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넘어 펫심(Pet心) 잡는다"… 제2의 캐시카우 노리는 제약업계
치료제부터 영양제·진단까지 '펫 헬스케어' 전방위 확장... 정부, 2035년까지 산업 규모 3배 육성
입력 2026.01.19 06:00 수정 2026.01.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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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구 절벽'에 따른 내수 시장 포화의 돌파구로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단순한 사료나 용품 시장을 넘어, 전문 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접목한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를 주도하며 2026년 새로운 격전지를 형성하고 있다.

"사람 약 명성 그대로"… 검증된 브랜드로 펫 시장 공략
2025년과 2026년 초반 업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존 인체용 의약품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한 브랜드 확장 전략이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스테디셀러 의약품을 반려동물용으로 재개발해 신뢰도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대웅제약(대웅펫)은 국민 간장약 '우루사'의 반려동물 버전인 'UDCA정'을 출시하며 펫 간담도 질환 시장에 시장에 안착했다. 또한 펫 헬스케어 자회사 대웅펫을 통해 반려동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신약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잇몸약 '인사돌'의 성분을 기반으로 한 반려견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을 안착시켰다. 또한 동물약국 전용 규격을 도입해 유통망을 다각화했다.

유한양행은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 치료제 '제다큐어'의 성공을 발판으로 관절 주사제 '애니콘주' 등 전문 의료기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윌로펫' 브랜드를 통해 사료 및 영양제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동아제약도 프리미엄 펫 케어 브랜드 '벳플'을 론칭하고 수의사들과 공동 개발한 맞춤형 영양제(관절, 눈, 스트레스 케어 등)를 선보이며 건강기능식품 노하우를 펫 시장에 이식했다. 또한 최근 반려묘 구강관리 스낵 '벳플 브이트릿'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치료'에서 '예방·홈케어'로... 펫코노미 2.0 시대
업계는 2026년 이후 펫 헬스케어 시장이 단순 치료를 넘어 '예방'과 '일상 관리(Homecare)'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동물병원 방문 전 집에서 질병 징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진단 키트와 AI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마크로젠의 '마이펫진'과 같은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대표적이며, 보호자가 직접 반려동물의 소변이나 타액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백신이나 구충제가 주류였으나, 반려동물의 고령화로 인해 항암제, 치매 치료제, 만성질환(심장, 신장) 관리제 등 삶의 질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K-바이오의 위상을 활용한 동물용 의약품의 글로벌 수출 시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동물용 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 본격 가동
정부 역시 이 시장을 미래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고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2025년에 걸쳐 발표한 '동물용 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통해 2035년까지 국내 산업 규모를 3배(약 4조 원)로 키우고 수출을 5배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혁신 제품의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고, 동물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선진국 수준으로 국제화하여 수출 장벽을 낮추고 있다.

안전성이 입증된 혁신 신약의 경우 임상 3상을 조건부로 완화해주거나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를 연구하여, 기업들의 R&D 투자 회수 기간을 앞당기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R&D 지원 측면에서는 가축 전염병 백신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용 신약 및 의료기기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경제동물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 등이 그 일환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항암제, 치매(인지기능장애), 만성 신부전, 심장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R&D를 지원한다.

특히 인체용 의약품 개발 경험이 있는 제약사가 기존 후보물질을 동물용으로 전환하는 연구 과제에 가점을 부여하거나 우선 지원하는 등 '스핀오프' 연구를 적극 장려한다.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을 동물 의료에 적용하는 원천 기술 확보에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동물 실험 시설을 확충하고, 신약 개발 초기부터 밀착 지원하는 전담팀을 운영하여 제약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약사들의 펫 사업 진출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선 필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인체 의약품 시장보다 임상 기간이 짧고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고효율'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펫 푸드와 영양제 시장은 이미 진입 장벽이 낮아 레드오션화되고 있는 만큼, 제약사 고유의 R&D 역량을 살린 '차별화된 신약'과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 향후 시장의 승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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