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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3> 크론병 Crohn's disease
이 세상엔 불치병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는 암처럼 치료가 잘 안 되면 죽는 병도 있고 루게릭 병처럼 변변한 치료 약도 없이 서서히 죽어가는 병도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완치되긴 쉽지 않지만, 잘만 관리하면 평생 걱정 없는 병도 있고 사망에 이르는 질병은 아니지만, 평생 환자를 괴롭히는 고약한 불치병도 있다. 자가면역 질환 (autoimmune disease)이 바로 그것인데 크론병도 그 중에 하나이다.
대부분의 자가면역 질환이 그런 것처럼 크론병은 마땅한 치료 약이 없다. 그냥 평생 증상을 달고 살아야 하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을 그 때 그 때 복용할 방법밖에 없다. 우리 약국에는 두 명의 크론병 환자가 있는데 한 분은 30대 여성, 그리고 한 분은 20대 남성이다. 크론병 환자는 다른 질병 환자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데 젊기 때문에 병을 참아낼 체력이 있어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긴긴세월 병으로 고통받을 날이 너무나 많아 힘들어 보인다.
유태인 중에 이 병 환자가 많다더니 우리 약국 환자 둘 다 역시 유태인이다. 유태인은 수천년을 여러나라를 방랑하면서 여러 민족들과 섞여 다양한 혼혈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유한 민족 특성을 나타내는 점이 많다. 정신적인 것이나 종교적인 것은 같은 유태인으로 교육에 의해 얻어진 것이므로 이해가 되지만 크론병같은 질환이 혼혈이 많은 유태인에게 많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이다. 그만큼 크론병 유전자가 강력한 우성이라는 얘기인데 수많은 세대를 내려오면서 그리고 수많은 민족들과의 혼혈 속에서도 크론병 유전자는 꿋꿋이(?) 살아남았다.
남성 환자인 제이콥의 그간 처방전을 살펴보자. 제이콥은 우선 설사를 방지하려고 지사제 Loperamide를 복용한 적이 있고 비슷한 이유로 시프로, Bactrim, Flagyl등의 항생제를 복용하였다. 그리고 마약 진통제들, 즉 Hydromorphone, Morphine sulfate, Methadone, 그리고 Fentanyl patch까지 여러 종류의 마약 진통제를 복용했다. 그만큼 통증이 심했다는 얘기다. 항염증제로 Mesalamine, Canasa, Hydrocortison 좌제 등도 투여했고 면역을 억제하기 위해 면역억제제 Mercaptopurine을 투여한 적도 있다. 통증유발인자 TNF억제제인 HUMIRA도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해 보았지만 제이콥은 아직도 크론병을 달고 다닌다. 그에 의하면 이와 같은 다양한 시도로 그냥 증상만 조금 완화 되었다고 한다.
발병한 지 벌써 5년은 되어 간다고 하는데 그 동안 회사도 두 차례 휴직을 하고 치료비도 많이 들어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너무 불쌍하다. 그래서제이콥은 Lexapro나 Trazodone 등의 우울증약 처방도 받았다. 사실 이 병을 간단하게 얘기하면 대장, 소장의 여러 부분이 퉁퉁 부은거다. 그러니 변이 시원하게 나올리가 없고 급설사등의 황당한 상황도 겪게 되는 것이다. 항상 배가 더부룩하다못해 아프다고 한다. 수술해서 염증부위를 잘라낸다 하더라도 잘라낸 부위에 다시 염증이 생기는 일이 빈번하므로 수술도 별로 효과가 없다. 제이콥도 수술을 한 번 했는데 재발로 인해 별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이 병의 원인은 아직 Unknown이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있어 형제중에 한 명이 발병하면 다른 형제가 발병할 확률이 매우 높다. 또한 흡연자가 발병할 확률이 비흡연자 보다 훨씬 높으므로 담배는 당연히 끊어야 하며 장을 자극하는 술도 반드시 끊어야 한다. 장내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우유를 비롯한 동물성 단백질이 원인이라는 설도 있다. 미국에서만 환자가 50,000명에 달하지만 아시아나 아프리카등지에는 환자수가 극히 적으므로 식생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원인은 모르지만 크론병은 자가면역 질환,즉 Autoimmune disease다. 그래서 장내 염증이 발생한 부위를 면역세포들이 적의 침입으로 오인하여 마구 공격하는 것이다. 그래서 염증 부위는 더욱 커지고 커진 부위에 또 더 큰 공격이 가해지고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HUMIRA (Adalimumab)는 면역세포의 가장 강력한 사이토카인인 TNF의 inhibitor로 면역세포의 자기세포 공격력을 저하시켜 주는 일을 한다. HUMIRA는 크론병뿐 아니라 류머티즘 등 자가면역질환등에 쓰이는데 연 매출액이 무려 5억 불에 이른다고 한다. 보험이 처리되지 않으면 한 달에 약 5000불의 비용이 드니 그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가수 윤종신씨도 이 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장을 60cm 잘라낼 정도로 증세가 심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는 거 보면 참 대견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도 말 못 할 고민이 많을 것이다. 크론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의 건투를 빈다.
2013-03-27 1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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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2> 말라리아
미국 동부에서 아프리카는 비교적 가깝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선 아프리카 여행자들이 꽤 있다. 또한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는 아시아인들처럼 아프리카 이민자들도 많이 와 있다. 여행자들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필요한 약들을 픽업하러 약국을 방문하게 되는데 오늘은 나이지리아 출신 미스터 텐다이가 처방전을 한웅큼 가져왔다. 그는 말라리아 예방약인 Malarone과 설사약 시프로(Ciprofloxacin) 를 자기와 부인, 두 아이 것 해서 모두 8장을 가져왔다. 말라론은 말라리아 예방약으로 출발 1-2일전 부터 매일 1알씩 복용을 시작하여 여행중에 계속 복용하고 돌아온 후에도 7일간 복용하여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약이다. 시프로는 보통은 요로감염증에 주로 쓰이지만 여행중에, 소위 물 갈아 먹었을 때 생기는 bloody diarrhea에 쓰인다.
말라리아는 매년 전세계에서 2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무려 백만명이상이 죽어 간다고 하는데 사망자의 대부분은 5살 이하 어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옛날에 돌이 지난 뒤에 아이가 죽지 않을 경우 호적에 올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아프리카에서도 다섯 살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아직 온전히 살아있다는 느낌은 가질 수 없을 듯하다. 그래도 다섯살까지 살아남은 애들은 많은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면역을 갖고 있어서 평생 말라리아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블행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말라리아는 특히 서부 아프리카에서 많이 발병한다. 2 차대전 당시 아프리카 전선에서는 총알에 맞아 죽은 군인보다 말라리아에 걸려 죽은 사람이 더 많았었다고 할 정도로 말라리아가 위력을 떨쳤다고 한다. 물론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모기가 창궐하는 곳은 어디나, 특히 더운 지방, 인도나 인도네시아, 인도 차이나 그리고 남미 아마존지역 등에 널리 퍼져있고 이 지역들이 대부분 가난한 지역이라 퇴치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말라리아균주는 바이러스도 아니고 박테리아도 아닌 프로토조아로 아메바 같은 종류의 기생충이다. 그래서 죽이기가 쉽지 않다. 많은 약들이 개발 되어 있지만 치료약들의 독성이 심하다. 예방약 말라론은 장기간 투여에는 독성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말라리아는 조기에 발견될 경우 완치가 가능하지만 조금만 진단이 늦어 방치하면 치명적인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심지어 아이들의 경우 모기에 물린 후 24 시간 안에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백신이 개발 되는 것이 제일 아이디얼한데 아직은 연구중이다. 막내가 Summer student 로 일하는NIH 연구실에서 열심히 백신을 개발 중에 있지만 아직은 요원한 듯 보인다.
Cinchona bark 에서 추출한 Quinine 이 오랫동안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여져 왔으나 Chloroquine이 등장한 이후로 Quinine은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안쓰고 있다. Chloroquine도 잇따른 내성균주들의 출현으로 치료약으로는 쓰이지 않고 예방약으로만 주로 쓰이고 있다. 현재 말라리아 치료는 생약 개똥쑥에서 처음 추출된 Artemisinin 을 기본으로 하고 내성균주에 따라 다른 약을 첨가하는 Artemicinin Combination Therapy (ACT)로 치료하고 있는데 combination으로 들어가는 약물로는 Amodiaquine, Lumefantrine, Mefloquine 등이 있다.
말라리아를 전달하는 모기를 돌연변이시켜 말라리아 균주를 전달하지 않는 '착한모기 (Perfect mosquito)'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이미 모기 제조는 완료 되어 실험실에서 모기들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기들을 어떻게 방목하여 나쁜 모기(?) 들을 제압하고 착한 모기들이 모기사회의 대세를 이루게 하는가 하는 큰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고 한다.
말라리아는 세계 보건 기구 (WHO) 가 지정한 세계6대 질병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나라들은 대부분이 가난하므로 자체적으로 질병이나 치료약 연구에 쏟을 여력이 없고 또한 선진 제약회사들은 환자는 많지만 가난에 따른 약물 구매력이 매우 약하므로 개발에 그다지 열정을 기울이지는 않고 있다. 오직 WHO, NIH등의 공공기관들만이 연구와 치료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의 과학자들이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2013-03-13 1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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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1> Hallucination
미스 러셀이 상담창구에 서서 나의 도움을 청한다. 왜 그러시냐 했더니 항우울약Zoloft의 제네릭인 Sertraline이 hallucination부작용이 있냐고 물어온다. 글쎄, 한 번 찾아 보겠다고하고 찾아보니 그런 부작용이 있긴 하다. 그래서 무슨일이냐 했더니 아버지가 텍사스에 혼자 계시는데 집에서 전혀 안면이 없는 한가족을 보았다고 한다. 엄마, 아빠, 아들, 딸, 이렇게 한가족이 미스 러셀의 아버지집 소파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소름이 쫙 끼치는 일이라 혹시 약 부작용이 아닌가하고 나에게 물어 온거다.Dr. Nash는 1994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수학자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것 보다 평생 hallucination을 달고(?) 살았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이야기는 'Beautiful Mind' 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는데 독특한 그의 스토리에 힘입어 이 영화는 흥행에도 성공하였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천재 수학자인 Dr. Nash의 할루시네이션은 그의 프린스톤 대학원 시절부터 시작되지만 그는 상당히 오랜기간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Dr. Nash는 어느날 미국무성의 요청으로 소련의 암호를 해독한 후 부터 그는 미정부의 비밀요원과 함께 일한다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있지도 않은 암호해독 명령을 존재하지도 않은 비밀요원으로부더 받아 열심히 수행하게 된다.할루시네이션은 스트레스, 우울증등의 감정적 요인, 미스 러셀의 아버지의 경우처럼 약의 부작용, 그리고 노인성 치매인 경우에도 나타난다. 할루시네이션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 꿈을 꾼다고 정의할 수 있는데 할루시네이션 환자는 자기는 확실히 보이는데 주위에선 믿지 않으니 더욱더 병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병이 더욱 심해지면 소위 '미쳤다' '귀신 들렸다' 고 하는 경우가 될 수도 있는데 옛날 동네에서 굿판을 벌리던게 다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미스 러셀은 아버지가 갑자기 고용량의 약물을 복용해서 그 부작용으로 할루시네이션이 일어났을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서히 용량을 올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100mg 고용량으로 갑자기 시작한게 무리였다는 것이다. 약을 중단하니 바로 그 환영이 없어졌다하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미스 러셀의 아버지는 우울증약을 복용할만큼 우울하신게 사실이며 거기다 85세의 고령이시고 아내를 사별하고 가족과 떨어져 혼자사시니 약 부작용이 아니더라도 할루시네이션의 충분한 조건은 두루 갖추었다. 사실 이 점을 미스 러셀도 우려하고 있다. 미스 딜론은 어머니가 치매로 인한 할루시네이션으로 고생하시는데 어머니는 자기의 할루시네이션 상태를 인정하지 않아 미스 딜론은 어머니에게 약을 먹이는게(?) 아주 힘들다고 한다. 치료약 중의 하나인 Zyprexa ODT(Orally Disintegrating Tablet)를 억지로 입에다 넣어주어 스스로 녹게 해 준다고 한다. Dr. Nash도 자기의 병세를 끝까지 부정하다 환영으로 보이는 룸메이트의 조카가 수년이 지나도 자라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결국 자기의 병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약복용을 중단하고 환영으로 보이는 세 존재, 국무성비밀요원, 룸메이트, 룸메이트 조카등과 평생 공존하며 살게된다. 그들은 Dr. Nash가 노벨상을 타는 그 자리에도 나타났다고 한다. 치료약으로는 Zyprexa 외에도 Haloperidol 이 고전적인 약중에 하나이고 Risperidone도 이 병에 처방되는 약이다. 하지만 이런 정신적인 질환은 약보다는 심리치료사와의 꾸준한 상담이 병행되어야 하며 주위사람들, 특히 가족의 헌신적인 도움이 중요하다. Dr. Nash도 결국 아내의 사랑의 힘으로 그 병을 이겨냈고 미스 딜론의 어머니도 딸의 지순한 보살핌으로 별탈없이 지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만큼 좋은 치료약은 세상에 없다.
2013-02-27 1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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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0> Homeopathy
지난 번에 Oscillococcinum이라는 Homeopathy(동종요법) 약물을 약국에서 발견한(?) 이후 이 종류의 약물에 대한 흥미가 더욱 생겨 약국의 진열대를 두루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우리 약국에 의외로 Homeopathy약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기약은 물론이고 진통제, 안약, 귀약, 그리고 소아약과 연고까지 거의 모든 OTC분야에서 Homeopathy약물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중에는 Homeopathy 약물인지 모르고 있던 약물도 많았는데 대표적인게 Cold-EEZE, Zicam등, 감기약으로 판매되는Zinc치료제였다. 이 약물은 Zinc가 reduction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감기등에서 발생하는 히스타민이나 사이토카인 등을 Zinc가 환원시켜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는 비교적 탄탄한 작용기전을 갖고 있었다. Zinc는 금속이므로 그냥 복용하면 독성이 있으므로 Homeopathy방법으로 100배 희석하여 안전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Homeopathy의 기본원칙은 “비슷한 것이 비슷한 것을 치료한다, 즉 like cures like." 로 건강한 사람에게 특정 증상을 야기하는 물질이 환자에서 나타나는 같은(또는 비슷한) 증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Homeopathy는 독일의 Hahnemann박사에 의해 약200년 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Dr. Hahnemann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이는 퀴닌(quinine)을 연구하던 중 약물을 직접 복용해보고 말라리아와 똑같은 증상을 경험하곤 퀴닌이 말라리아에 효과적인 이유가 말라리아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성질에 의한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 이후 6년동안, 당시에 널리 쓰이고 있던 약물들을 똑같은 방법으로 본인과 그의 가족을 대상으로 실험해 본 결과 그는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약물들을 과용량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독성을 경험한Dr. Hahnemann은 어떤 약물의 특정 증상을 유발하는 최소용량을 찾아내기 위해 약물들을 증류수로 희석하여 사용해 보았다. 그 결과, 오히려 희석배수가 증가할수록 이러한 증상유발이 더 잘되면서도, 약물을 중단하면 유발된 증상이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Homeopathy의 두번째 원칙은 Dilution이다. 최소 10배 희석(Arnicare, 근육통연고) 부터 최대 100200배 (Oscillococcinum)까지 희석하여 미량 혹은 약물의 흔적만 남겨 약물의 효과를 증진시킨다고 한다. Oscillococcinum의 희석용량은 심지어 분자 한 개의 용량에도 해당되지 않는 용량인데 과학적으로 이 약물이 어떻게 효과를 일으키는지 정말 많은 의심이 간다.
이렇게 전혀 Scientific하지 않은 Homeopathy지만 동종요법 약물은 미국에서만 한 해 4억달러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네델란드와 영국에서만General doctor중 40% 이상이Homeopathy doctor라고 한다. 또한 인도에는Homeopathy 학교만 100개가 넘는다고 하고 미국에도Homeopathy medical school이 있다.
Homeopathy약물들은 1938년에 그 자신이 Homeopathy의사이며 상원의원이었던 Dr. Copeland에 의해 법제화되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팔릴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법에 의하면 Homeopathy 약물들은 FDA등록을 위해 약효자료나 독성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없다고한다.Homeopathy약물들은 보통 수백배 희석하여 Active ingredient가 거의 없으므로 당연히 비교적 안전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아용Homeopathy약물들이 많이 나와있다. 감기약부터 배탈약, 연고까지 다양하다. 사실 두살 아래 베이비에게 별다른 약이 없는 현실에서 Homeopathy 약물들은 약사들의 고민을 많이 해결해 주는 약물이다. Homeopathy약물은 약효는 몰라도 희석배율만큼 확실히 독성은 없을듯 하므로 안심하고(?) 엄마들에게 추천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Homeopathy약물중에 유명한 것은 앞에 설명한 Zinc치료제 말고도 Arnicare라는 근육통연고가 있다. Arnicare는 Arnica montana 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extract를 겨우(?) 10배 희석하여 만든 제품으로 유럽과 남미출신 이민자들에게 인기있는 제품이다. 이 인기있는 두Homeopathy약물의 희석배율이 100배(Zinc), 10배(Arnicare) 로 다른Homeopathy약물에 비해 적다는 것이 흥미롭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예방 백신도 질병을 미리 앓게 하여 면역을 얻게하는 Homeopathy같은 개념이고 방사성 암치료도 암을 유발하는 방사선을 이용하여 역으로 암을 치료하는Homeopathy와 유사한 개념이다. 동양의 한방도 Scientific한 잣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체의 치료철학이 있듯이 다소 Scientific하지 않은 Homeopathy 도 한방과 같은 대체요법중의 하나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2013-02-06 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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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9> 오실로콕시넘(Oscillococcinum)
미국이 독감비상으로 난리가 났다. 벌써 사망자수가 40명을 넘어섰고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독감으로 고생하고 있다. 질병 관리 본부(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는 보통 1-2월에 피크가 오는 독감이 올해는 12월 부터 시작하였고 이번 독감 증상이 그 전 보다 더욱 심하다고 하면서 늦게라도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독감 주사 공급량이 엄청나게 딸린다. 현재는 약국에 재고가 전혀 없다. 약국에서는 작년말 까지 백신 접종이 어느정도 완료 되었다고 보고 공급을 줄이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 백신 사태가 벌어졌다.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나갔고 하루는 무려 50여명이나 접종했다. 그 후로는 하루 40여통의 전화문의로 일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독감 백신 있느냐, 언제 들어 오느냐, 다른 약국에 있는지 모르느냐? 등등 하루 종일 문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독감이 걸리면 거의 유일한 독감 치료제인 Tamiflu를 처방한다. 걸린 사람은 하루에 두 번 5일간, 예방으로 주위 가족들에겐 하루에 한 번 열흘간 투여한다. 워낙 비싼약이라 비보험가로 10알에 130달러정도하는데, 보험이 있으면 각자의 보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35달러에서 최대 85달러의 copay를 지불한다.
감기 독감을 그렇게 심한 병이라 생각안하고 그 전에도 Tamiflu 같은 약 없이도 회복된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보험이 없거나 코페이가 높은 분들은 이렇게 비싼약의 구입을 꺼려하게 된다. 가족 까지 포함하면 2-300달러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대체 수단을 찾게 되는데 그 중에 오실로콕시넘이란 Homeopahthy약물이 있다.
오실로콕시넘은 프랑스에서 개발한 약물로 독감증상 초기에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계 주민이 많은 우리 약국에서는 비교적 잘나가는 제품이다. 자료에 보면 2008년에만 1500억 매출을 올렸다. 이 오실로콕시넘이란 약물이 우리 약국에 있고 가끔 사람들이 복용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실 무슨 약인지는 잘 몰랐었다. 이번에 독감이 유행하면서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조금 늘길래 관심을 가지고 보았더니 과학적으로 보았을 땐 이 약은 정말 이상한(?) 약이었다.
이 약은 오리의 간과 심장 추출물을 1:100의 비율로 200번 물로 희석한 후 물에 약물의 흔적(?)을 남겨서 그 약물에 의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근거는 1925년에 프랑스인인 Roy 박사가 스패니쉬 독감을 연구하던 중 독감 환자에게서 occilo shape한 박테리아를 발견하였고 이것이 독감의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는데서 시작한다. 그 후 Roy 박사는 그와 비슷한 박테리아를 가진 동물들을 조사했는데 오리의 간과 심장에서 비슷한 유형의 ocilloshape한 박테리아를 발견하였고 그래서 이 오리의 간과 심장을 추출물로 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위 Homeopahthy란 ‘동종요법’ 이란 말로 질병과 같은 원인을 환자에게 제공하여 오리지날 질병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오실로콕시넘은 독감의 원인인 오실로 박테리움의 흔적(?)을 환자에게 투여해서 오리지날 독감을 치료한다는 개념인데 따지고 보면 예방 백신이랑 개념은 비슷하나 과학적인 근거는 너무 부족한듯 싶다. 더구나 오실로콕시넘은 근거가 더더욱 빈약하다. 그 때 당시 현미경기술로는 바이러스를 관찰할 수 없었기 때문에 Roy 박사가 1925년에 현미경으로 본 것은 독감의 원인인 바이러스가 아니라 박테리아였기 때문이다.
이 약은 부작용도 없고 약물상호작용도 없는 안전한 약이라고 광고한다. 제조사인 보이론사의 담당자는 그 이유가 "Of course it is safe. There's nothing in it." 이라고 뻔뻔하게(?) 얘기한다. 그럼 효과는? 오실로콕시넘은 6개들이 한 박스가 17달러 정도 하니까 매출액으로 보면 1년에 약 90만명 정도가 미국에서만 복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 효과가 없으면 그 분들이 이 약을 구입했을리는 없다는 개연성이 있다. 글쎄, 하지만 모두 플라세보 효과? 실제 임상 시험에서도 이 약의 효과는 플라세보 이상의 효과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Homeopahthy라는 과학적으로 보면 좀 황당한 약물들이 과학이 최고로 발달한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2013-01-23 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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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7> St. John’s wort
미스터 오닐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었다. 성격이 워낙 활발하여 무난히 그 아픔을 극복했다고 하는데 그의 아픔을 치유해 준 약중의 하나가 St. John’s wort라는 생약제제였다고 한다. St. John’s wort 는 ‘Natural Prozac’ 이라고 불릴 정도로 minor depression과 anxiety 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약이다. 미스터 오닐은 아일랜드 태생으로 아일랜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St. John’s wort를 차로도 마시고 술로 엑기스를 내서도 마시고 그렇게 즐겨 마신다 한다.
St. John’s wort라는 이름은 성인 세례요한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St. John’s wort는 세례 요한의 생일인 6월 24일 즈음에 꽃이 피고, 말린 꽃과 잎의 알코올 추출액이 세례 요한의 죽음의 상징인 붉은 피와 닮았다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이 약을 먹으면 악귀들을 쫓아낼 수 있고 나쁜 영혼들을 세례 요한의 힘을 빌려 물리칠 수 있었다고 믿어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다고도 한다. 사실 우울증이 나쁜 사기가 외부로부터 들어와 병이 걸린거라 생각하면 세례 요한의 힘으로 내 안에 있는 악마를 몰아낸다는 발상이 전혀 틀리지는 아닐 것이다.
아일랜드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St. John’s wort는 수세기 동안 악마(?)를 몰아내는 세레요한의 힘으로 널리 쓰여져왔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복용하고 있다. 그 이민자들을 따라서 이 약은 미국으로 건너 왔고St. John’s wort는 이 경로를 따라 지금 내 약국의 건강식품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다.
하지만St. John’s wort는 기적의 명약이 아니다.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는 하나 가벼운 우울증에나 효과가 있지, 진짜(?) 우울증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 더구나 우울증 제제는 자살 유혹 등을 비롯하여 부작용이 심해 의사나 약사에 의해 모니터링이 되야하는데 St. John’s wort는 의사의 처방 없이 환자가 임의로 복용하는 건강식품이므로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 또한 St. John’s wort는 광독성(Photosensitivity)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고 여러 약들과 drug interaction도 많은 약물이므로 복용에 특별히 주의를 요하는 약물이다.
이런 이유로 아일랜드에서는 지난 2000년에 St. John’s wort을 처방약으로 지정해서 이 약의 남용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그러자 75,000명에 이르는 아일랜드의St. John’s wort 애호가들은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래서 메일오더나 인터넷등으로 다른 나라에서 구매도 하고 자체 재배, 자체조달하여 복용하기도 했으나 아일랜드 정부가 이것도 막아 버려 결국 아이리쉬들은 처방을 받아St. John’s wort를 복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일랜드에 이어 독일도 이 약을 처방전으로 전환하였고 이제 유럽에서는 거의 모든 나라가 이 약을 처방약으로 전환하였다. 그에 비해 미국에서St. John’s wort 는 ‘건강식품 (dietary supplement)’로 지정되어 처방없이 팔리며 오히려 OTC보다도 덜 규제를 받고 있다.
건강식품 관련 법안은 1994년에 미의회를 통과하였는데 비타민이나 미네랄, 생약제품이 그 주요대상이었다. ‘건강 식품’ 법안은 유타주 상원의원이었던 오린 해치 의원의 주도로 통과되었는데 유타주에는 건강식품 관련 회사가 유난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유타주는 건강식품 산업이 주의 주요 소득원으로 알려져있다.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라 식품으로 분류되므로 건강식품 등록은 매우 쉽다. 약효자료는 당연히 면제가 되고 안전성자료도 약물과 같은 독성시험이나 임상시험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관련 자료로만 대체될 뿐이다.
이렇게 건강식품은 OTC보다도 덜 제제받음에도 불구하고 법안에 의하면 건강식품은 사람이 죽거나 하는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FDA에서도 제제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제껏 오직 한 제품, 마황(ephedra)만이 볼티모어 오리올즈의 투수가 복용 후 사망함으로써 시장에서 퇴출되었을 뿐이다. 이 약은 그 당시 운동선수들에게 체력을 증진시킨다는 스테로이드같은 효과가 있다고 믿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생약제제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믿고있으나 그 옛날 장희빈이 마시고 죽은 사약도 생약이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2-12-19 1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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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6> 어려운 상담예
미스 윌슨이 약국에 왔다. 그녀는 항상 질문이 많다. 턱관절 뼈가 어긋나 있어 2년전에 수술을 했고 디스크 때문에 1년전 수술을 했다. 통증 때문에 Vicodin을 복용하고 있고 Celebrex도 복용한다. 근육이완제 Skelaxin과 Zanaflex도 복용하고 있는데 이상과 같은 약들의 부작용 때문에 Claritin-D와 Benadryl등을 복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코가 막히는 증상이 계속되고 있고 종아리 등을 보여 주면서 발진이 나 있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귀도 멍멍하다면서 어떻게 해야 좋은지 물어 본다.
사실 미스 윌슨의 질문은 약사에게는 좀 과도한 질문이다. 우리는 약에 대한 전문가지 병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약에 따른 부작용, 우리도 알고 있고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 증상 자체를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몫은 의사의 영역이다. 미스 윌슨은 다양한 약을 수술후에 복용하고 있다. 의사가 수술하고 약들을 처방했다. 자 이제 부작용이 생겼는데 그 부작용을 처리하기 위해 또 약을 처방했다. 그런데 시원하지가 않다.
사실 큰 수술을 했으니 쉽게 완치될 수는 없다. 아마 끝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환자도 알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통증과 불편함에 환자는 답답하다. 그래서 약사인 나에게 물어오는데 약사도 시원찮다. 사실 진단과 처방에 관련된 의사의 영역이라 내가 해줄 말이 많친 않다.
미스 윌슨이 갖고 있는 코막힘, 즉 sinus congestion은 아직도 완전히 접합이 안된 턱 뼈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녀 말대로 Claritin-D를 하루에 두 번 먹어도 효과가 없다니 그럼 클라리틴 디를 중단하고 수다페드를 최고 용량으로 하루에 한 번 만 드시라고 추천하였다. 귀가 멍멍해 귀약을 써야 되냐고 하는데 내 생각엔 모든게 다 sinus congestion 때문이니까 그냥 수다페드만 드시라고 권했다. 약사로서 드릴 최선의 대답이다.
40정도 먹은 중년의 흑인여자가 남루한 차림으로 약국에 왔다.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주위엔 아무도 없는데도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한다. 자기는 췌장암 환자인데…, 자기가 췌장암 환자라는 사실을 남들이 안들었으면 하는 바램일거다.
시꺼먼 얼굴이 더욱 꺼매 보인다. 마약인 Oxycodone 과 Tyrenol 복합제인 Percocet를 그동안 진통제로 먹어 왔는데 더는 안 듣는단다. 다른 진통제가 없냐고 물어본다. 약국에 와서 물어볼 말은 아닌데. 있다한들 처방전 없이 내가 줄 수 있나? 그리고 새로운 췌장암약은 아작 안 나왔냐고 묻는다. 나왔어도 대부분 주사약이라 했더니 주사약은 싫단다. 주사맞는게 무섭단다. 여태껏 오죽 많이 맞았을까? 그러더니 항구토제로는 새로운게 없냐고 묻는다. Compazine에는 알러지가 있고 Phenergan은 조금 듣는 듯한데 Zofran은 안 듣는단다. Zofran이 그래도 최근에 나온약인데 안 듣는다니.., 그래도 싼 약 Phenergan이 들으니 다행이다. 하지만 자주 먹어서 안 좋단다. 이 약은 하루 3-4 번은 먹어야 되니까. 이런 저런 얘기 한참 늘어 놓더니 처방전을 불쑥 내 놓는다. 또 다른 마약 진통제인 Hydromorphone 처방전이다. 다른약 처방 받아놓고 괜히 여태껏 딴청, 많이 불쌍하긴 하지만 약값, 병원비 걱정은 많이 안 할듯하다. 저소득층으로 메디케이드 환자니까 웬만한 약은 공짜, Hydromorphone도 30알에 1달러 밖에 안 나왔다.
그러니까 지난 번 다른 약국에 갔을 때 일이 생각난다. 그 환자도 흑인 아줌마였는데 식도암 환자였다. 많이 힘들여 보였다. 암도 꽤 진행된듯하였다. 목부분이 많이 부어올랐고 자기는 약을 삼킬 수 없다고 한다. 중기암환자니까 면역력이 떨어져 곰팡이감염이 된 것 같다. Diflucan물약 처방을 가져왔는데 보험회사에서 의사의 사전허가(pre-authorization)가 필요하다고 나왔다. Diflucan은 주로 1알 처방으로 끝내는 곰팡이 치료 정제다. 한알로 3-4일 약효가 지속된다. 정제는 당연히 쉽게 보험 처리가 될텐데 물약이라 보험처리가 쉽게 안되었다. 보험적용을 받을려면 의사가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이 환자는 이 약이 꼭 필요하므로 보험적용해달라고 요구해야한다 (Pri-Authorization). 환자는 약이 오늘 필요한데 이 환자도 메디케이드 환자라 1달러내지는 공짜일텐데. 보험적용이 안되니 50달러 정도 나왔다. 그날은 금요일 저녁이라 최소한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니, 그리고 사실 자주 쓰는 약도 아니라 약도 약국에 없었다. 참, 난감한 상황. 그 흑인여자의 애처러운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직 살아있을까? 왜 항상 돈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이 아플까? 당연하지만 서글픈 현실이다.
2012-12-05 0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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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5> Compounding Pharmacy
미스 렉스가 처방전을 가져 왔는데 compounding 처방전이었다. 내용을 보니 Hydroquinone과 콜타르를 Triamcinolone 크림에 섞어서 주라는 건데 얼굴에 있는 검은 반점, 주근깨, 기미등을 제거하기 위한 처방이다. 바쁜 시간이고 조제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다음날 오라고 하였다. 아무리 간단한 컴파운딩이라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니 대부분의 컴파운딩 조제는 다음날로 약속을 잡는다. 저녁에는 좀 한가하니까 그때 만들어서 다음날 넘겨준다. 매우 간단한 컴파운딩, 예를들면 Magic Mouth Wash같은 것은 경우에 따라 바로 해 줄 수도 있다. 매직 마우스 워시는 말 그대로 마우스 워시인데 치과에서 처방전이 많이 나오고 입안에 구내염 Canker sore가 있는 환자들에게 많은 의사들이 처방한다. 효과가 매우 좋아 ‘Magic’ 이란 접두어가 붙었다.
Magic Mouth Wash는 의사마다 약간식 조제 성분이 다른데 대체적으로 Lidocaine과 Benadryl액 , Antiacid liquid를 1:1:1로 섞는 걸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Nystatin 을 첨부하기도 하고 Dexamethazone액을 첨부하기도 한다. Magic Mouth Wash는 처방이 꽤 많이 나오는 편이므로 작년 부터인가 상품화 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상품화 된 것은 보험 처리도 잘 되지않고 성분도 다양하지 않아 많은 처방은 아직도 약사가 직접 조제하고 있다. 그리고 아기들 Acid reflux를 막기 위한 Prevacid suspension 컴파운딩 처방도 가끔 나온다. 요즘 나오는 컴파운딩 처방전은 대부분 피부과 약이지만 아직 제약회사에서 대량생산 되지 않던 1950년대에는 대부분의 약은 약사가 직접 조제하였다한다. 제약회사가 의약품을 대량생산을 하기 전에는 컴파운딩이 약사의 주업무였던 것이다.
컴파운딩이 조금 어렵거나 특수 장비가 필요한 경우, 구하기 힘든성분등이 들어간 경우, 또는 정제나 캡슐에 들어있는 Inactive substance 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경우 등에는 이웃에 있는 Compounding Specialty Pharmacy에 환자와 처방전을 보낸다. 우리 약국 근처 Compounding Pharmacy는 이런 주변 약국에서 의뢰하는 컴파운딩 처방들을 처리하는데 "We make an individual product for an individual patient," 라고 광고하고 있다. 전문화된 컴파운딩 약국은 주사제 조제, 항암제 조제등, 보다 전문적인 영역을 담당하거나 이번에 뇌수막염 사건이 터진 New England Compounding Center (NECC)처럼 주사제를 대량 조제하는 컴파운딩 약국이 있다.
NECC 에서는 Back pain에 쓰이는 Methyprednisolone 주사약을 무려 17,677 바이알을 조제해서 23 개주에 공급하였고 오염된 주사약을 투여 받은 환자들중 31명이 뇌수막염으로 사망하고 투여된 주사제 바이알에서 곰팡이오염이 확인되었다한다. 심지어 눈으로 곰팡이가 보였다고 할 정도이니 정말 경악할 일이다.
컴파운딩 약국도 약국이라 주사제를 만들려면 처방전이 필요할텐데 이런식으로 대량생산해서 전국으로 공급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아마 각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전을 마치 주문서처럼 발행했을 듯 싶다. 물론 주사제를 제조(?)하려면 멸균 시설등 관련 시설과 장비가 갖춰져 있겠지만 이게 잘 관리 감독이 안되었기에 이번 사고가 터졌다. 이 NECC는 FDA에서도 주목하여 계속 경고를 준 거로 알고 있다. 하지만 NECC는 컴파운딩 약국으로 등록 자체가 약국으로 되어 있어FDA가 주관하는 제약회사에 준하는 감독은 받지 않고 일반 약국에 준하는 감독을 받아왔다. 즉 NECC는 FDA 감독이 아니라 메사추세츠 주 Board of pharmacy 의 감독하에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사실Board of pharmacy 에서의 감독이란 1년에 한 번 정도 현장에 나와 저장된 파일 문서 정도만 점검하고는 끝이다. 그래도 그 정도라도 잘 점검 했다면 그래서 멸균 기록이나 자체 위생 점검 기록등이 잘 되어 있는지만 체크했어도 대형사고는 막을 수 있었겠지만 만일 그걸 NECC측에서 허위로 작성했다면 사건 발생을 막을 방법은 애초에 없었다.
31명의 사망자와 더불어 이번 사건으로 무려 424명이 뇌수막염을 앓았다한다. 미국과 같이 위생을 중요시 하고 감독을 철저히 하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아무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FDA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되므로 NECC는 싸게 단가를 매길 수 있었던 거고 그래서 병원등이 NECC제품을 선호했을 것이다. 결국 싼게 비지떡이란 건데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에는 절대로 이런 말이 쓰여서는 안될 것이다.
2012-11-21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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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4> 에스파뇰 공부 좀 해볼까요?
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청년이 처방전을 들고 왔다. 이름을 보니 라스트네임이 라미레즈, 역시 히스패닉이었다. 그런데 퍼스트네임을 보니 Jesus였다. 아, 예수님, 그래서 You have a good name, 지저스! 했더니 지저스가 아니고 헤수스란다. 오잉?
메릴랜드에 있는 바이오텍 회사에 다니면서 독성실험 건으로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간 일이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버클리 앞에 있는 독성 실험 연구소 였는데 거기 책임자는 멕시칸이었다. 같이 간 동료 말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호모 동네에 사는 거로 보아 동성연애자인듯 하다고 했는데 정말 말투가 좀 여성스러웠긴 했다. 이름이 Jorge 여서 내가 아, 죠지라고 했더니 거기 있던 안내 아가씨가 죠지가 아니라 호헤라고 정정해 주었다. 뭐 호헤? 그 아가씨 왈, 에스파뇰에선 J는 H로 발음이 되고 G도 H 비슷하게 발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 바로 밑의 도시 San Jose도 산조세가 아니라 산호세로 발음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영수, 철수 처럼 흔한 호세, 바로 그 호세이다. 영어도 힘든데 이 놈의 나라 스패니쉬 피플이 점점 많아지니 나같은 외국인도 살아가려면 최소한 기초 발음 정도는 알고 지내야 한다. 그래서 Jesus도 헤수스.캘리포니아는 원래 멕시코 영토였던 것을 미국이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뺏어왔으므로 멕시칸들이 상당히 많이 살고 있다. 지명이름도 San Francisco 를 비롯하여 San Jose, San Diego등 가톨릭 성인들의 이름을 딴 것이 많다. 거리 이정표도 대부분 영어와 스패니쉬가 같이 병기되어 있다.California tortilla 라는 멕시칸 레스토랑 체인점이 있는데 tortilla 라는 멕시칸 음식을 파는 곳이다 . 우리 동네에도 이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애들한테 캘리포니아 토칠라 가서 점심 먹자 하면 애들이 아빠 또 발음이 틀렸다 한다. 토칠라가 아니라 토티야란다. 왜냐하면 스패니쉬에서 LL은 Y 로 발음이 되기 때문이라는데 나에겐 아직 어렵다. 아이들 생일날엔 Piñata 를 만들어 생일을 축하해 주는게 멕시칸 전통이다. 하지만 언제 부턴가 이 풍습은 멕시칸뿐 아니라 미국의 많은 집에서 아이들 생일을 축하해 주는 행사중 하나로 지내오고 있다. Pinata 는 종이로 예쁜 인형을 만든 다음에 그 안에 사탕을 가득 채워 생일인 아이가 두들겨 패서(?) 인형이 깨지면 초대된 아이들이 사탕을 집어 가져 나눠 가지는 풍속이다. 한국에서 운동회날 하는 박터트리기와 비슷한 형식인데 생일인 아이를 축하해 박수를 치긴 하지만 볼 때 마다 느끼는 건 예쁜 곰, 토끼, 천사를 두들겨 패는 것 같아 보기 안 좋을 때도 많다. 못 생긴 대왕쥐나 괴물 같은 걸 만들어 두고 두들겨 패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냥 동물 모양 비스켓을 아이들이 깨물어 먹듯이 예쁜 인형을 패서 먹는 것이라고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는데 어쨋든 이런식으로 멕시칸 음식이나 풍습등이 미국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인종적으로 히스패닉은 당뇨병 환자가 다른 인종, 특히 백인들 보다 두 배나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스트로크가 일어나는 평균 나이가 보통 평균 67세라 하는데 백인의 그것이 80세라하니 상당히 이른 편이다. 이러한 당뇨병과 스트로크 확률이 높기 때문에 히스패닉 들은 그와 관련되어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도 백인 보다 2 배나 높고 특히 간암 확률은 인종상 아시안 혈통이 섞여 있어 이 또한 훨씬 높다고 한다.멕시코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의약분업이 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몇몇 나라를 제외하곤 약사제도 자체가 없다. 그래서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는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은 약국에 와서 항생제나 고혈압약들을 자기 나라 습관대로 나한테 달라고 하는데 약을 받기위해 의사에게 가서 처방전을 받아 오라 하면 매우 불편하고 어색해 한다. 그리고 사실 그 비용도 만만치않으니. 그들말로는 자기네들 병원은 비싸지 않은데 약값은 무척 비싸다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약을 수입하기 때문이라는데. 하지만 성인병이 유난히 많은 그들의 인종 특성상 어느 나라보다도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은 서둘러 의약분업을 현실화 시켜 그들 국민의 질병을 제대로 컨트롤해야 할 듯 싶다.
2012-11-07 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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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3> 와인 한 잔 괜찮겠죠?
미스 터 콜이 항생제 Levaquin 처방전을 가지고 왔다. 감기가 심해져 호흡기 감염이 온 것 같은데 증세가 약간은 심한 듯하다. 보통은 페니실린이나 아목시실린, 또는 Augmentin정도를 처방하는데 물론 의사마다 선호하는 약이 다르긴 하지만 레바퀸 정도면 미스터 콜의 상태가 아목시실린 증세보다 심한 건 틀림없다. 그런데 이 아픈 사람이 픽업을 하면서 와인을 한잔 해도 되냐고 물어본다. 하하, 물론 안되지요. Definitely, no alcohol!! 약먹는 5일간은 절대 술 금지입니다. 미안합니다. 실망하는 기색이 완연한 미스터 콜, 아픈 거보다는 술 못먹는게 더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갔다. 사실 레바퀸과 알코올은 약물 상호작용이 전혀 없다. 하지만 약사로서 아픈 사람을 술마시게 놔 둘수는 없는 일이다. 약물상호작용은 없지만 몸이 아픈데 술마셔서 좋을리 없다.한국에서 대학생들은 감기 걸리면 소주에 고추가루 타서 마시면 감기 낫는다고 나도 학생때 실제로 그런 적도 있었다. 낫기는 커녕 더 심해졌던 기억만 있다. 감기 걸려 쇠약해진 몸에 술 마시면 술기운에 잠시 반짝하다 더 나빠지는게 당연한 것, 그걸 젊어서 그랬는지 무식해서 그랬는지 실제로 그걸 실행하다니. 그것도 약대생이….쯧쯧.아프면 술도 안 땡기고 미국사람들은 술도 잘 안 마시는데 미스터 콜은 꽤 애주가인가 보다. 그래도 미스터 콜로선 다행인게 레바퀸이니까 5일만 참으면 되지만 아목시실린이나 오그멘틴이었으면 미스터 콜은 열흘을 참아야만 했다. 보통 이 약들은 열흘치를 처방하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애주가인 미스터 콜로선 좀처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하긴 그래서 의사가 5일치 레바퀸을 처방했는지도 모르겠다. 진짜로 술을 피해야 할 항생제는 Flagyl (제네릭: Metronidazole)이다. 이 약을 복용하면서 술을 마시면 Disulfiram-like syndrom이라는 배가 메스껍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아프고 구토도 유발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Disulfiram은 알콜 중독 치료제로 알콜 중독 치료시 나타나는 증상이, Flagyl을 술과 함께 복용하면 나타나는 것이다. 자몽 (Grapefruit) 주스도 약을 복용하고 있을 때 먹지 말아야할 대표적인 금기 식품 중 하나이다. 이 주스 중에 들어 있는Furanocoumarin계 성분이 간에 있는 약물 분해효소 P450의 isomer, CYP3A4의 작용을 방해하여 복용하고 있는 약의 생체 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칼슘길항제인 Felodipine을 복용하던 고혈압 환자가 자몽주스 한잔에 급격한 저혈압이 발생하여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더구나 항 부정맥약인 Amiodarone 같은 매우 까다로은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절대로 자몽 주스를 마시면 안된다. 자몽주스의 효소 방해작용은 매우 강력하여 보통 주스를 마신 후 24 간 가량 지속되며 섭취 후 48시간은 되야 안심하고 다른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자몽 주스랑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약물은 너무나 많아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힘드니 약을 복용할 때는 자몽주스는 아예 잊고 사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요즘에 발견된 약물 상호작용으로는 고혈압약인 Norvasc (제네릭: Amlodipine)와 콜레스트롤 저하약인 Zocor (제네릭: Simvastatin )의 상호작용을 들 수 있다. 사실 고지혈증 환자가 고혈압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두 약을 동시 복용하게 되는데 노바스크가 조코의 분해 효소를 억제하여 조코의 부작용, 즉 근육통 (Myopathy)의 발생 빈도를 높인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약국에서는 고용량 (40mg, 80mg) 조코를 복용하는 환자는 상호작용이 미미한 Lipitor나 Pravachol로 전환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사전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여성은 페니실린등의 항생제 복용은 피임약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항생제가 장내 유익한 세균까지도 박멸하여 그 세균에 의한 피임약의 정상적인 대사 흐름을 막아 피임약의 체내 농도를 낮추다는 설과 항생제에 의한 설사유발등에 의한 약물 배설 증가, 간에서의 경쟁적 대사방해설등이 있으나 어쨋든 항생제를 복용할 때는 콘돔등의 백업 플랜을 항상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2-10-24 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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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2> 루 게릭 병
요즘 미국 수도 워싱턴 지역 주민들은 신이 났다. 워싱턴 지역 프로야구 팀인 워싱턴 내셔널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워싱턴 지역연고 팀으로는 무려 22년 만의 일이다. 그것도 내셔날 리그 동부지구에서 매년 꼴찌만 하던팀이 이번엔 처음으로 1등을 했다. 워싱턴 주민인 필자도 흐믓하기 그지없다. 내친김에 월드시리즈까지 우승하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 뉴욕 양키스팀에는 루 게릭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그는 17년 동안이나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14년 동안 2,130 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세웠고 12년 연속 3할대 타율과 5번의 40홈런이상 시즌을 기록할 정도로 정교하고 힘있는 타격을 보여준 강타자였다. 하지만 이런 튼튼한 선수가 1939년에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으로 은퇴하였고 2년 뒤인 1941년에 서른 일곱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훗날 이 병은 그의 이름을 따서 ‘루 게릭 병’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게 되었다.
미스터 스노우가 그의 아내 미스 스노우의 처방전을 가져왔는데 약이름을 보니까 Rilutek (riluzole)이라는 약으로 바로 루 게릭 병에 쓰는 약이었다. 사실 이 약은 루게릭약이라고도 할 수 없는 변변치 못한 약이다. 작용기전도 전혀 모르는 이 약 Rilutek은 단지 환자의 근육 경화 증상을 한 2 개월쯤 늦춰준다는 것 뿐인데도 이 것 말고는 다른 약이 전혀 없으니까 모든 루 게릭 환자는 이 약을 복용한다. 이런식으로 제조사 사노피제약은 2002년에만 무려 1억불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루 게릭 병에 걸리면 99%는 3~5년안에 사망한다. 모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면서 결국 호흡 근육까지 마비되어 호흡 곤란이나 그와 관련된 감염으로 사망하게 된다.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잘 관리되면 상당히 오랜기간 생존할 수도 있다.미국에서는 매년5,600명이 ALS로 진단을 받는다. 대략 하루에 15명정도가 불치병 ALS 선고를 받는셈이다. 암이 아무리 무섭다 한들 ALS만 할까? 암이야 조기 발견되면 완치도 가능하고 원인과 증상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여 앞으로도 치료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지만 ALS는 아직 원인도 모르고 당연히 치료약도 없으며 한 번 걸리면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니 ALS환자는 마치 천형을 받는 기분일 것이다.연구자들은 여러가지 원인중에 스트레스, 특히 전쟁 경험 있는 군인들에서 많이 발병이 되고 특히 걸프전쟁에 참전한 미군들 중에 ALS에 걸린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한다. 1950년대에 식품 첨가제로 쓰였던 Cycad nut이라는게 있는데 이것이 신경독성을 일으켜 ALS의 발병원인이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모든게 다 가설일뿐이다.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약을 더불어 쓰는데 근육 경련을 막기위해 Tizanidine이나 Baclofen등 근육 이완제를 복용하기도 하고 더 심한 경련에는 Phenytoin이나 Carbamazepine 등의 항경련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또한 환자들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우므로 항우울제등이 권고 되기도 하며 특히 Pseudobulbar affect라는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울고 갑자기 웃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Nuedexta (Dextromethorphan and Quinidine)라는 약을 복용하게 한다. 미스터 스노우도Rilutek과 더불어 이 처방전을 들고 왔다.병이 진행되면서 음식 섭취가 불가능 해지면 튜브를 이용해 장으로 직접 음식을 투여하기도 하고 말기가 다가오며 호흡이 곤란해지면tracheostomy등의 방법으로 기도에 직접 공기를 주입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방법들은 모두 죽음의 진행을 아주 조금 늦출뿐 결코 막을 순 없는 방법이다. 모든 관련 연구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2012-10-10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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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1> 생노병사
미스 로버츠가 임산부 비타민인 Prenatal Vitamin을 픽업하러 오셨다. 아직 배가 나온 것 같진 않은데 미스 로버츠가 임신을 했나보다. 얼마 전 까지 만 해도 사전 피임약을 매달 복용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임신을 했다. 물어보니 그렇단다.다른 곳 보다도 약국에는 여성분들이 많이 온다. 여성분들이 약을 더 많이 복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엄마들이 남편이나 아이들 건강을 주로 챙기기 때문이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엄마손은 약손이니까. 어쨌든 약국에 오래 있다 보니까 임신 전 부터, 임신 했을때 그리고 출산 후 아이들 약까지 전 과정을 챙기는 엄마들을 많이 보게 된다. 결혼 전에는 피임약을 처방해 가고, 미스 로버츠처럼 결혼 후 임신하면Prenatal Vitamin을 복용하고, 출산 때 특히 제왕절개를 하게 된 경우에는 마약 진통제 Percocet과 Ibuprofen 처방전을 남편이 들고 온다. 그리고 아기를 낳고 나면 몇몇 아이들은 위산역류를 방지하기 위해서 잔탁이나 Prevacid시럽 처방전을 들고 오고 아이가 조금 자라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항생제 처방전을 들고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명이 태어나서 자라나는 광경을 약처방전을 통해서 약국에서 볼 수 있듯이 반대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광경도 약국에서 빈번히 보게된다. 어느 날 미스 호프만이 약국에 들렀다. 평소처럼 그녀 어머니의 약을 픽업하러 왔는가 했더니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녀 어머니의 약을 리턴 할 수 없냐고 물어 왔다. 왜그러냐 했더니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이젠 더 이상 약이 필요없다고 울먹이면서 얘기한다. 사실 약이 한번 약국 밖으로 나가면 일반적으로 그 약은 리턴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약을 다시 다른 환자에게 쓸 수 없기 때문이다. 3개월치 골다공증약 Fosamax의 제네릭과 항우울제 Zoloft의 제네릭을 가져갔었는데 안타깝게도 어머님이 그 사이에 돌아 가셨다 한다. 다행히 골다공증약은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였고 Zoloft 제네릭인 Sertraline은 약값이 비싸지 않으니 문제될 것은 없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환자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리턴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미스 호프만의 어머님의 연세가 많으셔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결국은 돌아가셨다. 그동안 꼬박 꼬박 약 잘 챙겨드시다가 어느 날부터 안 보이신다 했더니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다.노인 분들은 건강해 보이시다가도 갑자기 나빠지시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직접 약을 챙겨 드시다가 어느날 부터 가족이 약을 챙겨 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가족마저 오지 않으면 십중팔구 환자는 돌아가신 경우가 많다. 미스호프만의 어머니가 그런 경우인데 벌써 약국에서 돌아가신 분을 많이 보았다. 이렇게 병으로 돌아가시는 거야 할 수 없지만 한국이 자살율 세계 1위 라고 하니 정말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래도 선진국으로 갈수록 우울증 환자가 많은데 한국도 이제 선진국에 진입하려하니 우울증 환자가 많아진듯하다. 개발 도상국에서는 너무 가난해 정신 없이 살다 보면 우울할 시간도 없다(?). 반면에 선진국에선 먹고는 살지만 한편으로 이혼율 등이 높아가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우울증부터 상대적 박탈감으로 우울한 사람들이 많게 된다.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약을 먹고 우울증을 극복한다. 약국에서 처방 조제되는 약물의 거의 50퍼센트는 항우울제이다. 그만큼 우울한 사람이 많다는 뜻도 되지만 미국사람들이 약을 잘 먹는 다는 뜻도 된다. Prozac을 비롯하여 Zoloft, Cymbalta, Effexor, Wellbutrin, Lexapro 등 우울등 치료제는 소위 블록버스터급 약물이다. 미국사람들도 많이 우울하지만 이렇게 약을 먹고 즐겁게(?) 산다. 내 약국의 새로운 테크니션 제니퍼도 어렸을 때 부모 이혼으로 우울증이 걸렸는데 항우울제Celexa를 복용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우울해도 약을 잘 안 먹는 듯 하다. 약을 안 먹고 대신 술을 마시는 듯한데 술은 일시적일 뿐이다. 그렇다고 매일 술 먹을 수도 없고 또한 술로 우울증이 치료될 수는 더욱 없다. 약국에서 미국 사람들을 보면 항우울제 효과는 꽤 좋은 듯하다. 그러니 한국 사람들아, 우리 제발 약먹고 제발 죽지 말자.
2012-09-19 1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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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10> 제네릭 이야기 (2)
마약 통증치료제 옥시콘틴(Ocycontin)은 최근 Formulation을 바꿨다. 미스 톰슨은 만성 통증에 이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제제는 진통 효과가 떨어져 전에 두 알을 먹던 것을 같은 효과를 보려면 세 알을 복용해야 한다고 한다. 약효야 약을 더 먹으면 되지만 새 제형의 약을 먹으면 어지러워서 도저히 못 살겠다고 호소한다. 자꾸 내게 옛것을 찾아 달라는데 이미 떠나가버린 제품을 구할 수는 없다. 같은 유효 성분,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개인에게 미치는 반응에 차이가 있다.
특히 우리 약국에서 가장 문제 되는 제네릭은 케프라(Keprra)인데 이 약은 항경련제로 발작을 방지하기 위한 약이다. 이 약의 제네릭이 나오면서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제네릭은 틀림없이 FDA에서 허가를 받았으므로 브랜드와 모든 면에서 같아야 하고 최소한 동일한 효과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케프라의 제네릭인 Levetiracetam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우리 약국에는 너무나 많다.
제네릭이 나오면 보험회사는 브랜드 약물의 보험 커버를 확 줄이거나 심지어 중단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반강제로(?) 환자들이 제네릭을 복용하도록 유도한다. 사실 항생제 등 일반 약물의 90% 이상은 제네릭 전환에 전혀 문제를 보이지 않아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환자도, 보험회사도, 약국도 모두 윈윈 게임이 될 수가 있다.
케프라를 복용하던 미스터 앤더슨도 이런 이유로 제네릭 Levetiracetam을 복용하기 시작했지만 그의 아내 미스 앤더슨에 의하면 제네릭으로 바꾼 후 케프라에 의해 잘 조절되었던 발작이 이틀 동안에 4번이나 있었고 그중 한 번은 회사에서, 그리고 한 번은 계단에서 발작이 일어나 큰일 날 뻔했다고 한다, 그래서 미스터 앤더슨은 다시 브랜드 케프라로 컴백했는데 보험이 전혀 커버해 주지 않아 미스터 앤더슨은 한달치로 무려 700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약과 달리 항경련제 제네릭은 항상 이슈가 따라 왔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항경련제는 브랜드에서 제네릭으로의 전환뿐 아니라 제네릭끼리의 전환도 항상 이슈가 되었다. 이런 이유로 항경련 학회에서 실제로 이 주제로 임상 실험을 한 적도 있는데 실험에서는 브랜드에서 제네릭, 제네릭에서 다른 제네릭으로 전환하는 게 통계적으로 같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이후 학회에서는 브랜드건 제네릭이건 한 회사 제품을 꾸준히 쓰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미스 존슨은 항우울제인 셀렉사(celexa)의 제네릭인 citalopram을 복용하고 있는데 그녀에 의하면 특정 회사 제품 Mylan의 제네릭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스터 윌슨은 또 다른 항우울제인 조로프트 (Zoloft)의 제네릭 sertraline을 복용하고 있는데 그는 Greenstone사 제품만 고집한다. 우리 약국에서는 할 수 없이 이 분들을 위해 브랜드도 아니고 특정 회사의 제네릭을 구비하고 있다.
제네릭은FDA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브랜드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으로 허가를 받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항우울제나 통증치료제 같은 약처럼 환자의 필링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약들에는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쳐도 그와 다른 항경련제 같은 경우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연구자들은 아마도 항경련약물의 효과를 보이는 narrow therapeutic range가 이런 현상을 일으켰을 수가 있다고 보지만 환자들은 FDA에서 허가 받은 약과 시판되는 약이 다르다고 제약회사를 의심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경우를 감안할 때 대부분의 제네릭은 의심할 것 없이 브랜드 약물과 동일한 약이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 보듯 단순히 플라시보 같은 것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 제네릭이 있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스 스미스는 그의 아들의 항경련제를 경제적인 이유로 제네릭으로 바꿨지만 발작이 재발하여 다시 브랜드로, 다시 경제적인 이유로 반강제적으로 제네릭으로 바꿨는데 한 두 달 복용하니 이제는 괜찮다고 한다. 그녀에 따르면 그녀의 아들이 이제 제네릭에 적응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브랜드에서 제네릭으로 전환하는데 얼마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과연 그 약을 그 브랜드의 제네릭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2012-09-05 17: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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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09> 식후 30 분
미스터 죤스가 포타지움 보충제인 K-Dur를 픽업하면서 언제 복용하는게 가장 좋은 시간이냐며 물어 온다. 습관대로 식후 30분에 드시라고 하고 보내 놓고 나니 그게 정말 정답인가 궁금해졌다.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니 포타지움은 위장 장애가 심해 음식과 같이 복용하는 걸 권장한다고 되어있었다. 그래서 급 전화를 돌려 미스터 죤스에게 이 약은 위장장애가 심하니 아침 식사후 바로 복용하라고 알려 주었다.보통 약 들은 빈 속에 복용하면 위장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음식을 드신 후 대략 30분정도에 복용하는 게 일반적으로는 가장 좋다. 한국에서 이 단 두마디, 식후 30분으로 복약지도비를 받느냐고 시비를 벌이는 것을 들은 적이 있지만 사실 식후 30 분은 정말 약 먹기 좋은 시간이다.하지만 모든 약이 식후 30분이 가장 좋은 복용시간은 아니다. 예를 들면 위장약, 특히 H2-Antagonist 들인 넥시움 (Nexium)이나 오메프라졸 (Omeprazole)등은 식전 30분에 복용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래야 위장내의 염산 분비를 미리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Thyroid 홀몬인 Synthroid등도 아침 빈속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골다공증 치료약인 포사맥스 (Fosamax)등도 아침 공복에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여야 한다.약을 복용하는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하루에 한 번 먹는 약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같은 시간 복용해야 항상 같은 체내 혈중 농도를 유지해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먹는 약, 저녁에 먹는 약을 구분하는 간단한 법칙이 있는데 약이 우리 몸에 에너지를 주거나 stimulation하면 아침에 복용하고 반면에 약이 suppression 하는 작용이 있으면 저녁에나 잘 때 복용하는게 좋다. 이런 구분으로 Thyroid 홀몬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주는 약이니까 당연히 아침에 복용하고 주의 결핍증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약들인 아데롤 (Adderall)이나 리탈린(Ritalin)등도 stimulation 작용이 있으므로 아침에 복용한다. 항우울증 약들인 프로작 (Prozac)이나 렉사프로 (Lexapro)등도 같은 이유로 아침에 복용하는게 낫다. 소위 말하는 “water pills” 들인 혈압강하 이뇨제들도 아침에 복용하는 게 좋은데 왜냐하면 잦은 소변이 수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막힌데 쓰는 약 수다페드 (Sudafed)는 각성효과가 있으므로 밤에 복용하면 잠을 뒤척일 수 있다. 사실 코가 막혀 잠이 안 와 약을 복용하는 건데 약을 먹으면 잠이 안 온다니 코가 막혀 잠을 못잘건지, 약을 먹고 코로 숨쉬며 날 밤(?) 샐건지 결정은 본인이 해야 되는 아이러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감수성이 틀리므로 이 약을 먹고 코가 뚤려 잘 자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통증치료제나 항경련제등 흥분을 가라앉히는 약물들은 주로 저녁에 복용한다. 근육 이완제 플렉세릴 (Flexeril)도 부작용으로 매우 졸리게 되므로 저녁에 복용하는게 좋다. 하지만 이 약은 통상 하루 세 번 복용하는 약이라 밤에 한 번만 먹게 되진 않는다. 필자도 한 번 이 약을 먹고 근무중 졸려서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저녁에 복용하는게 좋다. Fat 는 밤에 형성되므로 고지혈증 치료약 리피토 (Lipitor)나 크레스토 (Crestor)등 소위 “statin” 약등도 밤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뼈성장도 밤에 이뤄지기 때문에 뼈성장에 필요한 미네랄등도 자기전에 복용하는게 좋다하는데 이론적으로야 그게 맞지만 칼슘이 위장장애가 있으므로 이 약들은 저녁 식사후에 복용하는게 아무래도 더 좋을 듯하다. 지금은 이슬람교의 라마단 기간이다.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은 거의 한 달간 해 뜨는 시간 부터 해 지는 시간까지 약 14시간정도 금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라마단이 끝난 후 위장병으로 약국에 찾아오는 중동이나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을 꽤 보게 되는데 금식을 하며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뜻은 좋지만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을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무슬림들은 하루에 한 알, 해 뜰무렵, 위장 보호를 위해 H2-Antagonist인 잔탁 (Zantac)을 복용하면서 금식을 하면 어떨까?ㅎㅎㅎ
2012-08-22 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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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08> 엉클 톰스 캐빈
미스터 화이트가 본인의 고혈압약을 픽업하러 왔다. 역시 오늘도 하얀 옷을 입고 왔다. 다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흑인들은 하얀색을 좋아한다. 피부색깔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흑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하얀색이다. 흑인 사회의 파티나 교회 모임등에 가면 하얀색 옷을 입은 흑인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흑인들이야말로 진짜(?) 백의 민족인 것이다.
미국에 사는 흑인들은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먼 옛날 본의 아니게 노예로 끌려온 흑인의 후예이고 다른 부류는 비교적 최근 아프리카등 자발적으로 이민온 부류이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들은 우리 아시안이나 다른 나라의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나라에서는 제법 잘 살거나 비교적 우수한 인물들이 이민왔기 때문에 미국에 와서도 대체적으로 잘 적응하는 편이다. 우리 약사들 중의 흑인들도 보면 대부분 아프리카 이민자들이지, 정통(?) 노예 후손인 아프리칸 아메리칸등은 거의 볼 수가 없다. 대부분 나이지리아, 카메룬, 이디오피아 등지에서 온 흑인약사들이 많다. 바로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이런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의 후손이다.
하지만 노예들의 후손인 아프리칸 아메리칸 흑인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긴 힘들다. 사실 이 정통 미국 흑인들은 기본적으로 백인들과의 혼혈이기 때문에 백인들의 몸집과 흑인의 민첩성, 운동신경등이 결합하여 스포츠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프로농구나 미식축구를 보면 거의 90% 이상이 흑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 스타나 영화, 가수등의 분야를 제외하곤 성공한 흑인들을 찾아 보기 힘든데 이러한 이유의 대부분은 그들의 가정 환경 때문이다. 노예해방으로 부터 지금껏 쭈욱 대를 이어온 가난이 아직도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흑인들의 말투와 억양은 매우 특이한데 그것은 조상이 남부에서 노예로 시작하여 그 남부집안 말투가 계속 전해져 오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백인들도 남부에 사는 사람들은 남부 사투리와 억양이 있기 마련인데 유독 흑인들은 북쪽으로 이동해서도 같은 말을 쓰고 비교적 다른 인종과 섞이게 되지 않았으므로 계속 같은 언어를 쓰게된 것이다. 영화 포레스트검프를 보면 남부 시골 출신으로 등장하는 톰행크스도 특유의 남부 억양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흑인 언어는 남부언어로 출발하여 대를 이어오며 그들 특유의 말투가 형성되었다.
흑인들은 안타깝게도 비만환자, 그래서 고혈압 환자가 많다. 사실은 음식에 의한 영향이 큰데 인종별로 통계를 봐도 백인이나 다른 인종보다 흑인의 고혈압 비율이 크게는10% 정도 높다고 보고 되어 있다. 돈이 없기때문에 다른 건강 음식보다는 햄버거등의 패스트푸드를 즐겨먹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 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비만이나 고혈압등은 흑인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이 발견되는데 흑인환자가 유독 많은 것은 그들이 다른 인종보다 더 가난하기 떄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전반적으로 비교적 백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흑인 들만 모여사는 조그만 마을이 있다. 또한 그들만 다니는 작은 교회도 따로 있다. 이 마을은 오래 전에 아마 해방된 노예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후 아직도 그 후손들, 그리고 동네 흑인이 이사가면 다른 흑인이 이사오는 식으로 흑인 들만 모여 살고 있다. 아침에 그 쪽을 지나가다 스쿨 버스를 타려고 흑인 아이들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면 노예해방 이후 거의 150여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믹스가 제대로 안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 동네에서 머지 않은 곳에 남북 전쟁과 노예해방에 영향을 준 스토우부인의 소설주인공, 톰이 살았던 엉클톰스캐빈이 있다. 그 동안 이 캐빈은 개인의 사유지라 일반에게 공개는 커녕 존재자체도 잘 알려지지가 않았는데 얼마전에 시당국이 그 주택을 매입하여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래서 한 번가보니 그 캐빈은 주인집에 살짝 붙어 있는 정말 작은 오두막으로 그 당시의 노예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얀색을 좋아하는 흑인들은 이름도 미스터 화이트처럼 화이트 성을 가진 흑인이 많다. 당연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흑인 중에 블랙이란 성을 가진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랙은 백인의 성이다. 미스터 화이트건, 미스 블랙이건 모든 인종, 모든 사람들이 고혈압이건 당뇨병이건 걱정없이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
2012-08-08 09: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