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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8> 맬서스와 미국 공화당
미스터 해밍턴이 약국에 왔다. 미스터 해밍턴은 나랑 연배가 비슷해 친구처럼 지내는 분이다. 이 분은 고혈압에 콜레스테롤이 높아 해당 약을 상복하고 있다. 평상시와 같이 리필을 요청해 처리하려는데 아뿔사 보험이 만료 되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Mr. Hamington, your insurance has expired. Do you have new one?" "I know. I am now unemployed. I don't have insurance" 미스터 해밍턴은 얼마 전에 실직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보험이 없으니 디스카운트라도 해 달라고 한다. 물론 디스카운트 프로그램으로 디스카운트를 해 주었다. 하지만 보험이 있을 때는 20달러만 내던 약값이 100달러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약값은 병원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만일 큰 병에 걸려 병원이라도 가면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스터 해밍턴은 미국판 전국민 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에 잔뜩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미스터 해밍턴같은 해직자나 차상위 가난한 사람들에게 국가가 제공하는 플랜으로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3,500여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것이다. 국가가 재정 보조를 해 주기 때문에 민간 보험 보다 훨씬 저렴하며, 그래서 오바마케어를 공식적으로는 '감당할 수 있는 보험', 즉 Affordable care Act라고 한다.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다 해고가 되면, 물론 먹고 사는게 가장 큰 문제지만 그동안 회사에서 제공되던 의료보험이 차단되는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먹는 거야 아껴 쓰면서 그 동안 모아둔 것, 실업수당 등으로 연명할 수 있지만 보험에 다시 가입하는데는 너무 큰 돈이 들기 때문이다. 직장 다닐 때와 같은 보험을 유지하려면 매달 1,000달러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벌이가 없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무보험으로 살다가 본인이나 가족이 큰 병이라도 걸리면 파산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이것이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이 갖고 있는 허술한 사회 안전망이다. 미국은 의료비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나라다. 무려 국민 총 생산량의 14%를 퍼부운다. 하지만 의료혜택 순위는 겨우 30위 정도에 머문다. 반면 독일은 국민 총 생산량의 7%를 쓰지만 의료혜택은 세계 최고다. 한국은 국민 총 생산량의 2.5%를 쓰지만 모든 국민이 의료혜택을 공평하게 받고 있다. 이 문제를 오바마가 해결하려는데 연방 정부를 셧다운 시키면서까지 공화당이 계속 딴지를 걸고 있다.18세기 영국에 철학가요 사상가인 맬서스란 사람이 있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그 유명한 '인구론'을 세상에 내 논 사람이다. 그는 "그러므로 사회적 불평등과 하층민의 빈곤은 자연 법칙의 결과이며 이를 개선하려는 어떤 노력도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맬서스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다. "사망률을 낮추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며 그것을 촉진하는 편이 좋을 일이다. 많은 수의 인간을 좁은 가옥에 군집시킴으로써 페스트가 다시 찾아 들게 해야 한다. 특별한 질병의 근절법을 고안함으로써 인류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비롭기는 하지만 생각이 아주 잘못된 사람들을 배척해야 한다."고도 했다. 맬서스의 인구론은 틀렸다. 오늘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았고 식량은 공평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다. 자유이데올로기라는 명분아래 공화당은 '특별한 질병의 근절법(오바마케어)을 고안함으로써 미국시민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오바마)의 생각이 아주 잘못된 사람으로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지금은 18세기가 아니라 21세기이다.
2013-10-23 1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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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7> Anxiety Attack (공황 장애)
인간의 불안을 화폭에 담은 걸작 '절규'로 유명한 스웨덴의 화가 '뭉크', 그는 다섯 살 되던 해 어머니가 결핵으로 사망하고 열네 살 때는 첫째 동생을, 서른 여섯에는 둘째 동생을 잃었다. 화가 자신도 매우 병약한 소년이었고 결핵뿐 아니라 천식, 류마티즘 등도 앓고 있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던지 또 다른 동생 노라는 우울증에 걸려 그녀의 생을 정신 병원에서 마감했다.이러한 배경의 삶을 가진 뭉크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두려움을 안고 살았다.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 여인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질병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텅 빈 공간에 대한 두려움, 사실 그는 발작성 공황을 동반하는 광장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뭉크의 그림들은 바로 이러한 그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Anxiety Attack이 일어 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 금방 죽을 것 같은 느낌이 오면서 급격한 불안과 함께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 정점에 이르며 10~20분 정도 지속되다 사라진다. 어지럼증, 메스꺼움, 땀, 질식감, 손발의 이상감각, 머리가 멍함,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나 잠깐 실신 등과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Anxiety Attack은 대게 첫 발작이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데 딸 친구인 제시카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무서움증이 몰려 오며 심장이 멎을 것 같은 통증으로 거의 실신할 뻔 했다 한다. 심지어는 요실금에 설사도 동반했다고 하니 그 충격을 짐작할 만 하다. 제시카는 그 전 직장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그랬다는데 지금은 약(Klonopin)을 복용하면서 많이 나아 졌다 한다. 조금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이런 공황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약국의 환자들을 봐도 그렇다. 미스터 로버트는 대표적인 Anti Anxiety 약인 Xanax (Alprazolam) 0.5mg을 하루에 10알씩 수년간 복용해 오고 있는데 언제 보아도 고개를 항상 꾸부정하게 숙이고 다니며 매우 조용한 성격으로 보인다. 어쩌다 말할 기회가 생겼는데 본인 말로는Xanax에 습관화가 되서 약을 중단하거니 용량을 줄이면 바로Attack이 와서 약을 끊을 수가 없다 한다.미스터 케네디는 약을 타러 올 때마다 항상 많이 흥분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번에 약을 못 받아 가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이 눈에 보인다. Anxiety Attack이 걱정되서 항상 약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의사에게서 하루 용량으로 Klonopin (Clonazepam) 2mg과 Ativan (Lorazepam) 6mg을 각각 받아 복용하는 걸 발견하고는 매 번 의사와 상담한 후 약을 건네주고 있으니 더욱 걱정이 많다. 하지만 신경 정신약을 너무 고용량을 복용하고 있어 약사로서 주의를 안 기울일 수가 없다. Anxiety Attack은 아니지만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강박증)도 Anxiety disorder 중의 하나이다. 반복적으로 어떤 것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증세인데, 이를테면 가스오븐이 꺼졌는지 20번도 더 넘게 확인하거나, 차가 범프를 통과한 것을 계속 다시 가서 내 차가 사람을 친 게 아닌 가 확인하는 행위, 그리고 그 전 회사에서 선배가 이런 증상을 보였는데, 화장실에서 나와 손이 벗겨질 정도로 반복적으로 씻는 행위 등이 Obsessive-compulsive disorder의 예에 속한다.이러한 Anxiety disorder는 위와 같은 약물로도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공황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해결해 보는게 더 좋은 방법이다. 또는 다른 일에 몰두함으로써 공황 장애를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뭉크가 결국 화가로서 매진하여 위대한 작품들을 남긴 것도 그러한 방법중의 하나가 되겠다.
2013-10-10 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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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6> Good Samaritan Hospital
이번 여름엔 한국에서 친지들이 와서 캐나다로 휴가를 떠났다. 짧은 시간에 여기 저기를 보여드리고 싶어 조금 강행군을 하였는데 그게 시차 적응도 안된 친지들에게는 무리였나 싶다. 여행 코스는 뉴욕을 거쳐 몬트리올, 퀘벡시티, Thousand islands, 나이아가라를 돌아 메릴랜드의 집으로 돌아 오는 코스였는데 대강 계산해 봐도 총 2,000km가 넘는 강행군이었다. 운전자가 여러 명이 있었지만 거리가 거리인 만큼 인솔하는 필자도 힘들긴 했다. 몬트리올은 캐나다에서 토론토 다음으로 큰 도시로 불어를 공용어로 쓰는 퀘벡주에 위치하고 있다. 1976년 올림픽이 열렸으며 레슬링 양정모 선수가 해방 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곳으로 우리에게는 유명한 곳이다. 몬트리올에는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Notre-Dame Basilica라는 오래된 성당이 볼 만하다. 캐나다출신 가수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를 부른 샐린 디옹이 결혼한 곳으로도 알려진 이 성당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예수님과 제자들의 조각이나 성화 등이 무척 아름다웠다. 퀘벡시티의 Old Quebec에 가면 도시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The Château Frontenac castle을 위시한 아름다운 성들을 비롯하여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언덕을 이용한 도시 설계, 세인트 로렌스강과 어울리는 건축물들, 사이사이 아기자기한 가게들, 레스토랑들, 꽃들, 그리도 아름다운 벽화와 어울리는 거리의 악사들의 감미로운 음악 등등, 도시 자체가 예술이었다. 도시의 언덕을 오르내리며 조금 힘이 들었지만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몬트리올과 퀘벡시티가 속해 있는 퀘벡주는 불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어 모든 사람들이 자기들 끼리는 불어만 한다. TV를 보며 우리는 그야말로 그림만 감상할 뿐이었으며 라디오에서는 샹송이 흘러 나와, 사실 그게 더 이국적이긴 했다. 거리의 표지판까지도 불어만으로 되어 있어 '까막눈'인 우리는 길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나라 전체는 영어가 공용어라 최소한 영어, 불어 병용표기라도 할 줄 알았지만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자존심은 유럽의 프랑스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할 수 있어 의사 소통에는 많이 불편하지는 않았다.퀘벡을 떠나 오대호의 하나인 Erie호 끝자락에 위치한 '천 개의 섬 Thousand islands'을 감상하기 위해 미국 Alexandra Bay쪽으로 이동하였는데 무리한 일정을 견디지 못한 친지가 결국 탈이 났다. 약으로 해결될 기미가 안 보여 새벽에 근처 병원 응급실로 급히 모셨는데 다행이 큰 병은 아니라 무사히 나머지 여행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병원은 Good Samaritan Hospital 이라는 병원으로 Watertown이라는 인구 3만 명이 채 안 되는 도시에 위치한 병원치고는 제법 큰 병원이었다. 응급실은 매우 한가했고 우리 외에는 다른 환자는 전혀 없었다. 친지는 약 처방을 받고 그 약을 복용한 후 회복되어 지금은 한국으로 귀국했다. 당연히 의료 보험이 없어 천문학적인 청구서가 날라 올까봐 걱정하였는데 다행이 320달러 정도의 Bill만 나중에 날라왔다. 진찰하고 약 처방전만 준 것 치고는 매우 비싸다고 할 수 있으나 의료보험이 없을 경우에 요금폭탄을 받는 다른 경우에 비교하면 아주 양호한 수준이라 할만하다.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은 돈이 없다고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청구서는 나중에 날라 오므로 병원에선 환자의 건강 상태만 걱정할 뿐 돈 얘기는 하지도 않는다. 친지는 이미 한국으로 떠났고 청구서는 내 손에 있다.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미국병원은 무보험 환자 등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별도의 펀드가 있어 이 건은 안 내도 된다고 한다. 글쎄 그런가? 그래도 고민이다. '착한 사마리아'라면 어떻게 할 지 한 번 물어보고 싶다.
2013-09-25 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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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5> 스포츠 금지약물
예전에 재미동포 위문 공연 이란게 있었다. 가수들이며 코미디언들이 미국에 와서 공연하면서 이국생활에 지친 재미동포들을 위로 해 준다는 공연이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는 그게 뭐 별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내가 막상 미국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 가끔 오는 그런 연예인들이 여간 반가운게 아니다. 그 때 당시는 지금처럼 TV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니 공연의 위문효과는 정말로 컸을 것이다.
연예인뿐 아니라 미국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에도 우리 재미동포들은 크게 위문된다. 추신수의 홈런 한 방에 모든 피로가 싹 가시고 류현진의 승리 소식엔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뿌듯해진다. 추신수와 류현진은 야구를 좋아하는 미국사람들과 오랫동안 얘기할 수 있는 단골 소재이다. 지난 번엔 류현진이 볼티모어 원정을 왔었는데 많은 한인들이 모여 함께 응원을 했었다. 비록 그 경기에서 류현진이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류현진은 이 곳의 한인들을 하나로 모으는 촉매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응원하면서 소리도 질러보고 태극기도 흔들어 대면서 우리는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류현진이 소속된 LA다저스의 타격코치는 왕년의 홈런왕 '빅맥' 맥과이어다. 맥과이어는 1998년에 70개의 홈런을 쳐서 그 전까지의 시즌 최고 홈런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은 2010년에 배리 본즈에 의해 기록이 깨졌지만 그 때 당시는 새미 소사와 홈런 경쟁을 하면서 '빅맥'은 엄청난 인기를 누린 슈퍼스타였다. 그 괴력의 홈런 기록에 모든 이들이 환호하고 찬사를 보냈지만 맥과이어는 나중에 그 당시 약물을 복용했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그는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테스토스테론류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여 힘을 길렀다고 하는데, 비록 그 때 당시에는 메이저리그에 금지약물 규정이 없었다고는 하나 열광하던 팬들에게 뒤늦게 찬물을 끼얹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배리 본즈도 동류의 약물을 복용했다고 하니 운동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유혹인가 보다.
뉴욕 양키즈의 대표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무려 211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Growth hormone을 주입 받았다고 하는데 Growth hormone은 과학적으로 효과에 논란이 있지만 실제 선수들에게는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진 약물이다. 더구나 소변을 이용한 일반 도핑검사에서는 적발 되지 않으므로 많은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보다 Growth hormone을 더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2011년 내셔날리그 MVP수상자인 강타자 라이언 브런도 결국 금지약물 테스토스테론 복용으로 65게임 출장정지를 받았는데 그 당시 MVP 2위였던 류현진 선수의 동료 맷 캠프는 그 점을 매우 아쉬워 하고 있다고 한다.
스테로이드뿐 아니라 빈혈치료제 Erythropoietin도 운동 선수들을 유혹하는 약물이다. 이 약은 혈액 내 적혈구의 양을 증가시켜 빈혈을 치료하는 약물인데 적혈구의 양이 증가하므로 근육에 산소공급을 증가시켜 근육의 피로도를 줄여 줄 수 있다. 이 약의 효과를 크게 본 선수로는 사이클선수 암스트롱이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이클대회인 Tour de France에서 무려 7년간이나 연속 우승했는데 그 우승은 모두 약물 Erythropoietin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 결국 그의 우승은 모두 박탈되었고 사이클 연맹은 그의 이름을 영구 제명하였다.
한국선수들도 도핑에 걸리지 않기 위해 평소에 즐겨(?) 먹던 뱀탕이나 개소주, 한약 등을 경기 전 몇 주부터는 중단하는 게 좋을 듯하다. Growth hormone나 Erythropoietin 등은 뱀탕이나 개소주에서, 그리고 한약에서는 유사 스테로이드 등이 검출되어 논란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2013-09-11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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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4> 고산병 약
브라질 월드컵 축구 예선전이 전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다. 다행히 대한민국도 예선을 통과해 내가 사는 워싱턴에서는 거의 시차 없이 편하게 경기를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월드컵 같은 국제 경기는 버릇이 돼서 그런지 새벽에 봐야 정상(?) 이긴 한데 뭐 이기기만 한다면 새벽이건 밤이건 아무 상관이 없겠다.남미에서도 예선전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데 항상 그랬듯이 볼리비아의 전적이 화제다. 볼리비아는 현재 2승 4무 7패로 9개팀 중 8위이다. 거의 탈락이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전적을 살펴보면 천하무적 홈경기다. 볼리비아는 우루과이에게 원정경기에서 4대 2로 패했지만 홈경기에서는 거꾸로 4대 1로 이겼다. 모든 팀이 홈에서 강하고 원정에서 약하다지만 볼리비아 만큼 그 차이가 큰 팀도 드물다. 볼리비아의 원정경기 전적은 1무 5패에 불과하지만 홈 경기 전적은 2승 4무 2패로 확 달라진다. 더구나 볼리비아는 남미 선수권대회인 코파 아메리카나 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차지했는데 모두 자국에서 개최된 대회였으며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 대회에서는 거의 대부분 예선 탈락했다. 결국 볼리비아 원정만 오면 다른 팀들이 유난히 죽을 쑤거나 아니면 볼리비아 선수들이 펄펄 날아다닌다는 소리다. 왜 그럴까?볼리비아 수도 La Paz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수도이다. 무려 해발 3,000미터가 넘는다 하니 이 도시 사람들은 마치 백두산 정상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고산지대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 선수들은 볼리비아만 가면 숨이 턱턱 막혀 맥을 못추고 반대로 볼리비아 선수들은 쌩쌩 잘 달리니 시합은 하나마나 마찬가지가 되버린다. 월드컵이 볼리비아에서 열리면 아마 볼리비아가 우승컵을 가져갈 지도 모른다. 볼리비아뿐 아니라 안데스 산맥 지역, 즉 옛 잉카제국 지역은 모두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난 번 TV에서 보았는데, 준비 없이 여행 온 출연진들 모두 산소 부족으로 고통스러워했고, 몇몇은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면서 구토를 하거나 탈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한 멤버는 결국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고고학자들에 의하면 잉카인들은 키가 평균 1m 57cm 정도로 작았지만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쉽도록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1.3배 큰 허파를 가지고 있었고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양은 2배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니 그들의 후손인 볼리비아인이 고산지대에서 당연히 잘 뛸 수밖에 없었다. 잉카의 후예가 아닌 고산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약으로 고산병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약이 바로 Diamox(acetazolamide)다.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산소가 부족해져 호흡곤란, 두통, 메스꺼움, 구토 그리고 그에 따르는 피로감이 몰려오게 된다. Diamox는 산소 부족에 의한 혈액내의 산도를 중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Diamox는 부작용으로 이뇨효과가 있으므로 화장실 들락날락 하는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 고산병에는 비아그라도 효과가 있다. 특유의 혈관 확장작용으로 산소 공급을 원활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비아그라는 부담이 있다. Diamox가 비아그라 보다 무려 10배 이상이 싸다. 꽃을 가꾸는 사람들도 비아그라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아주 소량의 비아그라는 꽃을 싱싱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즉, 물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모든 관을 확장시키는데는 역시 비아그라가 최고다.
2013-08-28 1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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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3> Mail Order Pharmacy
미국판 전국민 의료보험인 오바마 케어가 2014년에 시작되면 상황이 많이 달라지겠지만 처방약 보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의약품 값은 큰 부담이다. 미국에서 처방약 값은 무척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만 찾아보면 여러가지 프로그램으로 처방약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우선, 의사에게 제네릭 처방을 부탁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브랜드약 처방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Lipitor를 처방하면서 브랜드약만 쓰라며 DAW(Drug As Written)를 요구하는 의사는 한 사람도 없었다. 다들 Generic Substitution Permitted로 처방을 한다. 고혈압 치료제 Norvasc, 항생제 Cipro처방전도 마찬가지, 약사는 제네릭인 Amlodipine과 Ciprofloxacin로 조제한다. 보험이 없거나 보험이 있어도 co-pay가 높은 환자에게 제네릭이 없는 약이 처방될 경우 약사가 의사와 상의하여 제네릭으로 수정 처방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예를 들면 제네릭이 없던 고혈압 치료제 Diovan 처방의 경우, 약사는 의사와 상의하여 같은 계열인 Cozaar로 처방전을 수정하고 제네릭 Losartan을 환자에게 건네준다. 동일한 효과를 거두면서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슈퍼 약국 Giant는 항생제 제네릭을 5달러에 제공한다고 광고했었는데 월마트 약국은 대부분의 제네릭 처방약을 한 달치 4달러에 제공한다고 한 술 더 뜨고 있다. 월그린과 Rite Aid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우리 약국도 물론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이 있다. 대체로 90일치 제네릭 약물이 15달러 정도로 Cash Price와 비교하면 엄청난 할인이다. 가령 항우울제 제네릭 Prozac 40mg, 90알의 경우 Cash Price는 135달러 정도인데 이 프로그램으로 처리하면 15달러만 내면 된다. 각 회사마다 처방약보험이 없는 사람에 대한 서비스 차원 경쟁의 결과이다.이외에도 각 County 정부는 자신의 거주자들을 위한 처방약 디스카운트 프로그램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Montgomery County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적게는 10%, 많게는 40% 까지 Discount가 된다. 하지만 요즘 경제가 많이 안 좋아 세금이 많이 안 걷혀 그런지 할인율과 할인 대상약이 많이 줄었다.보험이 있는 분들도 보다 싸게 약을 공급받기 위해 Mail Order Pharmacy를 이용한다. 이Mail Order Pharmacy는 대개 보험회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환자가 처방전을 우편으로 보내주면Mail Order Pharmacy가 약을 우편으로 배달해 주는 방법이다. Mail Order Pharmacy를 전국적으로 운영하면서3 달치를 한꺼번에 배달하고Retail Pharmacy 처럼 매장이 있을 필요도 없고 약의 대량구매가 가능하므로Retail Pharmacy보다 약값이 많이 싸다. 단점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배달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가 많은데 간혹 배달 사고도 있지만 대개는 환자가 제때 order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처리시간이 10일 정도 걸리는데 약이 떨어진 것을 보고 나서야 처방전을 보내니 약이 원하는 시간에 도착할 수가 없다. 그럴 경우 환자들은 local 약국에 와서 약 떨어졌다고 징징(?)거리게 되는데 이럴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상복약에 대해서는 3일치 정도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국은 비지니스이기도 하지만 환자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공공의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13-08-14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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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2> 불로장생약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불로장생약을 찾으러 다녔다. 삶이 유한한 인간이 영생을 누리고자 하는 것은 헛된 꿈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늙지 않고, 죽지않는 소망이 이뤄지길 바랬다. 그렇게 해서 찾은 것 중에 산삼, 녹용 등이 있었고 이 약들은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지만 인간들이 그토록 원하던 영생을 보장하는 불로장생약은 아니었다.역사상 불로장생약을 가장 열정적으로 찾았던 사람은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중국대륙을 통일하고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를 세워 춘추전국시대 5백년의 대혼란을 마감한 인물이다. 진시황은 목숨을 걸고 싸워 만든 거대한 제국이 만세를 이어 나가는 것을 영원히 누리고자 불로장생약의 비방을 구하고자 하였다. 좋다는 약을 이것저것 먹어보고 효험이 있으면 상을 주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방을 들고 온 사람을 죽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황제는 5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죽었는데 수은중독 또는 약화사고로 죽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불로장생의 헛된 꿈이 오히려 조기단명을 초래한 어리석은 경우이다. 현존하는 모든 치료제들은 일종의 불로장생약이라고 할 수 있다. Norvasc같은 고혈얍약은 그대로 놔두면 고혈압으로 인해 일찍 죽을 수 있는 생명을 최소한 10년 이상 연장해 주었고 Lipitor같은 콜레스테롤 저하제는 동맥경화로 인한 사망을 막아주어 어림잡아 20년 이상의 생명 연장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은 당뇨병 환자의 생명을 아마30년 이상은 연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진시황 등이 바라던 불로장생약은 이런 약들은 아닐 것이다. 그가 원했던 약은 골골거리며(?) 생명을 오래 유지시키는 이런 약들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젊음의 힘이 그대로 유지되게 하는 약, 즉 강력한 성기능을 유지시키고, 젊었을 때의 근육의 힘이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게 하는 약 , 그런 늙지 않는, 불로약을 원했던 것이다. 여자들이 폐경이 오면서 자연스레 생식능력을 잃어버리듯 남자들도 나이가 들면 자연히 생식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50살이 넘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매년 1%씩 감소한다고 하는데 그에 따라 성욕, 발기능력, 근육의 힘 등, 남성성을 대표하는 것들이 조금씩 사그러 들게 된다. 소위 '고개숙인 남자' 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진시황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됐다.줄어든 테스토스테론을 밖에서 주입하면 사그러드는 정력을 되돌릴 수도 있다. 한달에 한 번 정도 주사제 (Testosterone injection)로 주입하거나 패치 (Androderm), 젤 (Androgel, Axiron)등으로 피부로 주입하여 효과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층으로 접어들면서 관련약들은 이미 블록버스터의 반열에 올랐다. Androgel은 매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새로 나온 Axiron도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제제 전체 매출은 무려 17억 달러에 달한다.하지만 자연의 흐름을 거역하면 그만한 대가가 있는 법, 테스토스테론 제제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테스토스테론 제제의 과용으로 전립선암의 위험인자가 높아지며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여 심장병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거기다 더 무서운 건 자다가 호흡중단(sleep apnea)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진시황이 불로장생약을 얻고 싶었다면 여기저기서 비방을 구할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에게 명령하여 타임머신을 개발했어야 했다(?). 그가 우리 약국에 왔다면 Viagra, Cialis랑, Androgel 등 그가 원하던 불로초(?)들을 한 바구니 쓸어 담아 갔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가 죽은 지 2000년도 더 지난 지금, 진시황, 그 이름 역사에 길이 남았으니 이만하면 그도 영생을 누린거와 다름이 없지 않겠는가?
2013-07-30 1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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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1> Same Sex Marriage
어느 날 약국에 건장한 청년이 왔다. "May I help you?" 했더니 "I am here to pick up the prescription for my husband." 라고 한다. 뭐? Husband? 우리 약국에 게이 커플이 꽤 있지만 서로 미스터 스미쓰, 로버트 이런식으로 이름을 부르거나 My partner정도로만 부르지 Husband 라고 부르는 건 처음 들었다. 헛, 그럼 이 청년이 Wife네? 청년이 자신의 남편(?)의 약을 픽업하고 갈 때까지 머리가 계속 멍해 있었다. 미국 대법원의 판결로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동성결혼은 이제 미국 전역에서 합법화가 되었다. 결혼에 대한 정의도 남자와 여자가 결합하여 가정을 이룬다에서 남녀가 아닌 그냥 결합만 남게 되었다. 결혼하면 남녀간에 성관계에 의해 아이를 갖게 되는데 이 명제도 이제 조금 수정되어야 한다. 하긴 아이야 입양할 수도 있고 인공 수정도 가능하니까 same sex couple 이라고 아이를 못 가질리는 없다. 미국같이 교회의 세력이 막강한 곳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이 내려진 건 일단 놀라운 일이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프카니스탄, 이라크를 침공하던 부시 대통령 시절보다 지금 미국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미국은 건국부터 근본적으로 기독교 국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독교정신과 더불어 미국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큰 축은 Equal opportunity, 즉 차별방지(Prohibiting Discrimination)인데 이 정신이 이번 결정을 이루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모든 인간은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구를 상기시켜주는 결정이라고나 할까. 얼굴도 서로 몰랐던 동성동본의 결혼도 크게 문제가 되는 대한민국에선 꿈에서도 상상 못할 일이다. 얼마 전에 동성결혼한 김조광수 영화감독이 많이 부러워할 일이다. 사실 이번 대법원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메릴랜드에선 이미 동성결혼이 작년에 투표로서 합법화가 되었다. 나도 투표에 참여하여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동성결혼 그 자체를 옹호하기 보다는 그 들을 차별하지 말자는 뜻이 더 강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같은 의견이라 이 안은 메릴랜드에선 쉽게 통과 되었다.이번 결정으로 동성결혼자들은 이성 결혼자들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여러 가지 혜택을 받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은 배우자 세금공제 등 세제혜택, 직장에서 배우자 경조사 혜택 등이며 특히 의료보험에서도 각각 따로 들던 보험을 이제는 family plan으로 보다 싸게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약국에서도 이제부턴 같은 보험을 사용하는 gay couple등을 쉽게 볼 전망이다. 우리약국에는 gay couple도 몇 쌍 있지만 Jennifer라는 트랜스젠더도 한 명 있다. 약을 픽업할 때 운전 면허증에 여자이름에 여자사진이 붙어 있어 알게 되었는데 사진으로 보면 여자였을 때 아주 예뻤었기에 남자로 전환한 지금도 꽃미남이다. 그 예쁜 얼굴을 가진 아가씨가 무슨 사연이 있길래 남자로 변신을 했을까 궁금하다. 이 아가씨(?) 성전환상태를 유지하려고 남성호르몬 주사를 계속 주입하고 있다. 우리 약국에서 한 달에 한 번씩 Testosterone 주사약을 타가는데 트랜스젠더에게 꼭 필요한 이 약이 얄밉게도 보험이 커버해 주지 않는다. 법적으로 여자이니 여자에게 남성호르몬 주사는 맞지 않는 처방이란 이유이다. 한 달에 150달러 정도 하는데 뭐, 참을 수 있는 가격이지만 동성결혼 허용처럼 트랜스젠더들에게도 조만간 같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2013-07-17 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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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0> 미국은 지금 소송중
약국이 끝나갈 늦은 밤에 전화가 울린다. 자기가 지금 출발하면서 팩스로 처방전을 보낼테니 약국에 도착하면 약을 픽업할 수 있도록 해달란다. Ma'am, unfortunately, we don't accept the prescription by fax. 의사는 약국에 팩스로 처방전을 보낼 수 있지만 환자가 보내는 처방전은 팩스로 받지 않는다. 중복 해서 약을 여러 약국에서 받아갈 수도 있고 처방전에 대한 혼선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자, 이 아줌마 대뜸 한다는 소리가, 네 이름이 뭐냐, 너 딱 걸렸다. 내가 변호사인데 알아보고 네가 틀리면 책임질 준비하라고 협박이다. 그래, 알아서 하슈, 하고 전화를 끊었다. 미국은 소송의 나라이다. 2007년에 미국에 등록된 변호사 수가 115만 명이라고 한다. 의사가 56만, 약사가 29만이라고 하는데,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숫자이다. 그 많은 변호사가 잘 먹고 잘 살려면 소송을 많이 걸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에선 조그마한 일에도 소송이 걸리고 변호사들도 광고를 통해 소송하라고 사람들을 부추키고 있다. 심지어 케이블 TV에선 의약품 부작용 광고 소송 원고 모집이 넘쳐나고 있다. 신약이 발매 되기만 하면 그 약에 대해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들을 모아 제약회사에 소송을 하는 것이다. 사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소송에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피임약 Yaz와 우울증약 Zyprexa가 최근에 소송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소송이 걸리면 금전적, 시간적,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므로 미국사람들은 서로 서로가 소송에 안 걸리리려고 조심하며 산다. 평생 한 번도 소송에 안 걸리고 살다 죽었으면 그건 성공한 삶이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일이 생기면 미국사람들은 모두 소송으로 해결하려 한다. 한인 세탁소에서 바지하나를 잃어버렸다고 5,400만달러 소송을 건 피어슨 사건은 너무나 유명하다. 결국 이 사건은 한인 세탁소 주인의 승소로 끝났지만 소송이 3년 7개월의 시간을 끌면서 세탁소측은 금전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전에 다니던 회사도 회사 설립 초기에 경쟁사에 소송이 걸려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결국 승리는 했지만 소송에 따른 시간적, 경제적 손실은 실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이런 소송의 최후 승리자는 변호사들이다. 소송 당사자들보다 훨씬 많은 금전적 이득을 가져가는 이가 변호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송에 따른 금전적 손실을 막고자 미국에선 보험업이 번창하고 있다. 특히 의료사고에 대비해 의사들은 거액의 보험에 들고 있으며 잦은 의료 분쟁으로 인한 보험료 상승으로 개인 병원 의사들의 경쟁력이 나날이 떨어져 가고 있다고들 한다.약국도 소송에서 예외가 아니다. 월그린에서 있었던 일이다. 스미스씨는 말초 신경 통증으로 인해 마약 진통제인 Methadone을 처방 받았는데 월그린에서 약을 받은 후 다음 날 그가 기거하는 모텔에서 숨졌다고 한다. 처방전에는 4알씩 하루에 두 번 복용하라고 했는데 약사가 잘못보고, 4알씩 prn, 즉 필요하면 드시라고 약봉지에 인쇄했다고 한다. 사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진 것도 아니지만 약사가 실수한 건 맞으니까 판결은 Methadone과량 복용으로 결론이 났다. 결국 월그린은 거액의 보상금을 물어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소염 진통제 Clinoril(sulindac)을 약사가 잘못 읽어 정신분열치료제 Clozaril (Clozapine)을 주어 Rite Aid도 수백만달러를 환자에게 지급한 적이 있다. 이러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각 회사는 약사들 이름으로 수백만달러의 보험을 들고 있지만 매사에 조심하여 소송에 안 걸리는 게 최선의 길인 듯 싶다. 어쨋든 기세 등등하던 변호사 아줌마 아직 연락이 없다. 급해서 팩스로 보낸다던 처방전은 이제 급한 일이 다 지나갔나보다. 아니면 아픈게 다 나았거나. 아님 말고...
2013-07-03 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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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9> 세계인구 1/3이 결핵 감염자
뉴욕에 가면 맨해튼 남쪽 허드슨강과 대서양이 만난 지점에 그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Liberty island가 있다. 맨해튼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관광 하려고 배를 타면 이 관광 코스에 잠깐 들리는 Ellis island라는 조그마한 섬이 있는데 이 Ellis island는 1890년부터 1950년 까지 미국에 이민 오는 이민자들의 관문이었다. 유럽에서 대서양을 가로 질러 배를 타고 한 달여 만에 도착한 미국 땅, 하지만 환호도 잠깐, 그들은 일단 이 Ellis island에 수용되어 이민국에서 상륙허가가 떨어질 때까지 대기해야 했다. 미국이 코 앞에 있지만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은 대서양을 가로 질러 유럽으로 돌아가는 귀국선에 다시 올라야만 했는데 돌아가는 사람 중에는 범죄자, 흉악범, 또는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전염성 질환 중에는 결핵이 대표적이라 결핵 환자들은 대부분 입국이 거절되었다. 환자와 같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가족, 남아 있는 가족 등으로 나뉘어 이산 가족도 나오고 돌아가는 귀국선에서는 물론, Ellis island에 머무는 동안 사망하는 환자들도 나왔다. 이런 사연들이 영화화 되기도 했는데 이탈리아 이민과 관련되어 영화 'God Father III'에도 Ellis island 이야기가 잠깐 나온 적이 있다.
지금도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으려면 결핵의 감염여부를 이민국에 제출하여야 한다. 우리 가족도 영주권 신청시 결핵 검사 Tuberculin test를 했다. 한국에서는 태어나자마자 백신을 맞으니 당연히 우리 가족 모두 positive 반응이 나왔다. Positive 반응 정도가 아니라 나와 둘째는 팔뚝이 부울 정도로 과반응이 나왔다.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놀래(사실 나도 놀랐다) 급히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물론 둘 다 정상이었다. 한국에서야 결핵이 법정 전염병이라 모든 국민이 결핵백신 BCG를 어렸을 때 맞지만 미국에서는 BCG백신이 권고 백신이 아니다. 그만큼 미국엔 결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리 경험이 없는 의사와 간호사가 나의 과반응을 보고 모두 놀란 것이었다.
결핵은 옛날 소설이나 영화속의 비련의 여주인공이 꼭 걸리던 병으로 이제는 영화나 소설의 소재도 되지 못할 정도로 거의 소멸된 병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핵은 무려 전세계 1/3이 감염되어 있고 그 중에 150만명이 매년 사망하고 1초에 한 명씩 감염자가 발생하는 현존하는 무서운 질병중의 하나이다. 물론 미국이나 한국 같은 발전된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인도, 중국 등에서는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이민자의 감염율이 미국 출생자보다 11배나 높고 특히 아시아인의 감염율은 백인보다 무려 26배나 높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 사람들이 결핵에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결핵은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한테 주로 발병하므로 영양이 결핍하면 언제든지 결핵은 발병할 수 있다. 보스턴에 사는 Judy Williams는 결핵에 걸려 2011년에 사망했는데 그녀의 가족, 친구 중 무려 20여명이 발병하여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현존하는 결핵 치료약은 과장하면 결핵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1950년대 개발된 Isoniazid, Rifampin이 아직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결핵균은 폐 깊숙히 감염되어 있으므로 최소 6개월 이상의 꾸준한 복용이 중요하다. 우리 약국에서도 한 환자가 꾸준히 Isoniazid를 수개월간 복용하고 있다. 결핵은 말라리아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가난한 지역이 감염지역이다. 그래서 Isoniazid, Rifampin 등에 대한 내성균주가 오래 전에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약의 출현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말라리아치료제와 마찬가지로 결핵치료제도 구매력 저조를 예상해 제약회사들이 연구투자를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핵은 말라리아와 달리 백신이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서부 아프리카 지역은 BCG백신이 AIDS보균 어린이의 AIDS발병을 유발시키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게도 그 지역의 어린이는 AIDS와 결핵사이에서 진퇴양난이라 한다. 말라리아, AIDS그리고 결핵까지, 정말 생지옥이 따로 없는 서부 아프리카 지역이다. 전세계인의 도움의 손길이 정말로 필요한 지역이다.
2013-06-19 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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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8> '추억의 올드 약' 페니실린
Streptococcus (연쇄상구균)에 의한 인후염을 미국에서는 'Strep-throat' 이라 불린다. 약국안에 있는 미니클리닉에서는 Strep-kit를 이용하여 환자의 감염여부를 진단하는데 이 진단은 미니클리닉의 여러가지 진단 중에 가장 중요하고 빈번한 진단이다.미니클리닉에서 나온 미스 트레보가 아들 맥스가 Strep에 걸렸다고 나에게 처방전을 보여주는데 Nurse Practitioner인 나탈리는 맥스에게 페니실린을 처방했고, 하루에 두 번 250mg을 열흘간 투여하는 용량이었다. 뒤이어 치과에 다녀온 미스터 와이즈만도 처방전을 내미는데 그 역시 페니실린 처방전이었다. 500mg씩 하루에 3 번, 7일간 복용하는 처방이었다.약국 처음 시작할 때 페니실린은 '추억의 올드 약' 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아직도 현장에서 많은 처방전이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Strep-throat' 에는 예외없이 페니실린이 처방되고, 치과에서는 페니실린이 반합성 페니실린Amoxicillin과 더불어 가장 많이 나오는 처방이다. 매우 오래된 약이고 잘 알려진 Penicillin shock이란 부작용도 있고, 최신의 반합성약들도 많아서 Prescriber들이 꺼릴만도한데 현장에선 아직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경험상 크게 문제가 없는데 소비자입장에서 굳이 비싼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페니실린은 영국의 플레밍박사가 1928년에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페니실린 발견 이 후 이어진 놀라운 여러가지 항생제 개발과 또 그로 인한 질병 퇴치등의 역사를 볼 때 페니실린의 발견은 뉴톤의 만유인력 발견,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등과 버금가는 역사상 위대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그 해 9월 28일에 Dr. Fleming은 실험실 테이블위에 실수로 열려 있던 Petri dish에 푸른 곰팡이가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Petri dish에서 자라고 있던 Staphylococcus (포도상구균)이 곰팡이가 떨어진 자리옆에는 자라지 않는 'Halo'가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 이 후 이 푸른 곰팡이의 항생효과 발견은 여러 학자들의 도움으로 산업용 생산으로 발전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페니실린은 2차대전 중에 대활약을 하게 된다.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처음 투입된 페니실린은 총상을 입은 연합군병사들의 세균감염에 의한 사망을 막아줌으로써 연합국의 2 차대전의 승리에 크게 기여하였다. 페니실린은 이 외에도 그 전까지 치료하지 못했던 많은 전염성 질병들, 임질이나 매독등의 성병치료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페니실린의 발견처럼 우연한 일들이 위대한 발견의 어머니로 가는 경우가 역사에는 종종 있다. 미술사에서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칸딘스키는 어느날 외출에서 아뜰리에로 돌아와 보니 너무나도 훌륭한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그림은 자신의 그림이었고 다만 거꾸로 놓여져 있었다고 한다. 칸딘스키는 여기서 일정한 선입관을 배제하면 전혀 다른 '느낌' 이 온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위 추상화의 길로 나서게 된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톤이나 목욕탕에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도 같은 경우이다. 디트로이트 한 병원에 어느날 한 여자 환자가 호흡곤란과 발진등으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 나중에 조사해 보니 그녀는 Penicillin shock였다. 그녀는 페니실린을 복용중인 남자 친구와 사랑을 나눈 후 이런 증상을 보였다는데 정액을 통해 배출된 미량의 페니실린이 그녀에게 Anaphylaxis를 일으킨 것이라 한다. 다행히 이 환자의 증상은 곧 회복돠었고 남자 친구는 이 후 콘돔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페니실린의 부작용은 적은 양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약국에서도 페니실린 전용 Tray, Spatula를 두어 특별히 조심하고 있다. 중세 유럽에선 페스트가 창궐하여 그 때 당시 유럽 인구의 절반인 1 억명 이상이 죽었다고 한다.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 헤르만 헷세의 '지와 사랑'에서 주인공 골드문트는 이렇게 뇌까린다. " 어디간들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 언제든지 저승사자한테 붙잡혀 들판에서 썩어갈 운명에 놓여 있다. 그 다음에는 우리들 뼈다귀를 가지고 두더쥐들이 골패를 놀거다..." 페니실린의 위대한 발견이 없었다면, 그리고 그 후 이어진 찬란한 항생제의 개발이 없었다면 골드문트가 뇌까린 것이 지금 현재의 우리 모습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페니실린이 기적의 약이라 불렸던 이유이다.
2013-06-05 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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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7> 히로뽕, Metamphetamine
미스터 오스왈드가 약국에 왔다. May I help you? Hi, Dr. Lee, I need Sudafed. I have stuffy nose. Ok, May I have your I.D.? Here you go. 하지만 미스터 오스왈드의 운전 면허증을 받아 스캔해 보니 미스터 오스왈드의 운전 면허증은 expire된 것이었다. I am sorry, Mr. Oswald, It has expired. Unfortunately, you can't buy this medication with an expired I.D. By any chance, do you have your passport? Yes I have it at my office. I will bring it soon. Ok. Please. 미스터 와일드는 패스포드를 제시하고 결국 Sudafed를 사갔다.
Pseudoephedrine이나 Ephedrine이 들어있는 Sudafed, Claritin-D, Bronkaid등의 알러지, 감기약들은 소위 'Behind the counter' 약으로 약사의 감독하에 판매하게 되어 있다. Pseudoephedrine이나 Ephedrine등이 '히로뽕' 으로 불리는 Metamphetamine의 합성 원료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하루에 Pseudoephedrine이나 Ephedrine 3.6g 이상을 구입할 수가 없고 총 월 9g 이상 구입할 수가 없다. 이러한 약물을 구입시에는 위와 같이 I.D를 제시해야 하고 Register에서 scan또는 인적사항을 입력하여 각 개인의 구입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2004년에 뉴욕에서 한 청년이 경찰에 체포되었는데 그는 2 주동안 이 약국 저 약국에서 Ephedrine이 들어있는 천식약 Broncaid를 120 box나 사들인 것이 경찰에 의해 적발되었다. 그는 히로뽕 제조를 하려는 의도가 들통났고 결국 법정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되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연방 정부의 마약감시국 (DEA: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은 Combat Metamphetamine Epidemic Act (CMEA)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모든Pseudoephedrine이나 Ephedrine의 판매를 체크하고 있다.
Metamphetamine은 1930년대 일본에서 처음 제조되어 히로뽕이라는 상품명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피로 (일본말:히로)를 '뽕'하고 날려 준다고해서 히로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는데 이 약은 각성효과가 뛰어나 정말로 피로를 뽕하고 날려 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2차대전 중에는 pilot들이 비행중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복용했다고 하고 실제로 미국에서는 Desoxyn이라는 이름으로 처방약으로 통용되고 있다. Parkinson syndrome에도 효과가 있어 기록에 의하면 히틀러도 이 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 목적외에 이 약을 과량 복용하면 환각 작용이 있으며 스태미나가 넘쳐나 폭력적이 되고, 특히 성적으로 크게 자극되어 이 약에 의한 강간 등의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다. 이와같은 위험, 부직용으로 많은 나라에서 이 약은 생산, 판매가 금지되어 있으며 미국에서도 마약류로 분류하여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아래는 2013년 4월16일자 동아일보 기사 일부다."중졸 학력의 30대 남성과 화학분야와 무관한 대학 학과를 졸업한 또다른 30대 남성이 약국에서 누구나 손쉽게 살 수 있는 일반 감기약으로 히로뽕을 만들어 팔다 경찰에 붙잡혔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고 화학책을 구입하거나 스마트폰에 원소 주기율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히로뽕 제조지식을 익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약국을 돌며 슈도에페드린이 든 특정 종합 감기약을 한 번에 몇 통씩 구입했다. 종합 감기약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 아닌 일반 의약품이어서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이와같이 히로뽕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Pseudoephedrine이나 Ephedrine만 준비되면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마약이다. 한국에서도 조속한 규제관리가 필요하다.
2013-05-22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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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6> Shingles (대상포진)
베이커 부부가Shingles백신을 맞으러 약국에 오셨다. 2013년부터 우리 약국에서는 독감백신외에 접종 백신으로Shingles백신을 추가하였다. 그 동안Shingles백신을 맞으려고 몇 분이 오셨었는데 그 분들은Shingles백신이 보험커버가 안되니까 접종을 포기했었다. 그래서 베이커부부가 우리 약국에선 최초의 Shingles 백신접종자가 되었다.
Shingles백신은 대부분의 보험이 처리되지 않으나 65세이상에게 공공으로 서비스되는 Medicare 보험에서는 커버가 좀 된다. 비보험가가 200달러인데 이 보험으론 본인 부담액이 65달러 정도한다. 독감 백신의 경우 백신가격이 35달러이라 전액 커버가 되었는데 Shingles백신의 경우는 백신가격이 비싸 일부만 커버되었다. 베이커 부부의 백신도 Medicare로 커버 되었다.
하지만 비용대비 효과로 보면 비보험가로도 Shingles백신을 맞는게 훨씬 이익이 될 수 있다. Shingles에 걸리게 되면 그 치료 비용이 최소한 2-3천달러는 들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백신이 다 마찬가지 경우겠지만 Shingles백신은 약간 다르다. 왜냐하면 내가 Shingles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안맞아도 되는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Shingles백신의 주대상은 어렸을 때 Chicken pox (수두)에 걸렸던 분들이다. Shingles이나 Chicken pox나 모두Varicella Zoster 바이러스에 위해 유발되지만 Varicella Zoster 바이러스에 첫노출되면Chicken pox에 걸리고 Chicken pox에 걸렸던 사람이 나중에 면역력이 약해져서 재발하면Shingles에 걸린다. 그래서 어렸을 때 Chicken pox 에 걸렸던 사람은 꼭Shingles백신을 맞아야한다.
Chicken pox의 증상은Shingles에 비하면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다. 미열이 나면서 피부가 불긋불긋해지고 가렵다가 종기가 돋고 물집이 생긴다.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거나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어렵지 않게 낫는다. 하지만 Chicken pox를 않고난 후 바이러스는 죽지 않고 척추 근처에 있는 신경세포 덩어리로 들어간다. 이렇게 수십년 잠복해 있는 동안 몸이 건강하면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거나 혹은 심한 스트레스, 큰 병을 앓은 뒤에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이게 바로 Shingles이다.
Shingles이Chicken pox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통증이다.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신경망을 타고 퍼지면서 신경세포를 건드리기 때문에 피부 발진과 함께 심한 통증이 생긴다. 신경세포가 많이 손상되면 발진이 나아도 화끈거리거나 쿡쿡 쑤시고 찌르는 듯한 증상이 길게는 수년까지 계속되기도 한다.
Shingles이나 Chicken pox나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사람끼리 전염된다. 유명한 방송인인 Barbara Walters도 지난 1 월에 Chicken pox에 걸렸다가 회복되었다. 그의 나이는 84세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Varicella Zoster 바이러스에 처음 노출되어 Shingles이 아닌Chicken pox에 걸렸다. 그녀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사람은 영화배우Frank Langella 라고 하는데 그는 75세로 당시에 Shingles에 결렸었다고 한다. 바바라에 의하면 신년인사로 뺨에 키스하고 허그만 한 번 했는데 바로Chicken pox에 걸렸다 한다. 바바라와 같이 프로를 진행하는 우피 골드버그는 허그였기에 그만하기 다행이지 프랭크가 바바라의 피라도 빨아먹었으면 어쨌냐고 조크를 던졌다. 왜냐하면 Frank Langella는 드라큘라 연기로 유명해진 배우이기 때문이다. 이만큼 Shingles이나 Chicken pox는 전염이 잘되므로 감염자나 주변 분들 모두 주의를 해야한다.
Shingles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므로 항바이러스 제제를 투여하는데 Valacyclovir나 Famciclovir등을 우선 투여하고 Postherpetic neuralgia라 불리는 심한 신경 통증에는 삼환계 항우울제 (Tricyclic Antidepressant)나 항경련제등을 투여한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통증을 차단하는 Serotonin등의 reuptake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 Amitriptyline이나 Desipramine등이 많이 쓰인다. 항경련제로는 Gabapentin이 주로 쓰인다.
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Shingles의 신경통증은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60세 이상의 모든 분들은 그 전에Chicken pox에 걸린 적이 확실히 없더라도 만일을 위해, 최소한 바바라 처럼Chicken pox라도 예방하기 위해 Shingles백신울 맞아 두시는게 좋을 듯 싶다.
2013-05-08 1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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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5> 미국판 전국민 의료보험, 오바마 케어
미스 베이커가 고지혈제 Lipitor처방전을 들고 왔다. 그런데 처방전을 처리하려고 보니 Insurance information이 전혀 없었다. Ms. Baker, Do you have insurance? Sure, I have it. 보험 카드를 받아 보니 미스 베이커가 건네준 카드는 Medical, 즉, 병원용이었다. Do you have another one for prescription? Oh, Yes, I am sorry. Here it is. 미스베이커처럼 난 Medical과 Prescription보험 카드를 갖고 있고 여기에 치과 보험Dental과 안경,렌즈 보험인 Vision등, 총 4장의 보험카드를 갖고 있다. 각 보험은 처리회사가 각각 다르며 대게 자동으로 처리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각각의 회사와 연락을 취하여야 한다. 같은 보험회사라도 사람마다 또 각각 다른 조건의 보험을 가지고 있다.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에 자기 능력에 맞게, 자기 조건에 맞게, 자기가 원하는 방향에 맞게, 보험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같은 메디칼 안에서도 여러가지 종류의 옵션이 있고, 경우에 따라 처방약 보험을 선택안 할 수도 있고, Vision의 경우 안하는 사람도 많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소위 자유 이데올로기인데 각자의 능력과 선호도에 따라서 각자의 보험을 선택해야 된다는 논리다. 그래서 그들은 전국민 의료보험을 지향하는 오바마 케어를 반대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는 이미 국회를 통과하고 대법원에서도 합헌 결정이 나서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여러가지 베니핏은 작년부터 시행되었다. 대학생들은 오바마케어 시행 이전에는 24세까지만 부모의 보험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오바마케어로 그것은 26세까지 연장되었고 대학생이 아닌 청년들은 19세면 중단되던 보험이 마찬가지로 26 세까지 연장되었다. 이 조치로 무려 250만명의 젊은이가 혜택을 보았으며 또한 오바마케어는 피임등 예방검진등에도 많은 혜택을 주어 병의 조기발견을 유도하고 있다. 2014년 부터 오바마케어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50인이상 기업은 의무적으로 종업원들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에 다니지 않거나 50인 이하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무조건 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 보험을 제공하지 않거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한다. 그야말로 강제보험이다.여기에 해당하는 인구가 무려 3500만명에 달하는데 바야흐로 미국도 전국민 의료보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자유 이데올로기 국가에서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그래서 공화당은 이 제도가 헌법에 위배된다, 사회주의 발상이다라고 공격해왔다.그들은 1929년 대공황 때 정부가 개입하여 불황을 타개한 뉴딜정책도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 의 원리를 저버린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공격했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위한 공적 보험인 메디케어가 도입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008년의 금융위기때에는 부시 공화당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자금난에 허덕이는 골드만 삭스 등을 비롯한 10여개 은행과 보험회사에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야말로 좌파, 사회주의 정책이었다.오바마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전국민 의료보험은 박정희 유신 독재가 한창이던 1977년부터 시작되었다. 진주의료원 폐쇄로 말이 많은 홍준표지사가 언급한대로 그것은 급진좌파정책이었다. 독재에 항거하는 국민을 달래기 위한 숨은 의도가 있었지만 민주주의 시대에는 반대파가 많아 쉽게 도입하기 힘든 좌파 사회주의제도를 역설적으로 극우독재자인 박정희가 시작한 것이다. 그 후 1989년에 의료보험은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되었고 그 혜택을 지금 우리 국민이 누리고 있다. 모든 민중이 더불어 잘사는 세상, 이것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공공병원을 폐쇄하겠다는 발상을 가진 홍준표씨를 비롯한 많은 정치가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경구이다.
2013-04-24 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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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24> 약궁합
어렸을 적에 감기에 걸리면 난 판콜을 마셨다. 입안에 들어오는 맛은 좋지 않았지만 어쨋든 판콜 한 병이면 감기가 쉽게 나아서 감기기운만 있으면 난 판콜을 찿았다. 같은 성분, 같은 물약인데도 이상하게 판피린은 내게는 듣지 않았다. 나중에 판콜을 만드는 동화약품을 다니면서 내가 판콜 때문에 여기있나 보다 생각하곤 혼자서 빙그레 웃곤했다.우리 약국의 어르신들 중엔 요즘 Non drowsy한 좋은 항히스터민제 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old fashion약인 Chlor-Trimeton (chlorpheniramine)만 찿으시는 분들이 있다. 그 분들 말로는 요즘약들은 화끈하지 않아(?) 잘 안 듣는다고 한다. 약 먹고 팍 자고 나면 깨끗해지는 그런 맛이 없다고. 같은 식으로 콘택이나 액티피드도 이 분들이 잘 찿는 추억의 올드약이다.콜레스테롤약으로 Lipitor를 처방 받은 미스 와이너는 몇 일만에 약을 Crestor로 바꿔 갔다. Lipitor가 근육통을 일으켰다고 한다. Crestor도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지 모르지만 어쨋든 Lipitor는 그녀에게는 맞지 않는 약이었다. 이렇게 내 몸에 맞는 약을 찿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운이 좋으면 첫 번째 선택약이 그럭저럭 맞아서 계속 복용하겠지만 많은 경우에는 몇 번의 Try and Error를 거듭하는게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여성용 피임제다. 우선 피임 방법으로 경구용 피임제, 주사제, 질 삽입제, 패취제등의 투약 경로부터 선택해야 한다. 경구 피임제 안에서는 프로제스테론과 에스트로젠 혼합제를 쓸 것인지, 아니면 프로제스테론 단일제제를 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소위 미니 필이라하는 프로제스테론 단일제제는 아기를 수유하는 여성에게 적합하다. 왜냐하면 프로제스테론은 에스트로젠과 달리 모유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스트로젠에 부작용이 있거나 가족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여성도 유방암을 유발 가능성이 있는 에스트로젠제제를 피하는 게 낫다. 미스 존스는 최근 경구 피임제를 28일 짜리 Kariva에서 90일 짜리 Seasonique로 바꿨다. 왜 바꿨냐 했더니 월경통이 심해 월경을 1달에 한 번에서 3 달에 한 번으로 줄여보고 싶어서라고 한다. 반면 미스 스미스는 경구 피임제에서 질 삽입제인 Nuvaring으로 바꾸었는데 경구 피임제는 매일 복용해야하는데 자꾸 까먹게 되서 임신이 걱정이 되서 그랬다고 한다. Nuvaring은 한 번 삽입하면 1달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이런 면에서 비교적 편리하다.미스터 콜이 수면제인 Ambien CR 12.5mg처방을 가져왔는데 용법이 자기 전에 두 알씩 복용하라는 처방이었다. 최고량이 보통 하루에 1 알인데 최고량보다 2 배 높은 용량이었다. 환자와 상담을 해보니 미스터 콜은 항우울제 Prorzac을 복용하는데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심하다고 한다. 그는 부모가 이혼한 11살부터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여러가지 많은 약을 써 보았지만 Prozac이 그 중 제일 괜찮았다고 한다. 그래서 Prozac 은 고정하고 부작용인 불면증을 커버하기 위해 Ambien을 쓰다보니 자꾸 증량하게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반면에 Prorzac을 복용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insomnia는 크게 알려진 부작용은 아니다.요즘엔 내 몸에 맞는 약, 맞춤형 약을 개발하는 Pharmacogenomics라는 학문도 있다. 환자의 유전자를 연구해 그에 맞는 약을 찿아 주는 방법이다. 주로 맟춤형 항암제의 개발에 이용하는데 이런 방법들이 일반약까지 널리 통용되는 날이 조만간 오길 기대해 본다.
2013-04-10 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