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다시 불붙나"…'인실리코 메디슨' 홍콩 IPO 대성공
4200억원 규모 조달…자본시장·산업 현장서 재평가 본격화
입력 2026.01.02 06:00 수정 2026.01.0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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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주춤했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홍콩증권거래소(HKEX) 메인보드에 상장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이번 상장을 통해, 자금 22억7700만 홍콩달러(약 42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25년 홍콩 바이오테크 IPO 가운데 조달액 기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인실리코 메디슨의 상장은 일반 기업과 동일한 메인보드 상장 요건(Rule 8.05)을 적용받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바이오 기업 IPO는 주로 매출이나 이익이 없어도 상장을 할 수 있는 바이오 기업 특례 규정(Chapter 18A) 트랙을 통해 이뤄졌다.

인실리코 메디슨이 일반 상장 트랙을 선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와 매출 창출 성과를 자본시장에 설명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AI를 기반으로 타깃 발굴과 후보물질 설계를 수행하고, 이를 기업 간 협업으로 확장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AI 신약개발을 미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사업 모델로 증명한 것이다.

실제 인실리코 메디슨은 IPO 관련 자료를 통해, 2024년 매출이 8583만 달러(약 12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AI 신약개발 기업 역시 실제 성과와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를 입증해야 자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IPO는 뜨겁다…그러나 기존 AI 신약개발 기업 주가는 냉정

글로벌 IPO 시장에서 AI 신약개발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AI 신약개발 기업들 주가는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슈뢰딩거(Schrödinger)와 리커젼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한때 AI 신약개발의 상징적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21년 고점 이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슈뢰딩거는 2024년 총매출 2억75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순손실도 1억8710만 달러에 달했다. 리커젼 파마슈티컬스는 2024년 매출 5880만 달러를 올렸지만, 순손실이 4억6370만 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기술적 가능성이나 매출 규모 자체만으로는 자본시장의 기대를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온도 차는 현재 AI 신약개발을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하다. 자본시장이 AI 신약개발을 외면하고 있다기보다, 이제는 해당 기술이 실제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냉정하게 가려내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AI 신약개발 기업 역시 매출의 지속성, 수익 구조의 개선,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 글로벌 기술수출 중 최소 한 가지 영역에서는 명확한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 2026년 재평가 국면 진입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통점은 단순한 알고리즘 제공을 넘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업 성과와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신테카바이오는 AI 신약개발 기술력에 인프라를 결합한 사업 모델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대전에 위치한 'AI 바이오슈퍼컴센터(ABSC)'를 핵심 인프라로, AI 플랫폼과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결합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 타깃 발굴과 전임상 연구 중심의 AI 기반 연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테카바이오는 지난해 미국 프라그마 바이오(Pragma Bio)와 45억원 규모의 염증성 장질환(IBD) 타깃 발굴 및 전임상 연구 계약 체결 성과도 거뒀다. 신테카바이오는 해외 계약을 포함, AI 플랫폼 기반 연구 용역과 클라우드형 서비스 제공 등으로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계획이다.

신테카바이오는 2026년 매출 목표를 약 100억원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선 신테카바이오가 AI 신약개발을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반복 가능한 서비스 모델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실제 수주 성과와 매출 목표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통해 발굴한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로 진입시키고, 이를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케미버스로 도출한 ‘라스모티닙(PHI-101)’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1b에서 평가 가능한 환자 기준, 종합완전관해(CRc) 50%를 기록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 같은 초기 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적응증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라스모티닙은 미국 FDA, 유럽 EMA,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임상 및 규제 성과가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협상에서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쓰리빌리언은 진단 사업을 통해 실제 매출 성과를 쌓아온 AI 기업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전장유전체(WGS) 기반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유전체 데이터를 신약 타깃 발굴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쓰리빌리언은 AI 기반 유전변이 해석 기술을 활용해 전장유전체 분석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단 서비스를 확대했다. 실질적인 매출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3분기 매출은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8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매출 58억원을 상회했다.

또한 쓰리빌리언은 미국 텍사스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통해, 2026년 2분기부터 미국 내 진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전장유전체 분석 단가가 국내보다 높아, 향후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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