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복지부 “간호법 재의요구 건의” vs 민주당 “스스로 거부권? 웃지 못할 촌극”
간호법 제정과 관련한 국무회의를 하루 앞둔 15일 정부가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할 것임을 강조했다. 전문 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하고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곧바로 공동성명을 통해 스스로 발의한 법안을 거부하는 자기모순의 전형이라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1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어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간호법에 대해 헌법 제53조 제2항에 따른 재의요구를 건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조규홍 장관은 이번 입장에 대한 이유로 △의료인간 신뢰·협업 저해해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점 △의료에서 간호만 분리할 경우 국민 권리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점 △고령화 시대 선진화된 돌봄체계는 신중하게 설계돼야 하는 점 △간호법이 협업이 필요한 의료현장에서 특정 직역을 차별하는 점 △사회적 갈등이 큰 법안일수록 충분한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 등 다섯가지를 꼽았다.조 장관은 “간호법안은 의료현장에서 직역 간 신뢰와 협업을 깨뜨려 갈등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제일 중요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에서 간호만을 분리해 의료기관 외에 간호업무가 확대되면 국민들이 의료기관에서 간호 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어렵게 되고, 의료기관 외의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 청구와 책임 규명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고령화 시대 제대로 된 돌봄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장기요양기관 등 기능과 협업을 위한 직역 간 역할이 국민 수요에 맞게 재정립돼야 하는 점도 강조했다. 간호법안이 돌봄을 간호사만의 영역으로 만들 우려가 있는 만큼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설명이다.조 장관은 간호조무사에 대한 학력 상한을 두는 점도 재의요구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다른 직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며,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간호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하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공약과 법안을 스스로 부정하는 정부와 여당의 수준이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성명을 발표했다.민주당 복지위원들은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직접 공약하고, 국민의힘 소속의원들이 직접 법안까지 발의했던 사안에 대해 스스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웃지 못할 촌극”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부정하는 자기모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되며, 국회의 논의결과를 무시하고 내 뜻에 맞는 법만 수용하겠다는 독선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특히 민주당은 간호법안과 관련 정부·여당이 제시한 근거들이 모두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이며, 반대단체들이 근거없이 주장하는 정치적 선동의 언어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간호법이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간호법에 규정된 간호사 업무가 현행 의료법과 동일한 만큼, 정부·여당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특히 간호법안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거짓”이라며 일갈했다. 간호법은 OECD 33개국 포함 세계 90여 국가에 존재하며, 각국은 고령인구 증가와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해 간호인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또한 민주당은 “간호조무사 학력 조항은 복지부가 2012년 신설했음에도 이제와서 뻔뻔스럽게 간호법 탓인 양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간호법이 ‘간호조무사 차별법’이라는 정부·여당의 주장도 현행 의료법과 동일한 만큼 사실이 아니다”라고 꾸짖었다.이외에도 민주당은 간호법에는 돌봄사업 독점 규정이 없고 다른 일자리를 침해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점,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와 관련 예산지원이 필요한 점 등을 이유로 간호법 거부권 건의 결정을 거침없이 비판했다.마지막으로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파악해 잘못된 판단을 수정하길 바란다”며 “가짜뉴스를 근거로 자신들이 발의한 법률에 스스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결정으로 인해 초래되는 혼란과 불신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2023.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