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 협력을 위한 국내 중소기업 유망업종으로 제약산업이 꼽혔다. 한국과 인도 간 무역에서 드물게 윈-윈이 가능한 품목이라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인도 제조업의 세부 업종별 특성 분석을 통한 한·인도 협력방안(연구자 이웅, 배찬권, 이정미)'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제조업의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소수 기업의 시장지배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의 성과는 향상되고 있다.
R&D 투자는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제조업의 수출과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며 최근 글로벌화 추세를 따르고 있으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의 영향으로 개방도가 감소한 세부 업종도 눈에 띄는 상황이다.
전체 제조업의 상위 10대, 50대, 100대 기업의 비중을 나타내는 일반집중도에 따르면 2009년에 비해 상위 10대 일반집중도는 하락했으나 50대와 100대의 일반집중도는 증가했는데, 이는 소수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높은 초기투자 비용을 유발하거나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업종의 산업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자는 한국·인도의 제조업 상황을 고려해 대인도 협력전략 산업을 제약산업, 선박제조업, 우주선 및 관련 장치 제조업 등으로 선정했다.
그중 제약산업은 상대적으로 시장지배력이 높지 않으며, 수익성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인도 제조업 중 제약산업이 가장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제약산업의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도 4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개도국인 인도가 의약품 생산(제약산업)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인도는 제네릭 의약품에서 생산량 기준 글로벌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 FDA 승인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제약산업은 우수하고 풍부한 인적자원, 의약품 개발의 근간인 기초화학분야의 발달, 인력의 뛰어난 언어구사능력, 인도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업종이다.
인도는 대한국 제조업 상품 무역의 대부분 품목에서 적자를 보고 있으나 의약품에서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제약산업의 경쟁력과 매력도는 이미 선행 연구 등에서 확인됐으며, 특히 한·인도 협력 시 윈윈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우리 제약사들은 제네릭 의약품 중심에서 최근 한국형 신약을 개발하면서 선진국형 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선진국 기준 제조시설 기반이 부족하다"며 "인도는 선진국 기준 제조공장이 많으나, 신약부문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따라서 한국의 기술력과 창의력, 인도의 선진국 수준의 제조기반을 융합할 수 있는 기업 간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미 도래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양국 기업이 협력한다면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면서 높은 수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불어 연구진은 중소기업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의 대인도 제조업 분야 진출은 주로 대기업·다국적기업 위주로 이뤄졌으며, 이에 대한 정부 의존도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중소기업, 특히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으나 인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기업들을 위해서는 우리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도시장과 기업 및 세부산업에 대한 충분한 교육프로그램을 확충해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부처간 혼선을 피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일원화 작업을 함께 진행하며, 한국 중소기업의 초기 인도 진출을 지원하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인큐베이터센터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