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보고 의무에 대한 제도화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됐지만 18개월 행정처분 유예(2019년 1월 1일 적용)로 본격적인 제도 시행까지 어느 정도 여유기간이 확보됐다.
그 기간 동안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의약품 유통(도매)업계와 함께 제도 안착을 위한 노력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일련번호 '묶음번호(Aggregation, 어그리게이션)'손질에 나선다.
5일 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와 의약품 유통(도매)업계·제약업계 등 관계자 협의를 통해 의약품 묶음배송에 필수적인 묶음번호 표준안을 마련하고 의무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일련번호 의무보고 제도 시행을 위한 정책 건의로 묶음번호 의무화를 비롯해 △익월보고 유지 △바코드 리더기 등 비용지원 등을 요청해 왔다.
묶음번호와 관련, 복지부는 이에 대한 사전작업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를 중심으로 묶음배송 권장단위와 바코드 부착 위치, 유의사항 등을 정리해 표준안을 마련해 현재 최종 모델을 협의 중이다.
심평원이 지난 5월 공개한 표준안에는 묶음포장 단위를 소포장 5~10개, 중포장 25~100개(소포장 5~10개), 대포장 125~1,000개(소포장 25~100개, 중포장 5~10개)로 나누고, 포장별 묶음번호를 중앙 또는 우측 상단 등 인식하기 쉬운 위치에 부착하는 방식이 포함됐으며, 표시 방식에 대한 3가지 표준모델이 제시됐다.
그외에도 복지부는 적용 불가능한 부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아울러 표준안 및 법안 논의과정에서 확인되는 현실적 문제점 등에 대한 검토·개선 가능성이 시사되기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련번호제도 확대도입 과정에서 의약품 유통행태가 거래처나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해 제도 도입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제도 시행 후 기존 유통업계 프로세스도 조금씩 바뀌어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약국가에서 재고를 관리하지 않고 수시로 전화해 배송을 시키는 다배송이 거래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이에 대해 환자·소비자 편의성이 명분으로 제기되지만, 이러한 관행이 정말 옳은지 논의를 거쳐 발전적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도매 행태가 100건이면 100곳이 다 다른 상황에 처해있고 여건이 다른 것 같다"며 "100곳을 모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대한 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유통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행 의지가 있다면 낙오시키지 않고 함께 가는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복지부와 유통업계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을 준비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