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FS 주최, ‘K-Fragrance Connecting Day 2025’…40개 기업, 170명 향전문가 한자리에
김유진 기자
입력 2025-12-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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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서울 용산 KCS 서울. 행사장 내부에는 수많은 향수와 향료 샘플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향이 가득했다. 이곳의 향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한국 향수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움하려는 ‘퍼퓸 러버(Perfume Lover)’들의 열망과 집념을 압축한 듯했다. 그 뜨거운 에너지가 모인 자리, 바로 국내 최대 향수 조향 커뮤니티 KFFS(Korea Flavor & Fragrance Society)가 준비한 ‘K-프래그런스 커넥팅 데이 2025 '발견'(K-Fragrance Connecting Day 2025 2nd – Discover)’ 현장이다.Scene #1 : 170명의 열기, 40개 기업이 만든 '프레그런스 허브'이번 행사는 국내 프레그런스 산업 전반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연결(Connecting)'에 집중하여 기획됐다. KCS 서울 전관을 사용한 행사장에는 약 170명의 KFFS 회원이 참석했다. 글로벌 향료사, 제조사, 향 교육기관, 그리고 독립 향 브랜드 등 무려 4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해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비즈니스 장이 펼쳐졌다.KFFS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커뮤니티 모임을 넘어, 제조–향료–브랜드–교육이 한 공간에서 연결되는 국내 최초의 ‘프레그런스 허브’ 역할을 지향하며 업계 간 실질적인 협업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Scene #2 : 글로벌 기술과 K-인디 감성의 만남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진행된 기업 상담 세션은 참가자들의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 MANE Korea, 로베르테 코리아, CPL Aromas 등 세계적인 향료사를 비롯해 크로마웍스, EPLAB, 마튼 등 제조·컨설팅 기관이 자사 향료와 첨단 기술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특히 26개에 달하는 독립 향 브랜드의 참여가 돋보였다. 에얼스, 오르간테일, 블로하, 에어브, Itiner13, 오르디토 등 다수의 인디 브랜드가 시향 테이블을 운영하며 각자의 독특한 향 세계를 소개했다.참가자들은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향료, 신규 케미컬, 워터 베이스 향료 기술 등 실제 제품 개발에 사용되는 원료를 직접 시향하며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Scene #3 : MANE의 글로벌 트렌드부터 아시안 라이프스타일까지전문가 강연 프로그램은 K-프래그런스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강연은 MANE Korea 클레망 지엠(Clement GIAIME) 지사장의 ‘글로벌 프레그런스 트렌드(Global Fragrance Trend)’ 발표로 시작됐다. 그는 MANE 파리 본사의 전문 리포트 'The Nose Knows'를 바탕으로 올해 시장을 이끈 12개 키워드와 함께 2026년 주목해야 할 파인 프레그런스 트렌드를 제시하며 국내 조향사들의 시야를 세계로 넓혔다.이어 aerse 황보성주 브랜드 매니저가 향 브랜드가 소비자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에 대해 스토리 중심의 강연을 진행했으며, Pitch by Pitch 허태우 대표는 여행 큐레이터 관점에서 ‘아시안 라이프스타일과 향’을 주제로 아시아 향 문화의 성장 전망을 분석했다.Scene #4 : 첨단 추출 기술과 니치 원료의 향연기업별 테이블 전시는 이번 행사의 백미였다. 참가 기업들은 최신 향료와 기술을 공개하며 열띤 상담을 이어갔다.MANE 코리아는 원료가 가장 순수한 상태일 때의 향을 담아내는 첨단 추출 기술인 ‘정글 에센스(Jungle Essence)’와 고농도의 향을 물 베이스에 구현한 ‘아쿠아파인(Aquafine™)’ 콜렉션 등 독자 기술을 선보였다. 로베르테 코리아는 구르망·티 컬렉션 (Gourmand / Tea Collection), 일랑 일랑 노시베 (Ylang Ylang from Nosy Be) 등 천연 향료 컬렉션을 통해 특화된 내추럴 포트폴리오를 강조했다.크로마웍스는 IFF, 지보단(Givaudan) 등 주요 제조사의 신규 케미컬 40종을 비롯해 에센셜 오일·앱솔루트 100종을 전시하며 원료 스펙트럼을 공개했다. 마튼 역시 앰브록산(Ambroxane), 아이소 e 슈퍼(Iso e Super) 같은 스테디셀러와 2025/2026 신규 향료 라인을 소개하며 실무 조향사들의 관심을 모았다.에이로마플라붐은 조합향료·화학향료 150종과 OEM/ODM 상담을 제공했고, 오르간테일은 방글라데시산 아가우드·산달우드 오일 (Agarwood · Sandalwood Oil) 및 아타르 & 우드 (Attar & Oud) 전문 상담으로 니치 영역의 전문성을 드러냈다. 또한 퍼센츠는 홈 프래그런스 제조 상담을, 한국조향교육진흥원은 현장 등록자에게 ‘조향관능 키트’를 제공하며 예비 조향가들의 발길을 끌었다.Scene #5 : “2026년 대규모 마켓 추진 위한 실험적 기반 마련”KFFS는 이번 행사가 2026년 5월 예정된 ‘서울 퍼퓸 마켓(Seoul Perfume Market)’과 12월 ‘K-퍼퓸 어워드(K-Perfume Award)’ 추진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설명했다.KFFS 관계자는 "커넥팅 데이는 국내 향 산업의 연결과 확장을 모색하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라며 "이번 허브 구축을 통해 참가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산업 생태계의 모든 주체가 한 공간에서 만나 교류와 협업의 가능성을 타진한 이날 행사는 21시 30분, 향후 K-센트(Scent)의 비상을 예고하며 네트워킹 세션을 끝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