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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61> 우리 약국 암환자들
미스터 맥도널드께 Ready fill 된 Prednisone을 픽업하시라고 전화했더니 전화를 받은 미스 맥도날드가 남편께선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 한다. 한동안 안 보이시더니 결국 지병인 암으로 돌아가셨다. 근 1년간은 건강해 보이셨는데 역시 암을 이기긴 쉽지 않은 일이다. 백혈병의 일종인 림포마로 고생하셨는데 삼가 명복을 빌어 드린다.
미스 스미스는 위암으로 고생하시고 있다. 한 1년쯤 되셨는데 소위 피골이 상접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을 정도로 바짝 마르시고 쭈글쭈글하다. 아직 60세밖에 안 됐는데 참 안타깝다. 암 선고될 때부터 그녀를 쭈욱 보아왔기 때문에 병의 진행 과정이 너무 확연히 눈에 보인다. 요즘은 죽음의 냄새라 할까 좀 심한 냄새도 난다. 얼마 못 사실 듯하다. 식사를 못 하시고 너무 말라서 견디지를 못하니 항암제 투여도 힘들단다. 메게이스 (Megace)란 스테로이드 식욕촉진제를 열심히 드시는데 별로 효과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마지막 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 쓰시는게 눈에 보인다.
미스 스미스는 아무리 비싸고 보험회사에서 커버가 안 되어도 무조건 브랜드 약만 드신다. 밸륨 (Valium, 근육 이완 또는 신경 안정제) 같은 약은 제네릭을 드시면 10달러인데 브랜드를 드시니 600달러를 내셔야 한다.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무슨 수라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신 듯하다. 하필 서양인들이 잘 안 걸리는 위암에 걸리셔서 너무 고생하신다.
국립 보건원(NIH)에서 내가 근무하던 연구실의 연구실장이시던 Dr. Roberts도 정말 순수한 백인인데도 위암에 걸려서 돌아가셨다. 암예방연구실 (Lab of Chemoprevention) 실장님이었는데 어이없게도 암으로 돌아가셨다. 미국에서는 변변한 위암 전문가도 없어 결국 한국에까지 가서 치료받았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기 발견되지 않은 암에는 별약이 무소용이었다. 미스터 존스는 흑인 할아버지인데 전립선암으로 고생하시고 있다. 가족도 없는 듯하고 돈도 없어 사회보장 연금 (Social security)만으로 생활하시는데 그래서 정말 불쌍하다. 항상 처방전을 가져오면 약값이 얼마냐부터 물어보고 연금이 며칠 후에 나오니 몇 알만 미리 달라고 통사정을 한다. 물론 나는 항상 그렇게 원하시는 대로 해 준다.
암 환자들은 Chemotherapy를 받으면 구토나 메스꺼움 때문에 견디기 힘들어하는데 고전적인 항히스타민제들은 값은 싸지만 잘 안 듣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사들은 Zofran 같은 약을 처방하는데 비록 제네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약은 제네릭 약값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얄밉게도 보험회사가 커버를 안 해 줄 때도 많다. 미스터 존스 같은 가난한 환자로선 미칠 일이다. 미스 캘리는 유방암 환자였다. 이젠 과거형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느 날 미스 캘리는 유방암 치료제인 Tamoxifen 처방전을 가지고 왔고 Zofran을 받아 가더니 그 후 얼마 안 있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왔다. Chemotherapy가 시작돼서 머리가 빠졌기 때문이다.
항상 남편과 같이 오고, 당연하지만 기운이 없고 항상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러더니 한 1년쯤 지나서 어느 날 혼자서 스카프를 풀고 나타났다. 보니까 머리가 다 자란 것이었다. 다 나서 더이상 Chemotherapy가 필요 없다는 의미였다. What a wonderful hair you have! 내가 여태껏 본 헤어 중에서 최고라고 같이 감격해 주었다. 약사로서 자기 환자가 암을 극복했으니 얼마나 기쁜일인가!
미스 폴락도 타목시펜을 장기복용하고 있는데 암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으나 재발 방지용으로 약을 드신다고 한다. 이렇듯 유방암 환자는 생존확률이 매우 높은 암인 것은 분명하다. 무슨 암이건 암을 이기기 위해선 조기 진단이 필수이고 그래서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위암 진단은 정기적인 위내시경으로, 대장암은 콜로노스코피, 유방암은 마모그라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자궁암 검사를 하면 그게 암을 극복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빨리 좋은 약이 나와서 적어도 내 약국에선 암환자가 돌아가시는 일을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2010-08-11 1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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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60> 무슬림 아줌마 보조원들
지난 일요일엔 락빌 시청 근처에 있는 가게로 지원을 나갔다. 여름철은 휴가철이므로 약사들이 서로서로 휴가를 커버해 주기도 하고 공식적으로 약사들의 휴가를 대비하여 풀타임 약사들 서너명을 고용하여 각 구역마다 대비시킨다. 이 약사들은 한 약국에 있지 않고 여러 약국을 돌아다닌다 하여 Floater pharmacist 라 한다.
이 약국에는 약국 보조원(테크니션) 이 둘 있었는데 한 명은 아가씨였고 한 명은 아줌마 보조원이었다. 아줌마 보조원은 이름이 아키타로 인도 출신의 이슬람 교도 즉, 무슬림이었는데 그들의 교리대로 여름인데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아키타는 오후가 되자 나에게 브레이크를 요청하더니 약국 안의 진열대 뒤 작은 공간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자그마한 양탄자를 깔고 기도와 절을 시작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무슬림은 하루에 다섯 번, 해뜨기 전, 오후, 늦은 오후, 해진 후, 자기 전. 이렇게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절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금식 기간인 라마단 때는 더 많이 기도해야 한다고. 내 가게엔 약국 보조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나히마라는 아줌마가 있다. 딸 셋의 엄마로 어렸을 때 부모가 정해 준 남편과 결혼을 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남편과의 나이 차가 무려 12살이나 난다. 아프간 전쟁 때 인도로 피난 갔다가 피난 수용소에서 미국에 미리 와서 자리 잡고 있던 남편을 첫 상봉하곤 바로 결혼하고 미국으로 건너왔단다. 마치 한국 전쟁 때의 가족들이 극적 상봉하는 장면이 생각나는 스토리이다.
아프간 출신인 나히마도 당연히 무슬림이다. 나이가 40인데 안타까운 건 여태껏 한 번도 바닷가를 가 보지 못했다 한다. 우선 아프간은 내륙 국가라 바다를 볼 기회가 없었고 무슬림 여성은 몸을 노출 시키는 건 절대로 금하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 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수영복도 당근 없고. 이런 점은 나라마다 종파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란 같은 나라는 비교적 여성에게 관대하다고 한다. 우리 눈엔 그게 그거 같던데 그래도 차이가 좀 있나 보다.
나히마는 약국에서 절이나 기도는 않는다. 왜 안 하느냐고 했더니 기도는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서 해야 한다고. 다섯 번을 해야 하는 건 같지만 퇴근하고 집에서 여러 번 더 한다고 한다. 그 정도의 융통성은 있다 한다.
나히마는 영어를 잘 하진 못한다. 미국 온 지 15년이 넘었다는 데도 아직 자연스럽지가 않다. 그래서 조금 답답할 때가 많은데 어느 날 내가 좀 답답해했더니 자기는 귀가 잘 안 들려서 그러니 조금 봐 달라 한다. 병원에 가 봤더니 한쪽 귀가 20%밖에 안 들린다고 한단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귀지 (ear wax)가 꽉 차서 그렇다 한다. 뭐, 귀지가 꽉 차서 귀가 안 들린다고? 그럼 파내면 되잖아?
NO! Don't stick it in Your Ear! 이 말처럼 미국 사람들은 귀지를 절대로 파내지 않는다. 큰일 나는 줄 안다. 그래서 평생 귀를 안 파냈으니 귀에 귀지가 꽉차 여서 안 들린다는 말이다. 귀지를 파내면 얼마나 시원한데. 어렸을 때 아버지가 귀파내 주던 그 기억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편안한 느낌, 우리 애들도 어렸을 땐 그렇게 귀파내 달라고 하더니 이젠 자기 손으로 판다.
미국 사람들은 귀지를 녹여서 제거한다. Ear wax remover (Carbamide Peroxide6.5%) 란 OTC 약물을 귀에 몇 방울 넣고 귀지를 살살 녹여 물렁물렁 하게 한 후 깔대기 같은 거로 불어서 밀어 나오게 한다. 방법 자체가 자기 스스로 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병원에 가서 의사나 간호사들이 대신해 주는데 물론 돈을 내야 한다. 안타깝다. 그냥 귀 파내기로 파내면 정말 쉬울 텐데 돈도 안 들고.
가만히 보니 한국 사람들이 무슬림이 되긴 정말 어렵겠다 나히마에 의하면 다섯 번의 기도 중에 첫 번째는 해 뜨기 전에 해야 하므로 자기와 자기 남편은 새벽 4-5시에 일어난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야 전 날 술 한 잔 하고 나면 그 시간엔 일어나긴 정말 힘들테고, 이슬람에선 술도 전혀 못 먹게 하니 술 권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선 이슬람교도로 살기는 정말 힘들 듯하다.
2010-07-21 1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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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8> 우울증에 걸린 미국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가 미국이다. 경제적일 뿐 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제일 잘 산다. 넓은 땅덩어리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잘 입고 잘 먹고 산다. 특히 애들에겐 천국인데 매일 매일이 어린이 날이다. 입시 스트레스도 거의 없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이 되어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없다. 그런데 우울증 환자는 정말로 많다.
2008년에 미국에서만 230억 달러어치의 항우울약이 팔려 나갔고 무려 2억3천만 개의의 우울증약 처방이 조제되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처방 치료 군이다. 천국에 살면서 왜 이렇게 미국인은 우울할까?
이라크 전장에서 돌아온 테일러는 전역신고를 하러 애틀랜타로 떠났다. 하지만 그는 마감날이 다가와도 전역신고를 하지 않고 그냥 호텔 방에 처박혀 있었다. 전역신고를 하지 않으면 탈영병으로 처리되어 감옥에 간다고 하는데도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호텔 방에 있었다.
한국 사람인 그의 아내는 걱정이 돼서 발을 동동 구르며 우리에게 전화했었다. 도대체 테일러가 왜 그러냐는 우리 물음에 그의 아내는 테일러가 우울증 환자라서 그렇단다. 약 기운이 떨어지면 이와 같은 증상이 일어나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증상, 심지어는 약을 먹는 것조차도 귀찮아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가 전역 신고를 제 때 했는진 알지 못하나 이 부부는 나중에 이혼하였다.
항우울증약인 심발타 (Cymbalta, 성분명:duloxetin) 의 리필이 남아 있지 않다는 내 말에 미스 애슐리는 울음부터 터뜨리더니 자기는 지금 너무 우울해 약이 없으면 도저히 잠시도 버틸 수 없다고 계속 울먹거린다. 그래서 내일 의사에게 리필 처방전을 요청하고 처방전이 올 때까지 몇 알을 주겠다고 하니 애들처럼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 그리고 다음날, 전 날과는 전혀 딴 판으로 아주 명랑한 미스 애슐리, 의사의 새 처방전에 의해 조제된 심발타 한 달치를 받아 가면서 탱큐 연발하며 돌아 갔다. 심발타의 약효가 아주 뛰어난 가 보다.
아는 한국 분에 의하면 병원에 가서 요즘 기분이 조금 꿀꿀하다고 몇 마디 했더니 의사가 당장 렉사프로 (Lexapro, 성분명 escitalopram) 처방전을 주더란다. 그래서 며칠 먹었더니 자기도 모르게 입 주위가 올라가면서 기분이 좋아지긴 하던데 이렇게 강제로 약에 의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오히려 조금 찝찝하더란다. 그래서 약에 의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보단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약을 중단하고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걸 보면 의사가 우울증 처방을 남발하는 듯도 하고 하도 우울증 환자가 많으니 그냥 자동으로 처방전을 발행하는 듯도 하다.
테크니션 새라의 딸도 11살부터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프로작 (Prozac, 성분명, fluoxetine) 부터 시작하여 웰뷰트린 (Wellbutrin, 성분명, buproprion) 을 거쳐 23 살인 지금도 조로프트 (Zoloft, 성분명 sertraline)를 복용하고 있다 한다. 새라는 싱글 맘으로 바로 그녀의 딸이 11 살일 때 이혼을 했단다. 부모의 이혼 충격이 그녀의 딸을 우울하게 만든 것이다.
아이들의 친구를 보면 반수 이상은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엄마가, 또는 아빠가 다른 형제가 있다. 제 삼 자인 내가 들어도 우울한 얘긴데 본인들 당사자들이야 얼마나 우울하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약을 먹는다.
천국에서도 불행한 사람은 있는 것이다. 이혼율 세계 최대인 미국, 겉으론 애들의 천국이지만 속으론 이렇게 곪아가고 있다. 일 년에 2억 5천만개의 항우울증약 처방이 발행되니까 동일인이 일년에 10 개의 처방을 받는다해도 2천만명 이상의 미국 사람이 우울증에 걸려 있다. 다만 수십 가지의 서로 다른 우울증 약 기운에 힘입어 애써 명랑한척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혹자는 이를 빗대어 미국이 재미없는 천국이라 했던가? 반면에 한국은 재미 있는 지옥 (?)이지만…
2010-06-23 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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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7> 학교는 즐거워
지난 3월 14일은 3.14 파이데이라고 막내는 학교에 블루베리 파이를 갖고 갔다. 한국도 무슨 빼빼로 데이니, 짜장면 데이등이 많은 것 같은데 이 곳에서는 학교에서 가볍지만 별의별 행사를 갖곤한다. 파자마 데이는 파자마 입고 가는 날이고 크레이지 헤어데이는 머리에 가발을 쓰거나 염색을 하고 간다. 발렌타인데이나 할로윈 같은 굵직한 스페셜 데이 와 함께 애들이 공부의 스트레스로 부터 맘껏 벗어날 수 있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배려하고 있다. 사실 한국에 비하면 공부 스트레스도 별로 없을 것도 같지만.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꼭 댄스 파티가 학교에서 열린다, 일년에 4번 정도 전문 디제이를 불러서 한 5불정도 입장료 받고 신나게 논다. 선생님과 자원 봉사 학부모가 참관하니까 학생들이 빗나갈 기회도 없다. 참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것 같다, 그것만 있나? 일년에 한 번 대규모 댄스파티가 있다. 소위 홈커밍데이, 남녀 파트너로 가기도 하고 그냥 동성친구들과 같이 가기도 하는데 댄스복을 화려하게 차려입고 멋진 리무진을 타고 간다. 정말 신나게 놀자판이다. 거기에 모든 스포츠팀이 각 학교마다 있다. 미식축구를 비롯하여 남녀 축구팀, 남녀 배구팀, 남녀 농구팀, 야구, 소프트볼, 육상, 하키, 아이스하키, 치어리더까지 모든 운동경기 팀이 있다. 모두 다 아마츄어다. 물론 그 중에 잘하는 애들은 대학팀에 스카웃도 되고 정말 잘하는 애들은 프로로 바로 가기도 하지만 한국 처럼 운동하는 애 따로, 공부하는 애 따로 이런 분위긴 절대 아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보듯이 공부 잘하는 애들이 운동도 잘하는 애가 많다. 실제로 대학에서도 공부만 잘 하는 애들보다는 운동도 잘하는 애들을 훨씬 선호하니까 애들이 공부만 할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 운동팀들은 매주 경기가 있다. 각 지역마다 리그가 있어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가 열린다. 홈 경기가 열리면 물론 어웨이 경기도 원정 응원을 가지만 응원열기로 학교가 들썩 거린다. 밴드도 등장하고. 운동팀만 있는게 아니라 연극팀, 뮤지컬팀, 밴드, 오케스트라 등 정말 신나게 놀게 무진장 많다. 사실은 이게 노는게 아니고 배우는 거다. 한국에서는 학과 공부 아니면 다 노는 거라는 인식이 박혀서 그렇지 진짜 공부는 이런게 아닌가 싶다. 서로 친구들고 협력해서 운동 경기를 해 나가는 것, 특히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종합 예술은 연인원 200여명이 함께하는 대형 이벤트다. 이런 것을 같이 하다보면 정말 사회라는 공부를 실컷 할 수 있을 듯 싶다. 공연은 대개 1 년에 한 번 또는 봄 가을로 두 번 하는데 캐스트 뿐 아니라 스텝으로 일하는 아이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 그리고 공연도 프로들과 비해 손색이 없다. 공연을 할 때가 되면 온 동네가 들썩일 정도로 화제다. 동네 사람들 모두 공연 보러 학교로 모인다. 입장료도 만만치 않은데 대략 12 불 정도, 다음 공연을 위한 기부금 정도로 생각하고 기꺼이 지불한다. 사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연기, 노래, 조명등 모두 수준급이다.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공연은 밴드, 합창 수업의 연장이다. 돈은 안 받지만 물론 수준급이다. 사실 대학에서 학생 선발하는데 공부외에도 이런 과외활동을 요구하므로 고등학교에서의 이런 활동이 활발해졌다. 그런데 이런 것도 오케스트라가 연주 할 수 있는 강당, 운동 경기를 할 수 있는 운동장이나 체육관이 없으면 이뤄질 수가 없다. 미국에 처음와서 큰 애의 중학교를 처음 갔을 때의 일이다. 학교를 둘러 보면서 갑자기 난 애 한테 이렇게 물었다. 너네 학교엔 왜 운동장이 없니? 엥, 저기 보이는 게 운동장이 아니고 뭐야 아빠. 그래 어디? 항상 한국에서 홍토 가득한 누런색 운동장만 보다가 잔디가 깔린 드넓은 운동장, 아니 운동장이라기 보단 경기장이라 하는게 더 맞을 듯 싶다. 축구장에 빙둘러 타탄트랙이 깔려 있으니 최소한 서울에 있는 효창운동장 보단 좋을 듯 싶다. 그러니 진짜 운동장을 보고서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다. 이렇듯 미국 학생들에겐 매일 매일이 어린이날, 청소년의 날이다. 여기 애들은 한국애들에 비하면 천국에서 살고 있다.
2010-06-09 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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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6> 레이첼은 이번이 첫 뉴욕 여행
워싱턴에서 뉴욕은 차로 4 시간 반 거리다. 한국으로 따지면 서울에서 대구보다 조금 더 간 거리다. 하지만 땅덩어리가 큰 미국 전체로 봐서 워싱턴과 로스엔젤리스를 서울과 부산 정도로 생각 하면 워싱턴과 뉴욕은 한국으로 치면 서울에서 천안 정도의 느낌이 아닐 까 생각이 든다. 어쨋든 뉴욕은 정말 가 볼 만한 곳이다. 볼 것도 많고 놀 것도 많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하도 복잡해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난 뉴욕에 가면 고향의 향수 같은 것도 느낀다. 레이첼은 경력 10년의 약국 보조원이다. 나이는 아마 30 살 정도, 경력 만큼 아주 일을 잘 한다. 같이 일하면 큰 불편이 없다. 그런 레이첼이 휴가를 간단다. 뉴욕으로 엄마 생신이라 모시고 다녀 온다는데 엄마도 그렇고 레이첼도 이번이 첫 뉴욕 여행이란다. 엄마도 그렇지만 레이첼 같은 젊은 아가씨가 워싱턴에 살면서 뉴욕을 아직 한 번도 안 간 건 놀랄 일이다. 우리 애들만해도 벌써 3-4 번은 다녀왔는데 한국으로 치면 천안에 사는 아가씨가 30살이 다 되도록 돈이 없어 서울 한 번 못 가 봤다는 소린데..약국 보조원은 시간당 10불 내외를 시급으로 받는다. 레이첼의 경력이 10 년이라 하니 그녀의 시급은 아마 시간당 15불 정도 될 거다. 일주일에 40 시간을 근무한다 하면 년봉이 약 30,000 불이 약간 넘겠다. 한달에 2500불 정도 인데 세금에 보험료등을 떼고 나면 약 2000불 정도를 집에 가져 갈텐데 아파트 렌트비를 친구와 공유한다해도 전기, 가스 유지비 포함 최소한 1000불은 들거고 차유지비, 식비하면 거의 남는게 없을게다. 그러니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는 법, 이번에 어머님 생신이라 큰 맘을 먹었다. 뉴욕가서 자고 먹고 하면 최소한 1000불은 깨질텐데 그 없는 와중에도 큰 돈을 모았다.마이클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놀다가 CVS에 들어온 지 5년 쯤 된다. 시급이 13 불 정도 되는데 일주일에 30 시간 밖에 일을 못하므로 연봉이 20,000불 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다행히 (?) 부모와 같이 살기 때문에 그럭 저럭 자기가 버는 돈은 용돈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사나? 마이클이 항상 내게 말하길 돈이 없어 결혼은 커녕, 연애도 못하겠단다. 수잔은 나보다 다섯살이 많은 보조원이다. 경력은 많지만 애가 셋이고 싱글 맘이라 돈이 항상 부족하다. 그녀 역시 워싱턴 지역에서 나고 자란지 50년, 아직 뉴욕 구경 한 번 못해 봤단다. 레이첼 엄마처럼 수잔은 그녀의 딸 덕분에 환갑 전에 뉴욕에 한 번 가 볼지 모르겠다. 시급인 보조원은 정식 직원일 때 30 시간을 보장 받는다. 다들 40 시간씩 일하고 싶어하나 레이첼처럼 수석 보조원 (lead technician) 이 아니면 바쁜 계절, 겨울철이나 환절기를 제외하곤 40 시간씩 일하긴 힘들다. 대학생들이나 주부 또는 세컨 잡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많으므로 정식 직원의 숫자도 많지 않지만 혼자서 40 시간씩 일하긴 쉽지 않다. 그래서 야간 바텐더를 하거나 세일즈등의 세컨 잡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람이 많다.당연하게도 약국 보조원중엔 싱글들이 많다. 노총각 노처녀들인데 혼자서야 그럭저럭 살겠지만 가정을 꾸리기엔 능력이 안되니까 그냥 혼자 살며 결혼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40이 다 되어서도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노총각도 있고 친구나 동생들과 같이 방을 공유하는 노처녀도 많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서민층이 고단한 건 마찬가지인 것이다.
2010-05-26 0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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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5> 만병통치약
만병통치약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괜히 이 약 저 약 안 먹어도 만병통치약 한 알만 먹으면 암이건, 당뇨병이건, 고혈압이건 모두가 한 방에 치료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약이 정말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런 약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런 약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이슬람교의 창시자 모하메드는 병석에 누워 있다가 만병통치약을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받아먹고 벌떡 일어나 위대한 이슬람 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때 모하메드가 받아먹은 만병통치약은 커피였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민간 요법인 인삼이나 산삼, 마늘 등도 만병통치약에 속할 수 있을 것이다. 고문헌을 찾아보면 이들 약들은 정말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었다. 사실 이들 약물은 현대 의학에서도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작용이 입증되었으니 고문헌의 서술이 전혀 과장된 것은 아니다.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백병통치약 정도는 되는 약이 약국에 있다. 바로 스테로이드 제제이다. 스테로이드는 소염 진통제로도 쓰이고 알러지 천식, 과민성 대장 증상, 여드름, 발진, 피부병, 눈병, 귓병 등등 안 쓰이는 곳이 별로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운동선수들의 일시적인 경기력 향상에도 항상 유혹적인 약물이다. 또한 노인들의 신경통에도 직빵이고 입맛 없는 환자의 식욕향상에도 그만이다.그 전에 의약분업 전에는 의사나 약사나 스테로이드를 참 많이 썼던 것 같다. 용하다는 약사나 의사는 대부분 스테로이드가 그 비법이었다. 독감이 걸렸을 때 주사 한 방도 알고 보면 스테로이드였고 시골 약국의 약사가 관절염 걸린 아주머니들에게 조제해 주며 받던 칭송도 다 스테로이드 덕분이었다.스테로이드는 강력한 소염 진통제이다. 만병의 근원은 다르지만 그 증상은 통증이나 염증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을 강력히 차단할 수 있으니 스테로이드가 만병통치약으로 마구(?) 쓰일 수 있었던 것 같다.스테로이드는 통증, 염증 물질을 생성하는 최첨단 선구 물질인 arachidonic acid를 생성하는 phospholipaseA2를 억제하므로 그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효과엔 항상 그에 따른 강력한 부작용이 뒤따르게 된다. 가장 뚜렷한 부작용은 위장 출혈, 얼굴이 동그랗게 변하는 moon face, 혈관 괴사 등이 그것이다. 그 전에 포천 가는 길에 제일 약국이라는 관절염 치료로 아주 유명한 약국이 있었다. 그 약국은 일반 환자는 거의 받지도 않고 관절염 환자들만 받았는데 하도 유명해 전국에서 환자들이 그 약국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내가 다니던 회사의 여직원도 어머니가 관절염으로 고생을 하셨는데 그 약국에서 약을 타 먹고 많이 호전되셨다 하였다. 난 그 말을 듣고 아무래도 의심이 가 그 여직원에게 관절염은 특효약은 없고 대부분의 약이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킬 뿐 오히려 잘못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하지만 그 여직원은 어머님의 고질병이 당장은 호전된 듯하니 그 때는 내 말을 별로 미덥게 생각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난 후 그 여직원은 어머님이 그 약을 먹고 속이 쓰려 고생하신다고 나에게 하소연하였고 급기야는 제일약국의 약사가 스테로이드 남용으로 구속되는 뉴스를 TV에서 보게 되었다. 이렇게 부작용이 심하지만 강력한 소염, 진통 효과를 가진 스테로이드는 여러 질병에 두루 쓰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약임에는 틀림없다. 실제로 피부질환이나 오래된 천식 등 많은 질병 영역에서 아직도 스테로이드는 없어서는 안될 약이다. 적당히 쓰면 명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하지만 정신적인 만병통치약은 틀림없이 있다. 연인과의 달콤한 키스, 항상 즐거운 마음을 가지는 것, 항상 웃고 가족간에 화목한 것, 바로 스트레스 없이 지내는 것이 우리들의 유일한 만병통치약인 것이다.
2010-05-12 1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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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4> 아름다운 꽃, 봄과 함께 찾아 온 알러지 시즌
미국은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다. 굳이 멀리 여행을 안 가도 집 근처가 무척 아름답다. 집을 먼저 짓고 주변의 환경을 나중에 조성한 게 아니라 마치 그냥 자연 속에 집을 슬쩍 밀어 넣은 듯하다. 그래서 집과 자연의 조화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야생 동물들, 다람쥐나 토끼, 심지어 사슴까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사는 듯하고 나무들, 풀들과는 정말 친한 친구다. 자연이 바로 집 앞 뒤에 있는데도 또 곳곳에 작지 않은 규모의 공원이 있어 정말로 미국 사람들은 천국에 사는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꽃 피는 봄이 오면 이 아름다운 자연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 봄이면 정말로 다양한 꽃들로 덮인 아름다운 동네를 보게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오는 알러지 때문이다. 알러지 계절이 찾아오면 약국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일반약 (OTC) 항 히스타민제부터 시작하여 처방약 항 히스타민제, 안약, 그리고 inhaler, nasal spray까지 정말 엄청난 처방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 땐 그렇게 알러지가 심하지 않았는데 미국에 오고 나서 아내랑 막내는 매년 봄에 알러지 때문에 고생을 한다. 매일 약을 먹고 하는데도 재체기에 콧물, 눈물에 정신이 없다. 자연과 벗으로 산다는 게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닌 것이다. 나는 감각이 무뎌서 그런지 다행이(?) 약을 먹을 정도의 알러지는 없다.
약국에 OTC로는 클라리틴(claritine: 성분명 loratidine)과 베나드릴(benadryl 성분명:diphenylhydramine) 밖에 없었는데 작년에 지르텍(zyrtec: 성분명 certirizine)이 일반약 (OTC) 로 전환되어 알러지 환자들의 선택 폭이 늘었다. 클라리틴은 베나드릴처럼 복용 후 졸립지가 않아 인기가 있었으나 점점 쿨라리틴으로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들이 늘어나 비록 약간의 졸리움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베나드릴보단 부작용이 훨씬 약한 지르텍이 요즘 폭발적으로 인기(?)가 있다.
처방약으로는 알레그라(allegra; 성분명: faxofenadine)가 여전히 인기 절정(?)이다. 항히스타민제는 아니지만 효소 억제제 알러지 약인 Singulair(일반명: montelucast) 도 많이 나간다. 많은 알러지 환자들이 코막힘증상을 동반하므로 코막힘 제거제(decongestant) 인 수다페드 (Sudafed, 성분명 pseudoephedrin) 도 잘 나간다.
수다페드와 항 히스타민제가 결합된 클라리틴-디(Claritin-D), 지르텍-디, 알레그라-디 등도 인기 품목이다. 안약으론 작년에 OTC로 전환된 제디터(zaditor, 성분명 ketotifen)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고 처방약으로는 패타놀(patanol: olopatadine)과 주성분이 두 배 용량이 들어간 pataday가 작년에 새로 발매돼 서로 경쟁하고 있다.
먹는 약, 안약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inhaler나 nasal spray가 필요한 사람이 많다. 스테로이드인 플로네이즈(flonase, 성분명 fluticasone)가 가장 잘 나가고 항 히스타민 스프레이인 아스텔린 (astelin, 성분명, ), 또 다른 스테로이드 네조넥스(nasonex, 성분명, mometasone)가 그 뒤를 잇는다.
알러지가 심해지면 천식으로 발전하는데 알러지 환자들은 이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천식은 치료하기가 정말 어렵고 때론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들은 위의 알러지 약 외에도 환자에 따라 albuterol과 같은 기관지 확장 inhaler를 사용해야 하고 더 심해지면 스테로이드와 기관지 확장약 혼합제품도 사용해야 한다.
천식 환자들을 보면 특히 흑인 아이들이 많은데 그것은 주거 환경의 열악함에서 오는 환경적 질병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가난한 흑인들은 주로 낡은 집이나 지하 등지에 살므로 공기 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이래 저래 가난은 전세계적으로 질병의 원인인 것이다.
2010-04-27 0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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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2> 미국 약국과 한국 약국의 차이
필자는 한국에서 약국을 경영해 본 적이 없어 정확한 비교가 될 진 모르겠지만 한 번 아는대로 두 나라 약국 형태를 비교해 보고자한다.
첫째, 미국에는 한국과 같은 형태로 약사 개인이 운영하는 개인약국(independent pharmacy) 이 아직도 존재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약국은 체인 약국 형태의 주식회사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그 예로 필자가 속해 있는 CVS Pharmacy가 대표적이며 월그린, Rite-aid등의 약국 체인이 있고 대형 슈퍼마켓Safe way, 쟈이언트 , 해리스 티터 등에도 대부분 약국이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는 월마트, 코스코 등 대형 할인 판매점에도 약국이 있다.
CVS 는 약국수가 미 전역에 6,000여 개를 갖고 있고 년 매출이 98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회사이다. 월그린도 년 매출이 600억 달러에 이르고 슈퍼마켓인 Safeway도 년 매출이 400억 달러에 이른다.
둘째, 따라서 미국에서의 약사는 한국과 달리 회사원(employee)이다. 회사원이기 때문에 일한 만큼 회사에서 주는 급여를 받는다. 약국 슈퍼바이저란 상사도 있고 약국 보조원(pharmacy technician)이란 부하사원도 있다. 약국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두 약사가 교대로 근무하며 그 중에 한 명이 약국을 대표하는 주임 약사(pharmacy manager)이다. 하지만 약사간의 상하관계는 없다.
급여는 시간 당 지급되는데 대우는40시간 기준으로 제약회사 박사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약사가 6년제로 바뀐 후 약대를 졸업하면 Pharm D가 되므로 의사가 의대를 졸업하면MD가 되듯이 약사는 박사다. 그래서 고객들도 약사를 박사로 호칭하는 분들이 많다.
약사는 회사원이므로 회사 업무도 해야한다. 마케팅차원의 일도 해야 되고 매출신장, 제네릭 처방율을 올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약국단위의 평가를 해서 약사들의 보너스를 결정한다. 그래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다. 하지만 약국의 성적에 따른 약사들의 연봉 변화는 없다.
세째, 약국은 개인 약국을 제외하고는 대형 슈퍼의 형태이다. 약국 자체의 매장은 약국체인의 경우 전체 면적의 1/5 수준이고 슈퍼마켓 약국의 경우엔 1/10도 안 된다. 약사는 조제구역안에 상주하면서 처방약을 처리하고 일반약은 조제 구역 앞에 진열되어 있어 고객들이 자유롭게 약품을 고를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약사와 상담을 할 수 있다. 일반약 매장 너머로 비타민류, 화장품, 위생용품, 치약 등이 진열되어 있고 음료수, 커피, 건전지 등 잡동사니들도 판매되고 있다.
네째, 한국과 달리 약사와 의사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 사실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려는 같은 목적을 갖고 있으므로 약사와 의사의 협동은 당연한 것이다. 미국에서 약사는 회사원이고 의사는 개인 사업체이므로 약사의 위치가 보다 당당하다. 이를테면 처방전은 전화로도 받을 수 있는데 의사가 자기 환자의 치료를 위해 처방전을 약사에게 의뢰하는 형태를 띄므로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있는 약사가 훨씬 편안한 위치에 있다.
다섯째, 약사가 주사도 놓는다. 감기 백신은 물론이고 수두백신까지 약사가 접종할 수 있다. 약사라면 누구나 약간의 교육만 마치면 백신 담당 약사가 될 수 있는데 이것은 약학교육 커리큘럼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에 소재한 하워드 약대를 졸업한 약사에게 들어보니 약대 커리큘럼에 의대처럼 시체를 다뤄보는 해부학 실습이 있다 한다.
그리고 모든 약국은 아니지만 약국에 미니 클리닉이 있어 자격을 갖춘 간호사(nurse practitioner)가 진단과 처방을 한다. 그리고 환자는 약사에게 와서 조제된 약을 받아간다. 이상이 한국과 다른 미국 약국의 상황이라 하겠다. 뭐 어느 쪽이 더 좋다 할 수는 없지만 6년제를 비롯해 시대의 흐름이 미국 쪽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면 현재의 미국약국 모습이 한국 약국의 미래가 될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약사가 회사원인 현재의 미국 체제가 약사 개인으로 볼 때 부담이 없어 선호하고는 있다. 돈을 많이 벌 기회는 없지만 그만큼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사면서 동시에 큰 회사 직원이므로 사회적 지위도 괜찮기 때문이다.
2010-03-31 1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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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1> 제네릭은 정말 오리지널과 똑같나요?
미스터 햄은 어깨 근육통 때문에 Soma(성분명:carisoprodol) 350mg을 상복하고 있다. 하루에 3번 복용하라고 의사가 처방하였지만 그는 제네릭 carisoprodol 을 하루 4번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종종 보험회사에서 처리가 안 돼 말썽이 일어날 때가 있다. 처방전을 하루에 4번 복용하는 것으로 바꿔 오래도 말을 안 듣는다.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그렇지만 제네릭이 시장에 나오면 보험 회사는 오리지널 약물에 대한 보험 커버를 중단하거나 본인 부담율을 올려 환자가 제네릭을 복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네릭은 FDA에서 오리지널과 동등하다고 인정한 약이고 오리지널에 비해 훨씬 싸니 일반적으로는 환자도, 약국도, 보험회사도 모두 이익이 되는 아이템이다. 근데 과연 그럴까?
미스터 햄은 처음엔 오리지널을 복용하였으나 제네릭이 나온 후 제네릭으로 바꾸었다한다. 제네릭이 나오면서 보험 회사가 오리지널에 대한 본인 부담액을 엄청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의하면 오리지널에 비해 제네릭은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리지널은 하루에 3알만 먹으면 효과가 나타나는데 제네릭은 4개를 먹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FDA에서 제네릭 허가를 내줄때 오리지널과의 생체 이용율이 20%안팎이면 허가를 내주고 있다. 왜냐하면 20%안팍의 차이는 대개 통계상 오류정도 라고 보기 때문이다. 즉 생체 이용율이 20%up 이나 20%down 정도는 동일한 약이라고 보는데, 과연 그런지요?
미스 코헨은 항 우울증약 Zoloft(성분명: sertraline) 를 상복하고 있는데 항상 오리지널 제품만 복용한다. 그녀에 따르면 제네릭은 부작용이 심하다 한다. 부작용이 심하다는 건 유효성분이 더 들어갔다는 말일 수도 있고 불순물이 혼입 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은 괜찮은데 좀 예민한 사람도 있고 약도 궁합이 있다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Atenolol은 오래 전에 개발 된 약으로 매우 싼 고혈압 약이다. 대부분의 혈압환자에 의사는 이 약을 first choice로 처방한다. 값이 싸고 검증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 슬랜은 오리지널 Tenormin만 복용한다. 그녀에 의하면 제네릭은 부작용이 심하다고 한다. 제네릭은 본인 부담액이 10달러인데 오리지널은 78달러이나 한다.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 약은 처방이 정말 많이 나온는데 약 500명의 환자중 제네릭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미스 슬랜이 처음이다.
FDA에서는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고 보증해 주지만 이렇게 개별 환자를 접하다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있다. 미스타 안젤로는 항우울약 Wellbutrin 을 복용중인데 제네릭은 전혀 듣지 않아 오리지널만 복용하고 있다. 미스터 안젤로는 비록 FDA가 약효가 80%안에 들면 제네릭 허가를 내주고 있지만 그는 제네릭 회사가 정확하게 80%의 active ingredient만 넣어서 약을 만드는 것 같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명품 가방과 짝퉁가방, 원조 음식점과 짝퉁음식점의 차이가 이 예와 비슷할까?
재료는 같을지 몰라도 품질의 차이, 명성 과 디자인, 솜씨의 차이, 만드는 사람 능력 차이 등을 소비자가 느끼듯이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 약에서도 일부 소비자들은 차이를 느끼는 게 아닐까?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동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네릭이 아니다. FDA는 제네릭 회사의 정교한 active ingredient 누락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80%는 예전 자료고 이제는 과학의 발달로 생체 이용율을 90%로 높여야 되지 않을 까 한다.
옛말에 싼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환자의 건강을 다루는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의약품에는 이 말이 적용되서는 안 될 것이다.
2010-03-16 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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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50> 바이오 의약품이란 노다지 캐기
한국 아주머니가 류마티스 관절염 주사제인 Enbrel(성분명,etanercept) 처방전을 가져 오셨다. 그 동안 Humira(성분명,adalimumab)를 써 왔었는데 비싸기도 하고 계속 써오니까 효과도 줄어드는 것 같아 Enbrel로 바꿔 보려 한다고 하신다. 언뜻 손을 보니 가엾게도 마디마디가 퉁퉁 부우셨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원인 모를 자가면역 질환으로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그냥 ibuprofen과 같은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등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길밖에 없는데 이러한 약들은 장기간 복용으로 인한 위궤양 등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요즘 각광 받는 게 면역 억제제로 바이오회사 Amgen에서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 Enbrel, 그리고 Abott에서 개발한 Humira다. 하지만 이것들도 류마티스 관절염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소염진통제와는 다른 새로운 메카니즘으로 통증을 완화시켜 줄뿐이다. 하지만 부작용 면에선 케미칼 보단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어서 요즘 많이 권장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약들의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비스테로이드 소염 진통제가 없는 부작용, 예를 들면 면역력 저하에 의한 세균 감염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7년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약은 진통제인 Vicodin(성분명, hydrocodon/ acetoaminophen)으로 무려 1억800개의 처방전이 발행되었다. 다음으론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인 Lipitor(성분명, atorvastatin)가 6,500만 개가 처방이 되었고 갑상선 치료제 synthroid, 항생제 아목시실린이 그 뒤를 이었다. 5위는 우울증 치료제인 Lexapro(성분명, esxcitalopram)로, 처방전 20 위까지가 모두 케미칼 약품이었다.
한편 2007년 매출 순위론 역시 Lipitor가 1위를 차지하였고 2위는 위장약 Nexium(성분명, esomeprazole), 3위는 천식 알러지 inhaler인 advair(성분명, fluticasone/ salmeterol)가 차지하였다. 그런데 처방전 순위 20위에는 한 개도 들어 있지 않던 바이오 의약품이 매출액 순위 20위엔 무려 6개나 들어 있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Enbrel을 비롯하여, 만성신부전 빈혈 치료제 Aranesp와 Epogen, 항암보조제 Neulasta, 크로한씨병 치료제 Remicade, 그리고 혈전 방지제 Lovenox 가 그것이다. 이 약품들은 심지어 처방전 200위 순위에 들어 있지도 않았다. 그만큼 판매가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얘기가 되겠다. 실제로 처방전 발행 200 위안에 드는 바이오 의약품은 인슐린 종류인 Lantus가 유일하였다.
Enbrel 의 주사 한 방은 450달러, Aranesp 150mcg은 920달러, Epogen 20,000unit은 360달러, Remicade는 762달러, 그리고 Neulasta는 무려 3,620달러이다. 그에 비하면 Lipitor 20 mg의 7알 가격은 35달러, viagra의 4알 가격은 63달러이다. 이러니 소위 부가가치면에서 바이오 의약품은 엄청난 경쟁력이 있다. 이중 Enbrel을 비롯한 상위 4품목이 모두 넘버 원 바이오 회사 Amgen에서 나온 제품이다. Amgen은 회사 규모가 세계 1위 제약회사 화이자에 버금 가는 대기업으로 1년 매출만 148억 달러이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한참 떨어진 한국의 입장에서는 바이오 분야에 보다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케미칼 쪽은 경쟁도 심하고 그렇다고 경쟁을 확 뚫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므로 아직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심한 바이오 쪽으로 달려갔으면 한다. 그 동안 한국도 바이오 분야에 기술이 많이 축적되었고 비록 어설프게 중도하차 하고 말았지만 황우석 박사팀이 이루어 놓은 성과도 꽤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바이오신약개발이 케미탈 신약보다 쉬운 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케미칼보다 총 개발비도 많이 들고 그것도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모든 프로세스에 멸균과정이 필요하므로 그에 따른 1회용 소모품의 소비가 엄청나다. 또한 원료, 기구, 장치 등 모든 게 비싸다. 또 케미칼 보다 신약개발 경험이 적으므로 시행착오에 따른 손실 비용도 엄청날 수 있다. 그래도 해야 한다. 노란색의 황금 노다지가 저 멀리서 손짓하고 있다. 약국에서 대박 터지는 일이 항상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니길 정말 바란다.
2010-03-02 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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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9> 약사가 남아돕니다
파멜라는 26세의 어여쁜 아가씨다. 여드름이 아직도 얼굴에 남아 있을 정도로 애 띤 얼굴인데 그 여드름 때문에 나에게서 이약, 저약 받아가고 있었다. 파멜라는 조지아주 애틀란타 출신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워싱턴 디시의 직장에 취직되어 이 곳으로 이사온 지 2년 정도 되었다는데 경제가 갑자기 안 좋아지면서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 실업수당으로 근근히 살고 있다. 당연히 보험도 끊겨 약을 한 번 타러 왔는데 황당한 가격에 놀라 그냥 쓸쓸히 돌아간 적이 있다. 본인 부담액으로 10달러 내던 미노사이클린 특수제제 Solodyn을 750달러를 내고 가져갈 순 없었으니까.
약사도 이런 경제 상황에서 예외는 아닌가 보다. 어느 날 생판 모르는 한국 분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는 버지니아에서 작년에 약대를 졸업하고 버지니아 약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취직이 안 된다는 거다. 그래서 어떻게 알게된 내 번호로 전화를 걸어 취직 가능성을 문의해 온 거다.
버지니아 면허로는 메릴랜드에서 일할 수 없다. 당연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텐데 얼마나 답답하면 나한 테까지 전화를 했을까? 우선 메릴랜드 면허를 취득한 후 연락을 다시하자고 했다. 뭐, 면허 따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법규시험만 따로 보면 된다. 각 주마다 약사법이 달라 면허를 따려면 법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미국이 연방국가임을 실감하는 한 예가 되겠다.
한국에서 명문대 생물학과를 나와 미국에 유학와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에 비교적 쉽게 안착하려고 전공을 바꿔 고생하면서 약대를 졸업했는데 Job이 없다니 정말 황당할 따름이다.
버지니아의 애난데일이란 동네는 코리안 타운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인들이 많이 다닌다. 길 양쪽으로 한국 비지니스 간판들이 줄지어 있다. 미주 한국일보 워싱턴 건물을 비롯하여 음식점 예촌, 중국집 중미반점, 우리은행, 신라제과, 파리제과, 낙원떡집, 설악가든, 알라딘 서점까지 고국의 한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물론 미국 비지니스 건물들도 그 사이사이 많이 있다.
그 중에 Safeway라는 슈퍼가 있는데 슈퍼안에 있는 약국 약사중 한 분이 한국 분이었다. 그 분 얘기로는 자기는 시카고에 살다 이 곳으로 이주하였는데 의외로 Job잡기가 정말로 힘들었다 한다. 무려 석 달 이상을 고생하다가 겨우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 번에 취직이 되었다는데. 다행이었던 게 애난데일에는 한국 고객이 많으므로 회사가 한국인 약사를 특별히 선호했단다.
약사가 남아돈다. 은퇴를 하려던 약사들이 은퇴를 재고하고 있고 이미 은퇴한 약사들도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왜냐하면 좋은 시절에는 은퇴할 때쯤이면 그 동안 모아 둔 퇴직연금(401K)이 빵빵해져서 노후를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었는데 지난번 리만브러더스 은행 파산 이후로 퇴직 연금의 펀드가 반토막이 난 사람이 수두룩하다 한다. 그러니 그냥 다니는 수 밖에…
또, 소위 장농면허를 가진 주부들, 화려한 직업을 가진 남편의 수입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줄어드니 일제히 현업으로 뛰쳐나왔다. 노인들, 아줌마들이 다 복귀하니 약국이 약사로 흘러 넘치고 있다. 그러니 신규들이 취직하기 힘들다.
더구나 외국 약사들이 미국 면허 따기는 이제 당분간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되 버린 듯 하다. 국내약사들도 취직이 안 되는 판에 영어도 서투른 외국약사에게 자리를 주겠는가?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아쉽게도 기다림이 마냥 길어질 것만 같다.
그렇다고 약국의 매출이 줄은 건 아니다. 오히려 많이 늘었다. 그리고 앞으로 약국의 미래도 밝다. 오바마의 의료 개혁이 성공하면 약국의 매출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약사는 계속 유망한 직업 중의 하나다. 하지만 전체 경제가 안 좋으니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격세지감이다. 항상 부족할 것만 같던 약사가 지금은 흘러넘쳐 취직을 걱정하고 생계를 걱정하던 시대가 되었으니… 2년 전만 해도 signing bonus를 3만 달러 받고 취직했다 하던데… 세상일이란 정말 살면 살 수록 모르는 일 투성인 것 같다.
2010-02-12 1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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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8> 약 권하는 사회, 미국
하늘엔 달이 떠 있고 나비가 사뿐히 침실로 날아든다. 중년의 여인은 잠들어 있고 나비는 그녀의 꿈속을 노닐고 있다. 아침이 되어 그녀는 간 밤 수면에 만족스런 듯 힘찬 기지개를 펴고 가족들의 아침을 챙기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직장으로 향한다.
정원을 정성껏 가꾸고 있는 할머니, 골다공증에 걸렸었는데 약을 복용하고 이렇게 건강해 졌단다. 친구들과 헬스클럽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면서 할머니인데도 잘 걸어 다니신다. 골다공증 치료제 덕분이라며 시청자들에 약을 권한다.
할아버지가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소변이 자주 마려워 들락거리는데 약을 먹으니 정상이 되었다. 이제는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도 즐기게 되었다. 나보다 더 즐거운 노인 있으면 나와 봐 하는 표정이다. 효과 좋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덕분이다.
미국의 텔레비전에 나오는 몇 가지 약 광고를 요약해 보았다. 첫 번째 광고는 수면제 Lunesta이고, 두 번째 것은 골다공증 치료제 Actonel, 세 번째 것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Avodart 광고이다. 이 외에도 발기부전 치료제 Viagra, Cialis, 관절염 치료제 Celebrex, 알러지 약 Flonase, 빈뇨 치료제 Detrol LA, 치매치료제 Aricept 등 한국에서의 일반 OTC약광고 만큼 많은데, 놀랍게도 대부분 처방약이다.
처방약은 말 그대로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약인데 이렇게 텔레비전에서 무차별로 광고를 살포하다니 약사인 난 처음엔 정말 어리둥절하였고 저 약들은 나도 모르게 벌써 OTC가 되었거나 곧 OTC가 되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막 발매된 약들이 주로 광고를 한다. 텔레비전뿐 아니라 신문, 잡지 모든 곳에 처방약 광고가 넘쳐난다. 그래서 광고를 보고 온 환자들은 의사에게 이 약, 저 약 처방해 주세요 하고, 의사들도 웬만하면 환자의 요구를 들어준다. 그러면 그게 왜 처방약이야. 처방약은 환자의 몸 상태를 진단한 의사의 약물 선택권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 이런 식은 그냥 의사에게 처방을 받는 형식만 취했지 실제론 제약회사의 광고에 의한 광고처방약일 뿐이다. 1984년부터 정부가 처방약의 텔레비전 광고를 허용하면서 이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미국의 제약 회사는 실로 파워가 막강해 이런 식으로 자기들의 욕구를 관철해 버렸다. 의회에서 거의 매년 처방약의 가격 인하에 대한 소비자 단체의 요구가 거세지지만 한 번도 인하가 단행된 적은 없고 매 년 물가 상승분 이상으로 약 값은 올라간다. 매해 1월이나 2월에는 고객들이 상복하는 약값이 올라가는 것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느라 애꿎은 약사만 현장 일선에서 고생한다.
이렇게 텔레비전 광고에 국회의원들에 로비에, 의사들 리베이트 등에 돈을 펑펑 쓰니 미국에서 개발한 약인데도 미국에서 약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이런 비싼 약값 유지하려고 또 국회에 로비하고 그래서 그거 벌충하려고 더 비싸지고, 이런 나라가 미국인데 이거 민주주의 국가 맞나?
민주주의보다는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인 것 같다. 인권보다는 돈, 정의보다는 또 돈,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리고 어느 정도는 민주주의의 작동원리로 나라가 움직이지만 정말 결정적일 땐 돈의 힘에 움직이는 정말 자본주의라는 ‘악의 꽃’의 나라가 미국인 것이다.
거기에다 제약회사는 샘플과 쿠폰을 남발해 가며 환자와 의사를 옭아맨다. 새로 나온 약은 대개 샘플과 쿠폰이 동시에 의사에게 전달된다. 리베이트까지 전달되는 거야 알 수 없지만 그럴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의사는 새 약을 환자에게 권유하고 텔레비전 광고로 이미 약 이름에 익숙해진 환자는 별 부담 없이 의사가 권하는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더구나 공짜 샘플에 할인 쿠폰까지 받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샘플에 할인 쿠폰에 한 두 달은 전에 먹던 약에 비해 싼 거 같은데 이제 이런 할인 행사가 끝나 제 값을 내기 시작하면 그 전의 약 값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됨을 알게 된다. 하지만 다시 뒤돌아 가기엔 새 약에 길들여졌고 약을 다시 바꾸는 게 귀찮기도 하고 아무래도 새 약이니 그 전 약 보단 좋을테고 하는 생각에 그냥 새 약으로 고정해 나간다. 약값 비용은 늘어나고 새 약이니 당연히 제네릭은 시장에 나오려면 까마득하고…
이런 식으로 미국 제약회사는 신약에 대한 마케팅을 한다. 그래서 신약을 시장에 접목시키고 이렇게 해서 번 돈으로 다시 또 다른 신약의 개발에 나선다.
2010-02-02 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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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7> 두번째 플랜이 필요해요 (Plan B)
토요일 아침에 앳된 아가씨가 조금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상담 창구에 서서 나를 기다린다. She must need Plan B! Plan B가 OTC(Over The Counter, 비처방 일반약)로 나온 이후 주말 이른 아침에 오는 앳된 아가씨들은 백발백중, 말 그대로 morning after pill이라 불리는 Plan B를 찾는다.
콘돔이나 경구피임제 등은 사전에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Plan A인 반면에 이 약은 사후에 처리하는 방법이라하여 Plan B라 이름을 붙였다. 이름을 이 약물의 특징이랑 잘 어울리게 지었다. 처음에 나온 것은 두 알의 정제로 되어 있는데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면 사후 72시간 내에는 확실하게(?) 임신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은 원 샷, 한 알 짜리도 나와 있다.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에겐 정말 구세주와 같은 약물이 아닐 수 없다.
FDA에서 처음 이 약을 일반약으로 허가를 내줄 때는 뜻하지 않은 임신, 예를 들어 강간 등에 의한 임신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왜냐하면 의사에게 처방을 받으려면 주말 등으로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일반약으로 허가를 내준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제론 그 외의 경우가 훨씬 많으리라. 여성의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다고 FDA의 여성 심사관 하나는 반대의 표시로 사표를 냈다. 그 만큼 논란이 많았던 약물이지만 이젠 그야말로 일반약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 약은 만 17세 이하에게는 아직도 처방약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약을 일반약으로 팔 때는 처음엔 당사자인 여성의 나이 확인을 위한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가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곤 했는데…
아무리 미국이지만 여자들은 부끄러움을 타는 법인가 보다. 위의 예처럼 당당하게(?) 이 약을 달라고 오는 아가씨들도 많지만 대부분 우선 남자가 혼자 들어와서 약을 달라고 한다.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남자 신분증을 보여 주는데, 결국 다시 여자를 데리고 들어와 여자 신분증 제시를 하고 약을 받아간다.
어떨 때는 남자는 18세 이상이지만 여자는 17세 이하니까 그냥 우겨 보려고 남자만 그냥 오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신분증 잃어 버렸다고 그냥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17세면 11학년,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 나이인데 남녀 관계 갖기엔 너무 이른 것 아닌가? (하지만 이젠 남자건 여자건 18세 이상이면 신분증만 제시하면 이 약을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게 더욱 완화되었다.)
언젠가는 엄마랑 딸이 같이 왔다. 처음에는 엄마가 필요한 줄 알고 엄마 신분증을 확인하고 약을 주려는데 딸이 필요하단다. 딸의 신분증 확인을 해보니 17살이다. 처방없이 17살에게는 약을 줄 수 없으니 약을 다시 회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는 너무 솔직해서 탈이라 하겠다. 다른 가게 가서 엄마 이름으로 다시 사면 별일이 아니지만서도…
이 경우와 같이 plan B를 요구하는 어린 고객(?)들의 대부분은 백인이나 흑인들이다. 문화가 많이 달라서 그런지 아직 아시아인들은 거의 없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한 중국인 젊은 부부가 아마도 아직 Plan A(?)가 준비가 안 되어서 그런지 서투른 영어로 중국 여권을 신분증으로 보여 주면서 약을 타 간 경우가 아직은 아시아인의 유일한 경우다.
백인들의 성문화(sex culture?), 특히 딸에 대한 태도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딸에게 콘돔을 사주는 아빠도 보았고, 엄마가 다른 주로 대학에 있는 딸에게 경구 피임약을 주문해서 우편으로 붙여 주는 경우도 자주 보았다.
고등학생들도 적지 않은 애들이 경구피임약을 복용한다. 경구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므로 애들 몰래 먹을 수는 없고 부모가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인데 다시 말하면 부모가 그 나이 딸의 섹스를 허용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물론 생리통 때문에 복용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다행히(?) 아시아인들의 경우는 아직 그런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긴 하다. 우리 딸들이 Plan A, Plan B는 좋은 신랑 만나서 결혼 후에만 Plan하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해 본다.
2010-01-19 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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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6> 아메리칸 드림
도매상에 약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엔 어김없이 배달이 된다. 아침마다 만나는 약품도매상 배달원인 헤이니는 이집트 출신 이민자다. 매일 보다 보니 잠깐이라도 얘길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놀랍게도 이집트에서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단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한 번 수학을 가르쳐 보지 그러냐 했더니 여기선 애들이 총 쏠까봐 무서워 못하겠단다. 이렇게 약품 배달하는게 단순하고 편하고 얼마나 좋으냐고 하는데 말하는 폼이 꼭 그렇게 좋아하는 거 같진 않다. 사실 이집트에서 수학을 가르친 게 미국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여기서 동급의 자격을 갖추려면 다시 대학부터 들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전문직이 아닌 재미 동포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집배원을 비롯한 우체국 직원이란다. 연봉도 생각보다 그렇게 낮지 않고 그래도 공무원이어서 안정적이고 혜택이 많기 때문이라 하는데 미국 사람이라면 고졸정도면 할 수 있는 일을 한국에서 온 대졸 이민자들이 대거 몰린다고 하니 좀 씁쓸하다. 하지만 그것도 바늘 구멍이라 정말 힘들다는데 자랑스럽게도(?) 동네의 우체국에 다녀 보면 창구에 한 명 정도는 한국 분들이 꼭 있다. 창구뿐 아니라 동네마다 돌아다니며 편지 배달도 해 주고 우체국 내에서 밤새 우편물 분리 작업도 한다고 한다.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은 정말 미국에 온 이민자들의 얘기다. 먹고 살려면 무엇이든 해야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알아줄리 없는 고국에서의 지위나 체면 등은 모두 버려야 하고 먹고 잘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야한다. 그래서 성공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이 온 거니까. 그렇게 고생하다보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크고 멋진 집에서 애들 명문대학 보내고 자랑스럽게 사는 날, 소위 아메리칸 드림이 완성되는 것이다.하지만 이것도 이젠 오래된 풍경이다. 우선, 대한민국, 고국이 옛날 같지 않다. 오히려 미국보다 더욱 선진적인 요소도 많다. 옛날엔 미국에서 돈 벌어 성공하면 좀 봐 줄만 했는데 이젠 한국에서 사는 거에 비해 그리 나아 보이지도 않는다. 어떨 땐 여기 왜 왔나 하는 후회도 들리라. 재미동포의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많이 퇴색되었다.하지만 다른 이민자들, 특히 아프리카 흑인들에겐 아직도 미국은 거대한 드림이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이들을 지난 주 목요일에 워싱턴에서 만났다.몇 달 전부터 내 약국의 소속이 워싱턴 디시의 약국들과 같은 그룹에 속하게 되어서 워싱턴 디시 CVS에서 지역 약국 매니저 미팅이 열렸다. 미국의 대도시가 대부분 그렇듯 대도시 자체내에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백인이나 다른 유색인종들은 주거환경이 훨씬 좋은 워싱턴 밖의 교외에 살면서 워싱턴 시내 안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전에는 우스개 소리로 워싱턴 디시안에서 밤에 자는 사람은 클린턴 대통령 내외뿐이라고 하는 얘기도 있었다.구역이 바뀌면서 내 슈퍼버이저도 바뀌었는데 그가 바로 얼 에시엥(Ettienne, Earl)이다. 얼은 아프리카 가나 이민자출신으로 워싱턴 디시에 있는 하워드 약대를 졸업하였다. 졸업 후 바로 CVS에 들어와 약사로 근무한 후 슈퍼바이저로 전환하여 현재 내 지역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얼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모임에 가보니 31명중에 17명이 흑인이었고 나를 비롯한 아시안이 9명, 그리고 5명 정도가 백인으로 추정(?)되었다. 17명의 흑인 모두 미국 흑인이 아니고 얼굴이 진짜 까만 순수(?) 아프리카 이민자 또는 최소한 1.5세들이었다. 미국 정부에서 흑인들에게 주는 특혜는 사실 미국에 오래전에 들어온 노예들의 후손들에게 주려고 만들어진 거지만 그 과실은 이렇게 아프리카에서 최근에 건너온 흑인들이 받아 먹고 있었다. 하워드 약대는 워싱턴 소재 대학으로 흑인학생이 80% 이상이고 흑인에게 입학 특전을 주는 흑인 대학이다. 그래서 똑똑한 아프리카 흑인들은 다른 인종과 경쟁 없이 흑인 우대로 이 약대에 비교적 쉽게 들어가게 되고 졸업 후 바로 고수입을 올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들을 아프리카에 있는 현지인들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아메리칸 드림의 완성이라 하겠다.그럼, 난 어떤가? 지금 나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것일까? 글쎄, 정답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
2010-01-05 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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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45> 손님은 왕이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 비해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교환(exchange)과 환불(Return)이 자유롭다는 거다. 보통 상품을 구입한 후 90일 이내면 리턴이 가능하고 아무리 빡빡한 가게라도 2주 이내는 자유롭게 환불이 가능하다. 가히 소비자 천국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것을 악용하는 많은 사례가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학교 졸업파티에 입고 간 드레스를 파티가 끝난 후 환불하는 것이다. 파티 드레스는 비싸기도 하고 졸업 파티 때 딱 한 번 만 입으면 되는데 굳이 돈 다 내고 사기가 아깝기 때문이다. 많은 가게들이 구입 후 14 일까지는 환불을 받아주므로 파티가 끝나고 다음 날 리턴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꽤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가게는 아예 final sale, no return이라고 윈도우에 크게 써 붙인 곳도 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미국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코스코(Costco)에서 캠코더를 하나 샀다. 그리 좋지 않은 거라 한 300달러쯤 주고 산 기억이 있는데 산지 1년 후 그만 여행 중에 Ac adaptor를 잃어버렸다. 본체는 있는데 충전이 할 수 없으니 사용이 불가능하였다. 전자 상가 등에 가서 맞는 어댑터가 있나 찾아보았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 제조회사에 연락을 취해 보았으나 시원찮은 대답만 돌아왔다. 그래서 그냥 버리긴 아깝고 해서 코스코에 가서 혹시 어댑터만 따로 파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종업원 왈, 어댑터는 따로 안 파는데, Why don’t you return it, and get new one? 한다. 엥! 그래도 되요?
새 것은 대부분 전자제품이 다 그렇듯 1 년이 지났으니 기능도 훨씬 강화되었고 심지어 가격도 쌌다. 혹시 맘 변할까 봐 잽싸게 새 것을 가져와서 교환하였다. 그래서 결국은 1년 된 중고, 그것도 어댑터도 없는 것을 새 것으로 바꾸고 20달러 정도 돈도 더 받아서 아주 행복하게 돌아온 적이 있었다.
아마 이 경우는 매우 극단 적인 경우일 거다. 그리고 코스코는 미국 가게 중 어느 가게 보다도 리턴에 관대한 가게다. 하지만 코스코 말고도 다른 가게도 리턴에 대해선 정말 관대하다. 리턴을 해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그 가게를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선 물건을 살 때는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선 사고 본다. 마음에 안 들면 언제라도 다시 와서 리턴하면 되니까.
각 가게도 리턴에 대한 예산을 미리 잡아 놓았기 때문에 리턴에 그다지 많이 신경 쓰진 않는다. 또 종업원들도 자기 가게 가 아니니까 그래서 더욱 신경 안 쓰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리턴 제도 때문에 전반적으로 상품 가격이 올라갔다는 얘기도 잇다. 당연한 말이지만서도.
미스 스미쓰가 전화를 해서 자기는 오리지널 브랜드 Wellbutrin XR을 원했는데 제네릭Bupropion XR을 받았다고 교환을 요구해 왔다. 일단 약은 한 번 약국을 떠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환이 안 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우리 잘 못도 있다고 보고 교환을 해주고 갖고 온 제네릭은 버렸다. 한 번 다른 환자 손에 들어 간 약을 딴 사람에게 조제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일 약물이 오픈된 용기가 아니면, 예를 들면 피부과 연고라든지, 정제라도 한 병을 그냥 가져간 경우는 교환도 되고 약사의 판단하에 조제에 다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구입 후 14일 이내로 교환은 제한된다.
난 회사의 직원 약사이므로 이런 면에서 훨씬 융통성이 있다. 약국이 내 소유가 아니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손님들의 요구를 거의 들어주는 편이다. 회사도 손님이 왕이다라는 자세로 임하라고 자주 교육시키니까 무리한 요구라도 많이 받아 들어준다. 그래서 환자들이 많이 고마워하고 그래서 약사의 소비자 만족도 올라간다. 매년 소비자 신뢰지수 직업 1위에 약사가 올라가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2009-12-22 10: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