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 폐업 '전방위압박'
의료계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더욱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20일 의료계에 의해 강행된 집단폐업으로 인해 사망환자가 속출하고 국민불편이 심화되자 이를 막기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20일 김대통령의 강경대응방침이 전달됨과 동시에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 등이 의료계의 폐업을 조기에 종결시키기 위한 극약처방을 계속해 발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들도 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비난하는 전국단위의 집회를 실시하는 등 의료계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다행히 의료계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 20일 정부와의 대화를 재개해 타협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의 특단조치가 없을 시에는 폐업을 강행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마찰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 정 부 >
우선 김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
19일 의료계가 전면폐업을 무기로 복지부와 대화를 중단하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자 김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의 폐업은 도덕, 윤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이미 복지부는 14일 전국의료기관에 폐업금지 지도명령을 발동했으며, 19일 전국 240개 수련병원에 지도감독사항을 통보했다.
이번 지도감독사항에 따르면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금지할 것과 위반시엔 즉시 사퇴, 해임시키고 14일이내 입영조치시키는 등 강력하게 대응키로 했다.
또 위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수련병원의 경우 지정취소 또는 업무정지시키거나 다음 연도 전공의 정원감축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해 의료계가 폐업을 조기종결시키도록 하고 있다.
< 검 찰 >
검찰은 업무개시명령을 거부, 폐업을 강행한 의사들에 대해선 의료법 제48조 업무개시명령조항을 적용하고, 집단사퇴에 나선 의대교수와 전공의에겐 형법 제341조의 업무방해죄로 처벌키로 했으며 폐업으로 인해 환자가 다치거나 죽으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총장으로부터의 특별지침으로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 의료사고가 발생해 환자가 다치거나 죽으면 해당의사를 즉시 소환, 엄중수사할 계획이다.
또한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대학병원과 대형병원들이 응급환자를 거부하면 형법에다 응급의료법 제4조의 응급의료 거부금지 조항까지 추가 적용한다.
< 국 세 청 >
국세청은 의약분업에 반발해 폐업에 들어간 전국의 병·의원들이 지난달 제출한 종합소득세 신고 분석을 조기에 실시, 그 중 불성실신고가 드러나면 세무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성형외과, 치과병·의원 300여곳에 대해 1차로 불성실신고 혐의를 잡고 조만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폐업에 들어간 종합병원 가운데 평소 신용카드를 제대로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곳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폐업 첫날인 20일 의사협회를 전격방문, 의협을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21일 정례회의를 열어 의협과 병협에 대해 검찰고발 등 제제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0일 위원장 직권으로 조사권을 발동한 공정위는 의협의 집단폐업 결정과정과시행사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결과 이들 단체가 휴진을 결의하고 회원들에게 이를 통보해 회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제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을 긴급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민단체 >
의료계를 옹호하는 여론은 단 한 곳도 없다.
경실련과 YMCA 등 20여개 시민단체들은 의료계의 집단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21일엔 규탄집회 및 범국민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폐업 첫날인 20일 응급환자들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지는 의료사고가 속출, 의료계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각 인터넷과 PC통신 등에도 의사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 의 료 계 >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던 의료계는 정부의 압박이 심화되고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와의 대화재개를 공식발표하는 등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의쟁투실무진과 의대교수들이 참여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자체분업안 마련에 들어가는 등 7월1일 시행에 참여할 가능성도 비치고 있어 폐업조기종결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의협은 "단지 대화일 뿐 협상이 아니다"며 "정부와 대화를 진행하더라도 폐업은 계속 강행할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시키고 있다.
또한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폐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병원급들은 의원급들과 입장이 달라 조기에 폐업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병원급들은 환자진료와 경영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병원급들은 폐업을 장기화할 경우 의사 간호사등 인건비와 의료장비들의 리스비를 제때에 지불할 수 없어 경영효율화차원서 폐업을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세청서 병원급이상들의 아킬레스건인 세무조사를 실시할 경우 병원들의 문제점이 노출, 결국 정상진료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감성균
200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