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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성형수술에 임하는 마음
편집부
입력 2026-02-19 09:26 수정 최종수정 2026-03-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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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 레알성형외과

성형외과는 일반적인 병원과는 다른 문턱을 가진 공간이다. 통증이나 기능적 문제로 방문하기보다, ‘해도 될까’, ‘굳이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마음속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결정을 오갔지만, 막상 하나의 결론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성형외과 진료는 신체의 문제를 넘어, 마음의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 된다.

전문의로 진료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환자를 만나며 느낀 점은, 외형의 문제보다 마음의 갈등이 더 큰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나 개인 클리닉을 운영하는 지금이나 이러한 경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담 과정에서 우울, 불안, 강박, 망상적 사고 등이 의심될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하고, 수술 가능 여부에 대해 자문을 구한다.

대부분은 “수술을 해도 무방하다”는 답을 받는다. 다만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은 일반 질환 치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치료에서는 ‘호전되었는가’가 중요하지만, 성형수술에서는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졌는가’가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성형외과 상담에서 자주 마주치는 심리 상태 중 하나가 양가감정이다. 수술을 하면 인위적으로 보일까 걱정되면서도, 하지 않으면 계속 마음에 걸릴 것 같고, 자연스러운 결과를 원하면서도 변화가 부족할까 염려한다.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것 같고, 코가 약간 휘어 보이는 생각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는 물건을 고를 때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가 아쉬워지는 상황과 닮아 있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쳐, 결정 이후에도 계속 흔들릴 때이다. 수술 전의 망설임은 자연스럽지만, 수술 후에도 같은 고민이 반복된다면 회복 과정은 매우 힘들어진다. 객관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결과임에도 ‘혹시 더 좋아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괜히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면, 환자와 의사 모두 지치게 된다.

조현병과 같은 중증 정신질환은 증상이 뚜렷할 경우 비교적 쉽게 인지할 수 있지만, 안정기나 초기 단계에서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20대 남성이 코성형 이후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다행히 증상이 경미하고 약물치료를 잘 유지하는 경우에는 수술 후 회복이나 추적 진료에서 큰 문제 없이 경과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하다 보면 외형에 대한 불만 이면에 삶에 대한 불만이 자리한 경우도 적지 않다. 젊은 시절의 고생, 배우자의 무관심, 관계의 소원함 등이 수술 동기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수술의 주된 이유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술이 과거를 보상해 주거나, 관계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공황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의 상태를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으며, 수술 결과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기대를 가진다. 실제로 이들에서 수술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진단명 자체보다 결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해석의 왜곡이다.

수술 후에는 어느 정도의 통증, 부기, 멍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반대로 드문 가능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되돌릴 수 없는 중대한 합병증과, 시간이 지나며 조정 가능한 경미한 문제를 구분해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경우는 스스로의 불안을 조절하기 힘든 환자이다. 여러 차례 코수술을 받은 한 여성 환자가 있었다. 평소에는 이성적이고 상냥했지만, 특정 순간이 되면 ‘앞으로 코가 더 짧아져 얼굴이 무너질 것 같다’는 비현실적인 걱정을 반복했다. 이미 변화가 멈춘 상태임에도, 일어나지 않을 상황을 계속 염려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추가 수술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결국 성형수술은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의료 행위가 아니라, 환자의 기대와 현실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의료진의 역할은 가능한 변화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수술이 도움이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 안내하는 데 있다. 환자 역시 자신의 마음 상태와 기대 수준을 점검하며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성형수술은 ‘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라 ‘해야 하는 수술’일 때 가장 만족도가 높다. 충분한 상담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결정이야말로, 안전한 수술과 안정적인 회복, 그리고 장기적인 만족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의료진이 성형수술을 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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