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료인으로 대통령을 꿈꾼다
최근 몇 년간 의·약사와 간호사 등 보건 전문인력의 정치권 진출이 한창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치과의사 출신인 김영환 전 과기부장관이 지난 달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의 다채로운 이력과 대선 후보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보건의료인 최초로 대선에 출마했다는 자체가 의약사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정부와 의료계의 계속되는 대립과 성분명처방을 둘러싼 의약간의 마찰이 극에 달해 있는 시점에서 과연 의료인 출신의 대선후보는 우리나라 보건의료계의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할 복안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이자 보건의료인으로써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영환 전 과기부장관을 만나봤다.
△대선출마를 선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기존 정치인들의 구태한 미래비젼은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정보화 이후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시킬 리더쉽이 필요하다.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들은 과거 개발독재의 시대와 수구 냉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여권후보들은 노무현 정권의 국정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다.
나는 문화적 감성, 과학기술과 정보, 그리고 의료분야와 노동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임을 자부한다.
△범여권만 해도 20여명에 가까운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김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우선 나를 범여권 후보로 분류하지 말아달라. 나는 노무현정권의 열린우리당을 따라가지 않았다. 이것이 지난 총선에서 실패해 3선을 달성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지만 끝까지 정치적 소신을 지켰다. 결국 나는 현 참여정부의 실정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며 이것이 강점이다.
그리고 현재 지명도가 낮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점이 지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손학규씨의 경우 현재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지만 지지도는 상승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나라는 사람이 본격적인 무대에서 인지도가 확대된다면 충분히 지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있을 것이다.
특히 중도통합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범 여권 후보로 단일화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박근혜시 등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한나라당은 현재 가장 유력한 정당이다. 더구나 노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직접적으로 보고 있어 당선권에 가장 근접해 있는 후보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과연 그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능력과 비젼이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최근 대운화 공약으로 인한 논쟁도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인출신의 대선후보로서 가지는 장단점이 있을텐데.
사실 의사라는 제한된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범 국민적인 지지도를 얻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의료인임은 물론 민주화 운동 당시 투옥경험부터 시작해 5년간의 노동자생활, 전기공사 1급 자격증 취득, 시인, 15∼16대 국회의원, 새천년 민주당 대변인, 과기부 장관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같은 이력은 전문직능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을 탈피시킬 수 있고 오히려 의료인으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의료현장에서의 경험이 있는 만큼 최근 보건의료계의 갈등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풀어 나갈 수 있는 차별성이 있다.
△현재 보건의약계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의약인들의 대국민적 신뢰가 현저히 저하되어 있는 점이다. 특히 의약계간의 갈등은 전문직능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
그리고 이같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충분한 대화와 이해의 장을 통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의약계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갈등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무엇인가.
성분명처방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어찌보면 관행을 바꾸는 일인 데다 여러 직역간의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는 만큼 섣불리 얘기하기 힘든 사안이다.
우선 시범사업의 결과를 지켜본 후 각 직역간의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산업 역시 FTA와 정부의 약제비절감정책 등 대내외적인 급속한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과기부장관 시절부터 신약개발과 의료서비스 산업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방안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대선공약에도 신약개발 등을 골자로 한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방안을 명시해 국가적인 관심분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특히 국내 제약산업은 더 이상 제네릭 위주의 제품개발력으로는 자생력을 가질 수 없다. 세계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범 정부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많은 부침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약국의 모습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약국의 사회적역할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약국은 접근성이 높고 주민들과 항상 함께 하는 가장 가까운 건강센터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약을 조제하고 파는 것 뿐 만 아니라 건강을 중심으로 한 교육·문화·사회 정보를 아우를 수 있는 건강·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또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개인적으로는 약국의 모습도 함께 바뀌면 어떨까 싶다.
예를 들면 천편일률적으로 약국 전면을 약으로 가득 채워둘 게 아니라 문화 또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고객의 감성과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약사들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약사는 우리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전문 직능인이다.
건강을 매개로 강력한 여론 형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약사들 스스로도 이같은 중요한 위치를 감안해 적극 노력해 주길 당부하고 싶다.
아울러 우리나라 약사들의 경우 장시간 근무와 과도한 업무에 대비해 보상체계 등이 미비한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감성균
200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