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리베이트 척결, 제약사 순위 영향 줄까
영업총괄사장 간담회(12일) 등을 포함해 제약계가 리베이트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소강상태인 가운데, 제약계 내 제약사들이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순위(매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무 자르듯’ 자르면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와 경쟁력을 잃고 시장 지배력을 빼앗겨 더 안 좋은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개별 제약사별로 접근하면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
이 같은 시각은 제약사들이 곱지 않은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 이면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며, 이 중 제약사들의 순위에 대한 집착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매출 순위는 큰 부침을 겪으며 매년 ‘一喜一悲’했고, 업계에서는 여기에 리베이트가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이익보다는 매출 쪽에 지나칠 정도로 치중해 온 것으로 지적돼 온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중지할 경우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제공시 약가를 20% 인하하는 법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베이트로 인한 숱한 비난 속에서도 지속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제약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약가인하 법이 시행되면, 어차피 모든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제공하기가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20%가 인하가 적용되는 시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기간이 되면 의사들도 리베이트를 받지 못하고, 결국 지금의 처방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
리베이트 정국이 계속되며 제약사들이 실천에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100/100, 100/300을 넘어 최근 100/500(5개월 간 처방액 의사에 제공)까지 진행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간을 늘릴 수록 처방은 굳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약가를 인하하는 법이 시행되면 약가인하시 제약사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리베이트를 주지 못할 것이고 의사들도 받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 제약사들이 자정결의니 뭐니 해도 안됐지만 자연스럽게 정착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감히 탈피하느냐, 성장을 위해 그대로 가느냐의 문제인데 이 같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다. 제약사들이 할 일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 주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근 들어 일부 제약사들은 ‘매출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분간은 순이익에 전념할 것’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글로벌시대에서 매출이 수조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다국적제약사들과의 경쟁에 리베이트는 역부족으로, 내실을 통한 장기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제약사들은 1조원을 목표로 치열한 매출 순위경쟁을 해 왔는데 주주들도 이제는 영업이익 순이익 쪽을 많이 보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무조건 매출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 제약사들도 이제는 국내에서만 주도하면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부고발로 제약협회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A, K사는 소명자료를 제출한 상태로, 제약협 실무위원히 공정경쟁 준수위원회 등을 논의를 거쳐 징계여부와 수위가 결정된다.
이권구
2009.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