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5시경 충북 오송 식약청 청사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3차례나 발표를 연기한 끝에 식약청을 국무총리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처로의 승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모여 내용을 접한 식약청 직원들은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환희를 맛보았다.
특히 앞으로 식약청이 독자적인 입법권을 가지게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컸다. 입법은 식약청이 그동안 숙원하던 일 중 하나다. 정책을 시행하는 수행기관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지만 독자적으로 정책을 입안할 수 없다는 것이 여러 가지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아직 세부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식약처로 승격되면 입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식약청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기대다. 만약 입법권이 없다면 식약처로 승격이 되더라도 반쪽짜리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식약청의 식약처 승격은 앞으로 여러 가지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식품 업무 이관이 확실한 상황에서 복지부가 담당하는 의약품 정책 업무가 어느 수준에서 이관될지도 관심사다.
관련 업계는 환영하면서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식약청의 환호와 달리 제약업계는 환영과 동시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식약청의 권한이 강해지며 현재도 의약품에 대한 안전관리 규제를 수행하고 있는 식약청이 더 강력한 정책으로 업계를 압박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식약청은 식약처 승격으로 기쁜 동시에 그만큼 책임감도 커진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식약처로 승격되면 아무래도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내부 기강 확립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식약청의 변화를 예고했다. 식약청 관계자의 말처럼 앞으로 식약청의 어깨는 식약처 격상의 환희만큼 무거워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