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오픈 100일을 맞은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을 찾았다. 축구장 70개를 합쳐놓은 것과 맞먹는 압도적인 규모의 이 쇼핑몰에는 개점 이후 80일 동안 총 620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PK마켓' '토이킹덤' '일렉트로 마트' 등 신세계 자체 전문매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화장품 전문 편집숍인 '슈가컵'은 약 120평 규모의 매장에 국내외 6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개점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 개점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뻐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슈가컵 안에 다 준비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가 밝힌 포부만큼이나 입점 브랜드, MD 구성, 다양한 체험 공간 등 슈가컵은 기존의 화장품 편집숍과 차별화된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 1만 5000개 제품을 한 자리에…편집숍 내 브랜드숍 최초 입점
슈가컵은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공간에 모아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매장 오른편에 위치한 브랜드숍 코너가 눈에 띈다. 브랜드숍이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 내 단독매장으로 입점한 경우는 많았지만 슈가컵과 같은 멀티숍 매장에 입점한 사례는 없기 때문.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미샤' 등 다양한 브랜드숍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이오페' '한율' '마몽드' 등 아모레퍼시픽 자체 화장품 편집숍인 '아리따움'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브랜드도 입점했다.
네일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색조 제품 한 켠에 매니큐어 제품을 배치하는 일반적인 진열형태와는 확연한 차이다. '데싱디바' 'O.P.I' '마발라' 등 유명 네일 브랜드를 위한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매장 입구에는 네일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문가에게 원하는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간단한 네일 케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 오감만족 제품 테스트가 가능한 체험존
화장품 매장은 보통 제품 테스트를 위해 진열대 한 켠에 작은 거울을 비치한다. 겨우 발색 정도 확인하는데 만족했던 고객들에게 슈가컵의 큼지막한 독립 화장대는 그야말로 신세계다. '메이크업바' '아이브로우존' '향수존' '클렌징존' 등 제품별로 테스트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 재미를 높였다. 매장 곳곳에 손을 닦을 수 있는 세면대가 비치돼있어 다양한 제품을 좀 더 위생적으로 즐길 수 있다.
슈가컵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이마트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는 특히 향기에 초점을 맞췄다. 매장 가장 앞 쪽에 보디 미스트를 시향 할 수 있도록 진열했다. 농축액을 따로 배치해 제품의 향을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센텐스는 '식물 본연의 에너지'를 향기에 담아 전달하고자 하는 자연주의 콘셉트의 헤어 및 보디 제품 전문 브랜드다. 슈가컵 내 2호 점에서 12개 라인, 약 100여 개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매장 내에서 간단한 두피·피부 테스트도 가능하다.
센텐스 외 헤어 및 보디 브랜드는 소규모로 입점돼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를 키우고자 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스타필드 하남점에는 슈가컵 매장 내에 센텐스 브랜드가 입점했지만 2017년 9월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점에는 단독 매장으로 입점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이 제품을 편하게 체험하며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이마트는 연내 10개 매장을 추가적으로 오픈해 본격적인 브랜드 확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으로 슈가컵 확장 계획에 대해서는 "스타필드와 같은 복합 쇼핑몰 내에만 개점하는 화장품 전문 편집숍으로 기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아리따움과 같은 전문 판매점과 단독 매장으로서의 경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 하남 스타필드 내 매장이 1호 점인 만큼 고객 선호도를 분석해 추가적으로 브랜드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입점 브랜드 또한 복합쇼핑몰의 특성을 반영해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