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립선암은 국내에서 고령 남성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남성암이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조기 전립선암뿐 아니라, 진단 당시 이미 원격 전이가 확인되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전체 전립선암 환자 가운데 약 10% 내외가 처음 진단 시부터 뼈나 림프절 전이를 동반한 상태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환자의 치료 전략은 국소 질환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특히 전이성 전립선암은 치료 시점과 초기 전략에 따라 이후 질병 경과와 생존 기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근 들어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전립선암 치료에서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은 병기가 바로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metastatic Hormone-Sensitive Prostate Cancer, mHSPC)’이다. mHSPC는 영상학적으로 전이가 확인된 상태이지만, 남성호르몬 차단요법(ADT)에 여전히 반응을 보이는 단계로 정의된다. 이 시기는 향후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CRPC)으로의 진행 여부와 시점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초기 치료 선택에 따라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과거 ADT 단독 치료가 표준이었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치료 강화 전략’이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잇따라 검증되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치료 환경 변화 속에서 약업닷컴은 최근 아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김선일 교수와 mHSPC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김 교수는 호르몬 반응성 단계에서의 치료 전략 수립이 이후 질병 경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ADT 단독에서 ARTA 병용요법으로 전환된 치료 기준이 환자 진료에 가져온 변화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했다.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mHSPC라는 병기의 임상적 의미를 시작으로, 치료 강화 전략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주요 임상 연구 결과, 실제 환자 진료에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기준, 급여 적용 이후 변화된 진료 환경 등에 대해 다뤘다.
mHSPC, 전립선암 치료서 왜 중요한가?
김 교수는 mHSPC를 전립선암 치료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호르몬 반응성이 유지되는 시기는 제한적이며, 이 시기를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가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CRPC) 단계로 이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CRPC 단계에 접어들면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 역시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과거에는 mHSPC 환자에게 ADT 단독요법이 표준 치료로 적용됐다. ADT는 고환에서 생성되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차단하는 치료로, 전립선암 치료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ADT 단독 치료의 효과는 평균적으로 1~1.5년 정도 유지되는 데 그쳤고, 이후 상당수 환자에서 PSA 상승과 함께 질환 진행이 나타났다.
김 교수는 “ADT 단독요법은 분명 일정 기간 효과를 보이지만, 암세포가 결국 우회 경로를 통해 성장 신호를 유지하게 된다”며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바로 치료 강화(treatment intensification)”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축적되면서, mHSPC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병용하는 전략이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되기 시작했다.
ADT 단독에서 치료 강화 전략으로의 전환
mHSPC 치료에서 가장 큰 변화는 ADT 단독에서 벗어나, ADT에 안드로겐 수용체 표적 치료제(Androgen Receptor Targeted Agent, ARTA)를 병용하는 전략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이 변화는 단순히 약제가 하나 추가된 것이 아니라, 전립선암 치료의 철학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안드로겐 의존성이 매우 높은 암종이다. 20세기 초 고환 절제술을 통한 호르몬 차단 치료에서 시작해, 이후 화학적 거세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암세포는 낮아진 호르몬 환경에서도 안드로겐 수용체를 과발현하거나 변형시켜 성장 신호를 유지할 수 있다. ARTA는 이러한 암세포의 적응 메커니즘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ARTA는 ADT로 낮춘 남성호르몬 환경에서도 암세포가 수용체를 통해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ADT 단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치료 기전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전적 차이는 임상 연구 결과에서도 분명한 생존 이점으로 이어졌다.
ARCHES와 ENZAMET 연구가 제시한 근거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는 mHSPC 치료 전략 변화를 이끈 대표적인 ARTA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엑스탄디의 임상적 근거로 ARCHES와 ENZAMET 연구를 언급했다.
ARCHES 연구는 mHSPC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탄디와 ADT 병용요법을 ADT 단독요법과 비교한 3상 연구다. 연구 결과, 엑스탄디 병용군은 영상학적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1% 감소시켰으며, PSA 진행 위험 역시 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mHSPC 환자에서 치료 강화 전략이 질병 진행을 유의미하게 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ENZAMET 연구는 비교 대상이 위약이 아닌 기존 비스테로이드성 항안드로겐(NSAA)이라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이 연구에서 엑스탄디 병용군은 기존 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김 교수는 “이미 사용되고 있던 치료제와 비교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매우 설득력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단순한 통계 수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체감되고 있다”며 “치료 반응 유지 기간이 분명히 길어졌고, CRPC 단계로 이행하는 시점이 늦춰지는 환자를 실제로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 전략 수립
mHSPC 환자는 전이 양상과 전신 상태가 매우 다양해, 치료 전략 역시 개별화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는 전이 범위”라고 설명했다. 영상 검사를 통해 병소의 개수와 위치를 평가해 고전이(high-volume)와 저전이(low-volume)로 구분하며, 이 구분은 치료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기에 Gleason score, PSA 수치,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가 함께 고려된다. 김 교수는 “같은 병기라도 50대 환자와 80대 환자의 치료 목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젊고 전신 상태가 양호한 환자의 경우 장기 생존을 목표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 전략을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치료 결정 과정에서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 치료 기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설명해야 환자가 치료 전략을 이해하고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탄디의 임상적 위치와 실제 사용 경험
엑스탄디는 국내에서 약 15년 전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도입된 이후, 장기간의 실제 사용 경험이 축적된 약제다. 이러한 경험은 mHSPC 치료로 적응증이 확대된 이후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엑스탄디는 임상 연구 수가 많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사용 경험이 풍부해 치료 전략을 세울 때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부작용으로 피로감을 언급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해 고령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mHSPC 1차 치료로 급여가 적용된 이후, 엑스탄디의 활용도는 크게 증가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 강화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급여 전환 이후에는 표준 치료 전략에 따라 보다 일관된 치료 계획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급여 적용 이후 달라진 진료 현장
엑스탄디 병용요법이 mHSPC 1차 치료로 급여 적용되면서 진료 현장에서는 여러 변화가 나타났다.
김 교수는 “환자의 본인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치료 효과 유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설명해야 했다면, 현재는 장기 생존 가능성과 질병 조절 기간 연장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환자의 치료 순응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3제 요법의 위치와 현실적 고려사항
최근에는 ADT와 ARTA, 도세탁셀을 병용하는 3제 요법도 일부 환자군에서 논의되고 있다.
김 교수는 “고전이 환자 중 비교적 젊고 전신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3제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현실에서는 급여 문제와 부작용 부담으로 인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2제 요법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3제 요법은 선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PSA 국가암검진 도입에 대한 시각
김 교수는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 PSA 검사를 국가암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전립선암은 진단 시점에 따라 생존율 격차가 매우 큰 암”이라며 “남성암 예방 차원에서 PSA 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이성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전이성 암이라는 진단이 큰 충격일 수 있지만, 현재는 치료 옵션의 발전으로 장기 생존이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 근거가 있는 표준 치료를 신뢰하고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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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은 국내에서 고령 남성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남성암이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조기 전립선암뿐 아니라, 진단 당시 이미 원격 전이가 확인되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전체 전립선암 환자 가운데 약 10% 내외가 처음 진단 시부터 뼈나 림프절 전이를 동반한 상태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환자의 치료 전략은 국소 질환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특히 전이성 전립선암은 치료 시점과 초기 전략에 따라 이후 질병 경과와 생존 기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근 들어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전립선암 치료에서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은 병기가 바로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metastatic Hormone-Sensitive Prostate Cancer, mHSPC)’이다. mHSPC는 영상학적으로 전이가 확인된 상태이지만, 남성호르몬 차단요법(ADT)에 여전히 반응을 보이는 단계로 정의된다. 이 시기는 향후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CRPC)으로의 진행 여부와 시점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초기 치료 선택에 따라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과거 ADT 단독 치료가 표준이었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치료 강화 전략’이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잇따라 검증되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치료 환경 변화 속에서 약업닷컴은 최근 아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김선일 교수와 mHSPC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김 교수는 호르몬 반응성 단계에서의 치료 전략 수립이 이후 질병 경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ADT 단독에서 ARTA 병용요법으로 전환된 치료 기준이 환자 진료에 가져온 변화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했다.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mHSPC라는 병기의 임상적 의미를 시작으로, 치료 강화 전략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주요 임상 연구 결과, 실제 환자 진료에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기준, 급여 적용 이후 변화된 진료 환경 등에 대해 다뤘다.
mHSPC, 전립선암 치료서 왜 중요한가?
김 교수는 mHSPC를 전립선암 치료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호르몬 반응성이 유지되는 시기는 제한적이며, 이 시기를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가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CRPC) 단계로 이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CRPC 단계에 접어들면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 역시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과거에는 mHSPC 환자에게 ADT 단독요법이 표준 치료로 적용됐다. ADT는 고환에서 생성되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차단하는 치료로, 전립선암 치료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ADT 단독 치료의 효과는 평균적으로 1~1.5년 정도 유지되는 데 그쳤고, 이후 상당수 환자에서 PSA 상승과 함께 질환 진행이 나타났다.
김 교수는 “ADT 단독요법은 분명 일정 기간 효과를 보이지만, 암세포가 결국 우회 경로를 통해 성장 신호를 유지하게 된다”며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바로 치료 강화(treatment intensification)”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축적되면서, mHSPC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병용하는 전략이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되기 시작했다.
ADT 단독에서 치료 강화 전략으로의 전환
mHSPC 치료에서 가장 큰 변화는 ADT 단독에서 벗어나, ADT에 안드로겐 수용체 표적 치료제(Androgen Receptor Targeted Agent, ARTA)를 병용하는 전략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이 변화는 단순히 약제가 하나 추가된 것이 아니라, 전립선암 치료의 철학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안드로겐 의존성이 매우 높은 암종이다. 20세기 초 고환 절제술을 통한 호르몬 차단 치료에서 시작해, 이후 화학적 거세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암세포는 낮아진 호르몬 환경에서도 안드로겐 수용체를 과발현하거나 변형시켜 성장 신호를 유지할 수 있다. ARTA는 이러한 암세포의 적응 메커니즘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ARTA는 ADT로 낮춘 남성호르몬 환경에서도 암세포가 수용체를 통해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ADT 단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치료 기전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전적 차이는 임상 연구 결과에서도 분명한 생존 이점으로 이어졌다.
ARCHES와 ENZAMET 연구가 제시한 근거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는 mHSPC 치료 전략 변화를 이끈 대표적인 ARTA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엑스탄디의 임상적 근거로 ARCHES와 ENZAMET 연구를 언급했다.
ARCHES 연구는 mHSPC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탄디와 ADT 병용요법을 ADT 단독요법과 비교한 3상 연구다. 연구 결과, 엑스탄디 병용군은 영상학적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1% 감소시켰으며, PSA 진행 위험 역시 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mHSPC 환자에서 치료 강화 전략이 질병 진행을 유의미하게 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ENZAMET 연구는 비교 대상이 위약이 아닌 기존 비스테로이드성 항안드로겐(NSAA)이라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이 연구에서 엑스탄디 병용군은 기존 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김 교수는 “이미 사용되고 있던 치료제와 비교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매우 설득력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단순한 통계 수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체감되고 있다”며 “치료 반응 유지 기간이 분명히 길어졌고, CRPC 단계로 이행하는 시점이 늦춰지는 환자를 실제로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 전략 수립
mHSPC 환자는 전이 양상과 전신 상태가 매우 다양해, 치료 전략 역시 개별화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는 전이 범위”라고 설명했다. 영상 검사를 통해 병소의 개수와 위치를 평가해 고전이(high-volume)와 저전이(low-volume)로 구분하며, 이 구분은 치료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기에 Gleason score, PSA 수치,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가 함께 고려된다. 김 교수는 “같은 병기라도 50대 환자와 80대 환자의 치료 목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젊고 전신 상태가 양호한 환자의 경우 장기 생존을 목표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 전략을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치료 결정 과정에서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 치료 기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설명해야 환자가 치료 전략을 이해하고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탄디의 임상적 위치와 실제 사용 경험
엑스탄디는 국내에서 약 15년 전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도입된 이후, 장기간의 실제 사용 경험이 축적된 약제다. 이러한 경험은 mHSPC 치료로 적응증이 확대된 이후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엑스탄디는 임상 연구 수가 많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사용 경험이 풍부해 치료 전략을 세울 때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부작용으로 피로감을 언급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해 고령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mHSPC 1차 치료로 급여가 적용된 이후, 엑스탄디의 활용도는 크게 증가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 강화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급여 전환 이후에는 표준 치료 전략에 따라 보다 일관된 치료 계획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급여 적용 이후 달라진 진료 현장
엑스탄디 병용요법이 mHSPC 1차 치료로 급여 적용되면서 진료 현장에서는 여러 변화가 나타났다.
김 교수는 “환자의 본인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치료 효과 유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설명해야 했다면, 현재는 장기 생존 가능성과 질병 조절 기간 연장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환자의 치료 순응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3제 요법의 위치와 현실적 고려사항
최근에는 ADT와 ARTA, 도세탁셀을 병용하는 3제 요법도 일부 환자군에서 논의되고 있다.
김 교수는 “고전이 환자 중 비교적 젊고 전신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3제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현실에서는 급여 문제와 부작용 부담으로 인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2제 요법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3제 요법은 선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PSA 국가암검진 도입에 대한 시각
김 교수는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 PSA 검사를 국가암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전립선암은 진단 시점에 따라 생존율 격차가 매우 큰 암”이라며 “남성암 예방 차원에서 PSA 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이성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전이성 암이라는 진단이 큰 충격일 수 있지만, 현재는 치료 옵션의 발전으로 장기 생존이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 근거가 있는 표준 치료를 신뢰하고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