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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6> 메꽃(Calystegia japonica)
메꽃은 우리나라 어디든지 밭이나 들 또는 인가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야생화여서 매우 친숙한 꽃 중의 하나이다. 6-8월 한 여름에 잎겨드랑이에서 유난히 길게 자라나온 꽃대에 깔때기 모양의 연한 분홍색 꽃을 피우는데 언 듯 보면 나팔꽃처럼 생겨서 혼동하기 쉽다.
메꽃과에 속하며 다른 풀대나 작은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서 50-100m 정도 자라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이다. 꽃잎이 모두 붙어서 하나로 합쳐진 통꽃으로 아침에 꽃이 피었다가 해가 지면 꽃도 져버린다. 이처럼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함으로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메꽃은 우리에게 매우 오래 가는 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한번 피었던 꽃은 하루 만에 지고 다음날 피는 꽃은 새로운 꽃봉오리에서 피어난 꽃이다. 수술 5개와 암술 1개가 꽃송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꽃가루받이를 하더라도 열매를 잘 맺지 못한다. 외모가 비슷한 나팔꽃은 꽃 색이 달라서 남보라색이고 원산지가 인도인 외래종이며 한해살이풀이다.
메꽃을 고자화(鼓子花)라고도 하는데 언뜻 그 연유를 쉽게 알 수 없었지만 알고 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거세를 당해서 생식능력이 없는 남자를 흔히 고자라고 하는데 메꽃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해서 고자화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사실 메꽃은 자가수정 즉 같은 꽃송이 안에 이웃하고 있는 암술과 수술이 꽃가루받이를 하지 않는다. 타가수정 즉 다른 구루의 꽃과 꽃가루받이를 해야 만이 열매를 맺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사 자가수정을 하더라도 수정된 암술이 암술 관을 타고 자방까지 이동 중에 관이 막혀서 자방에 다다르지 못하거나 또는 자방에 도달하더라도 세포분열이 되지 않아 결실을 맺을 수 없게 된다.
자가수정을 하게 되면 열성인자의 발현으로 건실한 후손을 얻을 수 없게 됨으로 타가수정을 선호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인간도 친인척과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식물의 생식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묘한 이치를 알고 나면 놀라운 자연의 질서에 다시 한 번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메꽃은 덩굴로 감고 올라가는 성질 때문에 선화(旋花)라는 이름도 있으며 열매 맺기가 힘들므로 종자보다는 뿌리줄기로 더 잘 번식 한다.
메꽃은 약초로도 중요하지만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구황식물로도 중요한 역할을 헸던 매우 고마운 식물이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고 그리고 살찐 뿌리줄기는 달콤한 맛이 있어서 생으로도 먹을 수 있고 찌거나 삶아서 먹기도 하고 쌀과 함께 죽을 끌이거나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른 봄날 밭에서 메꽃줄기가 말라있는 주변 땅을 파면 흰색의 기다란 뿌리줄기를 얻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줄기를 포함한 전초(全草)를 약재로 사용하며 이뇨, 강장, 피로회복, 항당뇨약으로 시용한다. 켐페롤 -3-람노사이드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2015-03-18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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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5> 구름패랭이꽃(Dianthus superbus)
구름패랭이꽃은 북쪽 고산지대 특히 백두산 지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남한의 보통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종에 속하는 식물이다. 7-8월 늦여름에 갈라진 줄기 끝에 한 송이씩 연분홍색 꽃을 피우는데 꽃의 모습은 산발한 여인네 머리카락처럼 보인다.
석죽과에 속하며 꽃모습이 많이 닮은 꽃으로 술패랭이꽃이 있다. 술패랭이꽃은 높지 않은 야산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꽃받침은 원통모양으로 2 cm 정도로 길고 여기에 5개의 꽃잎이 달려있는데 꽃잎 각각은 잘고 깊게 갈라져서 마치 실처럼 가늘고 길게 생긴 꽃잎이 밑으로 약간 처진다.
암술 2개와 수술 10개가 있는데 수술은 위로 뻗어있다. 구름패랭이꽃이라는 꽃 이름은 구름과 패랭이꽃을 합성하여 만든 것이다. 야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속(同屬)식물 중에 패랭이꽃이 있는데 이 꽃의 모습이 옛날 신분이 낮은 서민들이 쓰고 다니던 모자의 일종인 패랭이를 닮았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식물명 앞에 ‘구름’이 붙은 것이 많은데 동속(同屬) 식물 중에서 높은 산지에 자라는 식물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처럼 높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구름패랭이꽃처럼 꽃잎이 깊게 갈라서 하늘하늘 솜털과 같은 모양으로 화려하게 장식 한 것은 꽃가루받이를 도와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한다.
이렇게 식물들은 꽃가루받이를 위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 꽃잎을 여러 개로 갈라놓게 되면 표면적이 늘어나서 식물의 입장에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됨으로 부담을 떠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패랭이꽃처럼 희생을 감수하고 이러한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름패랭이꽃이다.
2012년 러시아 생물물리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깜짝 놀라운 발표를 했다. 3만 년 동안이나 땅 속에 묻혀있던 씨앗에서 싹을 티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데 성공했다는 뉴스였다. 학자들이 복원해 낸 이 고대(古代)식물을 ‘실레네 스테노필라’(Silene stenophylla)라는 이름을 붙이고 현존하는 식물 중에 이러한 식물이 존재하는지 등에 관해서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 식물은 석죽과 패랭이꽃의 일종이었으며 꽃은 흰색이고 놀랍게도 지금도 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변이가 전혀 생기지 않은 것이다.
과학자들은 씨앗에서 직접 싹을 티워 보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열매의 조직을 채취해 배양액(조직배양)에서 키워서 싹을 얻을 수 있었고 일반 토양에 옮겨 심었다. 토양에서도 묘목으로 잘 자랐고 꽃을 피우고 열매까지 맺었다.
복원에 이용된 이 씨앗은 지하 20-40 m 지층에 있는 다람쥐 굴 안에 동결된 상태로 저장되어 있었다. 방사선 연대측정 결과 씨앗과 열매의 연대는 3만2000∼2만8000년 전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씨앗은 몇 년 안에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년을 살지 못하는 인간과 비교해 볼 때 식물의 끈질긴 생명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방에서는 식물의 지상부 건조한 것을 구맥(瞿麥)이라 하여 이뇨제와 혈압강하제로 사용했는데 동물실험에서도 이뇨작용이 입증되었다. 꽃에는 유게놀, 페닐에틸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다.
2015-03-0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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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 털쥐손이(Geranium eristemon)
고산 지대의 숲속이나 풀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중에 털쥐손이라고 하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비교적 늦은 여름인 7-8월에 연한 자주색 꽃을 피우는데 줄기가 30-50 cm 정도 높이로 자라고 갈라진 줄기 끝에 한 송이씩 꽃이 달린다.
꽃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식물 전제에 거센 털이 돋아 있고 쥐손이풀과에 속한다. 꽃잎 5개, 꽃받침 5개, 수술 10개 그리고 암술은 1개이다.
처음 이 꽃을 언뜻 보게 되면 암술과 수술의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중앙에 암술대가 길게 밖으로 뻗어있고 암술머리는 5가닥으로 갈라져 있다. 암술대 둘레를 10개의 수술대가 감싸고 있어서 하나의 원추형 모양으로 보인다. 이 원추형 끝 부분에서 수술대가 약간 분리되면서 끝에 화분 주머니가 달린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쥐손이풀속에 속하는 식물은 20여종이 넘으며 모양이 엇비슷해서 구별이 쉽지 않다.
털쥐손이는 털이 있는 쥐손이풀이라는 뜻이며 쥐손이풀 이름은 잎이 쥐의 손과 비슷하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고 서장초(鼠掌草)라고도 한다. 라틴어 속명 제라늄(Geranium)은 그리스어로 ‘학(鶴)’이라는 뜻을 가진 제라노스(geranos)에서 유래했다. 이 속(屬)에 속하는 식물들의 열매모양이 학의 부리와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시장에서 제라늄으로 팔리는 원예식물은 펠라고늄속 식물이다.
털쥐손이처럼 ‘털’자가 붙은 식물이름이 유독 많다. 식물의 전체 모습은 똑 같은데 다만 털이 있고 없고 차이밖에 없는 경우에 털이 없는 식물의 이름 앞에 ‘털’을 부쳐서 구별한다. 식물 특히 초본(草本)인 경우에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털로 덥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털은 식물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여러 가지 다양한 역할이 알려져 있지만 식물을 보호하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털은 식물의 표피세포가 돌출되어 형성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목화섬유를 들 수 있다. 목화섬유는 목화씨의 표피로부터 만들어 진 섬유가 특별나게 발달한 경우로서 섬유의 길이가 6cm 에 이르며 먼 옛날부터 옷감제조 원료로서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목화가 처음 도입되었다. 원나라에 갔던 문익점이 돌아올 때 붓통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 왔고 고향에서 재배하는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로서 당시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식물의 털에서는 내용물을 분비하기도 한다. 박하 털에서는 박하 향냄새를 가진 멘톨을 만들어 내고 대마초에서는 환각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을 생산한다. 끈끈이주걱의 털은 점액과 효소를 분비하여 먹이를 잡고 소화시켜 영양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잎의 위 표면에 나 있는 털은 그늘을 만들며 햇빛을 굴절시켜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잎의 아래 면에 있는 털은 공기의 흐름을 느리게 하여 잎에 있는 공기구멍으로부터 물의 손실을 줄여서 식물을 보호한다. 또한 털은 보온 역할을 하며 곤충(해충)들이 잎을 씹어 먹는 것을 어렵게 하여 식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 말린 것을 노관초라 하며 설사나 장염에 사용하고 모든 종류의 쥐손이풀이 사용된다. 탄닌이 많고 제라니인(geraniin)을 함유하고 있다. 이질풀은 이질치료에 사용한데서 식물명을 얻었고 쥐손이풀과 모양이 매우 흡사해서 구별이 쉽지 않다.
2015-02-17 1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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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 제비동자꽃(Lychnis wilfordii)
여름 막바지인 7-8월은 식물에게는 성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이다. 하지만 이웃 풀들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햇볕은 식물에게는 필수임으로 햇볕경쟁을 위해서 이웃 식물보다 더 높게 웃자라야 한다.
이러한 시기에 습지 그늘진 여름 습속에서 눈에 번뜩 뜨이는 걸출한 미모의 주홍빛 꽃을 만나게 되는데 이 꽃이 제비동자꽃이다. 꽃마다 나름대로 개성이 다른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제비동자꽃을 처음 목격한 순간 완벽하게 균형 잡힌 아름다운 자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비동자꽃은 강원도 이북지방에 분포하며 비교적 높은 산 풀밭에서 다른 풀들과 어울려서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석죽과에 속한다.키가 50-80 cm 로 곧게 자란 줄기 끝에 꽃이 한 송이씩 수평으로 피어 있다. 꽃잎은 5개이고 각각의 꽃잎이 4 가닥으로 길게 갈라져 마치 날렵한 제비꼬리 모습을 연상시킨다. 꽃받침은 1.5 cm 정도로 기다란 원통모양이다.
이러한 꽃모습에서 ‘동자꽃’에 ‘제비’라는 접두사가 붙어 제비동자꽃이라는 식물명을 얻게 되었다. 수술은 10개 그리고 암술은 5개이고 수평을 이고 있는 꽃잎 위로 돌출되어 있고 수술은 암술 밑에 배열되어 있다. 동자꽃이라는 비슷한 식물이 있는데 꽃잎 가장자리 가운데가 깊게 패여 있고 꽃의 분위기가 제비동자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동자꽃은 우리 꽃임으로 꽃 이름이 서양 신화가 아닌 우리 전설에서 유래했다. 깊은 산속 암자에서 노승이 어린 동자와 함께 살았는데 어느 겨울 노승은 시주 받기 위해 마을로 내려갔다가 폭설로 인해 도저히 산사로 돌아 올 수 없었다. 눈이 녹기를 기다렸다가 산사로 돌아와 보니 홀로 기다리던 동자승이 얼어 죽어 있었다. 슬픔에 쌓인 스님은 동자승을 양지바른 근처 숲 가장자리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가에서 동자승의 얼굴을 닮은 예쁜 붉은 꽃이 피었고 사람들은 그 꽃을 동자꽃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제비동자꽃의 속명인 리크니스(Lychnis)는 그리스어로 ‘붓꽃’이라는 의미이며 제비동자꽃이 붓꽃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답다는 뜻일 터이다.꽃 사진을 촬영하러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동일한 꽃이라도 그 꽃이 자라는 지역에 따라서 꽃 색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꽃이 주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종종 체감하게 된다. 그래서 강원도 높은 지대에서 만나는 꽃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의 꽃보다 색상이 더 선명하고 아름다움이 더함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나만의 주관적인 느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동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혹시나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조사해 본 바로는 납득할만한 근거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꽃 색과 관련 있는 색소는 안토시안이라는 물질이다.안토시안은 꽃 색 뿐만 아니라 단풍을 비롯해서 식물의 색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질이다.
안토시안 색소 생성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태양광 중에서도 자외광이다. 높은 지대로 올라갈수록 즉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층은 얇아지고 반면에 자외광(紫外光)의 세기는 더욱 더 강해진다. 동일종의 식물이라도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은 자외광을 더 많이 받게 되고 따라서 안토시안 색소도 더 많이 만들어진다. 꽃의 색과 무늬는 더 진해지고 선명해져서 아름답게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전초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천열전추라(淺裂剪秋羅)라고 하며 열을 내리고 해독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2015-02-0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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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2> 물매화(Parnassia palustris)
8-9월 늦여름 개울가나 습지 또는 높은 산의 풀밭에서 가느다랗게 위로 뻗은 꽃줄기 끝에 흰 꽃이 한 송이씩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꽃이 바로 물매화로서 범의 귀 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다.
뿌리 잎 사이로 여러 대의 꽃줄기가 나오며 10-20 cm 정도 높이로 자라고 밑 부분에 1장의 둥근 모양의 줄기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꽃이 지고 나서도 풀대줄기는 보통 다른 풀처럼 갈색으로 변하면서도 쓸어 지지 않고 꼿꼿하게 서있다. 꽃은 매화를 닮았고 물가에 핀다고 해서 물매화라는 식물명을 얻게 되었다고 하지만 예부터 우리선조들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에는 매화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 한다.
매화는 원래 나무에 피지만 물매화는 목본이 아닌 초본(草本)임으로 중국에서는 매화초(梅花草)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풀매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가루받이에 직접 관여하는 부분은 암술과 수술인데 수술 중에는 꽃가루를 생산하지 못하는 가짜수술이 있다. 모양만 수술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런 것을 헛수술(위웅예, 僞雄蕊)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헛수술은 화분을 생산하는 진짜 수술보다도 외모가 더 아름답고 화려하다. 대표적인 것이 닭의장풀인데 6개의 수술 중 3개가 헛수술이며 진한 노란색을 띠고 있어서 눈에 잘 띠며 곤충유인 임무를 담당하고 동시에 먹이로도 제공된다.
이른 봄에 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 꽃도 잘 관찰해보면 진짜 수술 아래부위에 샛노란 헛수술이 있어서 봄 햇살에 더욱 더 빛난다.
물매화의 꽃도 헛수술을 갖고 있다. 꽃잎이 5개이고 수술은 모두 10개인데 그중 5개는 진짜수술이고 나머지 5개는 헛수술이다.
진짜 수술과 교대로 배치되어 있다. 헛수술의 끝이 부챗살 모양으로 가늘게 많이 갈라져 있고 갈라진 끝에는 마치 작은 물방울이 맺힌 것처럼 반짝인다.
화려한 헛수술로 인해서 물매화의 꽃은 더욱 더 아름답게 보인다. 곤충의 눈에도 잘 띄기 때문에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꽃가루 매개곤충은 꿀샘인줄 알고 접근하지만 꿀은 아닌 것이다.
꽃을 찾는 곤충들은 꽃을 수분시키는 대가로 꿀을 제공 받지만 꿀이 없을 경우 수술과 꽃가루를 먹는다. 이렇게 될 경우 식물은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왜냐하면 꽃가루에는 풍부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반면 꿀은 단순 탄수화물로 되어 있어서 단백질생산에는 탄수화물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즉, 생산원가 면에서 단백질이 많은 꽃가루 생산에 더 많은 원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진다는 이야기다. 자원낭비인 것이다.
그래서 꿀을 생산해서 매개곤충에게 꿀을 공급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대개 꿀을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헛수술이며 곤충유인과 더불어 곤충의 먹이 감 노릇을 하게 한다.
속아서 찾아온 곤충에게 꽃가루받이 대가로 작은 보상이라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꿀 대신에 지방을 만들어 공급하는 경우도 있고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꽃잎 속은 주위 공기 온도보다 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물매화는 워낙 꽃이 아름답고 깨끗해서 관상가치가 충분하지만 화단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약초로서의 용도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2015-01-21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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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1> 으름덩굴(Akebia quinata)
봄이 무르익어 갈 무렵인 4-5월경 시골 길가나 야트막한 산에서 덩굴나무에 꽃자루가 유난히 긴 암자색 꽃이 많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으름덩굴 이라고 하는 식물인데 으름덩굴과에 속하며 5m 정도 자라고 황해도 이남에 분포한다. 꽃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꽃의 크기가 서로 다른 2가지 종류의 꽃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꽃이 수꽃이고 큰 꽃이 암꽃이다. 수꽃과 암꽃이 같은 나무에 각각 따로 피는 식물인데 이런 식물을 암수한그루(자웅동주,雌雄同株)라고 한다.
3개로 갈라진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진짜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 발달한 것이다. 수꽃에는 6개의 수술과 6개의 퇴화된 암술이 있고 암꽃에는 3-6개의 암술과 6개의 퇴화된 수술이 있다. 다시 설명하면 암꽃과 수꽃에 각각 암술과 수술이 모두 있지만 필요 없는 것 즉 수꽃에는 암술이 그리고 암꽃에서는 수술이 필요 없음으로 퇴화되어 형태만 갖추고 있는 것이다. 으름나무에 피어있는 암꽃과 수꽃의 비율은 수꽃의 수가 암꽃보다 3배 정도 더 많다. 여름에 6-10 cm 정도 크기의 열매가 여러 개 열리며 가을에 엷은 갈색으로 익고 완전히 익으면 봉합선을 따라 길게 갈라져서 속살이 들어난다. 모양이 바나나 모양이고 달고 맛있어서 한국산 바나나라고도 하며 씨가 많이 들어있다. 입자루가 긴 난형 또는 타원형 작은 잎이 5개씩 붙어 있는 겹잎을 갖고 있다.
암수한그루 식물인 으름나무에는 수꽃의 수가 암꽃에 비해서 3배 많다고 했는데 이것은 으름덩굴뿐만 아니라 다른 식물에서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열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꽃가루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3배 정도 많이 필요하다. 암꽃을 수분시키기 위해서는 꽃가루가 수꽃에서 암꽃의 암술로 이동해야하는데 스스로 이동할 수 없음으로 이 과정에서 바람의 도움을 받거나 곤충과 같은 매개동물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꿀과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은 더 많은 매개동물을 유인하기 위한 자구책인 것이다.
으름덩굴 꽃도 진한 향기를 발산한다. 화분의 이동과정에서 화분의 손실이 불가피함으로 수꽃이 수적으로 많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래야만이 되도록 많은 암꽃이 꽃가루받이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꽃은 꽃가루받이가 끝난 이후에도 후손인 씨앗을 생산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에 결실을 맺지 못하고 중도탈락 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암수한그루 식물뿐만 아니라 암꽃과 수꽃이 가각 다른 나무에 피는 암수딴그루(자웅이주, 雌雄異株) 식물에서도 관찰된다. 수나무가 암나무에 비해서 수적으로 많다.
꽃가루받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암꽃과 수꽃 간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 방법의 하나가 한 꽃 안에 수꽃과 암꽃을 함께 배치하는 것이다. 속씨식물은 80% 이상이 한 꽃 안에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갖춘 암수한꽃을 피운다. 암술과 수술이 바로 이웃하고 있음으로 매개동물이 한 번 방문할 때 꽃가루의 공간 이동거리가 짧아서 효과적으로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이동시킬 수 있으며 꽃가루의 손실은 최소한으로 줄어들 수 있다. 식물의 생식기관인 꽃을 관찰함으로서 진화과정의 합리성을 이해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자연의 모든 현상도 합리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으름나무는 모든 부위가 활용되는 매우 유익한 나무이다. 가지 말린 것을 목통(木桶)이라 하여 이뇨작용이 있어서 한약재로 이용되고 줄기는 바구니 재료로 쓰이며 열매는 팔월찰(八月札)이라 하여 말린 것은 약재로 쓰이고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과일이다.
2014-12-31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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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 닥풀(황촉규, Hibiscus manihot)
결실의 계절인 초가을에 접어드는 시기인 8-9월에는 피어있는 꽃의 종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런 시기에 주변 길가에 놓여있는 화분이나 또는 주택 화단에 심어져 있는 비교적 키 큰 식물에 소담스럽게 한 두 송이씩 커다란 노란색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식물은 보통 줄기가 1.5-2m 이상 자라는데 아욱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서 닥풀이라고 하며 황초규(黃蜀葵)라고도 부른다. 원래 이 계통 식물들은 더운 지방에 자라는 열대지방식물이다. 닥풀은 원산지가 중국이지만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된 귀화식물이다. 의료용을 비롯한 다양한 용도로 쓰임새가 많아서 각 지역에서 비교적 많이 재배하고 있다.
식물원이나 약초원에서도 대부분 키우고 있음으로 쉽게 만날 수 있으나 야생상태에서는 만날 수 없다.
보통 야생화에 비해서 꽃이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원줄기 끝에 있는 꽃자루에 여러 개의 꽃봉오리가 달려있고 밑에서부터 차례로 위로 올라가면서 꽃이 피는 총상화서(總狀花序) 꽃차례를 하고 있다. 언 듯 보기에 접시꽃이나 또는 부용꽃과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혼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접시꽃을 황촉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식물은 모두 동일한 과(科)와 동일한 무궁화 속(屬)에 속함으로 꽃의 특징 또한 비슷하다. 꽃잎은 5개로 기와처럼 겹쳐있고 꽃의 중심부는 검은 자주색을 띄고 있다. 연한 노란색 꽃잎과 대조를 이루고 있어서 한결 더 멋있어 보인다. 잎사귀는 손가락처럼 5-7갈래로 깊게 갈라진 모습을 하고 있다.
수술과 암술의 모양이 보통 다른 꽃과는 차이가 커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우선 암술과 수술의 구분이 분명치 않다. 수술대는 암술대와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수술대가 암술대에 붙어서 완전히 하나로 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술대와 수술대를 따로따로 구분 할 수 없다.
꽃 중심에 뻗어있는 중심대가 암술대와 수술대가 합쳐진 부분이고 끝부분이 암술머리이고 5갈래로 갈라져 있다. 중심대 가장자리 둘레로 꽃 밥이 붙어 있다. 이처럼 수술대가 암술대에 합해(융합)져서 하나의 다발로 된 수술을 단체웅예(單體雄蘂, monadelphous stamen)라고 한다. 원래 수술대는 하나하나 따로 떨어져 있고 각 수술대 끝에 화분주머니가 붙어 있다. 그 화분주머니 속에 꽃가루(화분)가 들어 있는데 화분주머니가 열리면서 꽃가루가 밖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닥풀처럼 단체웅예 형태의 수술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식물이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 꽃이다. 무궁화 꽃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임으로 잘 관찰 해 보면 평소 무관심했던 꽃 구조의 다양성을 알게 되고 또한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오이나 호박과 같은 박과식물도 이와 유사한 수술을 갖고 있다.
닥풀의 식물명은 종이제조와 관련이 있다. 자고로 우리나라 종이인 한지는 닥나무 껍질을 벗겨서 제조했는데 종이를 채로 뜰 때 닥나무 분말이 서로 잘 붙게 하기 위해서 닥풀 뿌리에서 얻은 진액을 풀 대신에 접착제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닥풀의 뿌리를 물에 담가두면 끈끈한 진액이 나와서 풀처럼 된다. 닥나무 분말을 닥풀 뿌리 진액에 분산시켜서 종이 제조에 사용한데서 닥풀 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뿌리에는 점액질이 16% 정도 함유되어 있고 아라반(araban), 갈락탄(galactan)이 주성분이다. 한방에서는 황촉규의 꽃, 잎, 줄기, 뿌리, 씨 등 식물의 모든 부위가 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뿌리를 황촉규근(黃蜀葵根), 그리고 종자를 황촉규자(黃蜀葵子)하여 염증을 가라앉히고 해독에 효능이 있고 이뇨효과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12-10 0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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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9> 뻐꾹나리(Tricyrtis macropoda)
여름이 한창인 7-8월 중부이남 숲속 나무그늘 밑에서 보통 꽃과는 다른 특이한 모습의 꽃을 볼 수 있는데 뻐꾹나리라는 식물이다. 뻐꾹나리는 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야생상태로는 개체수가 많지 않아서 희귀식물에 속한다.
줄기와 가지 끝에 연한 자주색 꽃이 한 송이씩 위를 향해서 핀다. 꽃이 개화하면 꽃잎이 밑으로 젖혀지면서 말리게 되고 따라서 암술대와 수술대가 완전히 밖으로 노출된 형태가 된다. 꽃잎과 수술이 각각 6개씩이고 암술이 1개 이다. 특이한 것은 암술대가 기둥모양이고 암술머리가 3개로 갈라지고 이 세 가닥이 다시 각각 2가닥으로 갈라진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뻐꾹나리의 암술이 3개 혹은 6개로 착각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뻐꾹나리는 참나리처럼 같은 백합과에 속하지만 속명은 다르다. 그 이유는 뿌리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참나리는 양파 모양의 인경(鱗莖)을 갖고 있지만 뻐꾹나리는 뿌리가 수직으로 땅속 깊이 뻗고 마디마다 잔뿌리가 난다.
복잡한 암술과 수술이 위로 뻗어 있어서 꽃의 외모는 언 듯 보기에 마치 꼴뚜기처럼 보인다. 그래서 뻐국나리라는 이름보다는 ‘꼴뚜기풀’이라는 이름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분수대에서 물이 위로 뿜는 분수 같기도 하다. 그러면 뻐꾹나리라는 꽃 이름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 꽃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보면 흰 꽃잎에 자주색 반점들이 수평으로 배열되어 가로무늬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로무늬가 뻐꾹새 가슴 털 무늬와 닮았다 하여 뻐꾹나리라는 꽃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식물의 속명인 트리시르티스(Tricyrtis)는 그리스어로 숫자 ‘3‘을 뜻하는 ’tri'와 ‘볼록하다‘는 의미의 ’cyrtis'의 합성어로 6장의 꽃잎 중 3장 꽃잎 밑 부분이 혹처럼 볼록하게 돌출 된데서 유래했다.
식물 이름 중에는 새 이름을 가진 것들이 있는데 뻐꾸기와 관련된 이름은 뻐꾹나리와 뻐꾹채가 있다. 뻐꾸기는 철새로서 5월 경 우리나라를 찾아 3개월 정도 머물면서 번식을 하고 남쪽으로 날라 간다. 뻐꾸기가 우는 것은 암컷 짝을 찾기 위한 것일 테지만 봄철 깊은 산속에서 울려오는 뻐꾹새의 울음소리는 매우 목가적이어서 고요한 숲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그래서 뻐꾸기의 울음소리 때문에 뻐꾸기에 대한 감정은 매우 우호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뻐꾸기의 번식행태가 TV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알려지면서 우호적이던 감정에 손상을 입게 되었다. 뻐꾸기는 다른 새가 알을 낳은 둥지에 몰래 자신의 알을 낳아 둥지의 주인 새로 하여금 키우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한다. 알에서 나온 뻐꾸기 새끼는 둥지주인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혼자서 어미가 물어온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이러한 형태의 번식방법을 탁란(托卵)이라 한다. 뻐꾸기 새끼를 키우는 숙주 새는 붉은머리오목눈이라는 작은 새이다. 얌체 짓을 하는 뻐꾸기에 대한 그동안의 호감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런 감정이 암암리에 뻐꾹나리에게 까지 미치는 것은 아닐까? 철새들이 머무는 기간이 짧아서 등지를 만들고 알을 낳고 키울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체면불구하고 남의 신세를 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뻐국나리는 약초로서 용도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오이 맛이 나는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중부지방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한다고 있다.
2014-11-26 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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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8> 만삼(Codonopsis pilosula)
7-8월 한 여름에 종 모양의 아담한 꽃을 피우는 만삼은 낮은 산이나 주변 숲에서는 볼 수 없고 강원도 이북 깊은 산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비교적 희귀한 식물에 속한다. 언 듯 보기에는 더덕과 너무나 흡사해서 더덕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차이점 또한 많다.
만삼은 더덕과 마찬가지로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덩굴성임으로 작은 나뭇가지나 풀줄기를 타고 감으면서 올라간다. 1.5-2 m 정도 자라며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연한 녹색을 띤 종 모양의 꽃이 한 송이씩 밑을 향해 달린다. 꽃 잎 끝이 5장으로 갈라져서 뒤로 약간 말린다. 꽃이 아래로 향하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하나이다. 만삼과 더덕의 꽃을 비교해 보면 겉모습은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하지만 꽃잎 안쪽을 살펴보면 더덕은 꽃잎 안쪽에 짙은 갈색반점이 있지만 만삼은 반점이 없다.
더덕은 잎과 줄기 그리고 꽃에서 짙은 향기가 나지만 만삼은 이러한 향기가 없다. 또한 만삼은 식물 전체에 털이 나 있지만 더덕에는 이러한 털이 없다. 두 식물의 잎도 매우 흡사하다. 계란 모양의 작은 잎 4장이 맞붙어서 십자모양을 이루고 있다.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온다. 만삼의 뿌리도 도라지와 비슷하고 식용할 수 있으나 더덕의 뿌리처럼 향기는 없다. 잘 알려져 있지만 더덕의 뿌리는 향기와 맛을 지닌 고급 산나물이다. 그래서 더덕은 밭에 인공적으로 많이 재배한다.
덩굴식물은 줄기에 강도가 약해서 혼자 버티고 설 수가 없어서 반드시 주변에 지지대가 필요하다. 주로 주변에 풀대나 작은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간다. 덩굴식물의 줄기가 지지대를 감을 때 오른쪽으로 감거나 또는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며 식물에 따라 다르다. 밭이나 주변 숲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동초나 메꽃도 덩굴성 식물인데 인동초는 왼쪽으로 그리고 메꽃은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만삼은 메꽃처럼 오른 쪽으로 감는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나선형(helix)에는 2 종류가 존재하며 유전자 DNA의 이중나선도 오른쪽으로 감긴다.
갈등(葛藤)이라는 말의 한자어를 보면 칡덩굴의 뜻을 가진 갈(葛)과 등나무 등(藤)자를 쓴다. 왜 갈등이라는 말에 칡덩굴과 등나무가 등장하는 것일까 ? 이 두 식물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깊은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식물 모두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성 식물이다. 칡덩굴은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이 두 식물이 이웃에서 자란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서로 뒤엉켜서 따로따로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갈등이라는 단어는 사회생활 속에서 견해나 이해의 차이로 사람들 사이에 빚어지는 충돌 또는 불화 즉 마찰관계를 나타낸다. 이 단어가 언제 도입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먼 옛날 사람들도 식물의 이러한 특성을 관찰을 통해서 터득했기에 이러한 말을 만든 것이 아닐까 ?
만삼(蔓蔘)의 식물명은 뿌리 모양에서 비롯되었다. 한자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뿌리가 도라지나 인삼 모양을 하고 있어서 얻은 한자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한방에서도 역시 만삼이라고 한다. 만삼의 학명에서 속명은 코도노푸시스(codonopsis)이다. ‘codon’은 ‘종’이라는 뜻이고 ‘opsis’는 ‘닮았다’는 뜻이다. 학명에서는 꽃 모양을 그대로 반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초롱과 식물에는 만삼과 더덕 이외에 소경불알이라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도 전체 모습이 비슷하나 꽃의 크기가 약간 작을 뿐이다. 초롱꽃과 식물은 서양에는 없고 주로 아세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성분으로 알려진 것으로 스피나스테롤(spinasterol)과 탁사세롤(taxaxerol)이 있고 한방에서는 가래 삭이는 거담제(祛痰劑)로 사용된다.
2014-11-12 0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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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7> 누린내풀(Caryopteris divaricata)
7-8월 한 여름에 접어들면서 산야를 아름답게 장식했던 많은 봄꽃들은 서서히 사라지면서 여름 꽃들이 고개를 내민다. 여름에 야트막한 산을 다니다 보면 벽자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지만 역겨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키 큰 식물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누린내풀이다. 누린내풀은 마편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1m 정도 높이로 자라며 줄기는 네모지고 가지가 많이 나며 줄기와 가지 끝에 여러 송이의 꽃이 핀다. 꽃은 우리가 보통 보는 꽃들과는 모양 자체가 독특하다. 암술대와 수술대가 꽃부리 밖으로 길게 뻗어 나와서 활처럼 휘어져서 마치 어사화(御賜花)를 닮았다. 이조시대 과거급제한 사람에게 급제의 상징으로 임금님이 내렸던 종이로 만든 머리장식용 꽃을 어사화라 했는데 끝이 2개의 꽃대가 위로 길게 휘어져 반원형을 이루고 있고 머리에 장식할 수 있게 되어있다. 누린내풀의 꽃을 보면 영락없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꽃잎은 모두 5개로 4개는 윗입술(상순, 上脣)이라 해서 위로 배치되어있고 생김새는 타원형으로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나머지 한 개는 아랫입술(하순,下脣)이라 해서 밑으로 배열되고 상순의 꽃잎과는 모양이 달라서 혓바닥 모습을 하고 있고 짙은 자주색 무늬가 있다. 식물명에서 알 수 있듯이 역겨운 냄새를 풍긴다고 해서 누린내풀이라는 식물명을 얻었다. 누린내풀처럼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식물들이 여럿 있다. 누리장나무도 누린내풀이 풍기는 냄새와 비슷한 냄새를 풍긴다. 꽃이 풍기는 냄새는 우리 사람에게는 역겨울지 모르지만 꽃가루받이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곤충에게는 오히려 향수 냄새로 느껴질 수 있어서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다.
이 냄새의 원인물질은 포화지방산이다. 포화지방산은 종류가 많으며 탄소수가 적은 저급지방산은 악취가 심하지만 탄소수가 많은 고급지방산은 냄새가 약하거나 거의 없다. 식물이 풍기는 냄새는 한 가지 유기지방산으로 이루진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유기산의 혼합체임으로 지방산의 종류와 배합에 따라서 식물마다 냄새의 강도와 뉘앙스가 달라진다. 누린내풀은 냄새가 거의 없는 탄소가 14로 구성되어 있는 미리스트산, 16개인 팔미트산, 18개인 스테아르산 등 고급지방산이 주성분이다. 하지만 함량은 적어도 냄새가 강한 저급지방산 때문에 악취를 풍기게 된다. 탄소수가 4개인 부티르산은 냄새가 가장 지독해서 대변냄새를 풍기고 탄소 5개인 발레르산도 심한 노린내를 풍긴다. 쥐오줌풀도 냄새를 풍기는 대표적인 식물의 하나인데 발레르산이 주성분으로 알려져 있고 유럽에서는 그 추출물을 신경안정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식물 전체를 말린 것을 화골단(化骨丹)이라 하고 열이 나거나 머리가 아플 때 해열진통제로 사용되며 기침을 멎게 하는 진해제로도 사용된다.
2014-10-29 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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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 개별꽃(Pseudostellaria heterophylla)
5월 전후에는 겨울 추위가 완전히 가신 시기라 야생화의 세상이 펼쳐지게 된다. 숲 속에는 다양한 야생화들이 만개하여 각자 자기의 아름다운 자태를 경쟁적으로 경연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웬만큼 예쁘지 않아서는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틈바구니에 5-10 cm 정도의 작은 식물줄기 끝에 핀 자그마한 흰 꽃들이 눈에 쉽게 띄는데 개별꽃이라는 꽃이다. 개별꽃은 그 무렵에 피는 다른 야생화에 비해서 꽃의 크기나 또는 용모 면에서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극히 평범한 야생화이다. 개별꽃은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꽃의 모양은 작지만 눈에 잘 띄는 것은 수술 때문인 것이다. 수술대 끝에 달려있는 꽃 밥의 색깔이 검붉은 색을 띠고 있어서 하얀 꽃잎과 대조가 되면서 조화가 너무나 잘 이루어져 꽃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개별꽃은 꽃의 모든 기관을 갖추고 있는 완전화로서 꽃받침 5개, 꽃잎 5개, 수술 10개 그리고 암술 3개가 있고 열매는 달걀 모양을 하고 있다. 뿌리는 고구마 모양을 한 덩굴줄기로서 인삼을 닮았다하여 한방에서는 태자삼(太子蔘)이라 하며 위장병에 좋고 폐를 보하고 폐결핵기침에 사용되는 귀한 약제이다.
개별꽃은 개 + 별꽃을 합쳐서 만들어진 식물명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이름에서 접두사 ‘개’는 기준이 되는 비슷한 유의 다른 식물에 비해서 열등함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꽃, 잎 등의 크기가 작고 인간 생활에 쓸모가 적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개별꽃은 이름 앞에 ‘개‘가 붙었지만 아름다움과 중요한 효능을 겸비하고 있다. ’개’자가 붙었다고 우습게보지 말라고 항의라도 하는 듯이 보인다.
개별꽃의 속명 ‘슈도스텔라리아’의 ‘슈도'(pseudo)는 희랍어로 가짜 또는 사이비라는 뜻을 갖고 있고 ’스텔라리아‘(stellaria)는 별을 뜻한다. ’가짜별꽃‘ 또는 ’사이비별꽃’이라는 뜻이다. 개별꽃 이름은 바로 속명에서 비롯되었고 별모양의 꽃이 많이 펴있는 광경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보이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인간이 야생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어쩌면 인간에게 얼마나 쓸모가 있는 가라는 잣대로 차별화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귀한 약제로 평가받지 못하면 자태라도 예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잡초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천덕꾸러기가 된다. 쓸모 있고 예쁘면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약효가 알려지거나 희귀종으로 알려지게 되면 탐욕스러운 인간에게 노출되어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틀림없이 뽑혀나가 상품화되기 때문이다. 야생화는 인간의 이러한 이기심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기가 본래 갖추고 있는 자태를 최고의 모습으로 연출한다. 아무런 쓸모없는 잡초의 팔자가 더 좋을지 모르겠다.
2014-10-15 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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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5> 꿀 풀(Prunella vulgaris)
봄이 가고 여름에 접어들 무렵이면 5-10 cm 정도 크기의 식물에 보라색 꽃을 피우는 꿀풀을 만날 수 있다. 흰 꽃을 피우는 흰꿀풀도 있으나 극히 드물다. 대개 5월에 피기 시작하여 7월 까지 볼 수 있다. 꿀풀은 외진 깊은 산골짜기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가까운 곳에 자라고 있어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꿀풀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줄기는 네모로 각이 져 있고 잎줄기 끝에 붙어있는 작은 꽃 이삭에 꽃송이가 여러 개 돌아가면서 피어있다. 꽃은 입술모양을 닮은 순형화(脣形花)로서 윗입술과 아랫입술로 구성되어 있다. 윗입술은 투구모양을 하고 있고 수술과 암술을 덮고 있는 모양새이고 아랫입술은 3갈래로 갈라져 있다. 꽃이 지고 나면 줄기와 꽃 이삭이 검게 말라죽으나 다른 야생풀처럼 쓸어 지지 않고 꼿꼿하게 서있다. 꿀풀을 하고초(夏枯草)라고도 하는데 꿀풀의 말라죽은 모습에서 비롯되었다. 꿀풀의 속명인 프르넬라(Prunella)는 라틴어로 편도선을 뜻하고 영어명인 셀프힐(self-heal)은 ‘스스로 치료하다’라는 뜻이니 서양에서도 꿀풀의 약효는 옛날부터 인정받았던 모양이다.
현화식물은 꽃가루받이를 도와 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합당한 무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꽃에 따라서 그 무기가 바로 꽃의 아름다운 빛깔, 향기 그리고 달콤한 꿀이다. 이러한 꽃의 속성을 곤충만 좋아 하는 것이 아니라 꽃가루받이에 아무런 직접적인 도움도 주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도 곤충 이상으로 좋아한다. 이기적인 인간은 꽃의 속성을 즐기는데 끝이지 않고 경제적인 이익으로 이용할 방도를 찾기도 한다. 아름다운 꽃으로 주거공간을 장식하고 꽃향기를 모아 향수를 제조하기도 하며 또는 꿀벌을 동원하여 꿀을 채취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야생화는 꿀샘에서 꿀을 만들지만 꽃 이름 에서도 알 수 있듯이 꿀풀에는 유난히 꿀이 많아서 훌륭한 밀원(蜜源)식물이다. 양봉가들에게는 더 없이 환영받는 꽃이라 할 수 있다. 꿀풀의 꽃 이삭에서 꽃을 한 송이 씩 뽑아 혀에 대면 달콤한 꿀맛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이런 경험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는데 쓴 맛이 강함으로 데친 후 하루정도 우려낸 다음 먹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식물 전체를 채취하여 말린 후 보관했다가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간을 맑게 하고 이뇨작용이 있고 혈압강하 효능도 있다. 하고초의 이뇨작용과 혈압강하 작용은 현대의약에서도 동물실험으로 입증된바 있다. 테르펜 계통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우르솔산이 들어 있다.
2014-10-01 1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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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4> 솔나리(Lilium ceruum)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리꽃 무리는 15종 정도 된다. 그 중에서 솔나리는 다른 나리꽃 식물과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 된다.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참나리를 비롯해서 다른 나리 속 식물은 산 변두리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지만 솔나리는 깊은 산속 양지바른 곳에 자랄 뿐만 아니라 개체수가 적어서 희귀종으로 분류됨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꽃이다. 그리고 다른 나리꽃들은 모두 짙은 주황색의 꽃을 피우지만 솔나리는 유일하게 분홍색 꽃을 갖고 있고 간혹 흰 꽃을 피우는 흰솔나리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그리고 모든 나리 속 식물들이 긴 형태의 큰 잎을 갖고 있으나 솔나리의 잎은 소나무 잎처럼 좁고 가늘다. 그래서 솔나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꽃 색과 잎모양만으로도 다른 나리꽃 식물과는 확연히 구별되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꽃이 피는 시기는 7-8월로서 다른 나리보다 가장 늦게까지 핀다. 식물줄기는 중간에서 4-5개로 갈라지고 줄기 끝에 꽃송이가 달린다. 꽃잎은 5개이고 꽃잎 안쪽에는 자주색 점이 퍼져 있으며 꽃이 활짝 피면 꽃잎이 뒤쪽으로 젖혀진다.
6개의 수술 그리고 1개의 암술을 갖고 있고 꽃잎 밖으로 돌출되어 있다. 수술대 끝에는 기다란 갈색 꽃밥이 달려 있다. 나리 류 식물의 꽃가루는 다른 식물의 꽃가루보다 접착성이 강해서 곤충에 잘 달라붙게 됨으로 꽃가루받이에 도움이 된다. ‘나리’라고 하는 식물은 따로 없다. 나리꽃 종류를 총칭하는 이름일 뿐이다. 각각의 나리꽃은 ‘나리’앞에 접두사를 붙여서 부르게 된다. 나리꽃들은 꽃이 피는 방향과 잎이 달린 모양에 따라 나리 앞에 접두사를 붙힌 각각 다른 이름을 갖는다. 꽃이 하늘을 향해서 피면 하늘나리 땅을 향해 내려다보면 땅나리라 하고 옆을 보고 달려있으면 중나리라 한다. 줄기 중간에 잎이 여러 장 수레바퀴 모양으로 돌려나면 말나리라하고 돌려나기가 2-3층으로 여러 층이 있으면 섬말나리라 한다. 섬말나리는 울릉도라는 섬에서 처음 발견되었음으로 섬말나리라고 했고 울릉도 특산이다. 잎이 소나무 잎처럼 가늘고 꽃이 분홍색이면 솔나리라고 한다. 꽃이 하늘을 향하고 줄기 중간에 잎이 돌려나면 ’하늘‘과 ’말나리‘을 합쳐서 하늘말나리라 한다.모든 나리꽃들은 커다란 비늘줄기를 갖고 있다. 한방에서는 가을에 비늘줄기를 캐서 시루에 쪄서 햇볕에 건조하여 사용하는데 신체허약자나 환자 또는 산후조리를 위하여 자양강장제로 사용한다.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한다.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중요한 구황식량으로서 구어 먹거나 죽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봄에 돋아난 어린잎은 산나물로도 훌륭하다.비늘줄기에는 전분, 지방,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영양가가 높으며 꽃에는 카로티노이드계통 lilixanthin이 들어있다.
2014-09-17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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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3> 참나리(Lilium lancifolium)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나리꽃이 있다. 나리꽃은 종류가 많아서 꽃을 피우는 시기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6월 중순경에 꽃을 피우는 털중나리를 시작으로 초가을까지 연속적으로 꽃을 피운다. 참나리는 여름이 한창인 7-8월 경 시원스럽게 1m 정도 수직으로 자란 건실한 줄기 끝에 3-10 송의 커다란 주황색 꽃이 피는데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뿐만 아니라 화단에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함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생화이다. 참나리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며 땅속에는 양파모양의 커다란 비늘줄기(鱗莖)가 있다. 꽃송이는 6갈래로 갈라지고 갈라진 꽃잎들이 뒤로 말려서 서로 맞닿을 정도이고 꽃잎 안쪽에는 검은 반점이 많이 있는데 이것이 곤충을 유인하는 꿀을 함유하고 있다.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꽃 잎 밖으로 길게 뻗어 있고 수술 끝에 T자 모양으로 길쭉하게 매달린 짙은 적갈색의 꽃밥으로 인해 꽃은 더욱 더 멋있어 보인다. 다른 어떤 꽃보다도 이렇게 멋있는 수술과 암술을 버젓이 갖추고 있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다.
참나리의 특징은 잎겨드랑이마다 검은 콩알처럼 생긴 주아(珠芽, bulbillus)가 생기는데 땅에 떨어지면 마치 종자처럼 번식을 할 수 있다. 주아를 살눈 이라고도 하며 이러한 번식능력 때문에 참나리의 씨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니다. 따라서 참나리는 무성생식으로 증식하게 되는 셈인데 주아 이외에 비늘줄기를 조각내어 심어서도 번식한다. 주아는 식물체에서 독립적으로 별개의 개체로 발달하여 만들어지며 땅에 떨어지면 뿌리가 내리고 잎이 돋아나 새로운 개체로 자라게 된다. 주아는 꽃가루받이(受粉)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무성생식체인 것이다. 주아에서 싹이 나서 자란 개체는 주아를 생산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완전복제품인 셈이다. 요즈음 동물복제에서도 동물의 모세포에서 적출한 유전인자를 핵이 없는 난자에 인공적으로 이식시킴으로서 새로운 개체를 만들게 된다. 암수의 수정(受精)을 통한 새로운 개체생성은 암수의 유전자를 반씩을 유전 받게 됨으로 복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새로 만들어진 동물(개체)은 유전인자를 제공한 동물의 유전인자와 100% 완전 일치하게 됨으로 복제품인 것이다.나리를 백합(百合)이라고도 하는데 성경에서는 순결의 상징으로 자주 언급됨으로 백합은 당연히 하얀 꽃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백합의 백은 흰색을 의미하는 ‘白’(백)이 아니라 일백의 뜻인 ‘百’(백)이다. 나리의 알뿌리는 수많은 비늘줄기로 구성되어 있다. 백합의 백(百)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꽃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백합은 야생종이 아니라 꽃이 크고 향기가 진하도록 개량하여 만든 원예품종이다. 지금은 이러한 원예품종을 야생종인 나리와 구별해서 백합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2014-08-27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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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 초롱꽃(Campanula punctata)
5월 말이나 6월에 접어들어서면서 깊은 산이 아닌 나지막한 산기슭에 초롱모양의 흰 꽃이 피어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이 꽃이 초롱꽃이다. 초롱꽃은 초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서 대개는 무리지어 자란다. 꽃의 색은 순 백색이 아니고 약간 누래서 상아빛이고 약간의 연한 녹색을 띄기도 한다. 꽃 표면을 자세히 보면 작고 연한 자줏빛 점들이 퍼져 있다. 줄기가 40-50 m 정도 자라고 줄기 끝에 여러 개의 꽃송이가 아래를 향하여 매달려 있어서 암술과 수술이 노출되지 않아 보이지 않는다. 꽃잎은 5갈래로 갈라져 있고 일부러 꽃 속을 들여다 보면 중앙에 1개의 암술이 있고 암술 보다는 짧고 가느다란 수술 5개가 암술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암술머리가 3갈래로 갈라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모양이 초롱꽃과 똑같지만 연한 자주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많이 있는 꽃도 있는데 이 꽃은 울릉도에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섬초롱꽃 이다. 꽃송이 전체가 진한 보랏빛을 띤 것도 있는데 이 꽃도 역시 우리나라 특산종인 금강초롱꽃이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여 초롱꽃 앞에 ‘금강‘이라는 접두사를 붙여서 부른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학명(學名)은 이 같은 사실과는 아무런 관련 없이 지어졌다. 금강초롱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일본인 나카이(Nakai)였고 초대 일본공사였던 하나부사요시타다(花房義質)의 성을 따서 하나부사야(Hanabusaya)라는 속명을 붙였다. 이 식물의 학명은 하나부사야 아시아티카 나카이(Hanabusaya asiatica Nakai)이다. 나카이(中井)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파견된 식물분류학자였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식물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분류할 학자가 없었다. 그는 한반도 곳곳을 답사해 식물을 채집하고 조사하여 우리나라 식물의 학명을 가장 많이 지은 사람이다. 식물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학명을 만들어 발표하면 국제적으로 그대로 통용되며 아무도 이를 변경 할 수 없다. 변경하더라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식민지 치하에서 사람만 창시개명(創氏改名)한 것이 아니라 식물의 이름까지 창시개명된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의 꽃 이름인 초롱꽃은 꽃 모양이 옛날 밤길을 밝히기 위해 들고 다니던 초롱과 비슷한데서 비롯되었다. 초롱꽃의 속명은 캄파눌라(Campanula)이다. 라틴어로 ‘점이 많은 작은 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초롱꽃에 대한 느낌은 서양 사람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으나 떫은맛이 약간 있음으로 데친 다음 물에서 우려낸 후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전초 말린 것을 자반풍령초(紫斑風鈴草)라 하고 해독, 지통에 쓰인다고 한다.초롱꽃은 관상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고 잘 퍼져 나감으로 화단에 가꾸기도 용이하다. 씨앗도 발아가 잘 되므로 채취한 씨앗을 뿌리면 이듬해 봄에 싹이 난다.
2014-08-13 09: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