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藥 '대체조제 활성화' 醫 '선택분업' 제안
17대 대통령선거가 몇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결과만큼이나 보건의료 최대 이익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가 후보들에게 어떤 정책들을 제안했고 그 제안이 차기 정부에 어떠한 형식으로 반영될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의협과 약사회는 서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 대부분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대권의 향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려 다른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의협과 약사회는 17대 대선 후보들에게 어떠한 정책을 제안했고 차기 정권에서는 어떠한 꿈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는 걸까?
■ 대한약사회
대한약사회가 이번 17대 대선 후보, 다시 말해 차기 정권에 가장 첫 번째로 주장하는 제안은 '대체조제 활성화'다.
<대체조제 활성화>
약사회는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해 환자의 의약품 선택범위 확대 기여로 인한 약값부담 해소라는 측면에서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체조제는 대부분의 약국들이 사후통보 이후 의료기관의 비협조 및 상호관계 악화 우려라는 사후통보에 대한 심적 부담으로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기관의 소화제, 제산제 등 복합제의 빈번한 처방변경으로 이어져 약국의 의약품 구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재고의약품을 누증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매년 불용재고약 처리에 대한 사회적 비용도 확대ㆍ반복되고 있다.
약사회는 이 같은 이유들과 함께 대체조제 활성화는 지금처럼 고가의약품 처방행태 만연으로 인한 보험재정 악화를 해소 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대선 주자들에게 대체조제 활성화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단골약국제도 도입>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동네약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약사회가 후보들에게 제안한 정책은 단골약국제도 도입과 약국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다.
약사회는 현재 의료기관간 처방의약품 정보교환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동일성분 의약품의 중복처방과 병용금기의약품이 처방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복투여, 병용금기 투여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전체 요양기관의 상호정보교환 체계가 갖춰져야 하나 이는 요양기관 간 시스템 통합, 환자정보보호, 막대한 투자비용과 장기간의 소요시간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약사회는 요양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없이 현재의 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수급자가 1약국을 단골약국으로 지정하고 그곳에서만 조제와 의약품을 구입토록 해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에 의한 개인별 약력관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단골약국제도가 실시되면 국민들이 각종 질환으로 여러 의사에게 진료를 받더라도 의약품 투약ㆍ구매 및 복약지도는 환자별로 편리성, 접근성, 신뢰성을 고려해 지정한 한 약국을 이용하면서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등 모든 의약품의 복용 과정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총체적 약력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약국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동네약국 활성화 방안으로 약사회가 두 번째로 제안한 대안은 약국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이다.
의약품실거래가 상환제로 인해 약가마진이 없는 상황에서 약사의 순수입은 조제 수가에 의존하고 있으나 신용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약국 신용카드수수료(2.7%)는 약국 조제수가를 잠식, 약국경영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가의 장기처방 조제 시 카드 결제는 조제료의 대부분을 신용카드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등 현행 약국 카드 수수료율은 동네약국 뿐만 아니라 처방조제 비중이 큰 약국들도 모두 손해를 보고 있는 지경이다.
약사회는 지난해 요양급여비용 현황에 따르면 약국의 실소득원인 조제료가 27%인 반면 이윤 없는 처방약품비는 73%로 집계된 상황에서 현재의 약국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 체제는 약국경영을 매우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사회는 의약분업 이후 일반약 시장이 위축돼 처방약의 비중이 약국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부담은 점점 더 커 가진다며 조속히 약국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불가>
의협이 편의성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에 대해 약사회는 일부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불가라는 카드로 맞서고 있다.
이번 대선 후보들에게 보낸 정책제안서도 약사회는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는 나라의 경우 약국 간 이동거리가 멀어 국민들이 약국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제하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미 약국의 분포가 충분해 국민들이 약국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약국이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이미 보건복지부 고시 제12호(특수 장소에서의 의약품 취급에 관한 지정)에 의거, 열차ㆍ항공기ㆍ선박ㆍ고속버스 및 고속도로 휴게소ㆍ도서ㆍ벽지 등에서도 의약품 구입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어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는 안전성을 무시하고 편의성만 내세운 극히 단편적인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약사회는 최근 약사윤리규정에 공휴일 및 평일 저녁시간 당번약국 운영을 의무화 했을 뿐 아니라 심야약국 및 24시간약국 운영도 권장하고 있으며, 129(보건복지콜센터) 및 1339(응급의료정보센터)와 업무협조를 통해 당번약국 콜센터도 운영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편의성 문제까지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약사회는 △공공의료 확충 △병원약사 인력 등급별 수가가산제도 △약국 시설기준 강화 △약사자율지도권 부활 △지역처방의약품목록 제출 법적 의무화 등을 17대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17대 대선 후보들에게 전한 의ㆍ약사협회 정책제안>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체조제 활성화
선택분업 실시
단골약국제도 도입
안전성 입증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허용
약국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성분명처방 법제화 반대
일부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불가
의약품 안전성 강화
병원약사 인력 수가가산 제도
의료전달체계 확립
약국 시설기준 강화
의료분쟁조정법 핵심쟁점에 대한 입장
약사자율지도권 부활
의료급여정책 개선
지역처방의약품목록 제출 법적의무화
보건의료산업 육성
■ 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와 함께 하는 국민중심의료 정책제안서를 통해 17대 대선 후보들에게 총 11가지의 정책 제안을 제시했다. 의협이 이 중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사안은 의약분업제도의 전환, 선택분업 실시와 성분명처방 법제화 반대,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 등이다.
<선택분업제도 실시>
먼저 의협은 의약분업 시행 7년이 경과했으나 정부가 내세운 정책효과는 발현되지 않았으며, 의약분업 실시로 보험의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협은 국민조제선택제도 다시 말해 선택분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국 환자에게 조제의 선택권을 부여해, 환자가 병의원에서 조제를 원할 경우 병의원에서 직접 조제하고, 약국조제를 원할 경우는 원외처방전을 발행해 조제하는 방식으로 전환과 약사들의 불법 의료행위근절, 의약품 관리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면 국민의 혜택은 배가된다는 게 의협의 설명.
<성분명처방 법제화 반대>
의협이 내세우는 두 번째 정책제안은 파업까지 불사하며 저지하려 했던 성분명처방시법사업의 확대단계인 성분명처방사업 결사반대다.
의협은 현재의 기술적 수준으로 서로 다른 제약회사에서 생산되는 약물의 약효를 동등하게 유지할 방안이 없고, 동등한 약효로 허가 받은 약물이라 하더라도 개별 약끼리는 약효가 최고 64~156%의 범위 내에 존재하게 되므로 성분명처방이 강제 화될 경우 환자치료의 유효성을 담보할 방법이 사실상 상실된다고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정부입장에서는 건보재정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고 하나 다른 나라의 선례에서도 성분명처방이 재정안정에 기여한다고 확인된 바가 없다고 강력하게 설명했다.
이에 의협은 성분명처방 강제화 보다는 국민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일본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어 제도적 효율성이 검증된, 국민적 선호도가 훨씬 높은 선택분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환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환자에 대한 추적관찰과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약국에서의 조제내역서 발급 의무화를 실현해야 하며 의약품에 대한 보다 엄격한 질과 가격관리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전성 입증된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
'공휴일, 심야시간 등에 가정상비약 수준의 의약품 구매 불편'이 의협이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를 주장하는 이유이다.
의협은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안정성이 확보된 OTC 의약품을 약국외의 장소(슈퍼, 편의점)에서의 판매를 원하고 있다며 부작용이 없고 안전성이 확보된 극히 일부의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민의 자기 선택권의 법주로 예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정책제안서를 통해 △필수의료행위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조정법 핵심쟁점에 대한 입장 △의료급여정책의 개선 △장애인 의료보장 강화 △노인건강 및 복지강화 △보건산업 육성 추진 등을 제안했다.
<의약품 안전성 강화>
"의약품의 안전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의협은 의약품 관련 각종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높아진 국민들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국가가 책임지고 의약품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의약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서는 의약품의 인허가 단계에서 임상 시험을 통과하도록 제도화하고, 신약 및 제네릭 약제의 임상시험에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판 후 임상시험 제도를 의무화해 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임상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보되도록 제도화하는 한편 모든 생산 의약품에 대한 barr-code 부여로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이 추적될 수 있도록 이력관리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1차 적으로 700여 개의 난립된 제약회사의 M&A가 추진돼야 하며, 과다한 다국적 기업의 진출을 억제, 국내 제약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 혁신형 연구중심 병원 지원을 통한 신약개발과 의과학 연구 육성 등도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남은 건 약사회와 의협이 전달한 정책제안서가 누구의 손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 지만이 남았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부디 국민보다는 단체의 이익을 먼저 내세운 이번 정책 제안서가 의협과 약사회 어느 한 쪽 중심이 아닌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으로 재탄생되길 바란다.
임세호
2007.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