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신생아 간 B형 간염 감염 ‘테노포비어’로 막는다
백신·면역글로불린과 테노포비어 병용 투여 결과 수직 감염 위험 77% 감소
입력 2017.08.14 06:30
수정 2017.08.14 06:33
만성 B형 간염 산모의 항원이 신생아로 옮겨지는 수직 감염에 ‘테노포비어(Tenofovir)’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간경변증, 간암의 주요 발병 원인이 되는 만성 B형 간염은 산모에게서 신생아로 옮겨가는 수직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e항원(HBeAg) 양성인 고위험군 산모의 경우 신생아에게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다 해도 고위험군 산모의 30%에서는 여전히 수직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에 고대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팀(김지훈, 이영선, 현명한)은 만성 B형 간염 산모에게 경구 항바이러스제인 ‘테노포비어’를 투여할 시 산모-신생아 수직 감염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총 733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10건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메타분석을 실시해 그 중 599명의 임신부를 테노포비어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테노포비어군와 대조군은 HBeAg 양성이고 HBV DNA가 높은 임산부(29105IU/mL 이상)들로 구성됐으며, 모든 영아에 B형 간염 면역 글로불린(HBIG)과 B형 간염 백신을 투여했다. 테노포비어군은 임신 2-3분기에 테노포비어를 투여받았다.
실험 결과 기존 신생아에게 B형 간염 백신과 면역글로불린만 투여한 대조군에 비해 추가로 산모에게 테노포비어를 병용 투여한 테노포비어군에서는 HBsAg 항체 양성 반응의 위험을 77% 가까이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후 24시간 이내 신생아 HBsAg 양성률은 대조군 9.0%, 테노포비어군 8.0%로 두 집단 사이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생후 6-12개월 영아의 HBsAg 항체 양성률은 대조군 11.0%, 테노포비어군 2.9%로 대조군이 유의하게 높았다.
HBV DNA 양성률 또한 대조군이 20.5%인 것에 비해 테노포비어군에서는 4.3%의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HBeAg 양성 산모에서 테노포비어 치료 48주 후 나타난 HBV DNA 억제율(<400copies/mL)은 76%에 달했다.
현재까지 수직 감염 예방 치료는 신생아에게 B형 간염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이유는 복합 치료제로 고려할 수 있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Lamivudine)’과 ‘텔비부딘(Telbivudine)’이 내성 발생 위험성이 높고 안전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연구에서 라미부딘과 텔비부딘의 산모-신생아 수직감염 위험 감소율을 분석한 결과 라미부딘은 67%-78%, 텔비부딘은 77%-94%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비슷한 효율에도 불구하고 테노포비어는 두 가지 약제와 비교할 때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저항성이 없는 높은 저항 장벽을 가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테노포비어에 노출된 신생아는 골밀도 및 미네랄 함유량 변화로 신생아 및 유아 성장 지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부작용은 대조군에 비해 테노포비어 군에서의 모체 CK 수준 상승이었다. 확인된 근육 기능 장애 또는 근육통은 없었으며 대부분의 CK 상승은 무증상이었다.
그러나 임신 2분기 전에 테노포비어를 투여해도 되는지에 대한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과 출생 후 24시간 내 신생아의 HBsAg 양성율이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부분을 한계점으로 들었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는 아시아인이었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족의 테노포비어에 대한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의 김지훈 교수는 “이전에도 수직 감염 예방을 위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병용 치료가 시도됐으나 내성 발생 문제로 인해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라며 “테노포비어 투여는 장기간 사용에도 내성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번 메타분석에서 안전성에 큰 문제없이 산모-신생아 수직 감염을 줄인다는 결과를 얻어 실제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