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치료제 개발, 누가 누가 잘하나
안전성 갖춘 단일정복합제 VS 미래형 장기지속형 주사
입력 2018.01.24 06:30 수정 2018.01.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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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 간 빠른 속도로 변화를 거듭했던 HIV 치료제 시장. 이제는 기존 약물에 안전성과 내약성을 더한 단일정복합제와 미래형인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치료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그동안 HIV의 치료는 한 가지나 두 가지의 가지의 약제만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것을 염려해 한꺼번에 여러 개의 약물을 투여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HAART)을 통해 한 번에 강하게 바이러스를 억제해 오곤 했다.

그러나 오히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는 약의 개수가 많은 만큼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지 않거나 처방된 약물 중 일부만 복용하는 경우가 생기게 돼, 결국 약제에 대해 내성이 생기고 이는 치료 효과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걱정을 덜기 위해 각 제약사들의 연구 개발 노력 끝에 개발된 HIV 단일정복합제들은 몇 년 전부터 국내에 속속 상륙하기 시작해 어느덧 HIV 치료제 시장을 지배하는 수준이 됐다.

먼저 2013년 2월 국내 출시를 허가받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스트리빌드(성분명: 엘비테그라비르,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레이트, 코비시스타트)는 당시 세계 최초의 트루바다+통합효소 억제제를 기반으로 한 단일정복합제로 이름을 날렸다.

이어 2015년 6월 국내 출시된 GSK의 트리멕(성분명: 돌루테그라비르 나트륨, 아바카비르 황산염, 라미부딘)은 내성 장벽이 높고 부작용이 적어 치료 중단율 또한 낮으며,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중 아무 때나 한 정을 복용하면 되는 편리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후발 주자로 나선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새 HIV 단일정복합제 젠보야(성분명: 엘비테그라비르,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코비시스타트)가 국내 급여 출시되면서 시장 판도는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젠보야, GSK의 트리멕
젠보야는 2016년 9월 허가받은 TAF 성분이 포함된 최초의 단일정복합제로, 무엇보다 대규모 임상 2건을 통해 내약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단단히 하며 기존 단일정복합제 시장의 강자들을 뛰어 넘을 새 치료제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104/111 연구에서는 스트리빌드와의 효과를 비교했다.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HIV-1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젠보야와 스트리빌드를 각각 투여한 결과, 치료 48주차에는 환자의 92%, 96주차에는 환자의 87%에서 각각 HIV 바이러스 억제효과(HIV-1 RNA<50copies/mL)를 달성해 스트리빌드군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루바다 기반의 표준요법으로 치료 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109 연구에서는 젠보야로 약물을 스위칭 했을 때와 표준요법 사이의 효능을 평가했다. 치료 2년 결과, 젠보야로 치료제를 변경한 환자의 97%가 48주까지, 93%가 96주까지 HIV-1 RNA<50copies/mL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전 치료 요법의 종류와 관계없이 젠보야 변경군에서는 높은 바이러스 억제율을 보였다.

젠보야가 HIV 치료제 시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중등증 신장애 환자에서 복용 가능한 TAF 성분 포함 최초의 단일정복합 HIV 치료제라는 점이다.

젠보야 복용 환자에서 실험 동안 나타난 신기능 관련 이상 반응률은 스트리빌드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고, 판코니 증후군, 신세뇨관장애 등 신장 관련 이상 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는 단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척추와 엉덩이의 골밀도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 역시 젠보야 복용군에서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GSK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반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GSK의 HIV 기업인 비브 헬스케어는 국제에이즈학회(IAS)에서 카보테그라비르의 임상시험 LATTE-2의 96주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새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LATTE-2는 장기지속성 HIV 주사제인 카보테그라비르와 릴피비린(상품명: 에듀란트)의 2제요법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다. 실험은 카보테그라비르와 릴피비린을 주사 투여한 환자군을 투약주기에 따라 4주 또는 8주 투여군으로 나눈 후 카보테그라비르와 2가지의 NRTI제를 매일 경구 복용하는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96주간 유지요법 후 나타난 바이러스학적 억제율을 살펴보면 8주 투여군은 94%, 4주 투여군은 87%으로 나타났다. 경구용 3제 요법을 복용한 대조군의 바이러스학적 억제율은 84%였다.

각 그룹간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유사했지만, 2제 요법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의 지속성 및 내약성을 96주까지 입증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된다면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는 것.

아직까지는 기존 치료제들이 국내 시장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HIV 치료 트렌드를 어느 치료제가 선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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