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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8> 강건(剛健)
<18>강건(剛健)
글자의 획을 거꾸로 쳐올리니
더 강한 힘이 생긴다.
거꾸로 치받는 힘이 강한 힘이 된다.
마음은 자주 강철이 되고 싶어 한다.
삶의 바닥 밑으로 내려가
자신을 다듬는 끝없는 고뇌를 통해 다시 태어나
세상을 향해 힘차게 올라오면 비로소 강건해진다.
나는 오늘도 '강건'이라는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해 본다.
김영조<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18-10-17 15: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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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7> 배짱
<17> 배짱
관상동맥중재술 도중 합병증이 생기는 일은
젊은 시절에도
정년을 눈앞에 둔 지금에도
악몽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은
'배짱'이 생겼다는 것이다.
경험이 많이 쌓여
반드시 시술을 해야만 하는 병변과
합병증이 쉬이 생기는 병변을 잘 구분하게 된 것이다.
배짱이 큰 심장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 근거나 실력 없이 똥배짱을 부리는 것은
그저, '허세'이고, '자만'이다.
오늘의 삶이 내일의 삶에 녹아들어
시나브로, 시나브로 이어져
진정한 배짱이 차고 넘치기를
내 심장 속에.
마침내 심장이 북이 되어
둥둥거리며 다가온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18-10-02 0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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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 창조적인 심장(Creative Heart)
<16>창조적인 심장(Creative
Heart)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는
원시시대 사람들과 현대인과 별 차이가 없으리라.
공중을 나는 새와 바다를 호령하는 거대한 고래와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과 함께
인류는 환경에 적응하며 유전자의 변화를 통해
심장의 기능은 진화되어 왔다.
한 개인이 가지고 태어난 심장도 유전자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살면서 터득한 지식, 경험, 환경, 훈련 등에 따라서도
완전히 다른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원시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심장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낮에 사냥을 하고, 밤에는
사랑을 하는 동물적인 심장을 지녔을 것이다.
'오늘 낮에 놓친 동물을 내일은 잡아야지'하면서 잠이 들었을 것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며, 풍요로운 마음은 자꾸 메말라 간다.
그러나 옛사람보다 현대인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잘 견뎌낸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새로움으로 태어난다.
오늘 심장이 만들어 낸 새로운 별처럼,
내일은 새로운 심장이 용광로가 되어
새로운 마음의 우주를 창조하리라.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18-09-18 0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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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5> 심장의 탄생
<15>심장의 탄생
생명 탄생의 비밀을 알려고 하는 것은
바벨탑을 쌓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신의 영역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 하나에서 시작되는 생명의 탄생은
기적이며 신의 축복이다.
신의 축복으로 나만의 고유한 DNA를 가지고
'나(我)'로 태어났지만,
온갖 세상 풍파를 맞으며
세상이 되었다가,
다시 세상 풍파를 맞으며
'진아(眞我)'를 찾아 살아갈
심장의 탄생.
꿈이 생시인 듯,
생시가 꿈인 듯,
한낮의 나비 꿈을 내려놓고
바람처럼 떠나리.
꿈조차 떠난 자리에
뜨거운 심장은 태어나고.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18-09-04 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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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4> 마음의 공동체
<14> 마음의 공동체
어릴 적 내 고향 야로에선,
옆집의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고 있었고
길흉사에서는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다.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삶의 평안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적 연결망을 가지고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래의 일이 예측 가능한 안정된 이상적인 사회였다.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엄격한 개인 중심의 경쟁 사회가 되었다.
경제적으로는 풍부해졌지만
이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은 힘들어한다.
마을 안에 이웃들이 살듯
마음 안에는 여러 생각들이 산다.
생각들은 각(角)이 많아서
가끔은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착한 끈으로 연결된 마음의 마을엔
서로가 서로에게 눈물인 마음들이 산다.
우리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
별들의 강이 흐르고,
나,
그 마음의 마을에 다다르고 싶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18-08-16 1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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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3> 장엄한 엔진
<13> 장엄한 엔진
우리 성인의 몸은
80,000km 이상의 혈관 길이를 가지고 있다.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혈류는
기나긴 전신의 통로를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그 일을 하기 위해 1분에 80회,
하루 10만
회 이상 박동한다.
하루 뿜어내는 혈액량은15,000리터이다.
우리 주먹보다 약간 큰300g 정도 무게,
이 작은 펌프의 동력은 장엄하다.
우리 삶의 자락 어디에서도 '힘들다'라는
말 한마디 없이 영원을 향해 달리는 적토마.
심장은 실로 위대한 장기이다.
자기가 멈추면 생명이 멈추는 것을 알기에
심장은 일을 멈출 수가 없다.
심장이 멈추면 사는 일이 끝이 난다.
그때가 심장이 비로소 쉬는 시간.
이 신성한 생명의
소리 없는 엔진이여
김영조 원장 <대구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2018-08-01 1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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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 원초적인 심장(Original Heart)
<12>원초적인 심장(Original Heart)
캄캄한 자궁안에 한줄기 빛이 들어온다.
원초적인 빛이다.
임신 6주 경,
엄마의 자궁에 있는 작은 유리구슬만 한 태아에서
심장이 뛴다.
아직 뇌가 형성되기 전이다.
초음파검사에서 심장이 뛰는 모습은 놀라움이다.
이렇게 시작한 심장의 박동은
먼 훗날 뇌가 죽어도
우리 생이 마감할 때까지 함께 간다.
오늘도
심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살지만
사랑을 만나면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의 위치를 알려준다.
생의 시작에서 떠날 때까지
평생 나와 함께
몸 밖과 안의 고민까지도 함께하는
영원한 동반자, 심장.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18-07-17 0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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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 마음의 기상도
<11> 마음의 기상도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했던가.
마음의 기상도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내 마음.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세상일이 조금 쉬워지려나.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다.
훈훈한 봄바람이 불다가도
모진 찬바람이 마음에
드리우고
때로는 태풍으로 마음이
황폐해지기도 한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
어제는 궂은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좋은 마음이
손님처럼 온다는 소식을
일기예보처럼 듣고
싶다.
마음의 기상도는 그리고
지울 수가 있어,
따뜻함을 느낄 때는
더욱더 좋은 그림을 그리며
앞날의 아름다움을
새겨 본다.
오늘은 마음의 기상도에
고기압 전선이 형성되었으니
마음이 한껏 맑겠다.
김영조 원장<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2018-07-03 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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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 마음산
<10> 마음산
마음 심(心)을 마음 가는 대로 그렸더니
어느덧 산이 되었다.
그 산엔 어떤 마음들이
살고 있을까?
오래전, 어릴 적 도시로 나올 때 꽁꽁 숨겨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내 마음이 생각난다.
가야산 자락 어딘가
있을 내 마음,
숨을 헉헉거리며 정상에서
보아도,
바위 사이, 풀잎 밑, 나무 사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물소리, 새소리, 벌레소리 모두 예전과 다르지 않으나
산 냄새가 옛 같이
향기롭지 않으니
오랫동안 다른 냄새에
익숙하여 살아온 게 틀림없다.
이제라도 나의 마음을
찾아 살아야겠다.
나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기억이 희미하다.
어제도 오늘도 힘들어도
땅을 쳐다보며 앞으로
내일은 다른 골짜기를
헤매고
언젠가 정상에 다다르면
시원한 바람이 속삭이듯 다가오리라.
산 기운도 어느새
나에게 말하리라.
"내 몸 안에 모든
삶의 이치가 있으니
오르다 보면 저절로
본래의 네 마음에 다다르리라.
올라갈 때 가쁜 숨을
내쉬다 보면
내려올 때는 본래의
네 모습을 조금씩 찾아 가게 되리라"
내 마음 찾을 때까지
그 산 이름을
'마음 산'이라고 붙여주었다.
그 산 오를 때마다
내 마음을 보여 주리라.
김영조 원장 <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2018-06-18 1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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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 순수 / <9> 효율적인 엔진
8 순수
태어날 때 동맥은
한 점의 더러움이없이
투명할 만큼 깨끗한 '순수' 그 자체다.
그러나 오감(五感)에 충실한 삶의 기록으로
태어나면서부터
순수를 뒤로한 죽음의길을 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순수의 탄생은
필연적으로 더럽혀질운명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다.
미래에는 더럽혀질운명을 가진
그런 설화(雪花)가 아니다.
유혹하는 오감(五感)의 숨결을 멀리멀리 보내고
전두엽이 보내는 미래의메시지를 확인하면서
오늘도
가지 않았던 길을
심장은 걸어간다.
9 효율적인 엔진
무한한 동력을 가진
심장의 비밀은 심장 구조의 정교함에 기인한다.
심장은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로 나뉘어
위(심방)에서 아래(심실)로 혈액이 흐를 수 있는 구조로
효과적으로 정맥과
동맥의 피를 뿜어낸다.
또한, 심방의 근육은 가로로 '8'자 모양의 근육이
우심방과 좌심방에
걸쳐 연결되어 있어 좌우 심실에 효율적으로 혈액을 보낸다.
원추형의 심실은 심장
기저부에서부터 심첨부를 향하여
'8'자 모양을 형성하면서
기저부로 다시 돌아와 연결된다.
근육이 실타래처럼
뭉쳐져 있는데
마치 한 줄의 근육의
덩어리가 수축하여 대동맥과 폐동맥을 향해
수월히 혈액을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우심실은 압력이 낮은
폐혈관에 혈액을 보내는 데 비해
좌심실은 전신의 혈관에
혈액을 보내기 때문에
높은 압력으로 수축해야
하므로 심실벽이 훨씬 두껍다.
심장이 뛰는 것을
심초음파기로 보면
수축기에는 심첨부가
반시계 방향으로 뒤틀리고 심기저부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마치 빨래를 쥐어짜는
것처럼 차례로 수축하는 모습,
이완기에는 반대로
뒤틀림이 풀리면서 혈액을 쉽게 흡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같은 에너지로
그냥 수축 확장하는 것보다 2배 이상의 효율을 가진다.
심장은 참으로 효율적인
엔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핏 보면 얇은 막처럼
구성된 근육의 연결로 보이지만
언제까지나 지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마음의 파동을 온몸에 전하는 심장의 근육.
나는 오늘도 심장의
근육이 죽는 날까지 온전하길 바라면서.
<김영조원장 : 대구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
2018-05-29 1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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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 부부의 심장 / <7> 내 어머니의 심장
6. 부부의 심장
조용한 밤 우연히,
깊이 잠든 당신을 보며 느낍니다.
이 세상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당신과 나,
같은 뿌리로 서로 마주 보며 산 세월이 얼마인가.
아름다운 젊음이 가득했던 시절,
'사랑'이란 단어가 쑥스러워 말 못하고
마음에도 없는 말로 서운하게 했던 일.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보다, 당신 곁에서 있었던 세월.
서로 마주 앉아 맑은 눈동자를 보며 지낸 세월이 더 깁니다.
때로는 서로가 다른 각을 가지고 다투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이유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나의 마음이 물 위에 떠 있었던 때
당신은 우주의 빛을 나에게 선사했습니다.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넷을 주었습니다.
그 빛이 잘 자라라고 새벽마다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수 생활 뒷바라지에 힘들어도
당신은 나의 길을 가도록 불평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아플 때 나를 바라보는 그윽하고 깊은 눈망울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나는 받기만 했지요.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과 나는
세상 밑바닥까지 깊숙이 박힌 한 뿌리로 물을 빨아들여
네 개의 꽃을 피운
마주 보는 두 심장.
7 내 어머니의 심장
아흔이 다 되어 가시는 어머니.
젊은 시절부터 뇌막염, 늑막염, 척추염 등을
앓고평생 약과 함께 살아오셨다.
오래전 내과 전공의 시절,
경련으로 입원하신 어머니의 뇌 CT 사진에서 발견된 동공들.몇 년 후,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그 뇌 CT 사진과같은 사진이 있는 논문을 발견했다.
낭미충증(cysticercosis).
돼지고기를 날것으로 먹었을 때 기생충 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이었다.당시 치료 방법은 디스토마 치료로 시판되는 약을 대용량으로 사용하는 것.
약간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어머니는 묵묵히 치료를 잘 견뎌주셨다.
그리고 3개월 뒤 뇌 CT 사진에서 동공이 점으로만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그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평생 크고 작은 병치레를 하고 계시지만
문득 그때가 생각날 때면 가슴이 서늘해진다.내 곁에서 영원히 결코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심장.언제까지고 지켜드리고 싶은 심장이다.
어머니께서 두 팔 벌려 나에게 달려오신다.
오늘 나는 어린아이처럼 작아져서어머니 그 너른 품에 안기고 싶다.
아, 봄꽃 내음 가득한 어머니.
김영조원장<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2018-04-30 17: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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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 마음의 뿌리/ <5> 미생
4. 마음의 뿌리
뿌리가 튼튼하고 깊으면
줄기와 가지가 미덥고 잎과 열매가 풍성하다.
씨앗은
씨앗에 맞는 밭과 흙에서 자라고
때로는 시련에 시달려도 견뎌내야
깊고 튼튼한 뿌리가 된다.
깊고 강한 마음을 수확하려고
마음의 씨앗을 좋은 밭에 뿌려 본다.
성장에 좋은 밭은 생육에 적합한 성분이 들어있는 흙으로 결정된다.
세상의 풍파를 견디고 이겨내어 자신의 삶의 일부로 수용함으로써
비로소 깊고 강한 마음이 된다.
사람도
유전자라는 제각각의 씨앗을 가지고 세상에 온다.
아무리 좋은 유전자라 할지라도
능력에 맞는 밭에서 자신에 맞는 '삶의 지혜'라는 흙과 함께
세월을 유전자에 녹여 자신의 것으로 거듭날 때,
뿌리 깊은 심장이 될 것이다.
뿌리가 튼튼하고 깊은 심장은
여유롭게 자신을 뽐낸다.
5. 미생(未生)
아직 눈뜨지 못하고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들은 여리다.
그러나 미성숙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이지
성숙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래서 미생은 긍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환자를 보기에는 버겁다.
아직 미생이다.
내과 전문의가 되었다. 환자를 보기에는 모자란다.
아직 미생이다.
심장내과 전문의 되었다. 환자를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아직 미생이다.
심장내과 교수가 되었다. 환자를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아직 미생이다.
교수생활 30여 년, 정년이 되었다. 환자를 보기에는 두렵다.
아직도 미생이다.
미생의 몸을 안고 아픔과 환희가 있는 삶이었지만
완생(完生)은 나의 길 옆에 항상 서성거리고만 있었다.
우리는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미생일 뿐.
생을 마감한 후에도
눈을 뜨고 광활한 우주로 사라지는 미생일 뿐이다.
김영조원장<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2018-04-20 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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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 심장의 말 / <3> 춘심
2. 심장의 말(Heart Language)
청진기로 들어본다.
'럽덥 럽덥'하는 심음과
그 외에 들리는 심 잡음으로심장은 자신의 상태나 장애를 말해준다.
혈역학적인 정보인 심박수와 혈압을 통해신체의 상태를 우리에게 전해 준다.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면일반적으로 맥박수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지만,혈압과 맥박수가 동시에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이는 운동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심장이 박동할 때 생성되는 파장이 말초 장기에 보내는 심장의 메시지라말초의 장기는 심장의 영향을 받는다.들쭉날쭉 고르지 못한 심장 박동은 어느 장기가 불편하다는 의미이고부드럽고 조화로운 심장 박동은 몸이 평안하다는 신호이다.
분노, 우울증, 불안 등의
정서적인 문제가 있을 때,심장질환이 많아지는 것도 심장의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심장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지만,특별한 일이 있어 우리에게 '심장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심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3. 춘심(春心)
봄은 새싹을 밀어 올린다.봄이 있어서 만물은 생육한다.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오는 새싹을 보면마치 바위를 밀어젖히고 올라오는 듯하다.연약하기 짝이 없는 봄날 새싹들의 힘은우주에서 온 신비의 힘이다.
아이들은 봄의 새싹과 같아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다분화능세포(多分化能細胞)이며미성숙하지만 고유한 자태를 가지고 있다.
모든 아이들은 자신을 뽐낼 수 있도록 세상에 왔다.아이의 개성에 맞추어좋은 환경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자신의 길을 가서 세상에 빛을 줄 것이다.
이제라도 새로운 생각으로아이에게 맞는 거름을 준비해 보자.먼 훗날의 아이를 상상하면서.
오늘도 세상을 밀어내면서나름의 심력(心力)을 키우며 인내하는새싹의 심장.
김영조 원장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2018-03-12 1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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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 프롤로그 / 심장, 마음을 말하다
<연재를 시작하며> 김영조 원장은 1951년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북대 의과대를 졸업한 후 중앙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심장내과 교수와 전문의로 재직, 정년퇴임했다. 현재는 대구시 수성구에서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를 운영하고 있다.
심장혈관 전문의 김영조 원장은 후학양성과 환자진료, 학문연구에 평생을 바쳐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지만 못지않게 전문가 빰치는 수준의 글쓰기와 그림 실력이 있다.
특히 젊은 시절부터 닦아 온 붓글씨는 PC 노트북 등 IT기기와 결합되면서 포토샵을 활용한 수천점의 그림을 모았다. 최신 IT기기를 모으는 것이 취미인 김 원장은 PC 노트북은 물론 태블릿PC를 제조사 별로 여러 대 갖고 있다. 태블릿PC는 들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로 쓴다고 했다.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난 2013년 이후 다양한 서체에 색깔을 입혀 그림으로 발전시켰다. 본란을 통해 소개되는 작품들은 심장내과의사가 한자 '心(마음 심)'자를 변형한 이미지를 형상화 한 디지털아트이다. 지난해 그동안 그린 작품중 68점을 모아 수필집 ‘심장, 마음을 말하다’를 출간한 바 있다.
김 원장은 대한심장학회 회장, 대한임상노인의학회 회장, 심근경색연구회 회장, 대한고혈압학회 부회장, 대구경북순환기학회 회장, 영남중재시술학회 회장, 순환기연구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심장, 마음을 말하다’ ‘자율신경계와 심혈관질환’ 등이 있다.
<프롤로그> 심장, 마음을 말하다
의과대학 시절 나에게 심장은 단순한 펌프기능을 가진, 어른 주먹보다 약간 큰 장기일뿐이었다. 그러나 내과 전문의 수련 과정을 마치고 심장 전문의가 되면서 심장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의학의 발전으로 관상동맥 풍선성형술, 스텐트삽입술, 관상동맥우회술, 심장이식,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등의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심장질환 치료는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치료법들도 내가 의과대학생 때 가진 심장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 모두는 심장을 하나의 기계적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동일했다.
시인들은 '상처받은 심장'이나 '부서진 심장' 같은 은유적 표현을 쓰면서 심장이 마치영혼이나 지능 혹은 정신과 관계있는 것처럼 표현한다. 심지어 종교적 상징으로도 표현되면서 신성(神聖)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실 인체의 어느 장기도 사랑이나 정신의 상징으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기계적 펌프기능 외에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 생각은 근대 과학에 바탕을 둔 현대 의학을 하는 의사의 생각으로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는 심장이 인체에서 오는 각종 정보를 종합, 정제하여 반응하는 감각 기능과 운동기능을 가진 장기일 뿐만 아니라 호르몬 분비라는 내분비기능을 가진 '작은뇌(Little Brain)'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심장이 단순히 기계적 기관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작은 기관이라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도 심장은 잠시도 쉬지 않으면서 생명이 다하도록 뛰는 장엄한 엔진으로 느껴진다.
30여 년 이상 심장전문의로 급성 심장질환을 치료해 온 날들을 되짚어 보면, 감회에 젖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을 다투는 급성 심근경색환자가 응급실에 오기를 기다리며 연구실
에서 책을 보고, 더 나은 진료를 하기 위해 잠 못 자고 노력했던 그 숱한 날들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그동안 못내 아쉬운 점들도 많다. 생각해 보면 그 많은 시간을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흡연, 이상 지질혈증, 비만 등의 양화(量化) 된 위험인자에 예방적 조절만을 하고, 관상동맥 풍선성형술과 스텐트삽입술을 하여 환자를 성공적으로 살려낸 것에만 만족했던 것 같다.
나는 젊은이들처럼 스마트기기에 관심이 많아서, 하나씩 사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태블릿 PC를 가지고, 논문도 보고, 사진을 편집하기도 하며 여가를 보냈다. 그러던 2014년 어느 날, 태블릿에 우연히 쓰게 된 마음 심(心)자를 보며, 이 글자 한 자에 깊고 큰 세상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본래 '마음 심'자는 심장의 구조를 보고 만든 상형문자가 아니던가. 평생을 심장을 들여다보고 살았는데 '이 심장을 통해 우리의 삶과 마음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마음 심(心)'자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어 좀 더 우리의 여러 감정, 정서, 정신 등을 표현하려 했고, 평생 심장환자를 보면서 느낀 마음을 그림과 글에 담고자 했다. 그렇게 그린 그림들이 어느덧 5,000점을 넘었다. 나는 몇 년 동안 이 작품들을 그리면서 창작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였고, 심장과 마음이 깊이 연결돼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심장과 나의 삶, 그리고 인간의 삶을 돌아보며, '생(生), 노(老), 병(病), 사(死)'의 각 장으로 나누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쉽게 말해, 심장으로 풀어보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이 인생 이야기라는 것은 결국 나를 찾고자 하는 여행이라 생각이 든다.
준비 되었는가? 그러면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김 영 조.
2018-03-08 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