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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 인턴 쉬탈
버지니아의 쉐난도우 강가의 쉐난도우 약대에 다니는 쉬탈을 지원 나간 Quince orchard road store에서 만났다. 재작년에 그녀는 내가 일했던 Key west avenue store에서 일했었는데 올해는 양쪽에 다 다닌다 한다. 이제 약대 3년을 마치고 9월에 4학년이 된단다. 세월이 참 빠르다. 예쁘장하게 생기고 가정 교육을 잘 받은 듯한 인도 아가씨다. 아들 가진 인도 사람들에게 꽤 인기가 있을 듯싶다.
약대생들은 방학이면 의무적으로 약국에서 인턴을 해야 한다. 정확하게 몇 시간인지 모르겠지만 4학년 때는 방학이 없으니까 (5월에 학기가 끝나므로) 총 3년간 하게 된다-미국 학생들에겐 겨울 방학은 거의 없고 있어도 매우 짧다. 그 대신 여름 방학이 매우 길다. 쉬탈이 주 30시간씩 2 달이상 하는 것 같으니까 아마 800시간 쯤 할 듯 하다. 그래서 아마도 그 두 배 만큼 외국 약사에게 인턴을 요구하는 듯하다. 내가 1560시간을 했으니까. 그래도 난 비록 적지만 돈 받고 했지만, 약대생들은 교육의 연장이므로 무료로 방학 때 봉사한다.
그래서 약국들은 약대생들로 인해 여름 방학 때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똑똑한 학생들이 무료로 봉사를 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평상시에도 가능하면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미래에 약사가 될 것이므로 인턴 시간만으론 부족한 현장 실습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방학이 아닐 땐 돈을 받는다. 교육의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여름 방학 딱 한 번 2 주 정도 병원 약국 실습을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땐 그게 왜 그렇게 지겹고 싫었던지. 아마 노는데 더 익숙해서 그랬던 것 같다. 약대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방학 때면 뭔가를 한다.
주로 공부가 아닌 딴 것, 돈을 벌거나 봉사 활동 등을 한다. 의대나 법대에 진학을 하려면 여러 가지 봉사활동과 인턴등의 경험이 요구 되므로 학생들은 방학이면 국립 보건원 (NIH)이나 식약청 (FDA) 등의 정부 기관 등이나 일반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병원, 도서관, 소방서등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중학교 때부터 졸업을 하려면 봉사 활동 점수가 필요하므로 중고등학생들도 경로당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도와주거나 도서관 등에서 서적정리등으로 방학을 보낸다. 물론 심신 단련을 위해 캠핑이나 여행, 스포츠 활동 등을 하기도 하지만 방학이 보통 3개월 가까이 하므로 대부분 기간은 봉사활동이나 경력을 쌓는 일로 보내게 된다.
취직할 때도, 대학에 들어갈 때도 학교 성적 이외에 인턴, 봉사활동, 스포츠 등의 과외활동이 주 고려 대상이므로 긴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학생들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학생들의 봉사활동이나 아르바이트 등이 미국을 이끌어 가는 커다란 힘 중에 하나인 것 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들의 활동이 경제나 사회에 직접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학생 본인들도 이런 체험을 통해 자립심,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을 비롯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엔 학기 중에도 그렇지만 특히 방학 때면 미국 사회 전체가 어른들과 학생들이 무슨 팀을 이루어 일을 진행하는 듯이 보인다. 한국은 어른 따로, 아이 따로의 분위기가 있는데 미국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를 넘어서 그들을 한 개체로 당당히 클 수 있게 대우해 주고 있는 것이다. 방학만 되면 미 전국의 직장, 가게, 정부기관, 병원, 약국, 백화점, 양로원등이 일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따라서 각 직장의 어른들은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매우 바쁘다.
방학 몇 달 전부터 서류 지원 등을 받고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는 자기 일 외에 별도의 일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이고 매년 반복되는 일상사이니 겉으로 그런 기색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병원에서의 봉사나 정부 기관에서의 연수 등도 학생이라고 그냥 적당히 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병원에선 간호사처럼 열심히 일하고 연구소에서는 정규 연구원과 같이 열심히 일한다.
연구소등에서는 인턴 마지막 날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끔 해서 방학기간의 연수 활동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그 중에는 유수의 과학 저널에 발표하는 학생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오늘 난 기존 테크니션 외에도 덤으로 쉬탈을 가졌으니 너무 행복하다. 그냥 놀고 지내도 될 듯한 저녁 시간이 되겠다. 그저 단순히 희망사항이겠지만서도...
2008-07-02 1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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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0> 무서운 일본의 제약 기술
첵크 아웃하는데 Factive 처방이 나왔다. 한국의 LG 에서 만든 한국 최초 진짜 (?) 신약인데 처방이 잘 나오진 않는다.
반갑긴 했지만 3개월동안 이번이 처음이니 시장성은 거의 없다 하겠다. 아직도 퀴놀론 항생제 부분은 바이엘 제약의 시프로 (Cipro, 성분명: ciprofloxacin)가 강세이고 레바퀸 (Levaquin, 성분명: levofloxacin)과 아벨록스 (Avelox, 성분명: moxifloxacin)가 그 뒤를 잇는다.
시프로는 하루에 3번 이상, 레바퀸도 그만큼 나오고 아벨록스도 1-2번은 나오는 것 같다. 시프로는 요로 감염증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자이고 레바퀸은 호흡기 감염에 강자이다.
그리고 아벨록스가 요즘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퀴놀론은 여러 회사가 경쟁했지만 약국에서 보니 결국 최종 승자는 바이엘인 듯하다.
시프로, 아벨록스 모두 바이엘에서 나왔으니까. Moxifloxacin은 안약으로도 많이 나간다.
비가막스 (vigamox)라고 안약 전문 회사인 알콘에서 만들었다. 원료는 물론 바이엘에서 구입했을 거다. 한국에서 퀴놀론 신약 연구를 할 때 LG의 팩티브가 경쟁품이었는데 아쉽게도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못한 듯 해 씁쓸하다.
사실 약효가 그리 차이날까? 그냥 마케팅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국에서 판매를 담당한 회사의 크기가 너무 작은 회사였던 것 같다. 한국 최초로 미국 마켓에 나와서 실제로 팔린 약 정도의 의미는 가질 것 같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보니 많이 아쉽다.
약국에서 볼 수 있는 한국산은 오직 하나, LG의 Factive 뿐인데 일본산은 정말 많다. 그 것도 많은 제품이 대 힛트 품목에 속한다.
산교의 고혈압 치료제 베니카 (Benicar)를 비롯하여 에자이의 위궤양 치료제 아시펙스 (Aciphex), 알츠하이머 약 아리셉트 (Aricept, 성분명,donepezil) 그리고 다께다의 당뇨병약 액토스 (Actos)가 그 중의 대표작이다.
오츠까의 정신 분열증 치료제 아빌리파이 (Abilify), 아스텔라 제약의 옴니세프 (Omnicef)도 잘 나가는 품목에 속한다.
한국에서 신약 개발 연구에 종사 했을 때 일본 제약사들은 세파계나 퀴놀론 계의 항생제 쪽의 제품들을 많이 개발 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위궤양약, 당뇨병약을 넘어 정신 분열증 치료제 까지 시장에 내 놓았다.
제약산업이 어느 한 부분의 기술만 갖고는 발전할 수 없는 복합적 산업이라 볼 때 이러한 일본의 발전은 놀라움을 넘어 경이적이라 할 수 있다.
반도체나 조선등 한 부분 한 부분 한국이 일본을 따라 잡고 때로는 넘어서고도 있지만 제약산업을 비롯한 정밀화학등에서는 아직도 한참 멀은 것 같다.
정밀화학쪽의 신약 개발 흐름이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항생제, 항암제로부터 위궤양 치료제, 고혈압약, 그리고 항 우울제등의 정신과 영역으로 발전해 나간다고 할 때 한국은 아직도 이렇다할 항생제 하나 내놓고 있지 못한 실정이니 이 부분에서 한국과 일본은 애와 어른의 차이인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실 요즘 각광 받는 에자이의 위장약 아시팩스 같은 걸 보면 최초 계열 약물인 프라일로섹 (Prilosec, 성분명:omeprazol)으로 부터 비롯된 위산 펌프 길항제의 개량신약에 불과한데 한국에서는 왜 이런 약을 먼저 개발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약은 맨 후발 주자이면서도 무섭게 선두권을 추격하여 어느덧 선발주자인 넥시움 (Nexium)이나 프리바시드 (Prevacid) 와 어깨를 겨룰 만큼 되었다.
다께다의 액토스는 당뇨병약으로 같은 계열의 약인 애반디아 (Avandia)가 최근에 FDA로부터 심장병환자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를 받았으므로 현재도 빅 히트이지만 앞으로 블록버스터의 반열에 오를 것이 틀림이 없다. 정말 놀라운 발전이다.
당뇨병약을 개발 하려면 적어도 정밀화학 분야뿐 아니라 약리 분야, 병리, 임상 분야도 나란히 발전해야 할 텐데 그게 일본에선 가능하다는 얘기니 얼마나 일본의 이 분야가 발전해 있는지 알 수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겨우 걸음마 수준. 더구나 그 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아빌리파이 같은 정신 분열증 치료제를 이미 시장에 내 놓았다. 정말 무섭게 앞서가고 있다. 우리 나라도 정말 많은 분들이 신약 개발 연구에 종사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이 활발한 거로 아는데 아직 약국에서 근무하는 내 눈에는 이렇다할 결과물이 안 보이니 참 안타깝다.
조만간 한국에서 개발한 약이 내가 일하는 약국에서 대박을 떠뜨리는 모습을 간절히 보고 싶다.
2008-06-18 1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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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9> 뇌송송 구멍탁
미국소고기 수입 때문에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
한국의 동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뉴욕, 워싱턴, LA 한인 회장들이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급거 귀국하여 재미 동포들이 수십년간 먹었던 소고기나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먹게 될 소고기는 똑같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에 재미 한인 주부 협회는 FDA에 서면 질의까지 한 후 미국 사람들이 먹는 소고기는 95% 이상이 연령 24 개월 미만의 소고기이므로, 새로 한국으로 수출되는 소고기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회장님들과는 다른 주장을 하였다. 누구 말이 맞을까?
사실 난 이번 광우병 파동이 생기기 전엔 미국에서 ‘값싸고 질 좋은 소고기’ 잘 먹고 있었다. 미국에 오기 전 난 갈비로 유명한 수원에 살았었는데 내 기억에 수원 갈비는 ‘비싸고 질기기만’ 하였다. 그에 비하면 이 곳에서 맛 본 미국 갈비는 최고중의 최상급이었다.
미국 이민 초기엔 햄버거를 자주 먹었는데 저렴하기도 하고 애들이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막내가 햄버거의 뼈조각 때문에 이빨이 뿌러진 이후론 햄버거는 거의 먹지 않게 되었지만 이번에 햄버거가 소고기중 가장 위험한 광우병 원인 고기라는 정보를 새삼 들으니 그동안 먹어온 것 때문에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광우병 잠복기간이 최소 10년, 내가 이민 온 기간도 10년이니 확률은 낮지만 나도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서서히 시작된 거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다섯 가족 모두가 광우병 생체 시험 샘플이 된 듯하여 기분이 매우 안 좋다. 얼마 전 미국 육류업체가 병든 소를 이용해서 만든 햄버거 패치를 학교 급식에 공급하려다 발각되어 전량 리콜된 사태가 있었다.
이번엔 대규모였고 대상이 아이들 학교라 감시의 눈이 많아 쉽게(?) 들통이 났지만 일반 햄버거집에 공급되는 패치는 슬그머니 그런 고기들이 공급되었을 개연성이 충분이 있을 것이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읽은 영문 소설이 ‘Toxin’ 이라는 소설로 Robin Cook이라는 이 곳에선 꽤 유명한 소설가가 쓴 것이었다. 소설의 이야기가 햄버거를 먹고 슈퍼 대장균에 감염 되어 죽은 딸의 사망 원인을 파헤쳐가는 아버지의 이야기인데, 직업이 의사인 아버지는 결국 햄버거 패치를 만드는 육가공 회사에 잠입하여 딸의 사망 원인이 회사의 비 위생적인 패치 공급에 의한 것임을 밝혀 내었다.
이 소설에서 저자는 대단히 비위생적인 미국의 소 도축상황, 햄버거 패치 공장의 비위생 시설, 그리고 관리 감독 소홀등을 고발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자국민이 먹는 고기도 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한 검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는 생각은 거의 망상에 가깝다.
따라서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검역 절차 마저 포기한 한국 정부는 흡사 광우병에 걸린 미친소와 다를 바가 없다 해도 별로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광우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알츠하이머 병, 즉 치매 환자가 미국에서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것이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한 노인층의 증가에 의한 것인지 치매처럼 보이는 광우병 환자의 증가에 의한 것인지는 사망 환자들을 일일이 부검하기 전엔 알 길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치매도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치료약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단순히 증상 억제 정도의 약만 약국에 나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리셉트 (Aricept, 성분명,donepezil)인데 제조사인 에자이 (Eisai) 에선 효과가 탁월하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그 외에도 라자다인 (Razadyne, 성분명:galantamin), 엑셀론 (Exelon, 성분명:rivastigmine) 등이 약국에서 조제되고 있다. 모두 다 치매 증상의 원인인 대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고갈을 방지하기 위해 아세틸콜린의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약물들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약은 아니므로 효과가 있더라도 치매의 증상을 완화 시켜주어 수명을 연장해 주는 효과 정도만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약물인 나멘다 (Namenda, 성분명: memantin) 는 기억과 학습에 관여된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의 작용을 도와주어 치매의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한다. 하지만 이 약도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치료약은 아니다.
물론 이 약들은 모두 광우병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여태껏 잘 먹던 ‘값싸고 질 좋은’ 소고기를 먹는게 갑자기 불안해졌다. 특히 위험 부위인 LA 갈비나 사골, 꼬리 곰탕등을 먹는 건 더욱 불안해졌다.
미국 사람들이 거의 안 먹는 부위이니 제대로 된 검사가 안 이뤄질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불안한들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들에게 비할 바인가! 한국에는 30 개월 이상, 어떤 사람의 주장대로라면 심지어 송아지 서너 번 낳고 100 개월도 넘은 소고기가 한국에 들어갈 거라는 데 말이다.
아무쪼록 재협상이 속히 이뤄져 한국의 동포들도 미국 소고기 먹을 때 내가 갖는 불안감 만큼만 가졌으면 정말 좋겠다.
2008-06-04 07: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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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8> 바이아그라 (Viagra) 가 필요한 건 여자?
한국에서는 비아그라라고 발음하는 이 약을 이 곳에선 바이아그라라 부른다. 우리는 ‘I’ 를 주로 ‘이’ 로 발음하지만 미국사람들은 ‘아이’ 로 발음한다. 이 곳 사람들도 ‘I’ 를 ‘이’ 로 발음할 때가 있지만 80% 는 ‘아이’ 로 발음하니까 잘 모를 땐 ‘아이’ 로 발음하면 대충 맞는다.
바이아그라 (성분명: sildenafil) 는 처음에 고혈압이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이 시도 되었던 약물이다.
하지만 임상 시험에서 부작용으로 보고된 발기 효과에 착안하여 화이자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하였다. 바이아그라는 고혈압의 치료 효과에는 미치진 못하지만 그래도 효과가 상당히 있으므로 고혈압약과 같이 쓰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nitrates 류와는 절대로 같이 쓰면 안된다. 바이아그라의 발기 메카니즘이 바로 니트레이트류에 의한 국소 조직의 혈류량 증가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급격한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바이아그라 와 같은 약들, 시알리스 (Cialis, 성분명: tadalafil)나 레비트라 (Levitra, 성분명: vadenafil) 등은 금요일날 많이 나간다. 아무래도 주중보다는 주말에 필요한 약이니까 그렇다. 효과는 시알리스가 제일 좋은 듯하다. 왜냐하면 시알리스는 소위 ‘weekend pill’ 이라는 별명처럼 1알이면 주말 3일은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아그라가 선발 주자이므로 그 명성은 도저히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실 바이아그라류가 진짜로 (?) 필요한 사람은 노인분들일텐데, 약효가 3일간 지속되는게 그 분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나? 이런 것도 감안하여 보험회사에서도 처음엔 시알리스는 한달에 4알, 바이아그라는 한 달에 6알 밖에 처리해 주지 않았다.
그 정도 횟수가 노인들에게는 최대 횟수라는 얘기가 되겠다. 하지만 요즘은 정력이 강한 (?) 노인들을 고려하여 한 달에 시알리스는 6 알, 바이아그라는 10 알을 처리해 주는 보험회사들이 많아졌다.
오늘은 금요일, 나이 50 정도의 아주머니가 남편의 바이아그라를 픽업하러 오셨는데 안타깝게도 리필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틀 전에 이미 의사에게 처방전을 보내달라고 팩스로 요청을 했지만 의사의 처방전은 이 약이 필요한 주말 전에 도착하지 않았다.
아주머니의 실망감이 이만 저만이 아닌데.. 당뇨병이나 고혈압 약 같이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한 약이 아니라서 한알만 미리 달라고 하면 줄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그냥 가셨다. 그다지 절실하지는 않으신듯.
이 약은 여성분들에게는 직접적으로 (?) 필요가 없는데도 언젠가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바이아그라 처방전을 들고 왔다.
처방전엔 오직 1 알만 처방되어 있었고 그 날이 토요일이라 처방의 목적이 확실 (?) 했다. 사실 이 약은 섹스 조직의 혈류 흐름을 증가시켜 주므로 발기 부전의 환자가 아니라도 바이아그라에 의해 그 부위의 쾌감이 어느 정도는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찿기도 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정력제로 알려져 있는게 그 이유일거다.
따라서 여성분에게도 그 만큼의 효과가 기대될 수도 있겠는데… 컴퓨터를 두드려보니 안타깝게도 보험회사에서는 여성에게는 이 약을 커버해 주지 않는다.
약이 비보험가로 한알에 15불정도 하는데 아가씨 그냥 포기하고 돌아섰다. 섹스는 정신적인 면이 보다 중요하므로 실제로 젊은 사람에게도 이 약이 보강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또 여성분에게도 색다른 효과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정신적으로 그렇다고 믿는게 바로 그 날의 효과를 좌우할 수 있을 듯 한데...
이 곳에서도 이 약은 인기가 좋아(?)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이 약을 마약류와 함께 금고에 저장하고 약사만이 control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도난이 잦기 때문이다. 약이 15불이라도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아야 하므로 보험이 없으면 약값은 무지 비싸지게 된다. 그러니 암거래에서는 100불이상으로 팔린다는 소문도 들린다.
하여간 이 약은 발기 부전증의 환자들에게는 정말 구세주 같은 약이다.
할아버지들이 이 약의 효과를 톡톡히 보시는 반면에 할머니들은 할아버지 등쌀에 너무 괴로우시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많이 들려 온다. 그러니 요즘 할아버지들은 정력을 지속하기 위해 온갖 진기한 것들을 구해 드시던 그 옛날의 진시황이 전혀 부럽지 않다 하겠다.
2008-05-21 0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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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7> 약사님, 리필해 주세요
미스터 스미스가 신경안정제인 Xanax (성분명: alprazolam)의 리필을 요청하였다. 컴퓨터로 체크해보니 아쉽게도 리필이 더 이상 없다.
의사에게 팩스로 리필을 요청하고 환자에게 오후또는 내일 전화하고 다시 오시라 하니 한 알만 미리 달라고 하소연 하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약은 향정신성 의약품 (control drug) 이라 의사의 새로운 처방 없이 약사가 임의로 줄 수가 없는 의약품이다. Control drug 가 아닌 약들,
이를테면 고혈압약이나 당뇨병 약들은 환자가 그 약을 먹은 기록만 있으면 약사가 의사의 처방이 올 때까지 14 일치 이내에서 약을 줄 수가 있다.
긴급을 요하는 경우, 또는 약물의 지속적인 복용을 위해서 이러한 법이 만들어졌다. 법적으로 14일치가 허용되나 보통 하루나 이틀치, 주말일 경우 3일치 정도를 미리 주곤 한다.
엄격하게 하면 환자는 약을 받은 숫자 만큼 돈을 내야 하지만 통상 그냥 공짜로 준다.
또 나중에 의사한테 처방이 오면 약을 준 만큼 빼서 줘야 하지만 일일이 그걸 다 기억할 수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 서비스 차원으로 그냥 공짜로 준다.
그러면 환자들은 매우 약사에게 고마와하고, 그 환자들은 이러한 최상의 서비스를 받았으므로 다시 약국을 찿게되니 CVS 본부에서도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로 보면 그 양은 별 거 아니니까 말이다. 이러한 점을 약간 악용해 습관적으로 몇 개씩 더 타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분들도 고객이고 또 환자 이므로 크게 괘념치는 않는다.
이와 같이 미국에는리필이라는 제도가 있다.
환자가 지속적인 약물의 복용이 필요할 경우, 위에 예를 들었듯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등의 경우, 의사는 처방전에 리필이 몇번 가능하다고 표시를 해서 환자가 괜히(?) 의사를 여러 번 방문하는 수고를 덜어 주고 있다.
대개 6 개월 정도의 리필을 주곤 하는데 위의 스미스씨처럼 리필이 없어지면 다시 의사에게 요구해서 새로운 처방전을 받는다.
그러면 환자는 또 6 개월, 의사 방문 없이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의사가 판단하기에 환자가 지속적인 방문이 필요하면 리필을 처음부터 안 줄 수도 있고 보통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의사를 방문하도록 권유하므로 6개월 후에는 의사가 환자를 체크 아웃 전에는 리필을 안 줄 수도 있다.
또한 향정신성 의약품의 경우는 5번까지만 리필이 허용되고 모르핀이나 정신 산만중 치료제인 아데랄등의 마약류의 경우는 리필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게 다 환자 위주로 되어 있는 매우 편리한 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미스 앤더슨이 전화를 해서 의사한테서 아직 처방전이 아직 안 왔냐고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그녀를 위한 고혈압약 아테놀롤 (atenolol) 처방전은 전화로도 팩스로도, 이메일로도 오지 않았다.
난감해 하는 그녀에게 의사 처방전이 도착할 때까지 몇 알을 미리 주겠다 했더니 매우 고마와 한다. 이렇게 환자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약사를 직업으로 택한게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향정신성 의약품중 마약류 (control drug II)를 제외한 모든 처방전은 전화나 팩스, 이메일등으로도 받을 수가 있다. 그래서 약사와 의사간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대부분 의사사무실의 비서가 전화로 또는 팩스로 처방전을 보내 주지만 약물에 관한 내용의 협의를 위해선 약사와 의사의 직접 통화가 필수적이다.
솔직히 의사는약에 대한 지식이약사만 못하므로 약사의 협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 복욕량이나 부작용, 약물상호 작용등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의사들에게 받는다.
그래서 경험 많은 약사가 필요하고 그리고 끊임 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사실 의사야 자기 전문 분야만 신경 쓰면 되지만 약사에게는 한 두개 약물이 아닌 모든 질병들에 관한 폭 넓은 지식이 요구된다. 그것도 최신의 것으로 말이다.
부인과 의사와 통화할 땐 부인과 약사 (?) 가 되야하고 내과 의사 에겐 내과 약사, 안과 의사에겐 안과 약사, 피부과 의사에겐 피부과약사가 되야 하는것이다. 따라서 공부만이 약사로서 살 길이다.
결국 약사는 죽을 때까지 공부만 해야하는 직업인 듯하다. 그래서 대학때부터 일부러 그렇게 많은 훈련을 시켰나 보다. 나중에 익숙해지라고.
하지만 나처럼 대학때 베짱이처럼 놀러 다닌 약사들은 뒤늦게그거 보충하느라 아직껏 고생한다. 그런 베짱이들이 한국에 꽤 있었는데 그 친구들 지금 다 뭐 하고 있는지 새삼 매우 그립다.
정정합니다. 지난 글 "부러워 하지 말자,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 글 중 메디캐어를 위해 월급에서 떼가는 비율은7% 가 아니라 1.5%로 정정합니다. 국민 연금 (social security)의 그것이 대략 7% 라 혼동이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를 바랍니다.
2008-05-07 0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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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6> 부러워하지 말자, 미국 민간 의료보험
약값이 너무 비싸서 약을 상복하시는 분은 보험을 들어 두는 게 좋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 승리한 후 부시 대통령은 메디케어 파트 D (Medicare part D)라는 처방약 보험 프로그램을 내 놓았다.
만 65세가 되면 이 보험에 가입할 수가 있는데 매달 25불 정도를 내고 약값이 250 불 까지는 본인이 내고 (deductable), 그 이 후 2500불 까지는 약에 따라 다르지만 본인 부담금 (copay) 이 10불 에서 25불 까지 부담하는 보험으로 노인들에게는 아주 획기적인 보험제도이다.
노인 분들은 이미 메디케어 파트 A 보험을 갖고 있어 이 보험으로 병원에 다닐 때 혜택을 받고 있는데 추가로 처방약에 대한 혜택을 갖게 되었다.
미국은 사회 보장 제도가 어느 정도 잘 되어 있어 저 소득층은 메데케이드 (Medicaid)라는 보험으로 보호를 받는다.
메데케이드 보험은 실로 막강해 거의 모든 약이 커버가 되고 본인 부담금 은 1-3불 정도이다. 그러니 가난해도 미국은 살만하다.
병원비, 약 값 다 커버해 주지, Food stamp라고 밥값도 커버해 주지, 그리고 가난한 집 애들은 대학교, 심지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등의 명문 사립대도 공짜다. 하바드나 프린스턴 대학은 부모의 연봉이 60,000불 이하면 그 학생의 학비를 전액 면제해 준다.
그러면 모자라는 돈 (학비 빼고) 을 누가 내느냐? 나를 비롯한 봉급쟁이들이 낸다. 월급에서 약 7%씩 까 나간다.
사실 나도 65세가 되면 혜택을 받으니까 불만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내는 것이다. 사실 강제로 떼어 가니 막을 방법도 없다.
노인 분들하고 저 소득층은 이렇게 의료비가 커버되는데 그럼 중산층들은 어떻게 의료비를 충당해야 하나?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직장에서 보험료를 내 준다. 그러나 다 내 주는 건 아니고 직장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60-80%만 내 준다.
그런데 남은 40-20%가 작지 않은 금액이다.
보통 한 달에 200-300불 정도 낸다. 회사가 60-80%나 커버해 주는데도 내가 내는 보험료가 년 2000-3600불이다.
그럼 모두 내가 혼자 다 내면 10000-18000불 정도가 일년 보험료가 되겠다.
이렇게나 많이 보험료를 많이 내지만 병원에 가면 진찰료로 본인 부담액 10-15 불을 또 낸다.
혈액 검사나 X-ray 검사 할 때도 보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총액의 20 % 정도는 본인 부담이 보통이다.
그게 30-100불 정도 한다. 대장검사등의 특수 검사를 받을 땐 본인 부담액이 400-500불은 보통이다. 보험료를 매달 거의 1000불 이상 내는데도 본인 부담액이 이렇게 비싸다. 만일 보험이 없으면 대장 검사는 약 2-3 천불 되겠다.
그러면 누가 이런 막대한 이득을 챙기나? 당연히 보험회사와 의사다. 의사들은 진찰료로 환자가 내는 본인 부담액 외에 보통 100불 이상을 보험회사에 청구한다.
그 외 검사료, 처치료등을 별도로 청구한다. 따라서 충분한 수입이 보장되는 미국 의사는 약사를 한국과 같이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약사와 의사는 상호 보완적 성격이 강한 직종이다.
사실 약국도 보험 혜택을 많이 본다. 하지만 약국은 이제 대부분 체인약국 형태의 주식회사로 변경되었으니까 이익을 보는 건 CVS 같은 회사 차원이지 약사 자신에겐 직접적 이익은 별로 없다.
그냥 약사는 봉급쟁이니까. 어쨋든 약사와 의사가 서로 째째하게 약 갖고 싸움질 할 리가 없는 것이다.
보험료가 이렇게 비싸니 자영업자들은 보험을 가입할 엄두를 못낸다. 차라리 아프고 말지. 소위 자본 주의 최대 부자 나라, 미국의 허점이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노인들이나 저소득층은 정부에서 의료비를 커버해주고 (사실 수입이 적은 노인들은 수입에 비해 의료비 지출은 상당하므로 정부의 보조가 만족스럽진 않다),
상류층이야 자기가 알아서 하면 되고, 중산층의 대부분은 회사가 일부 커버해 주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중저소득층은 의료의 사각지대에 머물게 된다.
이들의 숫자가 전체의 20-30% 수준으로 약 5000 만명 정도의 인구가 해당된다. 따라서 전국민 의료 보험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 자기가 엄청 부자가 아니면 미국의 의료제도를 그리 부러워할 것이 못된다.
미국식 민간 의료 보험은 부자만을 위한 부자들의 정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기 때문이다.
2008-04-23 07: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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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 카요리에서 맥주 한잔
월요일 아침, 보조원인 마이클에게 How was your weekend? 했더니 주말에 카요리 가서 맥주 한잔 하고 춤추고 왔다고 한다.
뭐 카요리? 안주로 가오리를 먹는 곳인가? 아니면 한국 가요 부르는 노래방 ? 청요리도 아니고 이게 뭐지? 워싱턴 시내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꽤 유명한 곳이라는데 이미 늙어버린 (?) 나로선 들어본 일이 없다.
아마 소위 말하는 테크노 카페 같은 곳 같은데...
우선 카요리의 정체부터 밝혀야 겠다.
마이클에게 How do you spell it? 하니 K-O-Y-O-T-E 란다. 아, 코요테! 내가 코요테하니까 마이클이 코요테가 아니고 카요리란다. 오우케이. 그러니까 O는 ‘아’ 로 발음이 된거고 T는 묵음이 되면서 R 발음으로 변환, 그래서 koyote 가 카요리로 발음이 되는 건가 보다. 하나 배우긴 했는데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듯하여 좀 힘겹다.
마이크가 내 친구 한테서 전화가 왔단다.
받아 보니 미스 벨린이다. 미스 벨린, 지금은 마이크가 내 친구라할 정도로 친해 졌지만 처음엔 미스 벨린의 전화를 받는 건 악몽이었다.
미스 벨린은 나이가 78세이고 목소리가 쉰 목소리므로 그냥 보통의 목소리도 잘 못 알아 듣는 영어 청각 장애자 (?)인 내가 알아 듣기엔 초기엔 불가능 했다.
실제로 미스 벨린의 목소리는 같은 미국 사람인 마이크도 어쩔 땐 알아 듣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이젠 그녀가 뭘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록 몇 마디는 놓치더라도 난 그녀에게 그녀가 필요로 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해 줄 수가 있게 되었다.
아는게 힘이고 익숙해 지면 영어가 된다고 할까.
전화가 따르릉 울린다. 미스 코헨이 고혈압 치료 약물인 Ziac (bisoprolol/ hydrochlothiazide) 을 Safeway 약국으로 부터 transfer 해 달란다.
Safeway 에 전화를 걸어 ‘지악’을 transfer 하겠다고 하니 ‘지악’ 이 뭐냔다. 스펠링이 Z-I-A-C 라 하니 “아, 자이악” 한다. 그래 자이악이다. 너 잘 났다.
어쨌든 I 발음은 80%는 ‘아이’가 맞다. 그래서 비아그라가 아니고 바이아그라, 칼슘 길항제 고혈압 치료제 Diltiazem은, 딜티아젬이 아니고 딜타이아젬이 맞는 발음이다.
그럼 I 는 항상 ‘아이’로 발음하면 나같은 외국인한테 편하겠는데 꼭 그렇지도 않으니 피곤할 따름이다. Milk는 밀크이지 마일크는 아닐거고 Emily도 에밀리, 에마일리도 아니고 에멀리로 발음하니까.
E 도 마찬가지, 80%는 ‘이’ 로 발음하는데 한국사람들은 주로 ‘에’ 로 발음하니 항상 문제가 발생한다.
소아과 pediatric 은 페디아트릭이 아니고 피디아트릭, 카피약 generic은 제네릭이 아니고 지네릭이다. Emergency 는 에머전시가 아니고 이머전시로 발음된다. 그렇지만 Emily는 이멀리가 아니고 에멀리고 elephant 는 엘리펀트지 일리펀트는 아니니까 나같은 외국인은 헷갈릴 수 밖에.
전화로 처방전이 오는 경우도 많고 특히 직접 약사랑 통화하지 않고 의사가 전화에 메세지만 남겨 놓는 경우엔 쉽사리 파악 안되는 약물이 약사 시작할 땐 꽤 많았었다.
그럴 때마다 의사에게 전화 걸어서 재차 확인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 횟수가 많이 줄었다.
그만큼 많이 익숙해졌다는 것인데, 공부를 하는것, 뭘 좀 더 안다는게 결국은 그 상황 또는 그 대상에 점점 익숙해지는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하여간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 그럭저럭 미국 약사생활을 잘 꾸려가고 있으니 이번 주말엔 나도 아내와 함께 코요테, 아니 카요리에 가서 시원하게 맥주나 한잔 해볼까 한다.
2008-04-09 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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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 술깨는 약 좀 주세요.
다 늦은 아침에 흑인 청년이 숙취 (hangover)에 무슨 약이 좋냐고 물어 온다. 참 오랫만에 들어 보는 소리다.
한국에서야 약국에 있으면 아침이면 노상 듣는 얘기일테고 그래서 약사들은 미리 알아서 약을 준비해 놓기도 할텐데 이 곳에서 술 깨는 약, 숙취에 좋은 약을 달라는 사람은 1 년에 한 번 볼 까 말까 한다. 그만큼 미국 사람들은 술을 잘 안 마신다.
듣기론 대학생들은 좀 마신다 하는데,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만 21 세, 거의 대학 3학년이나 되야 공식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고, 3학년이 되면 많은 학생들이 대학원이나, 의대, 약대, 법대등, 진학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므로 아무래도 술을 마실 기회는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도 퇴근 후 회식은 거의 없는 편이며, 있다 한들 저녁 먹고 헤어지는게 보통이다.
누구 집에 초대를 받아도 술을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공원이나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불법이므로 한국처럼 야외에서 돗자리 깔고 술먹는 경우는 전혀 없다.
더구나 내가 사는 메릴랜드는 슈퍼마켓에서 술을 팔지도 않는다. 별도의 술만 파는 가게 (liquor store) 에서만 팔기 때문에 사러 가기가 귀찮아서라도 술을 안먹게 되는 경우도 많다.
또 리쿼 스토아도 등급이 있어 와인과 맥주등 도수가 낮은 술만 파는 가게가 대부분이고 위스키등의 도수가 높은 술 (소주 포함)은 또 다른 별도의 가게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술 먹을 기회가 적으니 그에 따른 환자 (?)들도 적을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야 술 먹고 난 다음날 해장국이니 콩나물국 등의 민간 요법(?) 부터 시작하여 콘디션인가 하는 숙취 예방약까지 등장했지만 이 곳에는 민간 요법이라야 치킨 스프 정도가 고작이니 모처럼 (?) 찿아 온 숙취환자에게 특별히 권할 약이 별로 없었다.
그냥 머리가 많이 아프면 타이레놀이나 먹어 두라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 한국이 세계에서 3 번째인가로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라고 들었었는데 그 때는 그 사실을 믿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다른 대부분의 한국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상의 생활의 하나로 술을 마시던 나에게는 다른 나라 사람은 이 정도도 술을 안 마시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통계가 잘못됐거나 비록 3 위라 하더라도 10위, 20위등과 별 차이 없는 3위일거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 건너 오고 나서 한국 사람들 정말 상대적으로 술을 참 많이 마시는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 드라마를 보며 새삼 느끼는 건, 모든 드라마, 사극이건 현대물이건, 애정물이건 미스테리건간에 약간 과장하면 거의 한 회도 술 마시는 장면이 안나오는 회가 없을 정도다.
사랑해도 마시고 화나서도 마시고 화해해도 마시고 싸우면서도 마시고 정말 한국 사람들은 술 정말 잘 마신다.
드라마가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드라마를 볼 때마다 술이 땡기는 건 나만이 아닐게다. 그러니 또 술 마시게 되고.
그래도 술을 그렇게 먹어도 숙취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한국에는 알콜중독자는 그렇게 많은 것 같진 않다.
특히 우리는 술을 안주와 같이 마시는데 이 곳 사람들은 그냥 술만 마신다. 그러니 술 마시는 사람도 별로 없고, 많이 마시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알콜 중독자는 조금 있는 듯 하다.
알콜중독 치료약으로 Antiabuse (성분명: disulfiram) 과 Campral (성분명, acamprostate) 이라는 약이 약국에 나와 있는데 가끔, 두 달에 한 번 정도 처방이 나온다. 사실 얼마나 치료 효과가 좋은 지는 모르겠다. 술 잘먹는 미국 사람이 있으면, 그래서 알콜중독이 염려되는 환자가 찿아 오면 꼭 안주랑 같이 먹으라고 권하고 싶은데..
이 사람들에게 술을 무슨 안주랑 마시라 해야 하나? 매운탕, 회, 꼼장어, 삼겹살?
캬! 오늘은 정말 술 땡기는 날이다.
2008-03-26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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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3> 브리트니는 바이코딘 (vicodin) 을 좋아해?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떳던 팝 가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였다.
내 딸들도 그녀를 매우 좋아했고 아내도 나도 브리트니를 좋아했다. 다른 가수들은 잘 모르기도 했고 노래도 별로였는데 브리트니는 노래도 잘하는데다 예쁘기도 하고 또 그 때는 미국애 답지 않게 좀 청순해 보이기까지 했다. 결혼전 순결선언인가도 하고 그래서 더 그렇게 보였을게다.
그러던 브리트니가 지금 완전히 망가졌다. 결혼 한 번 잘못한 후론 이혼하고 애 둘 낳고 몸과 마음이 완전히 망가진 듯하다.
모든 파파라치가 그녀를 집중해서 쫓아다니고 있는 듯한데 얼마전 잡지를 보니 그녀 가방에서 향정신성 의약품, 바이코딘이 나왔다고 난리법석을 떠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향정신성 의약품 (controlled substance)은 다섯 등급으로 분류가 되는데 1 등급은 마약류이며 전혀 의약품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코카인, 헤로인등이 이에 해당한다. 2 등급은 마약류이나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것, 예를 들면 모르핀등의 통증 치료제나 아데랄 (Adderall, 제네릭명:amphetamine salt), 리탈린(Ritalin, 제네릭명:methylphenidate)등의 정신 산만증 (ADHS: Attention Deficient Hyperactivity Syndrom)의 치료제가 이에 속한다. 3 등급은 브리트니가 복용하고 있는 바이코딘 (vicodin, 제네릭명 hydrocodone/ acetoaminophen) 등의 통증 치료제와 수면제등이 속하고 4 등급, 5 등급은 그 보다 습관성이 약한 향정신성약이 속한다.
1 등급 약은 치료효과가 없으니 약국에 보관할리가 없고 2 등급약은 습관성이 심하므로 금고에 보관하고 오직 약사만이 취급할 수 있다.
3 등급부터 5 등급 향정신성약은 일반약과 같이 선반에 비치하는데 처방전을 따로 보관한다던지, 약국간 트랜스퍼를 제한하거나 리필수를 제한하는등의 약간의 특별관리를 한다.
약사가 의사 처방 없이 줄 수 있는 약의 범위에서 물론 이러한 향정신성약물은 제외된다.
브리트니가 복용했거나 복용하고 있는 바이코딘은 습관성이 있는 향정신성약이긴 하나 브리트니가 마치 마약을 상복하고 있다고 떠들어대는 것은 좀 과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번째로 이 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 구할 수 없는 약이니 약국의 일반 진열대에선 구할 수가 없고 또 코카인이나 헤로인과 같이 강력한 것은 아니므로 암매상들이 음성적으로 거래하는 약이 아니다.
돈이 안되니 밀거래가 있을리가 없다.
두번째로 이 약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으로 일년에 무려 1 억개의 처방이 미국 전역에서 나온다.
동일인이 반복해서 1년에 서너 개의 바이코딘 처방을 받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미국사람 천만명이 지난 한 해 이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브리트니인데 오직 브리트니만 습관적으로 바이코딘을 남용하고 있다? 좀 무리가 따른다.
브리트니가 정말 마약을 복용하고 싶었으면 더 강력한 마약을 암거래로 구매했겠지, 바이코딘을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하지는 안했을 거다. 그냥 호사가들이 브리트니의 현재 처지가 그러니까 별거 아닌거 갖고 입방아를 찧는 것 뿐이다.
결론은, 브리트니는 바이코딘을 특별히 좋아하진 않는다. 그냥 어딘가몸이 아파 의사한테 가서 처방 받아 이 약을 복용했을 뿐이다. 다른 미국 사람 천만명이 작년에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부탁해 오랫만에 브리트니의 노래나 들어봐야 겠다.
내가 아는 유일한 그녀의 노래 제목 Oops, I did it again 을.
2008-03-12 0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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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2> 미국 50 대 기업 CVS Pharmacy
난 체인 약국 CVS Pharmacy 에 근무하는 약사이다. 집에서 가까운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Bethesda)시의 약국에서 주로 일하지만 때로는 회사나 개인의 사정에 의해 몽고메리 카운티의 다른 지점에서도 일 할 때도 많다.
몽고메리 카운티는 미국의 수도 위싱턴에서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미국에서 10번째안에 드는 가구당 평균소득 8만달라의 부자 카운티다.
주거환경, 교육환경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살면서 워싱턴으로 출퇴근하고 있고 카운티내에도 NIH, FDA 등의 정부 기관등도 많이 있어 관계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물론 백인이 70% 이상이지만 유태인등도 많이 살고 있고 카운티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아시안, 흑인, 히스패닉등의 유색인종도 많이 거주한다.
CVS Pharmacy 는 동부의 로드 아이랜드의 주에서 시작한 체인 약국으로 지금은 전국에 약 6200개의 약국을 소유하고 있는 년 매출 450억 달라의 거대 기업이다.
이 회사는 뉴욕 주식 시장에 상장 되어 있는 주식 회사로 또 다른 체인 약국 기업 월그린 (walgreen) 과 함께 미국 50 대 기업안에 드는 기업이다. 그만큼 약국 매상이 크다는 거가 되겠다. 대강 계산해 봐도 약국당 700만 달라의 매출이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미국의 약국은 크게 보아 세가지 타입인데 첫번째는 CVS나 월그린처럼 체인 약국이 있고, 두번째는 월마트나 safeway 같이 슈퍼 마켓에 약국을 두는 슈퍼 약국, 그리고한국과 같은 형태의 소규모 개인 약국 (independent pharmacy) 이 있다. 개인 약국은 지금은 대형 체인들에 밀려 점점 감소하는 추세로, 따라서 대부분의 약국은 체인 약국이나 슈퍼약국의 형태가 보통이다.
체인 약국은 처음에 약국으로 시작해서 점차 의약부외품, 예를 들면 치약이나 화장품쪽으로 확장하더니 지금은 빵이나 소세지, 콜라등도 취급하고 있는 준 수퍼마켓이 되버렸고, 슈퍼 마켓등은 역으로 슈퍼로 시작하여 약국쪽을 추가한 경우로 따라서 현재는 두 형태가 많이 비슷해졌다.
매장은 약사가 근무하는 조제 구역이 매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처방약을 취급하고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일반약 (OTC :Over The Counter)은 약국 앞의 진열대에 품목별로 진열되어 있다.
일반약의 종류가 워낙 많으므로 조제구역에 비해 3 배 정도는 크고 고객들이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외에 치약, 생리대, 샴푸등 의약부 외품이 진열되어 있고 화장품, 레저 용품, 음료수 냉장고 등이 배치 되어 있는 평균 100평이상의 대형 매장이다.
체인약국이나 슈퍼 약국의 약사들은 모두 회사에 고용되어 있는 직원으로 시간제로 임금을 받는다.
약사들은 일반대학외에 4년을 더 공부한 고학력이므로 보통 40시간 근무에 제약회사 박사급 년봉을 받는다.
약국마다 약사 보조원 (pharmacy technician) 을 여럿 두고 있는데 보조원은 10 달라 내외를 시급으로 받는다.
약국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정규직으로 일하는 직원이 2-3명,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학생이 2-3명 정도 된다. 내가 일하는 약국을 보면 약사가 3명으로 교대로 근무하고 월요일이나 화요일등 바쁠때면 두명의 약사가 동시에 근무할 때도 있다.
우리 약국은 노인층이 많이 거주하는 베데스다 (Bethesda) 시에 위치해 있으므로 일주일에 조제건 수가 2300개 정도 되는 대형약국이다.
따라서 보통의 약국은 2 명의 약사가 교대로 근무하지만 우리는 약사가3명이나 있고 보조원도 총 7명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처방전 접수, 약 카운팅등은 보조원들이 하고 최종 검수는 약사가 한다.
최종 검수에서 의사의 처방전과 포장된 라벨의 일치, 즉, 환자명, 약이름, 용량, 용법, 처방의사 이름등을 확인하고 약병에 담아 있는 약을 최종 확인하는 일이 약사의 제 1 업무다. 그 외에 전화상담, 개별 상담을 해 주어야 하고 의사의 전화 처방전을 직접 받아야 한다.
마약이 아닌약은 보조원이 주문할 수 있지만 습관성 의약품으로 분류된 마약류는 반드시 허가된 약사가 주문하여야 한다.
약국에서 행해지는 모든일의 책임자는 약사이므로 어느 행위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의사처럼 많지는 않지만 의료 소송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약국은 주중에는 보통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10시에 닫지만 장소와 체인에 따라 24시간 오픈하는 약국도 있고 9시에 열고 9시에 닫는 약국도 있다. 토요일은 대개 8시에서 10시까지이고, 일요일은 10 시부터 6시까지, 물론 24시간 약국은 주말에도 야간에도 언제나 오픈되어 있다.
자, 이제부터 미국의 약국에서 일어 나는 일을 얘기해 보기로 한다. 한국과는 여러가지 다른 점도 있고 같은 점도 신기하게 많아 그 점들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했으면 한다. 이 글의 독자들은 대부분 약사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 들도 많으니 대부분의 전문 용어는 비 전문가의 눈높이에 맞춰 작성했음을 미리 알려 둔다. 그 점에 대해 많은 약사님들의 양해를 바라는 바이다.
2008-02-27 0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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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 병자 씨와 죽음 씨
미국사람들 이름은 그냥 대충 짓는듯하다. 한국의 영희, 철수처럼, 남자는 마이클, 존,로버트, 톰, ,여자는 새라, 수잔, 레이첼, 레슬리정도, 그래서 똑같은 이름 (First name) 이 너무 많다.
내 약국에도 마이클이 둘이어서 구별하기 위해 하나는 마이크라 부르고 다른 하나는 마이클이라 부른다.
한국처럼 공적인 장소 등에서 무슨 무슨 씨하고 Full name을 부르거나 Last name 을 부르면 구별이 좀 될 텐데 남녀노소 불구하고 상대방의 First name을 부르니 한국에서의 김 서방, 이사장 만큼 구별이 잘 안 될 때가 많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울 땐 처음 보는 사람끼리는 Last name을 부르고 좀 친숙해지면 First name을 부른다고 배웠지만, 세월이 지나서 그런지 몰라도 Every body가 서로 First name을 부른다.
아무리 그래도 습관이 돼서 그런지 노인들한테 first name을 부르는건 좀 실례되는 것 같아 꼭 미스터, 미시즈를 붙이긴 하는데 나만 그러는 것 같아 좀 쑥스럽기도 하다. 더구나 나보다 20년, 30년 아래인 애들도 “Doug” “Doug” 하며 내 First name를 막 부를 땐 버르장머리 없는 놈 하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 때도 있다. 그래도 학교에서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겐 미스터, 미시즈를 꼭 붙인다. 친구의 부모에게도 또한 그 정도의 호칭을 붙이는 걸 보면 Last name을 부르는 데보다 정중하다는 정도는 이 사람들도 아는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First name을 부르는데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First name 을 부름으로써 10살 정도, 심지어는 20살 정도 차이도 진짜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나보다 10살 많은 미국 성당 친구 Robert랑 정말 친한 친구 사이가 될 수 있었고 20살 정도 아래인 보조원 John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한 살만 차이가 나도 곧바로, 아래, 위가 정해지는데 그래서 그런 면이 사회 발전에 장애가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다민종 사회인 미국 전체 사회를 볼 땐 이런 문화가 훨씬 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한국과 달리 흑인이나 백인들 나이를 겉모습으로 짐작하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가 위고 누가 아래를 따질 필요가 정녕 있는지도 모르겠고.
First name은 그렇다 치고 그 옛날엔 Last name도 대강 지어진게 참 많은 듯하다. 대장장이 Miller 씨나 빵장수 Baker 등은 꽤 점잖은 편에 속하고 작은이 Little, Short 등도 그런대로 봐줄만 하지만 Sickman, 이나 Death 등의 Last name은 심해도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약국에서 이분들의 처방전을 받아들고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던 순간이 떠오른다.
‘죽음’ 씨의 후손들은 살아 있어도 죽은 것과 마찬가지며 ‘병자’ 씨의 후손들은 살아평생 내내 아프기만한 것이니 후손들이 그 무슨 죄가 있나? 이 죽음씨와 병자씨의 후손들은 딴 장소에서도 그리 편안하지는 않겠지만 특히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정말로 아픈 것 이상으로 편치 않으리라. 다 들 그 이름 때문에 그 장소에 있는 것으로 생각할 테니 말이다. 아마 그 옛날 조상이 내내 병석에 있다가 자손을 퍼뜨렸거나 죽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을 기념해 그렇게 성씨를 지은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아파보지도 죽을 고비도 안 넘겨본 건강한 후손들이 그 업보까지 뒤집어쓸 줄이야 그 옛날 조상께서 병석에서 아셨겠는가.
‘병자’ 씨도 요즘 뜸한 걸 보니 더 이상 아프시지 않은 듯하고 ‘죽음’ 씨도 뜸한 걸 보면 아직 건강하게 살아 계신 듯하다. 모든 사람들에 바라는 바이지만 특히 이분들이 건강하여 약국에 자주 안 오셨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 필자 약력 DUG-KEUN LEE (이덕근) dugkeun7@gmail.com
1962 년 서울 출생,
학력 1984년 서울대 약학과 졸업, 약사 1986년 서울대 대학원 석사 (생약학) 1998년 서울대 대학원 박사 (생화학)
경력 1. 01/86 - 11/93 : 제일제당, 선임연구원 2. 12/93 - 12/98 : 동화약품, 약리 독성 연구실 실장 3. 02/99 - 01/2002: 미국 국립 보건원 (NIH), 방문 연구원 4. 02/2002- 07/2006: Tissuegene, Inc, Senior scientist 5. 07/2004- 현재 :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2008-01-30 10: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