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관련 분야는 한국의 유망직업이 될 것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대한족부기공협회의 창립총회 및 제 1회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상에 초청연사로 방문한 두 명의 족부전문의(Doctor of Podiatric Medicine, DPM) Dr. Defrancisco와 Dr. Julien을 만나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Dr. Defrancisco와 Dr. Julien은 미국내 국가대표팀 팀닥터로 활약 중이다. 다음은 Dr. Defrancisco(이하 D/ 사진 오른 쪽)와 Dr. Julien(이하 J/사진 중앙)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편집자주>.
- 한국방문은 처음이신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D: 저는 이번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 처음 방문했습니다. 한국인들은 친절하고 음식이 아주 맛있네요. 특히 그릴이 테이블에 들어가 있어서 고기를 구워먹는 한국식 스테이크는 정말 맛있었습니다.J: 저도 한국 방문이 처음입니다. 저는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어서 다른 아시아 국가는 가 보았지만 한국은 처음입니다. 비행기에서부터 지금까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매우 친절하고 배려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 방문 목적은?
D: 이번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Pedorthist(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 협회의 창립총회에 참석하고 강연을 하는 것입니다.J: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을 좀 더 보내면서 한국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가려고 합니다.
- 미국에서 족부전문의와 족부기공사는 어떤 직업입니까?
D: 족부기공사 / 족부관리사는 손상되고 불균형적인 족부를 균형있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하여 발과 하지에 필요한 모든 보형물을 만드는 고도의 의료전문직입니다. 환자의 생체역학적 특성을 측정하여 하지, 족부, 신체의 균형에 맞는 족부 보형물 및 장치를 제작, 수리, 가공하여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직업은 단순히 교정장치만 제작하는 것만 아니라 족부의료팀의 한 일원으로서 보형물 제작 계획에 참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정부의 허가 하에 독립하여 직접 족부기공소를 운영하기도 하는 등 족부 관련 전문의들의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함께 조력하여 성장해가는 직업군입니다. 저도 16살때부터 족부관리사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족부전문의의 꿈을 키웠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정식으로 정부에서 관리하는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 제도가 없을 때입니다.
J: 족부전문의는 고도로 전문화된 의사입니다. 미국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MCAT이라는 의대입학시험을 치른 후 족부의대에 입학합니다. 의대 4년 졸업 후 3-4년의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면 족부전문의가 됩니다. 미국 포브스지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의 50가지 직업군 중에 소득 순위 9위를 할 정도로 소득 수준도 높고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환자 군을 보는데 그 중 큰 한가지가 이번 창립총회 및 학회에 관련된 Orthotic/Orthosis(교정용 인솔)를 처방하고 환자를 비수술적으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 때 족부전문의와 함께 교정용 인솔의 처방 및 제작을 돕는 직업군이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치과의사와 치기공사의 관계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족부기공사/관리사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의 족부를 직접 측정하고 신체역학적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좀 더 환자와 가까이에서 일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국에서는 어떤 의사군이 족부기공사/족부관리와 함께 일하며 교정용 인솔을 처방하나요?
D: 사실 저도 이번에 강연 준비를 하면서 처음 한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의료법 상으로 의사는 의사, 치과의사 그리고 한의사로 되어 있고 족부전문의 제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족부족관절 정형외과, 족부 재활의학과, 족부 소아청소년과, 당뇨발 관련 학과 등에서 활발히 연구 및 학술활동 그리고 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대한족부기공협회에서 다양한 족부 관련 전문의들을 만나 교류하고 싶습니다.
J: 한국에 족부 관련 전문의들로 구성된 ‘당뇨발 학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아시아 국가들도 이젠 당뇨병과 관련 합병증에서 위험하다는 의학계 자료를 읽었습니다. 미국에서 족부전문의는 당뇨병의 가장 큰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발 치료의 첫 번째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입니다. 당뇨환자는 발에 상처가 나면 상처 부위가 잘 아물지 않고 궤양이 생기게 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국 발을 절단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케어 등 의료수가를 줄이려는 성향이 있는데 반대로 당뇨발 관련 교정용 인솔의 처방과 당뇨신발 등의 의료수가는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그 후에 발생 가능한 여러 치료보다 비용이 비교할 수 없게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은 사보험 제도이지만 정부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서도 당뇨환자에게 매년 두 번의 당뇨용 인솔을 처방하고 한 번의 당뇨용 신발을 커버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더 좋은 사보험에서는 그 커버리지가 더 높습니다.
D: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재 한국에는 족부 관련 전문의를 도와서 올바른 교정용 혹은 당뇨용 인솔과 신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하는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 제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족부 질환에 대한 각 나라의 관심은 그 나라의 소득 수준과 비슷하게 커집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예가 그러했듯이 이제는 한국에서도 족부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고 그에 따른 공인된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의 체계적인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 두 분께서는 어떤 경우에 교정용 또는 당뇨용 인솔을 처방하고 있고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D: 저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많은 여성들은 직업상으로나 패션으로 하이힐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점점 출퇴근 시에는 워킹화를 신고 필요시에만 하이힐을 이용하는 여성분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발의 변형에 따른 수술과 비 수술적 요법을 위해 내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뉴요커들은 다른 어떤 도시보다 많이 걸어 다니고 운동과 건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또한 올바른 보행방법과 운동의 종류에 따른 신발 및 그에 맞는 교정용 인솔의 처방을 문의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저는 미국 육상분야의 국가대표팀 주치의로서 치료도 하지만 올바른 인솔의 처방으로 경기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종류별로 각각 많이 쓰이는 관절과 근육이 있는데 그에 알맞은 교정용 인솔은 스포츠의 기록을 향상시키고 근육의 피로를 줄이며 부상을 방지하게 됩니다.
수술은 최후의 치료법으로 설명한 후 교정용 일솔 및 기타 보정용 기구를 이용한 재활치료부터 추천하고 치료하고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뒤꿈치 통증과 발바닥 통증의 완화 그리고 안장다리 교정 및 평발 환자의 바른 보행을 위한 교정용 인솔 등 다양한 분야에 처방하고 있고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모든 인솔을 이용한 처방을 할 때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의 역할은 큽니다. 신체역학적 분석 그리고 운동 분석을 함께 하며 정확한 인솔 제작을 하게 되니까요.
J: 저는 아틀란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83년부터 여러 미국 국가대표팀의 팀닥터를 했고 특히 96년 아틀란타 올림픽부터는 심장내과 등 다른 과목의 전문의들과 함께 협진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동계올림픽 팀 닥터로도 활동중입니다. 한국에서도 몇 년 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계스포츠 종목들의 특성상 발이 고정되어 운동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교정용 맞춤 인솔이 크게 효과를 냅니다. 빙상스포츠와 설원스포츠 등에서 신발과 부츠는 스포츠용품이며 그에 따라 기록을 좌우할 만한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 때 족부전문의와 족부기공사는 각각 선수의 족부의 운동 방향과 신체역학적 치수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가장 효율적인 운동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정용 인솔을 처방하고 제작하여 줍니다.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선수들의 부상방지 그리고 컨디션 조절 문제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부상 선수들의 복귀 시간입니다. 저도 수술을 하는 의사입니다만 수술을 하게 되면 우선 선수로서의 복귀 시간이 비수술적요법의 그것에 비해 길어집니다. 따라서 의료진과 팀닥터의 빠른 판단이 선수의 경기 참여 그리고 복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수술후 교정용 인솔의 착용은 그 복귀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 한국에서의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의 양성과 그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ABCOP(American Board of Certification in Orthotics and Prosthetics & Pedorthic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2년 한 해에만 14,000명 이상의 족부관련 인원을 창출하였고 족부기공시설(Pedorthic Facility)은 7,470개로 늘어났으며 족부질환 환자는 꾸준히 많아지고 있어 족부기공시설 및 전문인력의 증가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족부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소득수준이 증가되고 있기 때문에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의 직업으로서 필요성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한국의 치기공 기술은 세계에서 손꼽힌다고 들었습니다. 교정용 및 당뇨용 인솔 제작에 있어서도 한국에서의 관련 전문가들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솔 제작 기술력을 갖출 것으로 생각합니다.
J: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손기술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앞으로 만들어질 체계적인 족부기공사/족부관리사 양성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교정용, 당뇨용 인솔 제작을 계속해나간다면 한국산 인솔은 앞으로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J: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족부의학 및 족부관련 분야는 미국에서도 그렇듯이 앞으로 한국에서도 매우 유망한 직업이 될 것입니다. 많은 한국의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련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해서 전문의료인으로서의 길을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D: 아까 언급했듯이 저는 16살 때부터 족부기공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족부전문의로서의 꿈을 키웠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족부의학 및 족부관련 학문에 대해 어려서부터 많은 정보와 경험을 얻음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한국의 족부관련분야의 여러분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 인터뷰의 통역을 맡은 장원호박사는 2년간 미주한국일보에 족부의학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4년 간의 미국 족부의로 활동을 마치고 국내에서 족부의학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이종운
201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