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약사 인력 공백 현실로, 제약계 병원계 비상
약대를 비롯한 약업계가 약대 6년제로 비상이 걸렸다. 2009년도 시행되는 약대 6년제로 우려됐던 약사 2년 공백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지 못해 약사인력 부족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년 동안 신입생을 뽑지 못하는 전국의 약학대학을 비롯해 매년 인력 부족으로 업무중단 위기까지 겪고 있는 병원약사회와 제약업계 등 약업계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약학대학 교육은 2009년부터 세계수준의 약사양성을 목표로 2+4학제의 새로운 약대 6년제가 시행된다.
그러나 새로운 학제개편은 2009년도와 2010년도 신입생 미선발을 야기해 결국 약사인력 수급차질이라는 문제점을 낳게 됐다.
지금까지 매년 1200여명의 약사가 배출되고 있는데 2년간 2천여 명의 약사가 양성되지 않으면 대학차원에서는 등록금과 약대교육의 중단, 병원약사를 비롯한 제약업계 및 약국가에는 약사채용에 차질을 빚는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국약학대학협의회(회장 서영거, 이하 약대협)가 그간 약대 6년제 조기선발을 주장해왔으나 의협 등 타 단체의 반발로 인해 무산됐다.
이후 절충안으로 1년 조기선발이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듯 했지만 최근 교육부가 '시행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혀 사실상 2년 공백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약대협을 포함한 병원약사회, 제약업계에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조기선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지난 7월 말 한자리에 모여 이에 대한 논의를 벌인 바 있으며, 각 단체별로도 인력충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당장 내년부터 약대생 선발을 할 수 없게 된 전국의 약대 일부에서는 '편입'이라는 카드를 조심스레 꺼내고 있다. 실제 약대협과 교육부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 협의점을 찾고 있었던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2009년과 2010년에 4년제 학부 편입생(3학년)을 입학 정원만큼 선발해 2년 공백을 최소화 하자는 것.
그러나 약대협 관계자에 따르면, 일명 '진입'이라는 이 방안은 대학 내 연간 전체 편입생 수가 한정되어 있는 현 체제를 감안해 볼 때 타 과의 편입생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약대 내에서는 신입생 공백은 없어진다 하더라도 '3학년 편입'이라는 형식으로 진입하는 만큼 2013년과 2014년 약사 배출은 그대로 이뤄지지 않아 궁극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약대만큼 약사 미 배출 소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병원약사회도 대책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인자 한국병원약사회 회장은 "매년 약사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겨 약제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그동안 병원약사회는 약사 미배출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섰다"고 한다.
실제 2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소식을 들은 병원약사회는 그야말로 '암중모색'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인자 회장은 "신입약사 선발뿐만 아니라 매년 20%에 달하는 이직자를 대신할 약사채용에도 문제가 된다"며 "지금도 인력난으로 어려운데 이중 삼중으로 어렵게 돼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병원약사회는 2년 공백을 감안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병원내 충원약사인원수를 대폭 확대하고 급여 및 처우를 개선해 2년간 필요한 채용인원을 4년 동안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현재도 병원약사 충원율이 80%에 그치고 있다는 점과 급여 등 처우개선은 개별 병원의 문제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병원약사회 관계자는 "2년 공백으로 인한 인력수급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병원약사회 차원에서 논의나 대책마련을 진행하겠지만, 어디까지나 방안을 제시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며 "급여 인상 등은 병원별로 해결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 등 사전준비 부족...시행 전부터 '빨간불'
각 단체가 약사인력 충원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약대 6년제 시행 자체에 대한 논의와 대책마련이 더욱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거 약대협 회장에 따르면, 6년제 교육에 필요한 교육방법 및 입문시험 등 연구결과는 마련됐으나 그 외에는 별다른 진척사항이 없다.
따라서 약사 공백문제 뿐만 아니라 6년제 교육의 성공적인 시행 및 정착을 위한 예산확보, 시행 및 교육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영거 회장은 "2011년에 6년제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해 교육부 및 약계 단체와 협의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아직도 교육부가 조기선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지지부진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 교육부는 6년제 조기시행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 9월 초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은 피하고 있다.
약대협, 6년제 5개 위원회 조직...단계별 진행
약대협 집행부는 "조기시행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외에 예산을 포함한 다른 일들도 겹쳐있어 6년제 시행을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약대협은 앞으로 약사공백뿐만 아니라 6년제 전반에 걸친 진행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서영거 회장은 지난 26일 약대협 상임교회의에서 연임의사를 밝히고 6년제를 위한 입시전형 및 입문시험, 교과과정, 교육환경, 대외협력, 사단법인화 등 5개의 운영위원회를 조직했다.
서영거 회장은 "지금처럼 주목구구식으로 진행하게 되면 6년제 시행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운영위원회 조직을 만들어 6년제의 발전과 시행계획등에 대해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공적인 6년제 정착은 약대협 혼자서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교과부를 포함한 각 단체간의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양금덕
200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