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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13> 백악관 의무실
내가 살고 있는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는 국립보건원(NIH) 맞은 편에 해군 병원(Naval Hospital) 이 있다. Yellow fever를 연구하던 의사 Walter Reed의 이름을 따서 Walter Reed Medical Military Center 라고도 하는데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병원 중의 하나이다.
군인 병원인 이 병원에선 당연히 현역 군인들이나 퇴역 군인들을 주로 치료하지만 이 병원이 더 유명한 이유는 이 병원이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그 가족들의 전용병원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엔 텍사스에서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도 이 병원으로 실려와 부검을 했다.
레이건 대통령도 현역시절 이 병원에서 대장 내시경을 통해 폴립을 떼어낸 수술을 했고, 76세이던 1987년에는 전립선암 수술을 이 곳에서 했다. 또한 레이건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도 이 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백악관에도 의무실이 있고 그 근처에는 총격 등의 비상시를 대비한 Trauma center가 있다. 얼마전엔 오바마 대통령이 의무실에서 백신을 맞는 장면이 TV에 나오기도 했다. Walter Reed Hospital 에는 물론 약국이 있고 의사가 대통령에게 약을 처방하면 비서가 약국에 가서 약을 픽업해 간다. 대통령이라고 일반인과 다른 특별한 프로세스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대통령에게 이런 의료서비스가 공짜가 아니란 거다. 모든 대통령은 자기 월급에서 개인적으로 의료비를 지불한다. 심지어 공식적인 만찬 등을 제외하곤 평상시 식사나 대통령 개인 손님 등에 대한 식비는 본인이 지불해야 한다. 치약, 칫솔 등 개인적인 물품의 지불도 당연히 대통령 몫이다.
그에 비하면 현재의 한국 대통령은 어떤가? 태반 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비아그라, 신경안정제, 국소 마취제, 수면제등 약 값만 2000만원 이상이라는데 누가 그 돈을 다 냈는가? 청와대는 대통령의 미용 등을 위해 국민의 세금을 그렇게 낭비해도 되는 곳인가 의문이다.
더 궁금한 건 청와대에 약국이 있는지, 저 많은 약들을 관리하고 조제해 줄 약사가 최소한 한 명이라도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일반인이라면 비아그라 같은 처방약을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가서 조제 받아 구입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의무실 의사나 주치의로부터 처방전을 받았다 하더라도 약을 전달 받는 과정에서 약사의 조제과정이 전혀 없어 보인다. 실제로 그렇다면 명백한 의약분업 위반이며 약사법 위반이다.
비아그라, 팔팔정에 국소마취제, 마약류 반입과 마약 청소제 백옥주사, 거기에 호빠 출신 고영태, 차은택 심야독대 등 듣기만 해도 민망한 말들이 청와대와 대통령 근처를 어른거린다. 마치 천여년전 신라의 진성여왕을 보는 느낌이다.
'소행이 좋지 못하고 음란하기 그지없었던 진성여왕은 색욕에 빠져 수많은 미소년들을 징집하여 처소로 불러들인 뒤 음사를 즐기는 데에만 주력하여 나랏일을 제대로 돌보려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여왕과 관계를 맺은 정부들과 여왕에게 아첨하는 간신들의 무리가 나라의 권력을 장악하여 상벌이 함부로 행해지고, 뇌물이 난무하고, 관직을 매수하는 등 조정의 기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천 년이 지난 후 대한 민국에 그녀가 다시 환생한 것이라면 그건 나의 지나친 비약일까?
2016-12-07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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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12> 호세 마르티네즈
J-o-s-e Martinez, he needs cholesterol medication, Lipitor 20mg, Ok, done. 미스터 마르티네즈의 처방전 조제를 끝내고 이름을 page하였다. Prescription is done for Mr. Martinez! 하니 약을 기다리던 3-4명이 일제히 나선다.
Jose Martinez 하고 Full name을 불러도 사람 수가 줄지 않는다. 모두다 First name이 Jose다. 할 수 없이 Fecha de Nacimiento 하며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나서야 원하던 Jose Martinez를 찾을 수 있었다. 그 후 같은 방식으로 다른 Jose Martinez들의 조제를 끝냈다.
이 풍경은 Latino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약국 풍경이다. Martinez 뿐 아니라 성씨로는 가르시아, 로드리게스, 곤잘레스 등이 많고 First name으로는 Jose와 Maria가 가장 많다. 그러니 이 곳에서 호세 가르시아, 마리아 곤잘레스를 부르면 최소 서너명은 대답하기 마련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이름은 김영숙이라 하는데 무려 4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김정숙, 김영희, 김영자 순으로 동명이인이 최소 3만명이나 된다 하니 이곳의 마리아 가르시아 만큼 흔한 이름이다.
나도 고등학교 때 종로 2가 버스 정류장에서 나랑 똑같은 이름을 가진, 같은 학년 이덕근을 만난적이 있다. 나는 버스를 내리고 있었고 그 친구는 올라타려고 하고 있었는데 서로 명찰을 보며 신기해하면서도 어색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 사람들도 비슷하거나 first name의 경우 같은 이름이 너무나 많다. Emma, Cathy, Michael, William 등은 가장 흔한 이름 중에 하나다. 바로 이런 비슷한 이름을 착각해 약을 잘못 전달해 큰 사고가 난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어느 날 체인 약국에 근무하던 약사 도널드는 의사로부터 처방전을 전화로 받았다. 환자는 Mr. Walker Smith였고 약물은 스테로이드 Prednisone 이었다. 미스터 Smith가 약을 픽업하러 약국에 오자 테크니션 로라는 약국의 단골이었던 미스터 스미스를 반갑게 맞았고 그에게 약을 바로 건네주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로라가 건네준 약은 Mr. Walker Smith의 약이 아니고 Mr. William Smith의 약이었다.
물론 주소와 이름을 확인하는 시스템이 있었지만 로라는 무심코 Mr. William Smith의 약을 Mr. Walker Smith에게 그냥 평소와 같다고 생각하고 건네 주었다. Mr. Walker Smith가 받은 약은 고혈압약인 Ramipril 이었다. Mr. Walker Smith는 이 약을 아무런 의심 없이 용법에 맞춰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미스터 스미스가 이미 다른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신장염으로 신장투석을 정기적으로 받던 미스터 스미스는 두 종류의 고혈압약을 복용한 후 급격한 혈압저하로 투석 치료를 받지 못했고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간 상태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2주 뒤 사망하고 말았다.
미스터 스미스가 사망한 뒤 그의 부인은 약국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였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로 이미 사람이 죽었으니 소송에서 이긴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일차적으로 약국에서, 그 다음은 미스터 스미스가 자기 이름이라도 한 번 더 확인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모두다 익숙함이 불러온 참사였다. 익숙할수록 정도를 따라가야 하는 것이 만고의 진리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자주 잊는다.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11-23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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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11> 새하얀 거짓말
예전에 대학교 들어가려면 입학시험을 두 번 치러야 했다. 학생들은 지금의 수능과 비슷한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를 별도로 치러야 했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예비고사 전날 난 한잠도 자지 못했다.
그래도 1,2교시 시험은 잘 봤는데 너무 피곤해선지 3,4교시 시험을 그르쳤다. 그래서 본고사 때는 어머니에게 수면제를 사달라고 했다. 어머니가 사온 수면제를 먹고 그 날은 비교적 잘 자서 본고사를 그럭저럭 치루고 결국 합격했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그 때 수면제 먹은 얘기를 꺼내니까 막 웃으시는 거다. 왜 그러냐 했더니 그게 수면제가 아니고 비타민이었다고 한다. 약사 선생님께 애가 내일 시험인데 긴장해서 잠을 못자니 수면제를 달라고 했는데 그 선생님이 오히려 수면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비타민을 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수면제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어쩐지 비타민 냄새가 나더만. 하지만 비타민 수면제가 효과는 있었다.
의약계 선의의 거짓말 중 대표적인 것이 플라시보 효과다. 진짜 약처럼 보이는 가짜 약이 암이나 감염증 등의 질환을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통증을 완화시킨다 던지 불안장애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일부러 거짓말을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환자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선수들에게는 그런 플라시보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왜냐하면 0.1초의 작은 차이로도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운동 경기이기 때문이다. 실험에서 카페인을 준 그룹과 안 준 그룹으로 분류하여 사이클 선수들의 경기력을 측정해보니 카페인을 준 그룹의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그룹 모두 가짜 약 Sugar pill만 받은 것이었다. 약을 먹었다는 생각 하나가 실제로 큰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2002년 비치 발리볼 게임에서 독일 여자 팀은 배와 가슴에 스트레치 면 테이프를 붙이고 나왔는데 근육을 지탱해주고 운동 반경을 확장시켜준다는 믿음으로 이 테이프를 붙이고 나왔다고 한다. 실제 그런 효과가 있었는지는 안 알려졌지만 독일 팀은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미스 앤더슨이 그녀의 항우울제 Zoloft를 픽업하러 왔다. 처음 복용하는 약이라 약에 대해 질문이 없냐고 했더니 부작용이 어떠냐고 물어본다. 복용 후 메스꺼울 수 있고 졸리고 피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약은 항우울약 이지만 오히려 자살 충동을 촉진시킬 수 있으니 혹시 마음이 더 불안해지면 바로 의사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미스 앤더슨이 매우 꺼림직해 한다. 아니 우울증을 치료하려고 약을 먹는데 자살 충동이 증가한다고? 그럼 , 지금 이 약을 정말 먹을 필요가 있나뇨? 말도 꼬인다.
거기에다가 약을 먹으면 만에 하나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악몽도 꿀 수 있고 가슴통증에 숨가쁠 수도 있고 정신착란도 올 수 있다고 약 주의사항에 있는 부작용을 다 나열하면 미스 앤더슨은 당연히 절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겠다고 할 거다. 그냥, Your doctor has judged that the benefit to you greater than the risk of side effects. 하고 조심하시며 드시라고 보냈다. 새하얀 거짓말 때론 필요하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11-09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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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10> CPA (Collaborative Practice Agreement), One Stop Service
의약분업 전에는 환자가 약국에 오면 진단부터 처방, 조제까지 모두 한 곳에서 이루어졌다. 편리했다.
뭐 부작용이 없진 않았겠지만 편리함이 그것을 넘어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약물 남용방지, 의사와 약사 협력에 의한 원활한 환자치료라는 목적으로 의약분업이 전격적으로 도입되었다. 모델로는 의약 완전분업식인 미국식 모델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 후 약대는 6년제로 개편되었다.
워싱턴주의 Fred Meyer Pharmacy의 약사 제인은 이른 저녁 환자의 결핵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Tuberculin test를 하고 있었다. 반면 다른 약사인 안젤라는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소변검사 후 환자에게 요로감염 치료제인 Cipro를 처방하고 있었다. 퇴근 후 약국에 들른 이 환자는 진료와 처방, 그리고 약국에서 조제까지 받는 one stop 서비스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 약국에서는 요로감염뿐 아니라 두통, 화상, 벌레에 물렸을때 등 관련된 진단과 처방 그리고 조제를 할 수 있다. 그에 따른 대부분의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으며 Triptan류의 편두통약, 항바이러스제, 인슐린, 피임약 등을 약사가 처방할 수 있다. 어떻게 이 약국에서는 약사가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었을까?
소위 CPA(Collaborative Practice Agreement)에 의해 약사들이 진료와 처방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가 독감주사, 백신 등을 약국에서 투여할 수 있는 것도 크게 보면 CPA의 일종이다. CPA는 의사가 특정 질병의 진단과 처방 영역을 약사와 약국에 프로토콜을 주고 환자를 함께 케어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 CPA는 주말에 리필 요청시 의사의 처방 없이 약사의 처방으로 기존의 처방을 연장한다든지, 의사가 처방한 비싼 브랜드네임 약물을 같은 효과의 동일 계통 제네릭 약으로 약사가 바꿔 주는 정도로 시작했다.
어차피 환자가 의사에게 다른 싼 약으로 바꿔 달라고 할 것이니까 그냥 약을 잘 아는 약사가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CPA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어 Fred Meyer Pharmacy의 약사들처럼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처방영역으로 확대되었다.
CPA는 미국의 48개 주에서 허가되고 있으며 워싱턴 주처럼 광범한 영역에서 CPA가 이뤄지는 곳도 있고 One Doctor, One Pharmacist, One Patient로 소규모로만 허가되는 곳도 있다. 반면에 버지니아주 같은 곳은 의사뿐 아니라 Nurse practitioner 와도 CPA가 가능하므로 다른 주에 비해 CPA를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다.
CPA는 의사들의 요구에 의해 의사의 환자 치료를 약사가 도와주는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약물 정보 등 조제영역 뿐 아니라 간단한 진단과 처방의 영역까지 약사의 역할이 확대된 것은 의사가 약사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약대 6년제가 있다. 약사가 6년을 공부하고 Doctor of Pharmacy가 되면서 일반인 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약사의 신뢰도가 증가되었다. 의사와 약사는 대립이나 경쟁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라는 것을 CPA가 잘 증명하고 있다.
미국의 의약분업을 모델로 시작한 한국의 의약분업도 미국의 이런 CPA를 도입했으면 한다. 한국의 약대도 마찬가지로 6년으로 개편했으니 기본적으로 미국과 한국이 다를 게 없다. 한 약국에서 진단과 처방, 조제가 One stop으로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2016-10-26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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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9> 전문인 성범죄
다음은 뭐 별로 새로울 것 같지 않은 뉴스 한 토막이다. '진료와 검사 등을 명목으로 한 의사들의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엔 한 30대 여성이 가슴 수술 받는 과정에서 의사가 하의를 벗기고 성추행을 했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고, 한 정형외과 원장은 수면 진정제를 투여해 반수면 상태에 빠진 10여 명의 여자 환자를 더듬는 변태 행각을 벌이다 구속됐다.
이 의사는 수면 진정제를 맞으면 신경 감각은 살아 있으나 반수면 상태에 빠져 환자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성추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켄터키 주의Dr. Alur는 여자환자의 배부위의 감염을 검사하면서 섹시한 팬티를 입었다며 그 곳에 키스를 하고 손으로 문지르기도 한 일이 벌어졌다.
뉴멕시코 주의 Dr. Sparks 란 인간은 이비인후과 의사인데 자기 분야와 상관없이 마취상태의 여성환자들의 성기를 검사하다가 경찰에 고발당했다. 캘리포니아 주의Dr. Behniwal 란 자는 진료를 마치고 나가는 환자를 붙잡고 브라를 잡아내리고 가슴을 만지더니 키스를 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심볼을 꺼내 환자의 손에 정액을 사정하는 엽기적인 일을 저질렀다.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약사 사회에도 있다. 약사 잡지에 실린 이상한 약사들, 정신이 반쯤나간 인간들을 소개해 본다.
아이오와 주에서는 바바리맨 짓을 하던 약사가 경찰에 적발되었다. 이 인간은 자기가 쉬는 날에 약국이 있는 몰의 후미진 곳에 차를 주차해 놓고선 약국을 나서는 여성 고객들을 따라가 바바리맨 짓을 저질렀다.
경찰에 잡힌후 이 인간은 모두 20번이나 그 짓을 했다고 자백했는데 자기 손님들에게 어떻게 그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정신상태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이 인간은 이 일로 약사 면허가 박탈될 뻔 했으나 면허 2개월 정지와 윤리강의 수강으로 징계가 마무리 됐다.
뉴욕의 약사인 랄프는 친지들 방문차 뉴욕에 온 40대 레바논 여자에게 OTC 약들을 상담하면서 혈압도 측정해 주겠다고 친절을 베풀었다. 이어 랄프는 유방암 검진도 해 주겠다며 그녀의 가슴을 unreasonably long (4분간) 하게 만졌는데 나중에 친지들로부터 그것이 약국에서의 일반적인 진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로부터 4천만불의 소송을 당하였다. 참 음흉한 인간이다.
펜실베니아 주의 약사 프랭크는 여자친구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는 여자친구에게 유산을 종용하였다. 하지만 그는 아이를 낳기 원하는 여자친구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프랭크는 약국에서 처방전도 없이 유산약인 Misoprostol을 가져와선 여자친구 몰래 쥬스에 타서 먹이고 그녀와 섹스를 하기 전 질에도 그녀 몰래 2 번 투여해 결국 아이를 유산하게 만들었다.
여자친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프랭크는 인공유산을 금지하는 펜실베니아의 법에따라 징역 23개월을 살게 되었고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한 혐의로 약사 면허는 2년간 정지 되었다.
볼티모어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제프는 여성 환자들의 처방목록을 들여다 보면서 사냥감을 골랐다. 그리고 처방전도 없이 마약진통제인 Oxycontin을 갖고 나와 이 여성에게 약과 섹스의 교환을 제안했다.
마약에 중독된 여성은 이 제안에 응했고 그 후로 여러 향정신제들을 제공받으며 제프의 그물에 걸려 들고 말았다. 이런식으로 제프는 세 명의 여성과 거래를 했고 꼬리가 길면 잡히듯이 제프의 행각은 경찰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제프의 약사면허는 3 년간 정지되었고 약국은 당연히 문을 닫았다.
이렇게 환자에 대해 우월적지위를 이용해서 기괴스러운 짓을 하는 의사, 약사들이 의외로 많다. 징역과 면허 취소등의 엄벌이 사건 발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전문인에 대한 처벌은 한국과 다르지 않게 미국도 대부분 솜방방이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의사의 경우가 그러한데 대부분의 의사 성범죄가 의사 사무실에서 의사, 환자사이에서 일어나므로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이용한 갑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뿌리뽑아야할 악습중의 악습이다.
2016-10-12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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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8> 법인 약국 도입에 대하여
지난 7월에 한국에서 방문한 학생들로부터 법인 약국의 도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어떤 경제정책이던 모든 경제 주체들을 만족시킬 수 없듯이 법인약국 도입도 이해 당사자들의 처한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법인 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의 입장에서 되도록이면 객관적으로 이 점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이해 당사자라면 현재 개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법인약국을 운영하고자 하는 회사, 그리고 취업 준비중인 신진 약사나 약대 학생, 마지막으로 국민도 이 제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므로 일반 국민도 그 당사자의 한 축일 수 있다.
법인 약국 도입이 되면 현재의 개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가장 많이 피해를 볼 것이다. 미국에서도 월그린이나 CVS등의 대형체인이 확장되면서 개인약국들의 몰락을 가져왔다. 동네슈퍼가 재벌들의 골목상권장악으로 몰락했듯이 개인 약국들이 같은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므로 대형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하는 걸 달가와 할 약국은 어디에도 없다.
이번에 온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최근의 약사수 증가에 의해 약사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에 의하면 제약회사의 약사 초봉이 200여만원 밖에 안된다고 하여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제약회사 다닐 때만해도 약사급여는 약사수당 포함하면 그래도 대기업 수준과 비슷하였는데 이젠 심하게 말하면 편의점 알바 보다 약간 더한 수준이 되버렸다.
정체된 수요에 약사 공급이 대폭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도 최근 약사수가 대폭 늘면서 약대 졸업생들이 전에 없던 취업걱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규약사들에겐 법인 약국의 등장이 수요창출에 도움이 되어 그들에겐 나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법인 약국에 근무하고 있는 난 그냥 큰 약국기업의 회사원이다. 그래서 상사도 있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개인 약국 사장님으로의 자유로움도 없고 약국을 번창시켜 돈을 많이 벌 찬스도 원천적으로 없다. 거기에다 해고당할 위험도 약간은 있다.
하지만 전문가로서의 어느 정도의 연봉이 보장되며 약국경영이 악화 돼 파산할 걱정은 전혀 없다. 의사들과의 관계에서도 편하다. 왜냐하면 법인 약국은 대기업이고 개업의사들은 개인 영업이므로 아무래도 갑을 관계가 뒤바뀌어 있다.
국민의 입장에선 대량구매에 의한 약값 완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약값은 경우에 따라 단합으로 올라갈 수도 있으므로 사실은 예측불허다. 약국 서비스면에선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 개인 약국은 배달, 낱알 포장 등의 개인 서비스를 고객 등에게 제공하고 있으나 체인 약국에선 이런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미국에서 법인 약국의 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은 아니다. 월그린이나 CVS만 보더라도 초기의 한 두 약국의 성공부터 하나 둘 체인의 개수를 늘려간 것이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법인 약국의 발전은 약국시장의 전체 파이를 증식시키면서 이루어졌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의 법인약국 도입은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 거대 공룡이 기존의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는 식이므로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법인 약국 도입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016-09-28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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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7> 약 이름 바꾸기
박정희씨가 쿠데타로 집권하고 소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한국에 첫 번째 대사로 내정되었던 사람의 이름은 '이세끼' 였다. 그러자 김종필씨 등 쿠데타 주역들은 일본에 난색을 표했다. 대사의 자질이 문제가 아니고 이름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누르고 겨우 체결한 조약인데 방송 등에서 '이세끼 대사가' '이세끼 일본대사는' 하고 나오면 조약 자체가 국민들에게 조롱을 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이세끼씨는 이름 때문에 주한대사로 임명되지 못했다.
오래된 드라마에서 삼순이는 자기 이름이 촌스럽다며 개명을 신청하러 택시를 타고 법원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이름이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 라는 말을 듣고 삼순이는 더욱 개명의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하지만 삼순이라는 이름이 너무 친근했고 사랑스러웠던 주위 사람들은 삼순이의 개명작업에 집요한 방해공작을 벌였고 결국 삼순이는 개명을 포기하고 울면서 처음 이름을 지어 준 아빠를 원망했다.
그래서 이름을 처음에 잘 지어야 하는데 약 이름도 새로 발매한 약의 이름이 기존의 약 이름과 혼동을 일으켜 첫 이름을 개명한 경우가 여럿 있다. 최근에 개발된 항우울제인 Brintellix는 항혈소판제인 Brilinta와 혼동하기 쉬워 이름을 Trintelix로 바꿨다. 약의 적용증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잘못 조제됐을 경우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전에 나온 약들 중에도 같은 이유로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있었다. 위장약으로 쓰이는 Proton pump inhibitor 인 Omeprazole의 상품명은 처음에는 Losec이었는데 이뇨제인 Lasix와 이름이 혼동되어 사망사고까지 발생하자 제조사는 이름을 Prilosec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이름을 Prilosec으로 바꾼 후에 이번에는 항우울제 Prozac과 혼동되었다. 그래서 위장약이 필요했던 환자가 항우울제 Prozac을 조제 받아 위장 천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화로 처방전이 허용되는 미국에서는 '프라일로섹'과 '프라작‘의 발음이 혼동될 수 있고 두 약이 같은 20mg, 40mg 용량이라 더욱 혼동되기 쉬웠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관절염 치료제인 Celebrex도 처음에는 그냥 Celebra였는데 항우울제 celexa와 비슷해 Celebrex로 바꾼 경우이다. 하지만 이름을 바꾼 뒤 내게는 두 약의 이름이 더 비슷해진 것 같아 이 두 처방전이 들어오면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인디애나 주에서는 당뇨병 약인 Amaryl 대신 알츠하이머 질병치료제인 Reminyl을 조제 받은 환자가 고혈당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약사가 전화로 들어온 처방전을 혼동했기 때문인데 두 약은 모양과 용량이 2mg, 4mg으로 같아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다. 뒤늦게 FDA는 제조사에게 개명을 지시했고 제조사인 Ortho-McNeil은 Reminyl을 Razadyne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외에도 위장관 치료제 Kapidex는 간염치료제인 Casodex와 혼동으로 Dexilant로 이름을 바꾼 경우이고,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Omacor는 과출혈 방지제인 Amicar와 혼동을 일으키므로 Lovaza로 바뀌었다.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할 경우 처방의사는 마약관리국 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으로부터 자기 고유의 DEA 번호를 부여 받아 처방전에 그 번호를 기입하여야 한다. DEA 번호는 의사의 라스트 네임과 숫자로 구성되는데 여의사의 경우 라스트 네임과 일치하지 않는 DEA번호가 종종 발견된다.
왜냐하면 결혼 후 남편 성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여성이 결혼 후 남편 성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여성은 그렇게 한다. 힐러리 로담도 결혼 후 힐러리 클린턴으로, 미국 최초 여성 국무 장관이었던 울브라이트 장관도 체코 태생으로 성이Korbelova였으나 결혼 후 Albright로 바뀌었다.
미국 이민자는 시민권을 획득할 때 이름을 합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전과 달리 미국식 이름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 들었다. 미국 대통령의 이름도 버락 오바마인 시대이니 사람들이 자기 고유 이름을 굳이 바꾸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인 듯하다. 물론 나도 안 바꿨다.
2016-08-31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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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6> 약사 처방약
약대를 다닐 때 집 근처 약국에는 잘 아는 선배가 경영하고 있었다. 그 때는 의약분업 전이라 약사들도 진단과 처방, 그리고 조제까지 하던 시절이라 선배 약국에 놀러 가면 선배는 형수와 함께 항상 조제를 하느라 바빴다.
나도 감기가 들려 그 약국에 가면 약을 잘 짓는다고 동네에 소문이 난 형수에게 약을 조제 받곤 금방 깨끗이 낫곤 했다. 나중에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니 놀랍게도 형수는 약사가 아니었다. 그냥 어깨 넘어 배운 거로 환자들을 케어 하고 있던 것이었다.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만큼 약 조제가 어렵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대부분 간단한 질병, 감기나 감염 정도를 치료하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무자격자가 다룰 수준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 때 약사들은 국민들의 1차 요양기관의 역할을 하며 지금의 가정의학과 정도의 진단과 처방을 하였다. 그 당시 약사들은 진단 결과에 따라 약국에서 처리가 가능하면 조제를 하여 치료하고, 아니면 큰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1차 상담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의약분업 이 후 약사의 역할은 조제 영역으로 축소되었다. 진단과 처방은 의사에게 모두 넘기고 그 대신 그 전에 거의 취급하지 않던 향정신제 약들을 비롯하여 정신과 치료제,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약 등과 치매약, 호르몬제 등을 약국에서 취급하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약들을 처리하기 위해 약사의 질적 향상이 논의 되었고 결국 약대 6년제가 도입되게 되었다.
6년제 이후 Doctor of Pharmacy가 된 약사들은 조제뿐 아니라 독감 백신 접종의 주역이 되어 독감의 발병율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독감으로 시작된 백신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어 이제는 약사가 모든 백신의 접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독감은 10세 이상, 폐렴과 대상포진은 60세 이상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사의 처방만으로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리건주에서는 여성용 피임제에 대한 약사의 처방전을 인정하여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환자를 직접 진단하여 여성용 피임제를 처방, 조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내년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같은 방식의 법이 시행될 예정이며 조만간 모든 주들이 같은 룰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마약 해독제인 Naloxone은 이제껏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조제될 수 있었으나 펜실베니아를 비롯한 20개 주의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사와의 상담만으로 약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약물은 이제 의사의 처방전은 필요 없으나 OTC는 아니며 소위 약사처방약이라 불릴만한 약이다. 그래서 약사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약을 건네기 전에 사용방법이나 overdose 등을 자세히 설명하여야 한다.
사실 노인 환자가 많은 플로리다주에서는 1986년부터 약사 처방약이 존재했었다. 그 약들은 항생제 연고 등을 비롯하여 항바이러스제, 치질약과 멀미약 등 이었는데 약사들의 관심소홀로 약의 대상이 확대되지 못하고 현재까지도 10여 개의 약으로 제한된 상태에 머무르고 말았다. 지금도 Rx Palace란 곳에서 이 약들을 열심히 조제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많은 약국에는 미니클리닉이 있다. 미니클리닉에서는 각종 예방접종을 비롯하여 감기, 요로감염이나 안질환, 피부과 질환 등의 간단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예방접종을 제외하면 그 옛날 한국에서 약사들이 하던 1차 요양기관의 역할이다.
미니클리닉의 담당은 Nurse Practitioner 등이 하고 있는데 간호대를 졸업하고 실무를 경험한 뒤 자격증을 딴 사람들이다. 사실은 약사들이 6년을 졸업하고 Doctor of Pharmacy가 되면서 할 수 있었던 영역인데 너무나 바쁜 약사들이 그만 챙기지 못해 이 역할을 갖지 못했다. 진단, 처방, 조제를 약국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2016-08-17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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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5> 미국에서 교통사고 체험기
워싱턴 외곽순환도로 495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로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뿐 아니라 워싱턴 D.C.로 출퇴근 하는 차들로 항상 북적이는 도로이다. 다니는 차량이 많으니 그만큼 사고도 잦다. 한 번 사고가 나면 1시간 이상 길 전체가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나도 그렇게 495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메릴랜드 집에서 한인타운이 있는 버지니아주 애난데일까지는 안 막히면 약 3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주말에는 점심이나 저녁에 이 고속도로를 달려 애난데일에 가서 한식을 먹고 오곤 한다. 짜장면을 먹고 올 때도 있는데 한국 같으면 아파트 단지에서 총알 배달로 해결될 것을 이곳 동포들은 고속도로를 30분을 달려서 해결하고 오곤 한다.
어쨌든 그 날도 주말에 저녁을 애난데일에서 먹고 메릴랜드로 되돌아오는 길인데 쌩쌩 달리던 도로가 갑자기 서행을 하기 시작했다. 커브가 심한 곳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함께 지축을 흔드는 듯한 진동을 느꼈다. 그리고 차가 붕 뜨는 듯 하더니 약 10m 정도가 날아갔다. 뒷차가 서행 하는 내차를 감지하지 못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냥 내 차를 받아 버린 것이다.
다행히 사고 직후 모든 차들이 급정거를 하여 충돌로 인해 차선을 넘나들던 내 차와 상대방 차에 대한 연쇄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내 차와 상대방 차 모두 미니 밴이었는데 내 차는 오른쪽 뒷 부분이 반파되었고 상대방 차는 왼쪽 앞부분이 주저 앉았다. 정신적 충격은 컸지만 아이들은 맨 뒷좌석에 앉지 않아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겉보기에도 다행히 큰 부상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이 오고 견인차가 와서 사고차들을 끌고 가면서 도로 상황은 정리되었고 우리는 가해 차량의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렌터카를 타고 집에 왔다. 아무리 겉으로는 증상이 없다지만 큰 사고를 겪은 지라 건강상태를 체크하기로 하고, 병원을 가기 위해 우선 변호사와 접촉을 하였다.
변호사는 근처의 Chiropractor를 소개시켜 주었고 우리는 Chiropractor 김박사의 오피스에서 X-ray를 비롯한 검진을 받았다. 김박사는 큰 이상은 없으나 근육이 긴장해 뭉친 상태이니 치료를 요한다며 한 달간의 치료를 권유했고 비용은 보험회사에서 모두 처리 가능하다고 했다.
Chiropractor는 우리 말로 하면 척추신경 전문의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의대를 나온 Medical doctor는 아니고 Chiropractor학교를 나온 Dr. of Chiropractor이다. 3년 정도의 학부과정을 마치고 4년의 과정을 거치는데 척추와 신경 전문이므로 교통사고 후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의사이다.
미국에는 Dr. of Chiropractor 말고도 MD는 아니지만 의료계통의 Doctor가 많다. 대표적으로 약사는 Dr. of Pharmacy 즉, 팜디이고, 물리치료사도 대학을 졸업하고 3년 과정을 마치면 Dr. of Physical therapist가 된다.
안경점의 검안사도 대략 3+4년을 마쳐 Dr. of Optometrist가 되며, 발만 치료하는 족부치료사도 총 7년 정도의 과정으로 Dr. of Podiatrist가 된다. 다들 의사의 수입 보다는 못하지만 취직할 경우 고액의 연봉이 보장되는 인기 직종이다. 물론 개업할 경우에는 웬만한 의사 못지 않는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한 달 간의 치료를 마치고 몸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 왔고 차는 폐차처리 되면서 소정의 차 값을 보험회사로부터 돌려 받았다. 그리고 변호사는 상대방 보험회사로부터 소정의 보상금을 받아내어 비록 사고자체는 불행이었지만 뒷처리를 잘해 비교적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다시는 경험하고픈 일은 아니었다. 운전할 때 차조심, 길조심, 사람조심은 필수다.
2016-07-27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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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4> Once a week Drug
제약회사 연구소에 근무할 때 그 당시 목표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퀴놀론 항생제 개발이었다. 이전까지 개발되는 약들 중에도 Once a day Drug가 있긴 있었지만 Cipro 등 상용화된 퀴놀론약은 대부분 하루에 두 번 복용하는 약물이었다.
개발 중이던 약물은 약의 혈중 농도 등을 측정하는Pharmacokinetic 실험에서는 충분한 Once a day Drug 가능성을 보여 주었지만 동물실험에서 약효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아 아쉽게도 개발은 중단 되고 말았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약을 개발하려는 것은 하루에 두 번, 세 번 복용해야 하는 약 보다 소위 Adherence가 높기 때문이다. 즉, 하루에 두 번, 세 번 복용해야 하는 약물은 아무래도 복용시간을 지키기 쉽지 않아 약의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할 경우도 많게 된다.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약물을 만드는 방법은 약물 자체가 Once a day Drug Pharmacokinetic profile을 보이는 약물을 개발하거나, 항우울제 Wellbutrin XL이나 고혈압 치료제 Toprol XL과 같이 이미 개발된 약을 서방형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한편으로 코막힘에 쓰이는 Sudafed 등을 보면 Sudafed-12hrs는 Pseudoephedrine이 120mg, Sudafed-24hrs는 Pseudoephedrine이 240mg 같이 용량을 늘려 하루에 한 번 먹는 제제를 시판하고 있다.
하루에 한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하는 약들도 있다. 골다공증치료제 Fosamax, 관절염치료제 Methotrexate와 고용량 Vitamin D등이 그것들이다. 또한, 골다공증 치료제 중 Boniva라는 약물은 한 달에 한 번 복용하는 용량도 있고 피임약 주사제인 Depo-Provera는 3개월에 한 번 주사로 피임효과를 발휘한다.
Adherence를 높이고 환자의 복용 간편함을 주기 위해 하루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하는 약을 개발하고 있지만 환자에게 주는 이러한 편리한 용법이 때로는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하는 약의 복용 날짜를 까먹을 경우에는 기대하는 약효를 못 얻을 가능성이 짧은 시간 복용방법보다 더욱 크고, 더구나 일주일에 한 번을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Methotrexate가 그런 경우이다. Methotrexate는 항암제로 개발되어 소용량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에도 쓰이는 약물이다. 이 약은 일주일에 한 번, 보통 15-25mg을 한 번에 먹는다. 약은 2.5mg제제로 나와 있어 6개, 10개를 한꺼번에 복용하는데, 문제는 이런 용량으로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하는 약을 하루에 한 번으로 착각할 때 일어난다.
인디아나 주에 살던 미스터 존스는 류마티스 관절염약으로 Methotrexate를 처방받았다. 15 mg, 즉 6알을 once weekly로 3개월을 복용하라는 처방이었다. 하지만 약국에서는 Once a week약을 Once a day로 약 봉지에 잘못 표기하였고 매일 Methotrexate 6알씩 복용하던 미스터 존스는 안타깝게도 Methotrexate독성으로 오랜 투병 끝에 사망하고야 말았다.
Methotrexate에 대한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이 정해졌다. Methotrexate는 한 번에 한 달치만 dispense하는 것이 좋으며 되도록 독성을 줄일 수 있는 Folic acid와 같이 처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약을 픽업시 반드시 약사와 counseling은 필수적이며 instruction에 "필요시"라는 "as needed"라는 말은 삭제 되어야 한다. 약물 상호 작용도 매우 심하므로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물을 검토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미스 힐러리가 고용량 Vitamin D 50000 units처방전을 가져왔는데 instruction이 하루에 두 번 으로 60알, 한 달치 처방전을 들고 왔다. 보통 이 약은 Vitamin D부족 환자에게 1 주일에 한 알, 또는 두 알로 복용하는 약물인데, 하루에 두 알이라니?, 분명 mistake라며 테크니션 Rona가 나에게 달려왔다.
간염이나 간기능 저하 환자에게는 이렇게도 투여한다고 했더니 Rona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래도 의사에게 확인해 보는 게 어떠냐고 한다. 오케이, 의사에게 전화해서 확인하고 약물을 미스 힐러리에게 건네주었다.
잘못 복용된 약물에 의한 사망자수가 일년에 무려 10,000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의 1/3 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의 의료종사자들이 항상 약물 전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07-13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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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3> 주사기 재사용
미스터 존스가 대상포진(Shingles) 주사를 맞겠다고 약국에 왔다. 이 백신은 보통 60살 이상에게만 접종하는데 나이가 그 정도는 안 돼 보여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55살이란다. 60살 이하면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하니 처방전을 바로 내민다. 60까지 기다릴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 물으니 자기는 HIV positive란다. 맞다. 면역력이 많이 저하된 AIDS보균자이므로 당연히 모든 예방 주사는 미스터 존스에게 필수적이다.
어쨌거나 HIV positive라고? 아, 이거 긴장되네. 지난 번엔 바늘에 찔린 적도 있는데. 이번에 찔리면 바로 사망되겠다. 진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장갑이 뚫어졌나 여러 번 확인 하고 주사를 놓는데 아뿔싸 피가 난다. 이런, 저 피에 AIDS virus가 흘러내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알코올 솜으로 닦아내고 밴드를 붙여 주고 환자를 보냈다. 주사기를 주사기 통에 버리고 손을 얼마나 닦아 댔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주사기를 다른 환자에게 다시 쓰는 병원들이 있단다. 오 마이 갓!
양천구 다나 의원의 원장 사모님이 C형 간염에 걸렸다. 그래서 이 원장 사모님은 간호사들과 환자에 대해 혈액 검사를 지시했고 그 결과 내원환자 18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된 게 확인 되었다. 감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장과 몇 명의 간호사들도 같은 병균에 감염되었다. 주사기를 나눠 쓴 결과이다.
여기뿐 아니라 원주의 정형 외과에서도 주사기를 재사용 함으로써 120명이 넘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병균을 감염시켰다. 환자들은 병을 고치려다 더 큰 병을 얻고 만 것이다. 겨우 한 개에 200원 밖에 안 하는 주사기 값을 아끼려다 많은 사람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C형 간염은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현재 지구상에 1억명 이상이 감염되었고 매 년 50만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치료약의 가격도 무척 비싸 최근 시판된 약물은 일년 치료비가 무려 3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도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AIDS,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콜로라도에 있는 한 치과의사는 지난 10년간 주사기를 재사용하다 적발되어 당국은 그동안 다닌 환자들 8,000명에게 혈액검사를 하라고 통보하였다. 그 결과 현재까지 3명의 AIDS 감염 사실이 확인 되었다.
2015년 뉴저지주의 간호사 미스 도날드는 주사기 재사용으로 간호사 면허증을 박탈당했다. 미스 도날드는 뉴저지주의 한 회사에 가서 독감 예방 주사 접종을 하면서 주사기를 여러 환자에게 재 사용하였고 10명분의 독감 주사액을 무려 67명에게 주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도 저질렀다.
1개에 1달러도 안 되는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천명에 한 주사기를 계속 사용했다 해도 이득은 1000달러, 기껏해야 120만원이다. 금전적 이득을 바라고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일을 했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나 병원의 원장 사모님뿐 아니라 원장님도 C형 간염에 걸린 것을 보니 돈을 조금 아끼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부주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사기가 눈에 보일 정도의 오염이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쓴 거다. 모든 일을 항상 원칙과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 것이 정도임을 다시 일깨워 주는 사례이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06-29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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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2> Drug Recall
자동차 딜러샵에서 메일이 날라왔는데 리콜에 관한 것이었다. 연료탱크가 결함이 있을 수 있으니 빨리 와서 교체하라는 내용이었다. 잘못하면 운행 중 폭발할 수도 있다고 은근히 겁도 주고 있다. 아니 방귀뀐 놈이 성낸다고 하더니 딱 그 꼴이다.
그 전에 자잘한 리콜들은 귀찮아서 그냥 무시했는데 이번 것은 겁도 나고 해서 딜러샵에 바로 갔다. 연료 탱크를 교체하는 일이니 오래 걸리리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2시간 만에 끝났다. 대량 리콜이라 미리 준비가 다 되어서 그런듯하다.
자동차 리콜은 정말 빈번한 일이다. 연료 탱크뿐 아니라 안전 벨트, 에어백 등 리콜도 다양하다. 뭐 기계가 자동으로 한다 해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100% 완벽하게 만들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짜증이 나면서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차 뿐만 아니라 약도 마찬가지 이유로 리콜이 빈번하다.
Daytrana라고 아이들 Attention deficiency에 쓰는 패치제 약물이 보관 중에 변색이 된다고 리콜이 들어 왔다. 제약회사에서는 약효에는 문제가 없다며 환자차원의 Class I 리콜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패치의 색깔이 변한다는 것은 뭔가 이상 반응이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약효에도 영향을 끼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리콜이 들어온 지 6개월 가량 지났는데도 아직 약이 차입되지 않는 걸 보면 변색이유가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닌듯하다.
Class I 리콜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로슈에서 발매했던 Poiscor란 약물이 있다. 이 약은 고혈압과 협심증치료약으로 승인되었는데 발매 후 1년 만에 123명이 죽는 대참사를 빚었다. 이 약은 칼슘 채널 차단제로 좋은 효과가 있었으나 약물 대사효소의 강력한 차단으로 병용약물의 독성을 증가시키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다. 이 약물은 FDA의 우선 승인 약물로 심사기간이 대폭 단축된 약이었기에 그 파장은 컸다. 조속한 승인으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을 미리 발견하지 못했다는 질책이 당연히 뒤따랐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리콜이 뜬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약회사 QC에서 자체적으로 검사를 해 본 후 특정 배치가 규정에 미달하거나 초과한 경우(Adulteration), 또는 규정대로 안 만들어졌을 경우(Misbranding) 바로 리콜이 들어온다.
리콜이 들어오면 약사는 약 선반에서 즉시 그 약을 수거해서 리콜을 처리하는 회사로 보내 버린다. 약국에서의 리콜은 비교적 심각한 것이 아니라 설령 대처를 잘못했다 하더라도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주사제를 취급하는 병원은 작은 실수가 치명적일 수가 있다.
애리조나주의 한 병원에선 어느 날 환자의 다리를 절단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이 환자는 심장발작으로 입원한 환자였는데 오염된 헤파린 주사를 맞고 병균 감염이 되어 두 다리를 절단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이 헤파린 주사액은 사고 발생 4개월 전에 이미 오염이 의심되어 리콜이 되었던 약물이었다. 하지만 약사의 소홀로 병원약국에서 이 약물은 제거되지 않았고 결국 이런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다. 병원은 환자에게 소송을 당해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줘야 했지만 생다리를 잃은 환자에 비하면 그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실수는 항상 있는 일이다. 그래서 리콜도 항상 있는 일이다. 그리고 잘만 대처하면 리콜은 좀 귀찮지만 아무 일도 아니다. 원칙대로 매뉴얼대로만 하면 모든 사고는 항상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06-15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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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1> St. Louis
미국 서부 쪽으로 가면 가톨릭 성인들의 이름을 딴 도시들이 많다. 샌프란시스코가 대표적인 도시이고 샌디에이고, 산호세 등 캘리포니아주 등의 도시들이 그렇다. 텍사스의 샌안토니오도 같은 종류의 이름을 가진 도시인데 모두다 미국이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획득한 도시들이다. 가톨릭 국가인 멕시코에서 강제로 뺏었지만 도시이름은 안 바꾸고 그냥 남겨둔 것이다.
현재의 미국지도로 보면 동쪽에 위치해 있지만 건국 초기의 동부 13주 시절에는 서부로 불렸던 지역을 지금은 중서부(Midwest)로 부른다. 오하이오주부터 미시간,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를 비롯하여 미주리, 캔자스주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이 지역은 프랑스가 개척한 지역으로 당시 프랑스 왕이었던 루이 14세의 이름을 따서 Louisiana 라고 부르던 지역이다. 재즈와 Mardi Gras축제로 유명한 뉴올리언스가 속해있는 지금의 루이지애나주의 10배가 넘는 광활한 지역으로 그 때 당시 미국의 영토와 거의 맞먹을 정도의 크기였다.
이 드넓은 영토는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나폴레옹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재정이 궁핍했던 프랑스는 영국과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이 땅을 미국에 단 돈 1,500만 달러에 팔아 치웠다. 제퍼슨은 프랑스로부터 무역 요충지인 뉴올리언스 정도만 사려고 했으나 돈이 급한 나폴레옹은 그 10배의 땅을 미국에 넘겨 주었다.
이 루이지애나의 중심, 미시시피강과 미주리강이 만나는 곳에 St. Louis가 있다. 두 강을 끼고 있어 그 때 당시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화물선 등의 정착지로, 서부개척시대에는 서부로 출발하는 기착지로서 크게 발전했던 도시이다. 세인트루이스는 1900년 초반까지는 미국의 3대 도시 중 하나였고 1904년에는 하계올림픽까지 열렸다.
미국에 정착하면서 뉴욕처럼 몇 번 놀러 간 도시 빼고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가 바로 세인트루이스다. 막내아이가 이곳의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학교엔 대학교 후배가 교수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애도 볼 겸, 후배도 볼 겸해서 자주 다녀오곤 했다.
막내가 이번에 졸업을 하게 돼 마지막으로 세인트루이스를 방문했다. 총장은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이야기와 함께 같이 졸업하지 못한 2명의 아이들도 기억해 달라고 했다. 두 학생 모두 암으로 학기 중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아이가 잘 자라줘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총장은 새로 일깨워 주었다.
우리 약국에도 암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많다. 그 중에는 항암요법제 투여(Chemotherapy)를 용케 견뎌내어 약물투여를 졸업하고 암으로부터 해방이 되신 분들이 몇 분 계신다. 미세즈 워싱턴은 그렇게 자궁암을 이겨냈고 미스터 쿡은 전립선암을 극복해냈다. 하지만 미스터 존슨은 항암제 독성을 견디지 못해 약물치료를 받지 못하고 끝내 사망하였다.
졸업식을 commencement라고 한다. 졸업이 끝이 아니라 새로 시작이라는 의미이다. 항암제 치료를 끝낸 분들도 새로 시작이라는 기분으로 삶을 새롭게 살게 될 것이다. 시작은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처럼 언제나 신선한 것이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06-01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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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00> 워싱턴 약국일기 200회를 맞아
2008년 1월 '병자씨와 죽음씨'로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첫 칼럼을 독자 여러분들께 선 보인지 벌써 8년이 지났습니다. 세월이 화살과 같이 빠르다고 하더니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다행히 매 번 마감에 쫓기곤 하였지만 2주에 한 번씩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칼럼을 게재한 저 스스로에게 작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무한한 성원이 없었다면 전혀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귀중한 지면을 이렇게 오랫동안 허락해 주신 약업신문사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국 약사가 된지는 10년이 되었고 미국에 온지는 벌써 17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오자마자 운전면허를 발급받으러 MVA(Motor Vehicle Administration)에 갔을 때 제 뒤에 앉아 있던 아가씨의 파란 눈이 아직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눈 색깔이 인종마다 다르다는 것을 직접 처음으로 느꼈던 순간이며 앞으로의 미국 생활이 여러 인종들과 섞여 지내겠구나 하는 것을 알려주는 조그마한 사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2년 정도의 계획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그렇게 단기간 체류할 것이니 영어라도 배우고 가자는 생각으로 일요일에는 미국 성당을 다니고 성경공부 그룹에도 들어가고 아이들을 주일학교에 보내고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했습니다.
아직도 그 때 만난 성경공부 모임 멤버 중 몇몇과 교류가 있긴 합니다만 모임 때마다 느끼는 약간의 소외감은 미국에 정착하려 할 때 결국 한국성당으로 옮기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옮기고 나선 한국 성당에서 우리말로 실컷 떠들고 친교 하는 게 그렇게 기쁜 것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한국으로의 귀환이 좌절되어 한 때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감옥에 갇힌 게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할 수 없이 미국에 정착하려면 미국 약사 면허를 획득하는 게 낫겠다 싶어 2006년에 면허를 따고 20여 년간 하던 연구직을 떠났습니다. 언젠가는 약국 일을 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그것도 미국에서 약사직을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약사 초기에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연구직보다 환자들을 만나는 생동감도 있었고 책에서만 보던 약들이 실제로 내 손으로 조제되는 것 등,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틈틈이 메모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이 칼럼이 연재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동안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여행 온 기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사는 게 항상 신선함 같은 것도 있었고 조금은 기분 좋게 들 떠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역으로 보면 정착이 안되고 떠돌이 같은 기분이 들 때도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집도 사고 시민권도 따고 완전히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약사 생활도 어색한 초기를 넘어 확실하게 적응했습니다. 오히려 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 너무나 많이 바뀐 조국의 풍경에 조금은 어색한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미국 생활과 미국 약국 이야기를 고국의 독자들에게 전달 하고자 했던 이 칼럼코너가 소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했는지 궁금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을 기대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셔도 좋고 저에게 이메일(dugkeun7@gmail.com)을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아니면 왼쪽 하단에 공감/비공감 표시만 해주셔도 좋겠습니다. 그 전에 어떤 당에서 기권은 반대보다도 나쁘다라고 했다지요 (ㅋㅋ). 그러니 마음에 안 들어도 그냥 가시지 마시고 비공감을 꽉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 8년 동안 성원해 주셔서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2016-05-18 0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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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99> Molly's Mom
미스 트럼프는 여러 가지 증상으로 무려 15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스 트럼프의 수입은 오직 정부에서 주는 소셜연금 밖에 없다. 그래서 약을 타갈 때도 연금이 나오는 날에 맞춰 타 갈려고 한다.
하지만 약이 필요한데 아직 연금이 나오기 전이면 나에게 몇 알씩 미리 달라고 하여 약이 끊기지 않고 복용하려고 노력한다. 나도 사정을 잘 알기에 향정신성 약만 아니면 미스 트럼프의 편의를 도모해 준다. 사실 환자가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하는 것이 약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물론 미스 트럼프는 모든 약을 제네릭으로 복용하면서 약값을 조절하고 있다.
4월 어느 날 Molly's mom은 일리노이주의 한 병원으로 가는 앰뷸런스에 실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다리가 마비되고 혀가 꼬이는 스트로크가 그녀에게 온 것이었다. 간신히 위급상황을 넘기고Molly's mom은 병원에 입원한 후 재활센터에서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스트로크가 온 원인은 아주 단순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조금은 서글픈 것이었다.
몰리 엄마는 의사로부터 고혈압 약을 처방 받았다. 그리고 의사는 처방전과 함께 제약회사에서 받은 샘플 열흘 치를 우선 써보라고 몰리 엄마에게 건네 주었다.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한 후 10일이 지나고 약을 계속 복용하기 위해 몰리 엄마는 약국에 왔다.
하지만 몰리 엄마의 약 보험은 안타깝게도 이 약을 커버해 주지 않았다. 새로 나온 약이라 약값이 매우 비싸 다른 싼 약을 유도하기 위해 보험회사는 소위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약사는 몰리 엄마에게 의사에게 이 약이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하니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override해 달라고 팩스를 보내겠다고 얘기하고 authorization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하루 이틀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몰리 엄마는 약을 그냥 보험 없이 구입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두통 등의 고혈압 증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몰리 엄마도 미스 트럼프처럼 소셜연금으로 살아가는 빈민이었다. 더구나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몰리 엄마의 약값은 너무나 비싸 그녀의 한 달 생활비와 버금가는 정도였다.
약을 사고 나면 양식을 살 돈이 남지 않을 정도여서 걱정이 태산이던 몰리 엄마는 약을 하루에 한 번씩 복용하던 걸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복용하는 식으로 약값을 아껴 양식을 살 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당연히 고혈압이 제어되지 않아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만 것이다.
제약회사에서 새 약을 마케팅 하면 의사는 보통 그 약을 환자에게 처방한다. 새 약이니까 좋을 거라는 생각도 있고 의사로서 임상에 대한 궁금함도 있고, 뭐 이런 저런 혜택도 제약회사로부터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새 약의 경우 몰리 엄마의 경우처럼 보험이 커버해 주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환자 부담액이 매우 클 수가 있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맞춤형의 처방을 해야 하는데 몰리 엄마의 의사는 그 정도의 배려가 없었다.
약사도 환자가 약을 하루 이틀 걸르면서 제 때에 약을 픽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환자에게 약 복용타임을 상기시켜줘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것을 소홀했다. 딸인 몰리도 자기 엄마가 어떻게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에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몰리 엄마 자신이다. 몰리 엄마는 너무나 shy해서 미스 트럼프만큼의 융통성이 없었다. 약이 비싸면 의사에게 다른 싼 약으로 바꿔 달라던지 아니면 약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몰리 엄마에겐 그런 게 없었다.
어쨌든 곧 퇴원할 몰리 엄마는 보다 오래된 싼 고혈압 약을 다른 의사에게 새로 처방 받아 복용을 시작했다. 아무쪼록 몰리 엄마에게 혈압조절에 문제 없이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05-04 09: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