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약학 교육은 일제 치하인 1915년 설립된 조선약학강습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주된 교육 목표였던 의약품의 조제는 그 후 나라가 독립되고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 이르는 100여 년 동안 점차 제약, 용약(用藥, 임상약학), 창약(創藥, 신약개발)으로 진화되었다. 이에 맞추어 교과목에 새로운 학문이 추가되면서 약학교육의 정체성이 불투명해질 정도로 학과목 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약학교육의 개선은1967년 내가 약학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약학계의 묵은 과제가 되어 있었다. 약학 교육의 정체성 문제는 사실 제약, 용약, 창약이라는 세 분야를 망라하여 가르치려고 하는 과욕에서 야기된 것이다. 따라서 욕심을 줄여서 제약, 용약, 창약에 공통으로 필요한 지식만을 엄선하여 교육하는 외에 달리 해결책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약춘 342).
문제는 필요한 지식만을 엄선해서 커리큘럼을 개선하는 방법론이다. 그동안에는 약대 교수들이 모여, 기존의 학과목들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선을 시도해 왔는데, 교수들의 과목 이기주의와 제한된 안목 때문에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룰 수 없었다. 이제는 약대 교수들의 비중을 대폭 줄인 범약계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때 1) 우선 기존의 구태의연한 학과목들을 과감하게 분해하여 생긴 지식의 요소들을 전부 한 통에 넣는다. 2) 새 시대에 요구되는 지식들을 이 통에 추가한 후 균질하게 섞는다. 3) 제약, 용약, 창약에 공통으로 필요한 핵심 지식 요소들만을 건져 내 체계적으로 꿰어 새로운 학과목들(커리큘럼)을 만든다,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여러 모양의 구슬(지식)들을 꿰어 아름다운 목걸이(학과목)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해 보인다.
최근 나는 벌써 2013년에 ‘제약산업학(製藥産業學, Pharmaceutical Industry)’이라는 새로운 교재가 발간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책은 약학의 3대 목표를 추구하는데 필요한 최신의 공통 지식들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꿰고 있어, 마치 필요한 구슬들이 잘 꿰어진 아름다운 목걸이 같아 보였다.
이 책은 제약산업 및 의약품개발의 개요, 신약개발 후보 선정, 유효성 및 신약의 체내동태 평가, 비임상시험, 의약품의 지식재산권, 합성신약의 연구개발, 천연물 신약 및 개량신약의 개발, 바이오의약품, 백신과 혈액제제, 유전자 및 세포기반 치료제, GMP, 원료의약품 및 완제의약품의 개발, 신약의 허가,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작성개요, 신약의 기준 및 시험방법 설정, ICH 가이드라인과 각국의 허가제도, 시판 후 안전관리, 산업전략, 의약품마케팅, 국내신약개발사례 등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표 저자인 이봉용 박사는 머리말을 통해 “약학대학 6년제 학제개편에 따라 제약 및 공직, 연구직 등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약학대학의 핵심교육과정(산업약학)에 포함하게 되었다. 이 ‘제약산업학’은 산업현장에서 의약품의 제품기획, 연구, 개발, 생산, 허가, 유통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저술되었다. 특히 다른 약학전공서적들과의 중복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 기술이나 방법의 나열을 지양하고 이론적 서술보다 의약품 개발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총체적 지식을 학습하도록 구성하였다. 또 각종 허가 규정 및 개발 프로세스와 의약품의 해외 허가제도도 소개하였다. 이 책의 저술에 참여한 산업계, 관계 및 학계의 여러 전문가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하였다.
2025년에 발간된 제4개정판(대표저자: 이봉용, 김애리)에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연구개발, 시장 동향과 국내 신약 연구개발 사례 등이 추가되어 있다.
끝으로 ‘제약산업학’은 제약, 용약, 창약이라는 3대 목표에 공통으로 필요한 지식을 망라하여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기존의 학과목수를 줄이고 커리큘럼을 개혁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의 선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미 제약산업계에 종사하는 분들께서 제약 및 창약 등 약학의 전모를 통찰하는 데에도 큰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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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여 순차적으로 발간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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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약학 교육은 일제 치하인 1915년 설립된 조선약학강습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주된 교육 목표였던 의약품의 조제는 그 후 나라가 독립되고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 이르는 100여 년 동안 점차 제약, 용약(用藥, 임상약학), 창약(創藥, 신약개발)으로 진화되었다. 이에 맞추어 교과목에 새로운 학문이 추가되면서 약학교육의 정체성이 불투명해질 정도로 학과목 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약학교육의 개선은1967년 내가 약학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약학계의 묵은 과제가 되어 있었다. 약학 교육의 정체성 문제는 사실 제약, 용약, 창약이라는 세 분야를 망라하여 가르치려고 하는 과욕에서 야기된 것이다. 따라서 욕심을 줄여서 제약, 용약, 창약에 공통으로 필요한 지식만을 엄선하여 교육하는 외에 달리 해결책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약춘 342).
문제는 필요한 지식만을 엄선해서 커리큘럼을 개선하는 방법론이다. 그동안에는 약대 교수들이 모여, 기존의 학과목들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선을 시도해 왔는데, 교수들의 과목 이기주의와 제한된 안목 때문에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룰 수 없었다. 이제는 약대 교수들의 비중을 대폭 줄인 범약계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때 1) 우선 기존의 구태의연한 학과목들을 과감하게 분해하여 생긴 지식의 요소들을 전부 한 통에 넣는다. 2) 새 시대에 요구되는 지식들을 이 통에 추가한 후 균질하게 섞는다. 3) 제약, 용약, 창약에 공통으로 필요한 핵심 지식 요소들만을 건져 내 체계적으로 꿰어 새로운 학과목들(커리큘럼)을 만든다,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여러 모양의 구슬(지식)들을 꿰어 아름다운 목걸이(학과목)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해 보인다.
최근 나는 벌써 2013년에 ‘제약산업학(製藥産業學, Pharmaceutical Industry)’이라는 새로운 교재가 발간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책은 약학의 3대 목표를 추구하는데 필요한 최신의 공통 지식들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꿰고 있어, 마치 필요한 구슬들이 잘 꿰어진 아름다운 목걸이 같아 보였다.
이 책은 제약산업 및 의약품개발의 개요, 신약개발 후보 선정, 유효성 및 신약의 체내동태 평가, 비임상시험, 의약품의 지식재산권, 합성신약의 연구개발, 천연물 신약 및 개량신약의 개발, 바이오의약품, 백신과 혈액제제, 유전자 및 세포기반 치료제, GMP, 원료의약품 및 완제의약품의 개발, 신약의 허가,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작성개요, 신약의 기준 및 시험방법 설정, ICH 가이드라인과 각국의 허가제도, 시판 후 안전관리, 산업전략, 의약품마케팅, 국내신약개발사례 등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표 저자인 이봉용 박사는 머리말을 통해 “약학대학 6년제 학제개편에 따라 제약 및 공직, 연구직 등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약학대학의 핵심교육과정(산업약학)에 포함하게 되었다. 이 ‘제약산업학’은 산업현장에서 의약품의 제품기획, 연구, 개발, 생산, 허가, 유통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저술되었다. 특히 다른 약학전공서적들과의 중복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 기술이나 방법의 나열을 지양하고 이론적 서술보다 의약품 개발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총체적 지식을 학습하도록 구성하였다. 또 각종 허가 규정 및 개발 프로세스와 의약품의 해외 허가제도도 소개하였다. 이 책의 저술에 참여한 산업계, 관계 및 학계의 여러 전문가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하였다.
2025년에 발간된 제4개정판(대표저자: 이봉용, 김애리)에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연구개발, 시장 동향과 국내 신약 연구개발 사례 등이 추가되어 있다.
끝으로 ‘제약산업학’은 제약, 용약, 창약이라는 3대 목표에 공통으로 필요한 지식을 망라하여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기존의 학과목수를 줄이고 커리큘럼을 개혁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의 선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미 제약산업계에 종사하는 분들께서 제약 및 창약 등 약학의 전모를 통찰하는 데에도 큰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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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여 순차적으로 발간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