품을 처방영역에 끌어 온다면 많은 이해집단과 충돌이 예상된다”며 “약사, 한의사는 물론이고 제조 판매업자에게까지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건강기능식품 업체들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관련업계는 이미 건강기능식품법상에 품질관리인, GMP시설 도입, 기능성·위해성 평가제도, 과대·과장광고 사전심의제도까지 마련된 마당에 의사 처방을 받아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있다면 대체 건강기능식품법을 왜 만든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법 본격시행 전 방문판매·통신판매·홈쇼핑 등 전문가들의 검증 없이 판매했을 때와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며 “관련 법 고시로 건전한 시장형성 분위기가 고조됐음에도 의사들이 또 하나의 규제사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처방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사실 최근 의사들의 건식판매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만 보더라도 건식처방권 논의가 얼마나 무의미한 지 가늠할 수 있다. 개국가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건식 판매행위는 환자에게 권유하는 차원을 넘어 의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식품을 의약품처럼 처방하거나, 환자대기실에 각종 질병과 관련된 식품을 게재한 상품 안내서를 비치하고 있는 등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판매하고 있는 건식·화장품 등이 그 유용성 여부를 떠나 거의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고가의 식품·화장품 등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의사들의 건식취급 확대와 처방권 요구는 최근 동네병의원들이 잇따른 수가인하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경영이 어려움에 처하고 있어 이를 타개하는 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감안해 볼 의사 건식처방권 주장은 현행 법제도를 무시할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명분도 희박하며 건식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진지하게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감성균
200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