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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 광릉요강꽃(Cypripedium japonicum)
동일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난초과 식물 중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복주머니란 보다 더 희귀종으로서 광릉요강꽃이 있다. 꽃은 복주머니란과 유사하고 황록색이며 식물전체가 매우 단순해서 부채모양을 한 주름진 잎이 2장뿐이다. 현재 야생동식물법에 의해 멸종위기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1940년대 광릉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입술꽃잎(꽃모양)이 요강을 닮았다하여 광릉요강꽃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지금 현재 광릉을 비롯한 몇 곳에 극히 적은 개체수가 남아 보호를 받고 있는데 그 동안 증식방법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수행했으나 아직 성공적이지 못했다. 광릉요강꽃과 복주머니란을 자생지와 다른 장소로 옮겨 심었을 경우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가 밝혀졌는데 이 식물은 특별한 곰팡이와 공생관계를 이루어야 만이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곰팡이는 식물이 토양에서 미네랄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광릉요강꽃이 광합성으로 생산한 탄수화물을 공급받는다. 옮겨 심게 되면 곰팡이와의 공생관계가 깨져 생존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씨가 싹을 틔울 때도 이러한 공생관계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열매 하나에 수만 개의 먼지 같은 크기의 작은 씨가 있는데도 자연 상태에서 발아하는 개체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이다.
복주머니란과 광릉요강꽃과 유사한 난초과 식물 중에 털복주머니란이 있다. 털복주머니란의 꽃가루받이를 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식물도 동물처럼 지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꽃을 세밀하게 관찰해 보면 둥글한 주머니 윗부분에 입구가 열려 있고 바로 그 입구 쪽에 암술대가 아래로 향해 붙어있으며 수술이 암술대에 부착되어 있다. 곤충으로 인한 수분(꽃가루받이)을 용이하게 하는 구조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주머니의 입구 바로 위쪽에 있는 꽃잎이 뚜껑처럼 덮어서 입구를 열고 닫을 수 있게 되어있다. 꽃가루받이가 되기 전에는 모든 꽃이 뚜껑을 열고 있다가 곤충이 다녀간 후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뚜껑을 닫아버린다는 사실이 관찰을 통해 밝혀졌다. 열려 있는 꽃은 꽃가루받이를 위해 곤충을 기다리는 것이고 닫혀 있는 꽃은 꽃가루받이가 끝났으니 곤충의 방문을 사양한다는 뜻이다. 식물의 행동에 나타난 신비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백두산과 그 인근지역에는 여러 종류의 복주머니란이 잘 보존되어 있다. 중국 어느 지역에서는 복주머니란이 이뇨에 특효가 있다는 소문으로 주민들의 무단채취로 복주머니란이 멸종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또는 무분별하게 채취해 외국으로 반출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내외로 복주머니란이 큰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결국은 자연 파괴의 주범인 것이다.
2014-07-30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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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 복주머니란/개불알꽃(Cypripedium macranthum)
복주머니란은 난초과에 속하며 해발 500-600 m 깊은 산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5월에 커다란 진한 분홍색 꽃을 피운다. 분홍색 이외에 흰색 또는 노란색도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극히 드물다. 야생화 촬영 다니던 초보시절 이 꽃을 처음 만났던 순간의 흥분과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불행이도 이 아름다움 때문에 부분별한 채취로 말미암아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지금은 야생상태에서는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희귀종의 식물이 되었다. 아쉽게도 아직 법적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아름다운 꽃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꽃의 향기는 별로이며 오줌 냄새를 약하게 풍긴다. 이 꽃은 독특한 꽃모양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커다란 둥근 꽃이 아래로 늘어진 모양새가 개의 불알을 닮았다 하여 개불알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한편 요강을 닮았다고 요강꽃 이라고도 부른다. 일부 식물학자들은 이름이 너무 야하고 교육적이지 못하다고 하여 복주머니란 이라는 예쁜 이름을 새로 지어 부르기 시작했다.
위로 40-50 cm 정도 뻗은 줄기에 3-5개의 커다란 주름진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고 줄기 끝에 계란만한 커다란 홍색 꽃송이가 달린다. 야생화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지만 복주머니란은 극히 드물게 큰 꽃을 피운다. 꽃은 3개의 꽃받침과 3개의 꽃잎으로 이루어지는데 꽃받침과 꽃잎의 색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꽃받침과 꽃잎 모두가 꽃으로 인식된다. 둥근 공 모양으로 아래쪽으로 늘어져 달려 있는 것이 입술꽃잎이 발달한 것이고 순판(脣瓣)이라고도 부른다. 다른 2개의 꽃잎은 좌우로 기다랗게 타원형으로 뻗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열매에는 수 만개의 씨가 들어 있고 익으면 스스로 터져서 씨가 퍼져나가는 삭과(蒴果)이다. 자연 상태로 뿌려진 씨는 거의 발아하지 못하고 뿌리가 번져서 번식하지만 자생지에서 캐다가 다른 지역에 옮겨 심으면 2-3년 안에 모두 죽어 버린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푼돈을 벌기 위해 무단채취를 계속함으로서 식물자체가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1753년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는 복주머니란의 속명을 시프리페디움(Cypripedium)이라고 했는데 입술꽃잎의 모양이 “비너스가 신고 다니던 슬리퍼”와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시프리스(cypr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 비너스를 뜻한다.
복주머니란은 대단한 관광가치를 갖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옮겨 심는 것이 불가능함으로 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4-07-16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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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 앵초(Primula sieboldii)
4-5월 경 냇가나 계곡 근처 양지바른 곳에서 식물 전체가 보송보송한 솜털로 싸여있는 아름다운 자태의 연한 분홍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식물이 앵초다. 앵초는 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며 포기나누기나 씨앗으로 번식한다.
꽃이 워낙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정원에 재배하기도 하는데 특히 서양에서는 수많은 원예품종을 개발하여 화단에 심고 있으며 그 종류가 무려 500 종이 넘는다고 하니 앵초가 관상용으로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 야생화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앵초의 꽃말이 “행운”인 점을 감안하면 더 더욱 사랑받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원예품종은 꽃시장에서 프리뮬러(primula)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이른 봄 봄꽃은 대부분 잎이 돋아나기 전에 꽃대가 올라와 꽃을 먼저 피운다. 하지만 앵초는 뿌리에서 잎과 꽃대가 동시에 직접 돋아나고 꽃대 하나에 6-10 송이의 꽃이 하늘을 향하여 모여 피는데 꽃의 윗부분은 5갈래로 갈라져 수평으로 퍼지고 갈라진 꽃잎 한장 한장의 가장자리 가운데가 오목하게 패어있는 것이 특이하고 꽃송이 아래 부분은 하나로 연결된 통꽃이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모습의 암술과 수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은 암술 1개와 수술 5개가 있으나 밖으로 돌출되지 않고 꽃부리(화관) 속에 감추어져있어서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앵초의 잎사귀도 독특해서 잔주름이 많이 있고 길쭉한 달걀형으로 꽃과 완전히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태가 아름다운 꽃들은 사람 손을 타서 희귀식물이나 멸종위기종이 되기 쉽다. 앵초는 어디에서나 야생상태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것을 보면 번식이 매우 잘 되는 모양이다.
앵초(櫻草)는 중국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앵두나무 뜻인 櫻(앵)과 풀 草(초)로 이루어진 이름이다. 중국 사람은 앵초 꽃이 앵두꽃을 닮았다고 생각하고 이런 꽃 이름으로 불렀으나 사실 두 꽃은 서로 닮지 않았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건조하여 사용하는데 해소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고 종기를 가라앉히는데 이용한다. 이른 봄에 어린 싹을 뿌리와 함께 캐서 봄나물로도 먹을 수 있는데 쓴맛이 없음으로 데쳐서 헹구기만 하면 된다.
밝혀진 성분으로 sakurasaponin, primulagenin A, camellanin A 등이 있다.
2014-07-02 1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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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 수선화(Narcissus lazette var. chinensis)
한반도 북쪽에는 아직 매서운 추위가 가시지 않은 시기에도 제주도나 거문도와 같은 남쪽 섬 마을에서는 아름다운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은 육지에서는 야생상태로 보기 힘든 수선화(水仙花)이다. 수선화는 이른 봄에 관상용으로 화분에 심어서 매매되고 있어서 잘 알려져 있는 꽃이다.
수선화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이나 남중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옛 문헌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세월동안 자라던 식물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나 거문도에서는 수선화를 우리 토종 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소년 나르키소스가 사냥을 나갔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호숫가에 가게 된다. 호수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물에 빠져 죽는다. 그 후 그 호수 가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이 꽃이 수선화이고 속명인 ‘나르시수스‘는 이런 신화에 근거한다. 그래서 자만 또는 스스로에게 도취된다는 뜻의 나르시시즘도 이 신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
수선화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잎이 돋아나기 전 꽃이 먼저 피는 대부분의 봄꽃과는 달리 잎이 먼저 돋아난 후 꽃은 나중에 핀다. 좁고 기다란 잎이 뿌리에서 여러 장이 모여서 돋아나고 잎사귀 사이로 꽃대가 올라오고 끝에 꽃송이가 달린다. 서양종은 한 송이씩 달리는 반면 제주도 수선화는 여러 송이가 달린다. 수선화는 꽃은 피지만 씨앗을 맺지 못함으로 알뿌리로 번식을 한다. 잎이 지고 난 다음 양파처럼 생긴 비늘줄기를 가을에 캐서 보관했다가 이듬해에 다시 심으면 꽃을 피울 수 있다. 꽃은 노란색 또는 흰색이고 꽃잎은 모두 6장이다. 5장은 둥글게 배열되고 그 중 하나는 진한 노란색의 황금색 술잔모양을 하고 있으며 꽃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꽃의 전체 모습은 흰색 또는 황색 접시위에 황금색 술잔이 놓여있는 것 같은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황금색 술잔 모양의 꽃잎을 부화관(副花冠)이라고 부른다. 이 꽃 모양 때문에 수선화를 금잔옥대(金盞玉臺) 또는 금잔은대(金盞銀臺)라고 한다.
알뿌리는 독성이 있음으로 식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민간에서는 염증이 생긴 피부에 알뿌리를 찧어서 환부에 발라서 사용한다.
2014-06-18 1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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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7> 동의나물(Caltha palustris var. membranacea)
4-5월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진달래나 개나리가 피기 시작할 무렵 물기 있는 습지나 연못 주변 또는 냇가에서 진한 노란색의 예쁜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이 동의나물이다. 일반적으로 이른 초봄에 피는 꽃들이 대부분 꽃송이가 작은데 비해서 동의나물은 꽃송이가 비교적 크다. 동의나물은 전국 어디에서나 습한 곳이나 개울 근처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미나리아제비과풀이다. 뿌리에서 여러 개 꽃대가 모여 나며 꽃대 속은 비어있고 꽃대 끝에 2-3 송이 꽃이 달린다. 잎은 둥근 심장형이나 콩팥형을 하고 있으며 반질반질 광택이 날정도이고 가죽질로 제법 단단해 보인다.
우리가 보통 꽃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진짜 꽃잎인 경우도 있지만 꽃받침이 변해서 꽃잎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동의나물의 경우도 5개의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이 진짜 꽃이 아니라 꽃받침이 꽃잎처럼 진화한 것이며 진짜 꽃잎은 없다. 식물은 이처럼 꽃잎이 없을 경우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이도록 진화한 것은 꽃가루받이에 도움이 필요한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본래 꽃받침은 말 그대로 꽃송이 바로 밑에서 꽃을 밭쳐주고 열매나 씨가 만들어지는 자방(子房,씨방)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미적으로는 꽃잎에 비해서 전혀 볼품이 없다. 그러나 꽃잎이 없을 때는 이 볼품없는 꽃받침이 화려한 꽃잎으로 진화하게 된다. 종족보존에 필수과정인 수분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곤충을 유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받침이 화려한 꽃잎모양으로 진화한 것이다. 꽃 중앙에는 노란색의 수술과 암술이 수북하게 모여 있는데 수술의 숫자도 많지만 암술의 수도 5-15개로 다수이다. 동의나물의 이름은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 ‘동의나물’은 지역에 따라서는 ‘동이나물’이라고 부른다. 심장형의 둥근 잎을 깔때기 모양으로 접으면 약간의 물을 담을 수 있어서 작은 동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에 연유한 것이 아닐까라는 이야기가 있다.
식물이름 뒤에 나물이라는 글자가 붙어있어서 식용 할 수 있는 산나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동의나물은 미나리아제비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독성이 있음으로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어린잎을 삶아서 물에 담가 충분히 우려낸 후에 나물로 먹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포함한 식물전체를 건조한 것을 마제초(馬蹄草)하며 타박상에 효능이 있다고 하며 현기증 또는 전신동통 치료에 사용한다.
2014-06-04 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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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 현호색(玄胡索, Corydalis turtschaninovii)
이른 봄 양지바른 언덕이나 산기슭에 피는 야생화 중에 현호색이라는 꽃이 있다. 이 꽃은 민들레나 할미꽃처럼 우리 주변에 자라는 흔한 식물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별로 친숙하지 않아서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 이 식물은 대부분의 다른 식물과는 다르게 이른 봄 싹이 나서 꽃을 피우고 곧 열매를 맺는데 이 모든 과정이 1개월 정도로 속성으로 진행된다. 그런 후에는 말라 없어짐으로 더 이상 우리 눈에 띠지 않는다. 이른 봄에 서둘지 않으면 이 꽃을 볼 수가 없다.
현호색은 양귀비과 또는 현호색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뿌리에서 올라온 꽃대에 5-10 송이의 꽃이 옆을 향해 차례로 매달려 있다. 종류가 많으며 꽃의 색은 홍자색이 가장 많지만 그 외에 자라나는 지역에 따라서 보라색, 분홍색, 흰색 등 다양하다. 꽃 색깔은 토양조건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호색 꽃은 다른 꽃에 비해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꽃의 특징은 긴 원통모양을 하고 있고 언뜻 보기에 꽃잎은 2장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꽃잎은 4장이다. 2장의 꽃잎은 원통 끝에 입술처럼 이래위로 벌어져 있고 나머지 2장은 벌어진 입 안에 뭉친 상태로 있어서 꽃잎같이 보이지 않지만 헤집어 보면 2장의 꽃잎이 암술과 수술을 감싸고 있다.
2장의 꽃잎이 아래위로 벌어져있는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어린 새끼 새들이 먹이를 물고 나타난 어미 새를 보고 먹이를 서로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속명인 코리다리스는 “종달새”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꽃 모양이 종달새 머리의 깃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입 벌린 새끼 종달새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해 보인다. 원통의 반대쪽은 닭의 발톱과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이를 거(距)라고 한다. 거는 꽃 뿔 이라고도 하는데 가늘고 길게 뒤쪽으로 뻗어난 돌출부로서 대개 속이 비어있거나 꿀샘이 있어서 꿀이 들어 있다. 뿌리에는 덩이줄기가 여러 개 달려있다.
현호색이란 식물명은 한자명으로서 현(玄)은 색이 검다는 뜻이고 호(胡)는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뜻하며 색(索)은 싹이 꼬이면서 돋아난다는 뜻이라고 하니 이 식물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양귀비과 식물임으로 아편의 100분의 1의 진통효과가 있어서 두통, 복통, 월경통, 관절통 등 각종 통증에 이용된다. 혈액순환작용도 있어서 진통작용을 촉진시킨다. 유효성분으로서 코리다린, 베르베린 등 여러 성분이 밝혀졌다. 관상용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4-05-21 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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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 변산바람꽃(Eranthis pinnatifida)
숲이 욱어지기 전인 이른 봄에 피는 꽃 중에 바람꽃이 있다. 낙엽을 헤집고 위로 올라온 바람꽃은 연약해서 꽃대가 가늘고 꽃대 끝에 흰 꽃이 한 송이씩 핀다. 우리가 보통 바람꽃이라고 부르는 꽃은 아네모네속(Anemone)에 속하고 종류가 다양해서 12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변산바람꽃은 아네모네속에 속하지 않는다. 바람꽃은 모두 미나리아제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고 꽃이 피는 시기도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며 변산바람꽃은 3 월경에 핀다. 바람꽃은 모두 화피(花被, 꽃잎)가 모두 흰색이고 수술만이 다르다. 아네모네속 바람꽃은 수술이 노랗지만 변산바람꽃의 꽃 밥은 연한 보라색(자색)이다.
얼레지나 처녀치마에서는 암술대가 수술대보다 길게 밖으로 뻗어있지만 변산바람꽃은 암술대가 짧고 오히려 수술대가 길다. 한 꽃 안에 같이 있는 수술과 암술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길이가 다를 수도 있고 또는 같을 수도 있다.
인간에 있어서 근친교배를 피하듯이 식물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딴꽃가루받이(타가수분)가 필수적이다. 수술과 암술이 한 꽃 안에 서로 가까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기꽃가루받이(자가수분)을 피하고 타가수분을 할 수 있을까 ? 그 방법의 하나가 암술과 수술의 길이를 달리하는 것이다. 내 꽃이 아닌 다른 꽃의 화분으로 수정되기를 바라는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곤충이 꽃가루받이를 매개할 경우 곤충 몸에 부착된 꽃가루가 암술에 전달된다. 이때 자가수분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자기꽃불임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음단계에서 이를 저지하는 기전이 작동한다. 즉 자기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진 후라도 암술대의 성장이 정지되거나 또는 어린식물인 배가 자라지 못해 씨가 형성되지 못하게 한다. 또는 자기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떨어지면 암술머리 위에서 꽃가루관이 싹트는 것이 억제된다. 종족보존을 위해서 기기묘묘하게 진화된 것을 보고 자연의 신비함에 감동 할 뿐이다.
바람꽃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일까 ? 속명(屬名) 아네모네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다. 우리말 이름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변산바람꽃은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바람꽃을 채취하여 건조한 전초(全草)를 죽절향부(竹節香附)라하며 거풍, 소염에 효능이 있고 종통, 요통, 골절통 치료에 사용한다.
2014-05-07 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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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 처녀치마(Heroniopsis orientalis)
복수초나 노루귀보다는 조금 늦지만 아직 잔설이 남아있는 4월 전후로 산중턱 개울가나 물 끼가 있는 습지에서 처녀치마라는 봄꽃을 만날 수 있다.
소금에 절인 것처럼 힘없어 보이는 푸르죽죽한 빛바랜 잎들이 땅위에 방석처럼 펼쳐져 있고 그 잎 사이로 꽃대가 올라오고 꽃대 끝에 3-10 개의 보라색 통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꽃 색깔은 지역에 따라서 농담(濃淡)에 차이가 있어서 홍색을 띤 것도 있다. 처녀치마 꽃은 암술이 수술 보다 길게 밖으로 뻗어 있는데 이런 현상은 비단 처녀치마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의 식물에서 관찰되는 현상이다. 딴꽃가루받이(가가수분)과 관계가 있다.
처녀치마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매우 희귀하지만 꽃 색깔이 흰 것도 간혹 만날 수 있다. 활엽수목림에는 낙엽이 쌓여 썩은 부엽토가 많아서 땅이 비옥하고 그늘이 적당히 져서 이런 곳에 잘 자란다.
일반적으로 식물이름은 처음 발견된 자생지 지명이나 식물 자체의 특성 또는 라틴어명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처녀치마라는 식물명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혹자는 꽃대 끝에 핀 여러 송이의 보라색 꽃이 마치 미니스커트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예쁜 치마 모양일거라는 생각에 맞추어서 설명을 부친 것 같기도 하다.
처녀치마의 꽃모양을 보면 소녀의 미니스커트나 예쁜 치마모양이 전혀 연상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처녀치마 식물명의 유래에 대해서 입증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일본어로는 처녀치마를 성성이치마(猩猩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일본 발음으로 성성이가 소녀와 비슷하고 소녀는 처녀로 둔갑해서 마침내 성성이치마는 처녀치마가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계절이 지나면 모두 말라서 없어지는데 처녀치마의 잎사귀들은 그 대로 남아 겨울을 견디는 반(半) 상록성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꽃이 필 당시는 꽃대가 10cm 정도로 짧지만 꽃이 지고 난 후에 꽃대가 계속 자라서 50cm 정도 높이가 된다. 식물이 꽃대를 높이는 것은 바람의 힘을 빌어서 종자를 널리 퍼지게 하려는 생존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처녀치마의 성분연구와 용도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2014-04-23 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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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 노루귀(Hepatica asiatica)
아직은 싸늘하지만 대지에 봄기운이 퍼질 무렵 주로 산의 비탈진 골짜기에 핀 아주 작고 귀여운 꽃을 만나게 되는데 이 꽃이 바로 노루귀다. 한 자리에서 여러 개의 꽃대가 나오며 각 꽃대마다 한 송이씩 달린다. 꽃 색 갈도 다양해서 흰색, 분홍색, 붉은색, 보라색 등 여러 가지 색의 꽃이 피며 꽃 사진작가들이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하는 야생화 중의 하나이다.
노루귀는 미나리아제비과 여러해살이식물로서 꽃에는 향기가 있으며 노란색의 수술을 많이 갖고 있다. 아직은 기온이 낮은 시기인데 이 연약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보면 외유내강의 식물이라는 감을 갖게 된다. 늦추위로부터 나약한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꽃자루와 꽃 뒷면 등 온몸을 하얀 부드러운 털로 감싸고 있다. 또한 꽃은 해바라기처럼 햇빛을 따라 돌면서 태양광으로 수술과 암술을 덥인다. 일교차가 심한 이른 봄에는 보온이 중요함으로 밤에는 열의 발산을 막을 뿐만 아니라 꽃향기가 발산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꽃잎이 오므라들어서 닫아버린다. 이렇게 절약한 향기로 다시 곤충을 유혹한다.
노루귀라는 예뿐 식물명은 잎의 모양을 본 따 지은 것이다. 즉 잎이 돋아날 때 깔때기처럼 말려서 나오는데 갈라진 잎이 하얀 털로 덮여있어서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질 때 쯤 뿌리에서 잎이 돋아난다.
라틴어 식물명(학명)의 속명 Hepatica는 간장(肝臟)이라는 뜻인데 갈라진 잎 모양이 간장을 닮았다하여 생겨난 명칭이다. 같은 식물을 보고 우리는 노루귀를 연상했지만 서양 사람들은 간의 모양을 연상한 것이다. 우리가 훨씬 시적이고 정서적으로 보인다. 우리가 꽃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 꽃잎으로 발달한 것이다. 그래서 노루귀에는 식물학적으로 꽃잎이 없다. 식물에서는 꽃받침이 꽃잎으로 발달한 경우가 흔히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미나리아제비과 식물이 독성이 있음으로 나물로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약으로 사용하는데 여름에 채취하여 건조한 후 보관하며 한방명은 장이세신(樟耳細辛)이다. 두통, 치통, 복통 등 각종 통증에 진통제로 쓰이며 기침, 설사에도 사용하고 약효성분으로 hepatrilobin, saponin이 들어있다.
2014-04-09 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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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아직은 숲이 우거지기 전 무렵인 4-5월 경 비교적 높은 산 숲 속에서 이국적인 자태의 홍자색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이 얼레지다. 얼레지는 백합과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비늘줄기가 땅속 깊숙이 뻗으면서 자라므로 뿌리 캐기가 쉽지 않다. 매우 희귀하지만 꽃이 흰색인 얼레지도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식물의 명칭은 우리말인지 또는 외래어인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질적인 경우가 많다. 얼레지라는 식물명에서 혹시나 외래종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우리의 토종 꽃이다. 잎사귀에 얼룩이 졌다하여 얼레지라는 식물명을 얻게 되었다.
얼레지는 식물자체가 매우 단출해서 잎사귀가 2장 또는 한 장이고 연한 갈색 꽃자루가 잎사귀 사이로 올라오면서 고개를 숙이고 그 끝에 한 송이의 꽃이 아래를 향해서 핀다. 꽃잎은 6장이고 꽃이 활짝 피면 꽃잎이 뒤로 말려서 서로 맞닿을 정도가 되며 꽃잎 안쪽에는 톱니모양의 자주색 무늬가 보인다. 이때 1개의 암술과 6개의 수술은 밖으로 길게 뻗어 있고 수술 끝에 붙어있는 흑자색 꽃 밥이 유난히 커서 인상적이고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이른 봄에 피는 대부분의 꽃이 그러하듯이 얼레지도 저녁이 되면 꽃잎이 오므라들기 시작해서 밤에는 완전히 닫아버린다. 많은 꽃들이 밤에 꽃잎을 닫는데 밤에는 기온이 내려감으로 수술과 암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타원형 잎사귀는 땅에 펼쳐있으며 표면에는 마치 붓으로 칠해놓은 것처럼 자주색 얼룩무늬가 있다. 속명 에리스로니움(Erythronium)은 그리스어로 붉은 색을 의미함으로 잎의 자주색 얼룩무늬와 관계가 있다. 영어 이름도 도그스투스바이올렛(dog's tooth violet)인 것을 보면 개 이빨처럼 생긴 꽃의 무늬 때문에 생긴 이름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차전엽산자고(車前葉山慈姑)라 하는데 생것을 사용하거나 건조하여 보관했다 사용할 수 있다. 위장관련 질환에 주로 사용하는데 위를 보하고 설사와 구토를 멎게 한다. 비늘줄기에는 40-50%의 녹말(전분)을 함유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얼레지 녹말을 “가타쿠리”라고 한다. 기타 특별한 성분이 밝혀진 것은 없다. 어린잎을 나물이나 국거리로 식용할 수 있다.
2014-03-19 16: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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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 복수초(福壽草), (Adonis amurensis)
덕성여대 총장과 약학대학 학장, 한국약학대학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주천(柱泉) 권순경(權順慶) 명예교수는 최근 인사동 갤러리에서 자신의 2번째 ‘야생화 사진전시회’를 가졌다. 권순경 교수는 식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유기합성화학을 기초로 하는 학문분야인 약품화학을 전공했지만, 모든 약의 근원은 식물인 만큼 평소 약용식물과 야생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특히 권순경 교수가 촬영한 야생화 사진들은 단순한 도감용 사진의 단계를 넘어서서 예술적인 심미안과 전문적인 카메라 기법이 녹아든 작품사진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본지에서는 권순경교수가 직접 촬영한 야생화 사진과 꽃에 관련된 이야기를 곁들인 포토에세이 형식의 글을 이번호부터 연재한다. <편집자 주>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복수초가 있다. 2월 말에서 3-4월에 핀다. 복수초(福壽草)는 한자명에서 알 수 있듯이 “복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을 가진 야생화이다. 아직 주위가 온통 영하인 이른 봄에 꽁꽁 얼어붙은 땅을 뚫고 꽃대가 올라와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이 식물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복수초가 자라는 땅은 대부분 낙엽활엽수림이어서 꽃이 늦게 피면 무성한 나무 잎으로 인해 햇빛이 차단됨으로 광합성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열매 맺을 준비를 끝내야 함으로 이러한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제비과 여러해살이식물로서 학명에 나오는 아도니스(Adon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으로 아프로디테의 애인이며 산짐승에 물려 죽어가면서 흘린 피에서 생겨난 난 꽃이 복수초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연약한 식물이 어떻게 얼어붙은 굳은 땅을 뚫고 지상으로 나올 수 있을까 ? 눈 속의 복수초를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듯이 식물 주위만 눈이 녹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온도를 측정해보면 식물뿌리 주변은 10-15도 정도로 꽃 주위의 영하의 대기온도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물이 열을 발생시켜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것이다. 신비롭지 않을 수 없다.
꽃은 노란색으로서 20-30 여장의 꽃잎의 배열이 마치 접시안테나 모양을 하고 있고 한 가운데는 노랑 꽃잎보다는 다소 진한 주황색 수술이 가득 모여 있다. 이처럼 수술이 많은 이유는 복수초에는 꿀이 없음으로 방문하는 곤충에게 먹이로 수술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수술 속에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돌기가 난 엷은 녹색의 암술이 자리하고 있다. 꽃잎은 태양을 따라 돌면서 태양광으로 암술을 덥인다. 아직 추운 시기임으로 이 또한 방문하는 곤충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따듯하게 하기 위한 배려이다. 꽃잎은 한나절만 벌어지고 해가 질 무렵부터 오므라들기 시작하여 추운 밤중에는 완전히 닫아버려 꽃피기 전 모습의 봉오리가 된다. 보온을 위한 자구책인 것이다. 뿌리를 포함해서 식물 전체를 건조하여 약으로도 쓰이는데 강심, 이뇨작용이 있다. 일반적으로 미나리아제비과 식물은 독성이 있음으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2014-03-05 1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