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을 축하드리며 의료보험과 의약분업에 대해서 몇 말씀드리고저 합니다.
첫째로 의약분업은 일반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용이 절감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의약분업 실시 전에 시민단체나 일부 보건의료 학자, 국회의원들, 의사협회, 약사회가 주장한 것처럼 의료비가 절감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적게는 2000억, 5000억 또는 2조원이 절약이 된다는 얘기는 이제 사실이 아님이 너무나도 뚜렷이 밝혀졌습니다. 어디서 이런 계산이 나왔는지는 모르나 의약분업 실시 이후에 보험료가 한달에 1조원 이상 필요했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둘째로 의약분업은 의약품의 남용과 오용을 막고 良質(양질)의 의료를 보장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남용과 오용이 더욱 심해지는 제도입니다. 의약분업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여러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약품의 남용과 오용이 없어진다고 단정해버린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의료비에 GDP의 15%에 肉薄(육박)하는 1조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한 가족당 의료보험비는 월 700달러를 넘고 있으며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항생물질의 남용으로 이미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는 듣지 않는 약물이 되어버렸고 Prozac(항우울제), Prilosec(위궤양치료제), Lipitor(고콜레스테롤치료제), Viagra(발기불능치료제) 등은 20억, 30억, 40억 그리고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막대한 양의 의약품 사용입니다. 이것이 다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 쓰여지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저 하는 것은 의약분업은 비싼 것이고 남용과 오용을 막는 제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시면 문제해결의 端初(단초)가 보입니다.
아직까지 정부는 국민의 보험료만을 끌어다 썼지 정부 돈은 거의 안 썼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의약분업이 그래도 나은 제도라고 생각하시면 무턱대고 보험료를 인상하기보다는 정부가 공적자금이든 무엇이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전 국민의 건강은 한 기업의 死活(사활)과 비교할 바 아닙니다.
다만 몇가지 의약분업 실시에 있어 `준비 안된 부분'은 시정이 되어야겠습니다. 의약분업에 있어 예외조항은 가능한 한 없어져야 합니다. 처방을 많이 쓰게 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처방료, 일반 의원급의 주사제 사용, 대체조제의 제한, 분업예외 지역의 존재, 6시 이후 조제시 조제료의 할증 등은 개선돼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불합리한 것은 아무도 얘기 안하지만 처방전을 쓰는 방법입니다. 한가지 약을 써도 한 처방이고 10가지 또는 19가지를 써도 한 처방으로 되는 처방전입니다. 또한 처방전 refill(반복조제) 제도의 도입입니다. 똑같은 약을 되풀이해서 복용할 때 다시 의사에게 갈 필요가 없는 제도로서 의사면 자기 전문분야의 약이 아닌 것을 처방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할 엄청난 임무를 지신 새 장관님께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