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연합회,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공소제기 불가 특례 위헌 소지"
필수의료행위 범위 '응급·외상·분만·중증소아' 법률 명시 조건부 찬성
사망 의료사고 형사면책 규정은 반대…"생명권·재판청구권 침해"
입력 2026.02.19 10:59 수정 2026.02.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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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최근 발의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개정안과 관련해 ‘공소제기 불가 특례’ 조항은 위헌 소지가 크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환자단체연합회는 19일 공식 의견서를 통해 김윤·한지아·박희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필수의료 기피현상 해소와 의료사고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를 도모하려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환자의 생명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수사특례·형사특례 규정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필수의료행위 관련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제기 불가 특례’ 조항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단체는 “합의나 손해배상만으로 사망 의료사고에 대한 검사의 공소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는 국내 법체계상 유례가 없다”며 “이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09년 헌법재판소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중상해 사고 공소제기 불가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점을 언급하며 “사망이라는 더 중대한 법익 침해에까지 공소 제한을 확대하는 것은 위헌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방·경찰·군인 등 고위험 공익 종사자에게도 허용되지 않는 형사면책 특권을 의료인에게만 부여하는 것은 직역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 범위는 법률에 명시해야

환자단체연합회는 ‘필수의료행위’ 범위 설정에 대해서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적용 범위를 △응급 △외상 △분만 △중증소아로 한정하고, 이를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에 위임하지 말고 법률에 직접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수사특례와 형사특례는 환자의 헌법상 기본권과 직결되는 제도인 만큼 최소 범위로 적용돼야 한다”며 “중증질환·심혈관·뇌혈관 등으로 확대될 경우 암·희귀질환까지 포괄돼 적용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은 조건부 찬성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제도 도입 자체에는 찬성했다.

단체는 “강화된 의료감정 절차와 소비자위원 참여는 피해자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심의 대상은 ‘중대한 과실 유무’가 아닌 ‘업무상 과실 유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심의위원회 신청권자에 피해 환자와 유가족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과실보상 확대는 찬성…손해배상 대불제 폐지는 신중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무과실보상 특례를 필수의료행위(응급·외상·중증소아)로 확대하는 방안에는 찬성했다.

다만 최근 보상 상한액이 3억원으로 상향된 점을 고려할 때 분쟁 증가 가능성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책임보험 보장 범위를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원은 보건의료인이 아닌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전한 진료환경과 환자 기본권은 함께 가야”

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와 의료인은 대립 관계가 아니다”라며 “필수의료 기피현상 해소라는 명분 아래 환자의 생명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입법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료사고 피해 환자와 유가족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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