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협 보궐선거 어떻게 진행됐나?
제35대 대한의사협회(회장대행 김성덕) 회장 보궐선거의 투표 마감 시한이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장동익 전 회장의 로비파문이 의료계를 공황상태로 몰고간 가운데 치러지고 있는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의료계는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달 여의 의협 회장 보궐선거기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보궐선거의 진행과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금품 로비파문에서 비롯된 보궐선거
의협 장동익 회장은 지난 4월 29일 금품 로비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장 회장은 지난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대국회 및 대정부 금품로비설과 관련된 발언을 대의원들 앞에서 언급했으며, 발언내용이 논취록에 담겨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의협 상임이사회는 장동익 회장의 사퇴로 인한 회장 직무대행에 김성덕 부회장을 선출했다.
김 회장대행은 "추락할대로 추락한 의료계의 신뢰를 회복하고 큰 일을 하기보다는 내부 인화단결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코앞에 닥친 회장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의협은 김성덕 회장대행의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 하고 차기회장 선거관리 등 의협사태를 본격적으로 수습하기 시작했다.
후보 5명 등록… 본격 선거운동 시작
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7일 의협회장 보궐선거 일정을 정식 공고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28일 경만호 서울시의사회장, 김성덕 의협 회장 대행, 김세곤 전 의협상근부회장, 윤창겸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원장(이하 가나다 순) 등 5명이 보궐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다음날 오후 4시 후보자 기호추첨을 진행한 결과, 기호1번에 경만호 서울시의사회장을 시작으로 김성덕 회장대행(기호2번), 김세곤 전 의협상근부회장(기호3번), 주수호 원장(기호4번), 윤창겸 경기도의사회장(기호5번) 순으로 후보자 기호가 배정됐다.
기호추첨을 마치고 후보자들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합동 토론회 등 실시… 후보간 경쟁 돌입
의협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합동토론회 등 후보자들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들이 마련됐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의협 선거위 주관으로 지난 달 29일 오후 6시 진행된 첫 후보자 합동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정관계 로비사태, 의료법 저지, 의사인력 포화 등 현안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이어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공보의협의회 주최로 지난 4일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진행됐다.
또한 지역 의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합동설명회도 열렸다.
광주광역시의사회와 전남의사회는 지난 5일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고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에 이어 ‘의료산업화에 따른 1차 의료 위기에 대한 견해’와 ‘민간보험 도입’ 등의 공통질문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또 6일 부산광역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합동 설명회에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에 이어 ‘의정회 폐지후 대정부 활동의 방향’과 ‘시민사회 단체와의 협력 방안 및 시민사회 속에서 의사의 상을 확립할 방안’에 대한 공통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협 회장 후보자들의 공약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 후보자들의 답변을 들었다.
홍용우 교수협의회장은 “후보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토론회 개최를 제한해 질의서를 보내는 방법으로 후보 검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총 유권자수 3만 9989명, 투표 시작
의협 선관위는 지난 7일 제6차 회의를 열고 선거인명부를 확정했다.
이번 보궐선거의 선거인수는 전체 신고회원 7만4537명 중 53.6%인 3만9989명으로 지난 선거보다 5%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11일 최종상, 채병국 위원 등이 참관한 가운데 유권자에게 발송할 봉투에 투표용지 및 회송용겉봉투·회송용속봉투·투표용지를 비롯해 선거안내문과 후보자 5명의 소개서 등을 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보궐선거에 사용될 투표용지를 12일 유권자 3만9989명에게 발송하면서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됐다.
의료법 개정, 성분명처방 입장 밝혀
의료법 개정과 성분명처방 등에 관해 보궐선거에 출마중인 후보들이 강력하게 입장을 밝혔다.
후보자들은 지난 11일부터 의료법 개악 투쟁에 동참해 국회 앞 1인 시위를 벌였다.
경만호 후보(기호1번)를 시작으로 기호순서에 따라 진행된 시위에서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의료법 개정의 문제점을 꼬집고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경 후보는 “의료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국회의원에게 이해를 구해 원점에서부터 재논의 해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후보들은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진행 중인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수호 후보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신뢰성 확보와 조제내역서 발급·약화사고의 책임소재 규명·약품 유통과정의 투명화 등 기본적인 준비없이 성분명 처방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악법을 시행하는 것이란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만호 후보는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공약이라는 점만 앞세워 2000년 어렵게 도출한 의약분업 합의사항을 위반하면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밀어부친다면 의약분업은 더 이상 없는 것"이라며 " 의약분업 폐지, 선택분업 전환 등 대안으로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후보들은 25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새 회장을 중심으로 정률제, 일자별 청구, 성분명 처방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이는 의료계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해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데 동의한 것이다.
김성덕 후보 경고조치 등 선거 과열 움직임
그러나 의협 보궐선거가 순탄하게 진행되어 온 것만은 아니다.
의협의 선관위는 13일 경만호 후보에 대해 선거관리규정 위반으로 첫 경고조치를 내렸다.
경 후보 측이 ‘재경전남의 대의 지지 속에 함께 합니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는 특정단체 회원이 마치 자신을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게 하는 내용이므로 선거관리규정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운동기간 이전에 작성한 '클린 마노 선거전략(안)'은 비록 이 안대로 시행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서울시지부 임원을 선거운동 조직에 동원할 의도를 지닌 것으로 선거관리규정 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공의협의회의 특정후보지지 여부를 놓고 갖가지 루머가 퍼지면서 후보 진영간 상호 비방 등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경상도 모 대학병원에서 전공의협의회장 출신의 한 인사가 병원 전공의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성덕 후보를 지지할 것을 강요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불거졌다.
선관위가 포지티브 캠페인을 벌인 것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이와 관련된 상호 비방이 난무했다는 사실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선거 마무리… 우려반 · 기대반
의협 선관위에 따르면, 22일까지 선관위에 접수된 투표용지는 1만4,517통으로 전체 선거권자(3만9,989명)의 36.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마감을 하루 남겨둔 현재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된다.
낮은 투표율과 이에 따른 새 회장의 지지기반 약화에 따라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를 통한 기대감도 있다.
선거가 마무리 되면서 누가 회장이 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어느 누가 되더라도 의료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진정 하나된 의협을 만들어 신뢰가 떨어진 현재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여느때보다 크다.
따라서 선거의 결과가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의협 보궐선거는 26일 6시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통해 진행되며 27일 개표후 28일 오전 10시 당선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제35대 회장은 당선증을 받는 28일부터 2009년 4월 30일까지 장동익 전 회장의 잔여임기 동안 회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호영
200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