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국적기업 존슨앤드존슨이 국내시장에서 ‘리스테린 토탈케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총 6가지 장점을 내세우고, 해당 제품 전면라벨에 목록형식으로 표기하고 있다(사진 참조).
본사가 위치한 미국시장에서도 같은 제품이 시판되고 있고, 마찬가지로 총 6가지 장점을 전면에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6가지 장점이 서로 간 다르다. 특히 국내시판 제품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문구인 ‘99.9% 입 속 유해균 억제’의 경우, 미국 판매 제품은 해당 문구 자체가 누락돼 있다.
미국 시장에서 리스테린은 OTC(일반의약품)로 분류돼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다. 일반의약품인 경우, 명확한 임상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입 속 유해균’을 99.9% 억제한다는 임상적 혜택을 뒷받침하는 특정 연구를 인용해야 한다.
실험실 환경(체외, in vitro)에서 유해균을 99% 이상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는 존재하고 있다. 예로, 국내 판매 제품에 인용된 ‘J Clin Periodontol, 2001Jul;28:697-700’을 검색하면 다음의 연구논문을 찾아볼 수 있다.
'Fine DH et al. Comparative antimicrobial activities of antiseptic mouthrinses against isogenic planktonic and biofilm forms of Actinobacillus actinomycetemcomitans. J Clin Periodontol 2001; 28: 697–700'
연구대상의 특정 유해균이 플랑크톤 형태(planktonic form)로 존재할 때 99.99% 감소시킨다는 결과는 실험실 환경(in vitro)에서 진행됐으며, 또한 리스테린과 타사 제품을 포함한 연구대상 3개 제품(Meridol, Plax) 모두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16년 전 발표된 연구 결과임을 감안할 때, 그 이후 진행된 99% 이상의 유해균 억제에 대한 생체 내(in vivo) 연구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서 리스테린의 공식 글로벌사이트(www.listerineprofessional.com)를 접속, 검색창에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고 나온 결과 중 존슨앤드존슨 소속 연구원들이 지난 2012년 발표한 연구논문이 있다.
'Ilg D, McGuire JA, Mordas CJ, Queiroz D, Fourre T, Santos SL. In vitro efficacy of an alcohol-free essential oil containing mouthrinse. J Dent Hyg. 2012;86(1):50-51.'
첫 번째 저자인 Donna Curran Ilg은 현재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수석연구자로서, 해당 2012년 논문 발표 당시 자사제품의 효능을 뒷받침하는 실험실기반 연구를 주로 담당했다. 연구논문 제목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실험실 환경(in vitro)의 결과였지 ‘입 속’ 환경의 결과는 아니었다.
또한, 알코올이 첨가되지 않은 리스테린 제품군에 대한 연구결과로서, 구취유발과 관련한 특정 유해균을 99.9% 감소시킨다는 결과였다. 즉, 모든 유해균에 대한 결과도 아니었고, 또한 알코올이 첨가된 해당 ‘리스테린 토탈케어’ 제품에 적용되는 결과도 아니었다.
국내시장에서 의약외품으로 등록된 리스테린은 임상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99.9% 입 속 유해균 억제’라는 제품 특장점을 라벨에 전면 표기하면서 시판되고 있다. 의약외품이라는 다소 불명확한 카테고리 안에서 다국적 제약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민함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