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약대·약학] <19> 헷갈리는 인슐린
지난 주 클리닉에 67세의 히스패닉계 여성 당뇨병 환자가 아들과 함께 내원하였다. 환자의 주치의 (primary care provider)는 병원내 차트 시스템의 협진 요청서 (referral request)를 통해 나에게 환자의 인슐린 조절과 약물 치료 최적화 (medical therapy management; MTM)를 요청하였다. 환자는 당뇨병외에도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환자는 영어를 할 줄 몰랐지만 아들이 통역을 해 주었다.
만나기 전에 환자의 차트를 읽어보니 가장 최근 당화혈색소 A1c 수치가 12.5%로 목표치인 7-7.5%보다 매우 높았다. 또, 신장기능도 약간 저하되어 있었다 (eGFR = 50 ml/min/1.73m2). 뿐만 아니라, 클리닉에서 측정한 혈압도 목표치인 <140/90 mmHg보다 높은 150-160/90-100 mmHg였다. 차트에 의하면 주치의는 환자가 만성질환의 치료에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다 영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약에 대해 혼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여러 만성질환 때문에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노인 환자들은 질병과 약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의 약물 치료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가 집에서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집에서 복용하고 있는 약을 정확히 알아내서 병원내 차트에 반영하는 작업을 영어로는 medication reconciliation이라고 부르고 이는 모든 MTM의 기본이 된다 (reconciliation을 직역하면 “화해”니까 환자가 집에서 복용하는 약들과 병원내 차트에 적혀있는 약들을 서로 “화해”시키는 작업이라고 보면 되겠다).
Medication reconciliation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가 집에서 복용하고 있는 약들의 약병을 직접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환자는 그만 약병을 가져오는 것을 잊었다고 한다. 또,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다. 뿐만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 취침전에 복용하고 있는 약의 종류와 숫자가 반복해서 물어볼 때마다 달랐다. 따라서,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환자가 말하는 것을 100%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2주 뒤에 다시 방문할 때 꼭 약병을 가져오시라고 부탁하였다.
차트에 따르면 환자는 인슐린 글라진 펜 (insulin glargine; Lantus SoloStar Pen) 25 units를 취침전에 한 번, 그리고 아스파트 펜 (insulin aspart; Novolog Flexpen) 10 units을 아침과 점심 먹기 전에 한 번씩 주사하도록 주치의로부터 지시받았다. 환자의 기억력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를 이용하여 인슐린 글라진 펜과 아스파트 펜을 보여주며 각각을 집에서 어떻게 복용하는지 물어보았다. 놀랍게도 환자는 아침과 점심 먹기전에 글라진 펜을 10 units씩, 취침전에는 아스파트 펜을 25 units씩 주사하고 있었다. 인슐린의 종류에 대해 혼동을 한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당 (glucose)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음식물 섭취를 통하거나 간에 의해 만들어진 당은 혈액을 통해 몸의 구석구석에 있는 세포로 운반되고, 인슐린은 이 혈액속의 당이 세포속으로 잘 들어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만들어져도 효율적으로 작용하지 않으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음식을 먹을 때다. 이 때, 음식물 속의 탄수화물 때문에 갑자기 혈당이 증가하게 된다. 이를 사용하고자 많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된다. 다시 말하면, 음식을 섭취할 때마다 갑자기 들어온 많은 당을 세포들이 사용하기 위해 많은 양의 인슐린이 한꺼번에 분비되는 것이다. 이를 bolus insulin (bolus는 한꺼번에 분비되거나 투여한다는 뜻이다)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음식을 먹지 않을 때이다. 예를 들어, 밤에 잠을 잘 때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잠을 자는 긴 시간 동안에도 우리 몸의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간은 당을 만들고 혈액으로 내보내는데 이를 세포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 필요하다. 그런데, 음식을 섭취할 때와 비교해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동안 간에서 만드는 당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슐린의 양은 훨씬 적다. 이를 기저 인슐린 (basal insulin)이라고 부른다. 적은 양의 기저 인슐린은 하루 종일 계속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 보통 이와같은 인슐린의 생리적인 분비 방식을 따르도록 인슐린의 종류와 주사횟수를 선택한다. 따라서, 식사전에 bolus insulin을, 취침전에는 기저 인슐린을 주사한다. 여러 인슐린 상품 종류 중 bolus insulin으로 사용되는 것은 insulin regular, 아스파트 (aspart), 리스프로 (lispro) 등이 있고, 기저 인슐린으로 사용되는 것은 insulin glargine, detemir, degludac 등이 있다. Bolus insulin 용으로 사용되는 인슐린 상품들은 효과가 15분에서 30분내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대고 작용시간이 2-4시간으로 짧은 반면, 기저 인슐린으로 사용되는 상품은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주사후 1시간반정도로 느린 대신 작용시간이 24시간 정도로 길다. 또, 기저 인슐린으로 사용되는 상품은 bolus insulin과는 달리 혈중 농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 후 크게 증가하는 혈당을 낮추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반면, bolus insulin은 인슐린의 혈중 농도가 높게 올라가므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을 때 주사하게 되면 저혈당을 일으키기 쉽다.
환자가 가져온 혈당측정계에 저장된 혈당치를 보니 다행히 저혈당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기저 인슐린 용으로 사용하는 인슐린 글라진을 bolus insulin으로, bolus insulin 용으로 사용하는 인슐린 아스파트를 기저 인슐린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혈당이 200-450 mg/dL으로 매우 높았다. 환자가 인슐린의 종류를 혼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슐린의 용량이 적절한 지 알 수 없었지만, 혈당치와 당화혈색소 수치로 미루어 볼 때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 보이지 않아 기존에 의사가 지시한 대로 인슐린을 주사하도록 권고했다. 또, 인슐린의 종류를 혼동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인슐린 글라진 펜과 아스파트 펜의 사진을 넣고 스페인어로 각각 얼마를 언제 주사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복약지도서를 만들어서 환자에게 읽어보도록 한 다음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확인하였다. 환자의 높은 혈당과 당화혈색소, 그리고 질병과 약에 대한 낮은 이해도에 미루어 볼 때 자주 여러 번 follow up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주 뒤에 약병과 함께 혈당측정기도 함께 가져오도록 하였다.
<필자 신재규교슈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11-10 14:36 |
![]() |
[약대·약학] <18> 당뇨병 치료제 사용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당뇨병 치료제
사용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Mr.G는 67세의
2형 당뇨병 환자로, 지난 번에 게재된 “당뇨병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의 목표치를 얼마로
잡아야 할까?”편에 소개되었다. 케이스 스터디를 시작하기 전에 Mr.G의
병력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당뇨병 약에 대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그는 당뇨병 외에 고혈압, 고지혈증, 갑상선저하증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당뇨병 치료를 위해 메트포민 (metformin)을 1000 mg씩 하루 두 번, 글리피지드 (glipizide)를10 mg씩 하루 두 번 복용하며 인슐린 글라진을 자기 전에 한 번 주사하고 있다.
이 환자가 3개월 전에 클리닉을
방문했을 때, 측정한 당화혈색소 수치가 목표수치인 7%보다
높은 7.6%였기 때문에, 인슐린 글라진의 용량을 당시 주사하고
있던 용량인 17 unit에서 아침 식사전 일주일 평균 혈당이80-130 mg/dL 사이에 들 때까지 매주 1 unit씩 올리도록 권고하였었다. Mr.G는 당화혈색소 검사와 당뇨병 약물치료를
위해 오늘 내 클리닉을 다시 방문하였다.
클리닉에서 측정한 Mr.G의
키는 170cm, 몸무게가 80 kg이었으며 혈압과 맥박은
각각 135/88 mmHg, 85 bpm이었다 (체질량지수; body mass index: 27.7 kg/m2). 또, 측정한 당화혈색소 수치는 8.4%로 3개월 전보다 더 악화되었으며 eGFR은 48 ml/min/1.73m2였다. 환자는 그동안 약을 잊지 않고 복용했으며
내가 권고한 대로 인슐린 글라진 용량을 증가시켜 지금은 21 unit씩 주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3개월 동안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고, 집에서 측정한
혈당기록을 보아도 100 mg/dL보다 낮은 수치는 한번도 없었다.
아침 식사 전에 측정한 혈당은 3개월전에는
평균 155 mg/dL이었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은 125 mg/dL이었다. 뿐만 아니라, 혈당이 80-130 ml/dL사이에 든 날이 최근 일주일 동안 5일이 있었다.
따라서, 최근 일주일간 아침 식사전 혈당 수치는 목표혈당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저녁 식사 2시간 뒤에 측정한 혈당은 200-300 mg/dL로, 목표치인 180 mg/dL미만보다 훨씬 높았다. 환자가 평소대로 역기 운동을 매일 1시간씩
해 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운동량은 변한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준비하느라 자주 모임에 나가 저녁을 먹었고 이 때 혈당수치가 특히 높았다. Mr.G는 앞으로도 계속 저녁에 모임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주사제를
하루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Mr.G의 악화된 당화혈색소 수치는 주로 빈번한
저녁 모임에 따른 식후 고혈당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저녁 식사 후 고혈당을 낮추는 데에는 저녁 식사량, 특히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그는 모임의 성격상 쉽지 않다고 했다. 다른 좋은 방법은 속효성 인슐린을 저녁식사 전에 주사하는 것이지만 환자는
이를 원하지 않았다. 대신, 현재 복용하고 있는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의 용량을 증가시키거나, 필요하다면, 새로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를 더 복용할 수 있다고는 했다. 그렇다면, Mr.G의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를 어떻게 조절하는 것이 좋을까?
Mr.G는 현재 하루에 메트포민을 총 2000 mg, 글리피지드를 20 mg 복용하고 있다. 메트포민은 하루에 2550 mg까지 복용할 수 있지만 2000 mg이상에서는 혈당 강하
효과가 더 커지지 않아서 보통 하루 2000 mg을 최대 유효 용량(maximum effective dose)로 간주한다. 또, 메트포민은 신장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신장기능을 나타내는 eGFR이 30-45 ml/min/1.73m2이면
하루 총 복용 용량을 1000 mg으로 줄여야 한다. Mr.G의 eGFR이 48 ml/min/1.73m2이므로 하루 총 2000 mg을
복용할 수 있지만 eGFR이 45 ml/min/1.73m2이하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용량을 올리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글리피지드는 하루 총 40 mg까지
복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지만 하루 최대 유효 용량은 20 mg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글리피지드 용량을 올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
나테글리니드 (nateglinide)와
같은 글리니드 (Glinide)는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떨어뜨린다. 이는 글리피지드와 비슷한 작용 방법이므로
글리피지드와 같이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 글리피지드를
중지하고 글리니드로 바꾸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환자의 문제는 일부 식사를 건너 뛰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서 먹을 때 식사량이 많다는 것이므로 작용시간이 짧은 글리니드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글리니드는 하루에 세
번,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알파글루코시다제 (alpha-glucosidase) 억제제는
탄수화물의 흡수를 억제하여 혈당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메트포민과 글리피지드와 작용방법이 다르다. 하지만, 알파클루코시다제 억제제들은
다른 계열보다 당화혈색소를 낮추는 정도가 평균 0.5% 정도로 적기 때문에 이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치인 7%에 도달시키기가 어렵다. 또, 방귀,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어 모임을 자주 나가야 하는 환자의 형편에 적당하지 않다.
티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계열인 피오글리다존 (pioglitazone)은 당화혈색소를
약 1% 낮추고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장점이 있다. 또, 근육 등에서 인슐린의
민감성 (insulin sensitivity)를 증가시켜 혈당을 낮추게 때문에 Mr.G가 복용하고 있는 약들과 작용 방법이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Mr.G와 같이 과체중 (overweight)인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SGLT-2 (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는 포도당이 신장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하여 혈당을 낮춘다. 따라서, Mr.G가 복용하고
있는 약들과 작용기전이 다르다. 이
계열약들은 피오글리타존처럼 당화혈색소를 약 1% 낮추고 하루에 한 번 복용할 뿐만 아니라 몸무게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이 계열약들은 오줌
속의 당의 농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요도염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Mr.G는 요도염의
병력이 없다. 그런데, 이 계열약들은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Mr.G와 같이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조심해야 한다. 즉, 다나글리플로진 (danagliflozin)은 eGFR이 60 ml/min/1.73m2미만이면
사용할 수 없고, 카나글리플로진 (canagliflozin)과
엠파글리플로진 (empagliflozin)은 45 ml/min/1.73m2미만이면
사용할 수 없다. Mr.G의 eGFR은48 ml/min/1.73m2이므르 카나글리플로진이나
엠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45 ml/min/1.73m2와 가깝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다.
디펩티딜펩티다제-4
(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는 장 호르몬인 디펩티딜펩티다제-4의
분해를 억제하여 혈당을 낮춘다. 디펩티딜펩티다제-4는 혈당에 따라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간에서 혈당을 만들어
분비하는 것을 억제한다. 또, 뇌의 포만 중추를 자극하고 장운동을 늦춰 포만감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Mr.G가 복용하고
있는 약들과 작용기전이 같지 않다. 또, 이들은 당화혈색소를 약 1% 정도 떨어뜨리며 하루에 한 번 복용한다. 그리고,
체중을 줄일 수도 있다. 이들은
췌장염 (pancreatitis)의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Mr.G는
췌장염의 병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이 계열약들은 신장으로 주로 배설되어 신장기능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이 계열약 중 색사글립틴 (saxagliptin),
알로글립틴 (alogliptin) 등은 심근경색 등의 심순환기 질환을 앓았거나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Mr.G에게는 시타글립틴 (sitagliptin)을 그의 신장기능에 맞는 용량인 50 mg을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것을 처방하고, 3개월 뒤에 다시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도록 했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10-04 10:41 |
![]() |
[약대·약학] <17> 저혈당 –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치료하나
혈당 강하제의 무서운 부작용인 저혈당 – 어떻게인지하고어떻게치료하나
작년 당뇨병에 걸린 버스 운전사가 심한 저혈당 상태에서 운전하다 건너편의 화물차를 들이받아 화물차의 운전사가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버스 운전사는 인슐린을투약하는환자였고, 사고당시혈당이33 mg/dL이었다고한다.
몇 년전, 내 클리닉의 환자 중 한 분도 저혈당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이 노인 환자는 평소보다 저녁을 적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슐린의 용량을 줄이지 않고 평소대로 투여하여 한밤중에 저혈당이 일어났다. 가족들의 말에 따르면 밤 1시에 환자가 갑자기 비명을 질러 놀라 가보니 환자는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혈당을 측정해보니 35 mg/dL이었다고 한다.
인슐린 등 혈당강하제에 의한 저혈당의 원인
인슐린은 고위험약물 (high risk medication)로분류된다. 그 이유는바로생명을위협할수있는저혈당(hypoglycemia) 때문이다. 인슐린외에도체내인슐린의분비를촉진시키는설포닐우레아(sulfonyl urea) 등의 혈당 강하제도저혈당을일으킬수있다. 저혈당은 혈당치가70mg/dL미만인경우를말한다. 그런데, 중요한것은약물에의한저혈당은대부분은예방이가능하다는사실이다.
이는 약물에의한저혈당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
-인슐린의 종류와용량을착각해서과량으로투약한경우
-식사를 거르거나줄였는데 인슐린의 용량을 조절하지 않은 경우
-운동량이 증가한경우
현재 판매되고있는인슐린은여러종류가있는데종류에따라작용속도나기간이다르다. 인슐린은 용량이조금만달라도혈당에큰영향을끼칠수있다.
따라서,
여러종류의인슐린을투여하는환자와보호자는언제,
어떤종류를,
얼마나투여하는지알고있어야하며투여할때마다이를꼭확인해야한다.
마찬가지로,
인슐린의분비를촉진시키는약물을복용하는경우,
언제얼마의용량으로복용하는지잘알고있어야한다. 또,
식사량(특히,
탄수화물 섭취량)과운동량을일정하게유지하는것이중요하다. 내 환자처럼식사량을줄였는데인슐린이나인슐린의분비를촉진하는약물의용량을줄이지않고평소의용량으로투여하면저혈당이일어날수있다.
또,
운동을하게되면근육이당분을더많이이용하므로혈당이떨어지게된다. 따라서,
인슐린과인슐린의분비를촉진하는약물의용량을조절하지않거나 탄수화물을 추가로섭취하지않고운동을할경우저혈당이발생할수있다.
저혈당을 방지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매일담당의사가정해준시간에맞춰혈당을측정하고혈당치에따라인슐린과인슐린의분비를촉진하는약물의용량과탄수화물섭취량을조절해야한다.
저혈당의 증상
당분은 우리몸의 주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혈당이 낮아지면 몸에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들은 만일 일어날 수 있는 저혈당에 대처하기 위해 저혈당일때 나타나는 증상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림의 출처: 서울아산병원)
저혈당의 증상은 아주 배가 고플때 나타나는증상이라고생각하면쉬울것같다. 그런데,
주의할점은환자가배타차단제를 복용하고있으면식은땀이나는증상만제외하고다른증상을못느낄수있으므로환자는자신이베타차단제를복용하고있는지알고있어야한다.
저혈당의 치료:15-15-15 규칙
저혈당을 스스로치료할때가장많이권고하는방법은15-15-15 규칙(15-15-15 rule)이다:
- 저혈당 증상이 일어나면혈당을재어그수치가70미만이면15 g의당질(아래예를참조)을먹는다.
- 당질이 흡수되도록 15분을 기다린뒤혈당을잰다.
- 수치가 여전히70미만이면15 g의당질을다시먹는다.
두번째15 g의당질을섭취한후15분뒤에도증상이사라지지않고혈당이여전히70
mg/dL 미만이면 그때는119를불러야한다.
15
g의당질을이용하는이유는15 g의당질은혈당을보통50
mg/dL정도올리는데이정도면대부분의저혈당(< 70 mg/dL)을 치료할 수있기때문이다.
.
15
g 의당질의예로는:
(그림의출처:
인제대학고 상계백병원)
주의할 점은 다이어트 콜라 (Diet Coke)나다이어트사이다는설탕을쓰지않기때문에저혈당의치료로쓸수없다. 뿐만 아니라,
초콜렛은지방때문에장에서당분의흡수가느리므로저혈당의치료로는적당하지않다.
인슐린을 투약하는환자는저혈당의증상을반드시숙지해야하고만일을대비하여항상사탕등을가지고다녀야한다. 불가피하게 혈당을측정할수없을때에는저혈당증상과비슷한증상이나타나면바로당질을섭취해야한다.
저혈당으로 의식을 잃었을때: 119와글루카곤
마지막으로,
그버스기사나내환자처럼혈당이너무낮으면스스로치료할여유가없이의식을잃을수있다. 내 환자의경우,
가족이환자에게당질을먹이려고했으나의식을잃어서주지못했다. 이 때에는빨리119를불러야한다. 미국에서는 저혈당으로의식을잃은경우,
119 구급대가오기전에보호자가응급약으로쓸수있는글루카곤 (glucagon) 주사제를약국에서구입할수있다. 글루카곤을 집에비치할수있는경우,
환자보호자는글루카곤을 어떻게 투여하는지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09-06 13:37 |
![]() |
[약대·약학] <16> 혈당 조절만이 전부가 아닌 당뇨병 치료
의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내 클리닉으로 오는 환자들의 상당수는 당뇨병 환자들이다. 이 환자들에게 질병과 약에 대해 상담하다보니
많은 환자들이 당뇨병은 혈당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런 오해는 환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학생들에게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당뇨병은
혈당 조절만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해서 가르치고 있다.
물론 당뇨병 치료에서 혈당 조절은 아주 중요하다. 오줌에 당이 나오는 병(당뇨병, 糖尿病)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만 들어서는 오줌을 이용하여 진단을 내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혈액내 포도당의 양이나
이를 반영하는 당화혈색소 A1c (glycated hemoglobin A1c)의 수치로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은 당뇨병 치료의 핵심이다.
높은 혈당이 오랫동안 유지되면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이 미세혈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장, 눈, 말초신경 등의 장기들이 망가진다. 그래서, 당뇨병은 신장 투석과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다.
병원에서 신장 투석을 받는 당뇨병 환자들을 많이 보는데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서너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하는 이들의 삶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내 클리닉에 오는 여러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조절을 소홀히 한 결과 시력이 떨어져 안과 치료를 받고 있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결국 시력을 잃게
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중요성을 깨닫고 있지 못한 환자들을 보면 걱정스럽다. 또 상당수의 당뇨병 환자들은
말초신경 질환 (peripheral neuropathy)으로 고생하고 있다.
따끔 거리거나 뜨거운 느낌을 주는 통증을
동반하는 말초신경 질환은 결국에는 감각 기능을 떨어뜨려 발이나 발가락 등에 염증이 생겼을 때도 그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데,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 염증이 생겨도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지 않게 되고 그래서 결국에는 발이나 발가락을 잘라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지난 주
내 클리닉에 오는 한 당뇨병 환자는 오른쪽 발가락 하나를 자르는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조절에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적어도 매년 한번은 신장검사, 눈 검사, 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들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신장, 눈, 신경 질환이 아니라 심근경색, 중풍과 같은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이다. 왜냐하면, 당뇨병 환자들은
비당뇨병 환자들보다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비당뇨병 환자들과 당뇨병 환자의 7년간의
심근경색 발생률을 비교한 시험을 예로 들어보자. 이 시험에서 심근경색이 가장 많이 발생한 환자군은 심근경색증을 이전에
앓은 적이 있었던 당뇨병 환자들이었다 (표).
표. 비당뇨병 환자들과 당뇨병 환자들의 심근경색 발생률.
환자 구분
비당뇨병 환자
당뇨병 환자
심근경색
앓은 적이 없음
심근경색
앓은 적이 있음
심근경색
앓은 적이 없음
심근경색
앓은 적이 있음
7년동안
심근경색 발생률
4%
19%
20%
45%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증을
앓아 본 적이 없는 당뇨병 환자들은 심근경색을 앓은 적이 있는 비당뇨병 환자들과 비슷한 정도로 심근경색증이 발생했다 (20%와 19%).
반면 심근경색증을 예전에 앓은 적이 없는 비당뇨병 환자들의 심근경색 발생률은 4%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심근경색증을
앓아 본 적이 없어도 당뇨병의 진단을 받으면 심근경색증을 앓은 적이 있는 비당뇨병 환자들과 비슷한 정도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 대학 병원의 심장내과에 심근경색으로
입원하는 환자들 중 많은 수가 당뇨병 환자들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심순환기 질환에 걸릴 위험률이 높은 이유는 높은 혈당과
더불어 당뇨병 환자들에게 흔한 고혈압과 고지혈증 때문이다. 그래서, 당뇨병을 치료할 때
혈당뿐만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함께 조절해야 한다.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도 함께 검사한다. 미국고혈압치료 지침서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은 140/90
mmHg미만이다. 따라서, 수축기 혈압이 140 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90 mmHg 이상이면 혈압이 이보다 낮아지도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미국당뇨병학회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는 당뇨병 환자 중 젊거나, 오줌에서 알부민이 배설되거나, 고혈압 등의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인자가 한 개 이상 있는 환자의 경우 수축기 혈압을 130 mmHg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정상 혈압 (120/80 mmHg미만)으로 되돌리는 것이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몸무게와 소금섭취를 줄이며 운동을 하는 것은 혈압을 낮추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들은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고 생활습관을 바꿔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고혈압 진단이 내려지면 바로 약을 이용하여 혈압을 낮추려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혈압을 낮추는 모든 약이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다른 고혈압 치료제들보다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당뇨병 환자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신장 질환의 발생 위험을 더 많이 낮추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을 치료할 때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것에 중점을 준다. 2013년 미국 콜레스테롤 치료 지침서에 의하면 스타틴 계열의 약을 이용하여 당뇨병 환자들의 LDL-콜레스테롤을 적어도 30% 이상 떨어뜨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향후 10년내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7.5%이상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센 스타틴을 이용하여 LDL-콜레스테롤을 적어도50% 이상 낮추도록 권장하고 있다. 물론, 고혈압 치료와 마찬가지로
몸무게와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혈중 콜레스테롤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또, 미국 당뇨병 학회는 향후10년내 동맥경화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10%이상인 당뇨병 환자들에게 100 mg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50세이상으로 고혈압, 흡연 등의 동맥경화성 심근경색의 위험인자를
하나이상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이
권고안은 동양인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혈당을 조절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춰도 담배를 피우면
소용이 없다. 따라서, 금연은 필수적이다.
내 클리닉에서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자된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함께 조절해야 하고 다른 환자들보다 복용하는
약의 수도 더 많아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의 사용을 위해 세심한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식생활을 포함한 생활습관을 바꾸고 금연을 하며 처방대로 약을 복용하며 집에서 혈당과 혈압을 측정하고 신장, 눈, 발, 콜레스테롤
등을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클리닉의 환자들은 합병증의 발생없이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08-09 16:37 |
![]() |
[약대·약학] <15>당뇨병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의 목표치
당뇨병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의 목표치를 얼마로 잡아야 할까?
Mr.G는 며칠전 내 클리닉을 방문했던 2형 당뇨병 환자다. 67세인 Mr.G 는 당뇨병 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갑상선저하증 등의 병력이 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메트포민 (metformin)을 1000 mg씩 하루 두 번, 글리피지드 (glipizide)를 10 mg씩 하루 두 번 복용하며, 인슐린 글라진 (insulin glargine) 17 units을 자기 전에 한 번 주사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측정한 당화혈색소 (hemoglobin A1c) 수치는 7.6%로 4월의 7.6%와 같았다. Mr.G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얼마로 잡아야 할까?
피속의 헤모글로빈에 당이 얼마나 붙어있는지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는 당뇨병의 진단과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는 피속에 당이 많을수록 헤모글로빈에 붙는 양이 늘어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상인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5.7%미만이고, 5.7%에서 6.4%는 전당뇨병 (pre-diabetic), 그리고 6.5%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음식물 섭취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공복에서 측정할 필요가 없다. 또, 혈당은 측정하기 직전 섭취한 음식이나 약 등에 의해 그 수치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환자가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다가 병원에 가기 전에 혈당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면 혈당이 좋게 나올 수도 있다. 반면 당화혈색소 수치는 음식이나 약에 의해 바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이유는 헤모글로빈은 적혈구안에 있으므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면 적혈구의 수명기간 동안 혈당이 어떻게 조절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적혈구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되므로, 당화혈색소는 최근 3개월동안의 혈당이 어떻게 조절되었는지 알려준다.
당화혈색소는 측정의 편리함과 비교적 장기간의 혈당 조절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장점외에도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당화혈색소 수치는 눈, 신장, 신경에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 수치가 9%인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6%인 환자에 비해 눈에 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5배, 신장 합병증은 약 3배, 그리고 신경 합병증은 약 2배 정도 더 높다. 또, 임상시험에 의하면, 당화혈색소가 1% 낮아짐에 따라 미세혈관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이 35%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가 조절된 환자들은 나중에 조절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조절이 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장기적으로 심근경색, 중풍 등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의 지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면,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형 당뇨병 치료에 큰 영향을 끼친 UKPDS라는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모든 2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미만으로 잡았다. 그런데, 7%는 정상인 5.7%보다 높고, UKPDS 시험에서는 7%정도로 조절된 환자들이 그보다 높게 조절된 환자들보다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낮았지만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은 서로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면 7%정도로 조절하는 것 (일반적인 조절)에 비해, 특히,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하여 2000년대 중후반에 대규모 임상시험 시험들이 수행되었다. ACCORD, ADVANCE, VADT 등이 대표적인 것들인데 이들의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당화혈색소를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과 7%정도로 조절하는 것을 비교한 임상시험들
임상시험
평균 당화혈색소 (%)
시험에서
비교한 것
상대적인 위험도 (95% 신뢰구간)
정상으로 조절
일반적인 조절
ACCORD
6.4
7.5
심순환기 질환*
0.90 (0.78-1.04)
사망률
1.22 (1.01-1.46)
ADVANCE
6.5
7.3
심순환기 질환*
0.94 (0.84-1.06)
미세혈관 합병증
0.86 (0.77-0.97)
VADT
6.9
8.4
심순환기 질환*
0.88 (0.74-1.05)
* 심순환기 질환의 종류는 시험마다 약간 다르다.
상대적 위험도 (hazard ratio)란 당화혈색소를 정상으로 조절할 때와 7%정도로 조절할 때의 심순환기 질환 등의 발생률의 비율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1보다 크면 정상으로 조절할 때보다 심순환기 질환 등의 발생률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1보다 작으면 더 적다는 것을 뜻한다. 또, 95% 신뢰구간에 1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의미있다고 판정한다.
따라서, 위 임상시험들에 따르면 당화혈색소를 정상으로 조절했을 경우 7%정도로 조절할 때보다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14% 줄어들었지만,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은 서로 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심순환기 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ACCORD 시험에서 당화혈색소를 정상으로 조절할 때 사망률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22%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정상으로 조절했을 때 심한 저혈당의 발생률이 약 2-3배 더 높았다. 즉,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정상에 가깝게 잡으면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 감소라는 혜택도 있지만 사망률과 저혈당 발생률이 증가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당뇨병 협회 치료지침서는 개개인 환자들의 저혈당 위험도, 심순환기 질환 병력 여부, 나이, 당뇨병 병력, 복약 순응도 (adherence) 등에 따라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다르게 잡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나 저혈당을 자주 경험한 환자들과 같이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높게 잡도록 권고하고 있다 (7.5-8%).
또, 심근경색, 중풍 등 심순환기 질환의 병력이 있는 환자도 목표치를 높게 잡는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병력이 오래되어 당화혈색소 조절이 쉽지 않거나 오래 살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환자들도 목표치를 높게 잡는다. 반면, 젋고 저혈당 위험이 낮으며 복약 순응도가 높고 저혈당이 일어났을 때 조치를 잘 취할 수 있으며 심순환기 질환의 병력이 없는 환자들은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정상에 가깝게 잡을 수 있다 (6-6.5%).
Mr.G는 비교적 젋고 (67세!) 심순환기 질환 병력이 없다. 저혈당이 가끔 있지만 저혈당의 증상을 잘 알고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약을 잊지 않고 복용하며 하루에 두 번씩 꼭 혈당을 잰다. 따라서, Mr.G는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미만으로 잡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Mr.G에게 아침 식사전 평균 혈당이 80-130 mg/dL 사이에 들 때까지 인슐린 글라진의 용량을 매주 1 unit씩 올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3개월 뒤에 다시 클리닉을 방문하여 당화혈색소를 측정하기로 했다.
<필자소재> 신재규 교수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07-04 11:53 |
![]() |
[약대·약학] <14> 우리나라 약처방의 독특한 점들 2
우리나라 약처방의
독특한 점들 2
어머니께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드시고 계신 모양이다. 만성 축농증기가 있다고 이비인후과 의사가
일주일전에 항생제를 처방해서 3일간 복용을 했고, 지금은
다음과 같은 4가지 약을 드시고 계신다고 한다.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 60 mg 하루 세 번
레보세티리진(levocetirizine) 5 mg 하루 한 번
아세틸시스테인(acetylcysteine) 200 mg 하루 두 번
나조넥스나살스프레이 (Nasonex
nasal spray; 성분명: mometasone) 하루 한 번
어머니께서는 의사가 이 약들을 7일간
복용하고 다시 보자고 했다고 하신다. 우리나라
감기약 처방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중복 처방은 없지만, 위의 처방은 미국의 것과 비교했을때 몇 가지
점에서 독특하다.
먼저 항생제의 사용이 독특하다. 어머니께서는 항생제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지 않았지만, 재진 방문에서 의사가 좋아졌다고 하면서 3일간 복용해온 항생제를
중단했다고 하신다. 항생제는 시작한
후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권장되는 기간동안 계속 복용해야 한다. 그 이유는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권장되는 기간을 마치기 전에 항생제를 중단하게
되면 완전하게 치료되지 않을 수 있고, 남아있는 균들이 사용한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은 항생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권장하는 기간 끝까지 사용해야 한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성인 축농증 치료지침서에 의하면 항생제가 필요할 경우 5-10일간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따라서, 3일간의 항생제 복용은
권장기간보다 짧다.
둘째, 슈도에페드린은 필요할때만
복용해도 되는 약인데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슈도에페드린은 콧속의 혈관을 수축시켜 콧물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약이다. 즉, 이
약은 축농증의 근본적인 원인인 염증반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축농증에 의해 발생한 콧물이라는 증상을 줄여 줄 뿐이다. 따라서,
콧물 증상이 있을 때만 복용해도 된다.
어머니께서는 콧물 증상이 없기 때문에 슈도에페드린을 매일 하루 세 번 드실 필요가 없다. 이렇듯 필요할 때만 복용해도 되는 약을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도록 처방하는
것은 우리나라 약 처방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독특한 점 중 하나다. 그런데, 모든 약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약을 쓰게 되면 필요없는 약에 노출되게 되어 이익을 얻기 보다는 부작용의
위험이 더 크다.
세째, 레보세티리진을 사용하는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 레보세티리진은
항히스타민제로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줄여준다. 이 경우 역시 증상이 있을 때만 복용해도 된다. 하지만,
알러지성 축농증의 경우에는 알러지를 일으키는 물질이 축농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물질에 계속 노출되는
경우에는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어머니께서
알러지성 축농증에 대해 모르시는 것으로 보아 병원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것 같지 않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이 잘 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약의
사용이다. 아세틸시스테인은 우리나라에서
축농증의 치료에 허가받았다. 의학관련
문헌 검색 사이트인 미국 정부의 PubMed를 통해 알아본 바로는 2016년 1월1일 현재 이 약을 이용하여 면역결핍환자들과 급성 축농증이 재발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수의 임상시험 연구만이 있었을 뿐이다. 어머니는
면역결핍환자도 아니고 급성 축농증이 재발한 것도 아니다. 이 약이 축농증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이론
중 하나는 세균들이 만들어 놓은 막 (biofilm) 때문에 항생제가 세균에 접근하지 못하여 만성 축농증이
될 수 있는데, 아세틸시스테인은 이 막을 부숴서 항생제 효과가 나타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항생제를
계속 사용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는 이론일 뿐이지 아직 그 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임상에서 사용할
시험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약들이 처방되는 것은 우리나라 처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독특한 점이다.
결국 위의 처방에서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이 필요한 약은 축농증의 염증반응을
줄여 주는 나조넥스나살스프레이 하나뿐이다.
슈도에페드린과 레보세티리진은 증상이 나타나면 그 때만 써도 되는 약이고, 아세틸시스테인은
사용할 근거가 부족하다.
지금까지 여러 처방을 통해 볼 때 우리나라의 약처방에 개선할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줄이고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약의 사용을 위해 임상시험 근거가 충분한, 반드시 필요한 약만 사용하도록
의사와 약사의 교육을 강화하고 처방과 조제 제도를 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약력>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05-09 13:27 |
![]() |
[약대·약학] <13> 의약품을 오프라벨로 사용하면 안전할까?
의약품을 허가받은 내용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오프라벨 (off label) 사용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베타차단제인 메토프로롤 (metoprolol)은 고혈압과 심부전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맥박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atrial fibrillation)의 치료에도 쓰인다.
이렇게 메토프로롤을 심방세동의 치료에 사용하게 되면 이는 허가를 받은 적응증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프라벨 사용이 된다. 적응증 외에도 허가범위를 벗어난 용량이나 투여경로를 사용한다든지, 또는 허가받지 않은 환자군에 사용하는 것 등도 오프라벨의 사용에 포함된다. 그래서, 오프라벨 사용을 의약품 허가외 사용이라고도 부른다.
미국에서는 라벨 (영어로는 레이블이라고 읽는다)을 의약품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의약품의 라벨에 들어가는 내용, 예를 들면, 적응증, 용량, 투여경로, 투여기간, 환자군 등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라벨에 쓰여진 대로 사용하는 것을 온라벨 (on label) 사용이라고 하고, 라벨에 쓰여진 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 즉, 허가받은 내용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을 오프라벨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의약품을 허가받은 대로만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현재의 허가과정으로는 라벨이 허가받은 의약품이 쓰이는 모든 방법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허가과정에 따르면 의약품 허가를 받아 판매를 원하는 자 (주로 제약회사)가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규제 당국 (예, FDA,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규제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법에 따라 심사하여 허가한다. 그런데, 허가받은 의약품에 대한 새로운 연구나 환자사례보고에 의해 허가내용에 없는 방법으로도 의약품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면 이를 라벨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가 다시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사항에 대해 제약회사가 허가신청을 하면 허가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만약 새로운 방법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환자 치료에 획기적인 것이라면 임상에서는 그것이 허가내용에 반영되기 전에 사용될 것이다 (오프라벨 사용).
또, 새로운 연구가 허가받은 의약품의 판권을 가진 제약회사에 의해 수행되지 않았거나, 새로운 허가 사항을 추가한 뒤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으면 제약회사는 허가신청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특허가 풀린 의약품의 경우에는 의약품을 독점적으로 팔 수 없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새로이 허가신청을 할 이유가 별로 없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새로운 연구나 환자보고사례가 있다면 허가내용외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고 이는 법에 어긋난 의약품의 사용이 아니기 때문에 오프라벨 사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듯 허가 내용만이 의약품의 임상 사용 범위를 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의약품이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 처방의 약 20%가 오프라벨이라고 한다. 그런데, 의약품을 오프라벨로 사용하는 것은 허가사항대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안전할까? 2016년 1월의 JAMA Internal Medicine에서 이에 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소개한다.
캐나다 퀘벡 지방의 전자 건강 기록부 (electronic health record)를 이용하여 수행된 이 시험은 2005년 1월부터 2009년12월까지 46,000여명의 성인 환자들에게 발행된 150,000여개의 처방전을 적응증에 따라 온라벨과 오프라벨로 구분하여 환자들에게 발생한 부작용의 발생률을 추적, 비교하였다. 오프라벨 사용군은 다시 적어도 1개 이상의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있는 등의 강력한 증거 (strong evidence)가 있는 적응증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었다.
전체 처방전 중 약 12%가 오프라벨 적응증으로 발행되었고 이 중 약 20%만 강력한 증거를 가진 적응증이었다 (이 연구가 이전 연구보다 오프라벨 처방률이 낮은 이유는 적응증에 대해서만 조사하였기 때문이다).
의약품 계열 중 오프라벨 사용이 많은 두 가지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의약품과 심순환기계 의약품으로 각각 전체 오프라벨 사용의 25%와 23%를 차지했다. 환자들에 대해 살펴보면 평균 나이는 약 58세였으며 여성이 60%를 차지했다. 또, 42%의 환자들은 5개 이상의 의약품을 처방받았다.
전제적으로 부작용 발생률은 10,000 person-months 당 13.2 명으로, 이것의 의미는 예를 들어 1000명을 10달간을 추적할 때 13.2명에게 부작용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부작용 발생률은 온라벨 사용의 경우 12.5명인 반면, 오프라벨 사용은 19.7명으로 더 높았다. 그런데, 오프라벨 사용 중 강력한 증거가 있는 적응증에서의 발생률은 13.2명으로 온라벨 사용 중 부작용 발생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강력한 증거가 없는 적응증에서는 21.7명으로 부작용 발생률이 훨씬 더 높았다.
환자들의 나이, 성별, 동반질환 등을 고려한 다변수 회귀분석에서도 온라벨 사용에 비해 오프라벨 사용은 부작용 발생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44% 더 높았고, 강력한 증거가 없는 적응증을 위한 오프라벨 사용도 54% 더 높았다. 하지만, 강력한 증거가 있는 적응증을 위한 오프라벨 사용은 온라벨에 비해 부작용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다르지 않았다.
부작용의 위험이 가장 높은 의약품군은 감염증 치료제로 10,000 person-months 당 66.2명이었다. 1981년이후에 허가된 의약품들이 그 이전에 허가된 것들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그리고 사용하는 의약품의 갯수가 증가할수록 부작용의 위험이 더 높았다. 부작용으로는 위장관, 신경, 호흡기, 근골격계에 나타나는 것들이 가장 흔했다.
이 연구는 의약품을 허가 사항에 따라 사용할 때보다 오프라벨로 사용할 때 부작용의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오프라벨로 사용할 때 적어도 1개의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가 뒷받침되어 있으면 허가 사항에 따라 사용하는 것과 부작용 발생률이 다르지 않은 반면,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없이 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 발생률이 55%나 증가한다는 결과는 오프라벨로 의약품을 사용하고자 할 때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가 있는 적응증에 사용하는 것이 의약품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신약을 사용할 때, 여성에게 사용할 때, 여러 개의 의약품을 사용할 때 부작용의 위험이 높으므로 더 주의해서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오프라벨으로 의약품을 사용할 때 부작용의 위험이 더 높은 이유는 온라벨 사용이 엄격한 임상시험에 의해 의약품의 사용방법이 정해지는 것에 비해 오프라벨 사용은 그런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작용의 위험이 높은 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벨 사용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한 미용회사는 오프라벨 사용의 배경으로 임상시험은 평균적인 효과와 부작용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 대해 더 잘 아는 의사의 재량에 의해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처방이 오프라벨 사용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적절한 오프라벨 처방이 대다수겠지만 안전성이 우려되는 오프라벨 처방도 꽤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경구용 또는 주사용 비만약 처방 또는 다이어트 처방들은 효과와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은 오프라벨 사용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오프라벨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퀘벡 지방의 전자 건강 기록부와 같이 의사가 새로운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쓰던 의약품을 중단할 때마다 그 적응증과 중단 이유를 전자 건강 기록부나 전자 처방전에 기록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모든 의약품 처방이 전산화되어 있고 국가의료보험에 의해 지불되는 경우 이런 전자 건강 기록부를 도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암 치료이나 소아 치료 등 오프라벨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허가받은 치료제가 있는 질환에 대해서 다른 약을 오프라벨로 사용할 때 임상증거 수준에 따라 보험적용에 차등을 둔다든지 처방자가 환자에게 오프라벨 처방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03-16 11:22 |
![]() |
[약대·약학] <12> 의약품은 왜 환불이 되지 않을까?
의약품은 왜 환불이 되지 않을까?
2015년초에 복지부는 의약품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지 않은 의약품을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민원에 대해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에서는 여전히 복용하다 남은 약을 환불해 달라는 환자들의 요구가 많은 모양이다. 복지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환불 요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많은 환자들이 의약품과 공산품의 환불의 차이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약사들은 어떻게 환자들을 납득시켜야 할까?
입었던 옷도 영수증만 있으면 어느 기간내에 환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공산품에 대한 환불이 쉬운 미국에서도 의약품은 환불이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연방정부의 식품, 의약품, 화장품법 (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이 의약품에 불순물을 섞는 것 (adulteration)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는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약사법에는 이런 조항이 없지만 복지부가 내놓은 환불 불가 이유를 보면 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의약품은 그 특성상 보관 및 관리가 엄격해야 하며, 여타의 오염에 의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일단 조제•투약된 의약품을 반납 받아 다른 환자에게 재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단 환자에게 교부된 의약품은 약사의 통제에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반품을 받을 때 불순물이 섞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불순물을 일부러 섞고 나서 환불을 요구하는 환자는 거의 없겠지만, 불순물은 의약품을 보관, 관리하는 과정중에서도 생길 수 있다. 즉, 의약품의 부적절한 보관 및 관리로 인한 성분의 변화나 불순물의 생성, 혼입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약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있었던 의약품이 어떻게 보관, 관리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순물이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100% 확신할 수 없다. 또, 의약품은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도 약국에서 다른 환자들에게 한 번 교부되었던 약을 받아 사용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환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이유중 하나는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환자들은 부작용이 발생하면 의약품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즉, 다른 공산품의 경우, 제품이 하자가 있으면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부작용을 일으킨 의약품은 하자가 있다는 뜻이므로 의약품도 환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부작용은 의약품이 잘못되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제약회사가 정상적으로 의약품을 만들고, 의사가 조심해서 처방을 하고, 약사가 주의를 기울여 조제를 해도 부작용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달 클리닉에서 만난 한 환자는 고혈압약인 암로디핀에 의해 말초 부종이 생겼다. 양발이 모두 퉁퉁 부어 신발을 신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환자는 암로디핀 10 mg을 매일 한 알씩 복용하고 있었다. 차트를 보니 처방한 의사는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25 mg으로는 환자의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서 암로디핀 10 mg을 4주 전에 새로 처방하였다. 이 환자는 암로디핀을 시작하기 전에 암로디핀이 속한 칼슘 차단제 계통의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또, 가져 온 약병 속의 약은 암로디핀 10 mg 정제가 맞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암로디핀 정제는 Teva라는 잘 알려진 제약회사에서 만들었으며 FDA에 의해 허가를 받은 제품이었다. 즉, FDA로부터 허가 받은 제조사의 제품을 의사와 약사 모두 적법한 절차를 따라 처방하고 조제했던 것이다.
또, 어떤 부작용은 예방이 불가능하다. 위의 암로디핀 환자를 다시 예로 들어 보겠다. 암로디핀이 부작용으로 말초혈관 부종을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암로디핀에 의한 말초혈관 부종이 일어나기 쉬운 환자를 알아낼 수 있는 검사방법이 있으면 검사를 먼저 해 보고 결과에 따라 암로디핀의 처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검사방법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의사와 약사는 환자가 암로디핀을 사용하기 전에는 말초혈관 부종이 나타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위 환자의 말초혈관 부종은 예방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처럼 많은 부작용이 정상적인 의료와 투약 행위 과정에서 하자가 없는 의약품을 사용하다 발생하며 예방이 불가능하다. 이런 종류의 부작용은 제약회사, 의사, 약사 어느 누구의 책임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고 남은 의약품에 대해 환자들이 환불받을 수 없는 것이다.
요약하면, 환자에게 한 번 교부된 의약품은 불순물이 혼입되지 않았다는 것을 약사가 보증할 수가 없고, 정상적인 처방 투약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은 제약회사, 의사, 약사 누구의 책임도 아니기 때문에 환불되지 않는다. 여기서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모든 의약품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약사는 환자가 사용하는 처방 및 비처방 의약품이 꼭 필요한지 재차 확인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용량으로 필요한 기간동안만 사용하여 부작용을 줄이도록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6-01-29 09:19 |
![]() |
[약대·약학] <11> 고혈압의 치료방식을 바꿀 수 있는 SPRINT 시험
고혈압의 치료방식을
바꿀 수 있는 SPRINT 시험
지난 11월 9일,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고혈압 치료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큰 혁신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였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지원한, SPRINT라 불리는 이 임상시험은 두 군의 차이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 일찍 끝마치게 되어 지난 9월경부터 대충의 결과가 알려졌지만, 자세한 내용은 11월 9일, 처음으로 미국 심장학회와 New England of Journal of Medicine을 통해 발표되었다. 향후 고혈압 치료에 큰 영향을 끼칠 이 임상시험의 디자인, 결과,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현재, 고혈압 치료지침서들은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140 mmHg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심순환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고, 역학연구 등에 의하면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환자는 혈압이 낮을수록 심순환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으므로 SPRINT는 심순환기질환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수축기 혈압을 정상에 가까운 120 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140 mmHg미만으로 조절했을 때보다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이 더 낮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한 임상시험이다. SPRINT시험이 수축기 혈압에 촛점을 맞춘 이유는 50세 이상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이완기 혈압보다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더 잘 예측하기 때문이다.
SPRINT 시험은 50세 이상, 수축기 혈압이 130에서 180 mmHg이며,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9300여명의 환자들을 무작위로 12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군과 140 mmHg로 조절하는 군으로 나누어 심근경색, 중풍, 심부전 등의 발생률과 심순환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합한 것을 비교하였다. 이때 심순환기 질환이 높다고 간주된 환자들은 심근경색 등의 심순환기 질환을 앓았던 환자, 사구체 여과 속도가 분당 20이상에서 60 ml 미만인 만성 신장 질환 환자, Framingham 심순환기 위험도 계산기에 의해 10년내 심순환기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15% 이상인 환자, 또는 75세 이상인 환자들이었다. 하지만, 이전 임상시험에서 수축기 혈압을 120 mmHg나 130 mmHg로 낮추는 것이 140 mmHg미만으로 낮추는 것보다 임상적으로 큰 이득이 없었던 당뇨병과 중풍 환자들은 제외하였다.
아래 표는 시험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표. SPRINT 시험결과
목표 수축기 혈압 < 120 mmHg
(n=4678)
목표 수축기 혈압 < 140 mmHg
(n=4683)
P 값
시험을 시작할 때
평균 수축기 혈압 (mmHg)
139.7
139.7
NS
시험기간동안
평균 수축기 혈압(mmHg)
121.5
134.6
<0.05
심근경색, 중풍 발생률 또는 심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
5.2%
6.8%
<0.001
고혈압약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
38.3%
37.1%
0.25
NS: not significant (서로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음).
*: 치명적이거나 생명이 위험하거나 병원에 입원해야
하거나 치료를 요하는 부작용
표에서 보듯 시험을 시작할 때 평균 수축기 혈압은 각각 139.7 mmHg 로 두 군이 서로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약 3.2년의 시험 기간 동안 평균 수축기 혈압은 목표혈압이 120 mmHg미만인 군이 121.5 mmHg, 140 미만인 군은 134.6 mmHg로120 mmHg미만인 군이 13.1 mmHg 더 낮았다. 이 차이는 심근경색, 중풍 발생률 또는 심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의 차이로도 이어져 목표혈압이 120 mmHg미만인 군이 140 mmHg 미만인 군보다 1.6% 더 낮았고 통계적으로 서로 의미있게 달랐다 (120 mmHg미만인 군: 5.2%; 140 mmHg 미만인 군: 6.8%; p<0.001). 하지만, 저혈압, 실신, 낮은 맥박수 (서맥), 혈중 칼륨 농도 이상 등의 전해질 이상, 급성 신부전 발생률 등을 모두 합친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은 120 mmHg미만인 군은38.3%, 140 mmHg 미만인 군이 37.1%로 120 mmHg미만인 군이 좀 더 높았지만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다른 것이 아니었다.
SPRINT 시험 결과는 당뇨병과 중풍 환자들을 제외한 50세 이상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수축기 혈압을 12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현재 치료지침서들이 권고하고 있는 140 mmHg미만으로 조절하는 것보다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더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SPRINT 시험에서 혈압에 가장 민감하다고 알려진 중풍의 발생률과 기립성 저혈압의 발생률이 두 군에서 서로 다르지 않은 것은 다른 임상시험들과 궤를 달리 한다. 하지만, 이 시험의 결과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많은 환자들의 수축기 혈압을 120 mmHg미만으로 조절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 시험의 결과를 50세 이상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전에 몇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첫째, 당뇨병과 중풍 환자들을 제외되었으므로 SPRINT 시험 결과를 이들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없다.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ACCORD 시험의 규모가 작은 것을 생각할때 SRRINT 시험이 당뇨병 환자들을 제외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둘째. 전체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률은 두 군이 서로 다르지 않았지만 저혈압, 전해질 이상, 급성 신부전 발생률은 목표혈압이120 mmHg 미만인 군이 140 mmHg군보다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더 높았다. 따라서, 저혈압, 전해질 이상, 또는 급성 신부전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는 수축기 혈압을 120 mmHg보다 높게 조절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즉, 환자의 부작용에 대한 위험도에 따라 수축기 목표혈압을 유연성있게 조절해야 한다. 세째, 혈압을 더 낮게 조절한다는 것은 더 많은 약을 사용해야 하며 더 자주 의사를 방문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SPRINT 시험에서 목표혈압이120 mmHg 미만인 군은 평균 2.8개, 140 mmHg군은 1.8개의 고혈압 치료제를 사용했다. 또, 시험 참여자들은 첫 3개월 동안 매달 한 번씩, 그 다음에는 매 3달마다 의사를 방문해서 고혈압 치료제를 조절하고 모니터 받았다. 즉, 목표혈압을 더 낮게 잡아 도달하기 위해서는 의사, 약사 등 건강 관련 전문직업인 뿐만 아니라 환자의 노력도 더 필요하다. 또한, 의료보험과 의료체계도 이들의 노력에 뒷받침되어야 한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12-30 11:41 |
![]() |
[약대·약학] <10> 건강기능식품은 안전할까?
건강기능식품은 약의 보조 또는 대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은 약과는 달리 부작용이 없거나 있어도 경미하여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14일, 의학잡지인 뉴 잉글랜드 오브 메디슨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연구 (Emergency Department Visits for Adverse Events Related to Dietary Supplements: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부작용에 의한 응급실 방문)가 실려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질병 통제와 예방 센터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와 식품 의약품 안전국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 공동으로 수행한 이 연구는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일년에 얼마나 많이 응급실을 방문하는지와 이 환자들이 사용한 건강기능식품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조사하였다.
CDC와 FDA는 먼저 미국 전국 병원을 대표하는 63개 응급실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들의 차트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 때문에 방문한 환자들의 진단명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의 이름들을 수집, 분석하였다. 이때 부작용은 알러지 반응, 과다복용을 모두 포함하였다.
11년동안의 연구 기간 동안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인해 총 3,667 환자들이 63개의 연구 대상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인해 미국 전국의 모든 병원의 응급실을 방문하는 연간 횟수는 약 23,000건이었다.
즉,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사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연간 23,000명 정도의 환자들이 응급실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간 2,100여명이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환자 연령별로 보면, 20-34세의 환자들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전체의 28%를 차지하여 가장 많았고 여성이 전체의 58%로 남성보다 많았다. 여러 개보다 1개의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8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약 33% 의 환자들은 부작용 때문에, 24%는 알러지 반응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또, 과다복용이 10%, 어른들의 감독없이 어린이들이 혼자 먹다 방문한 경우가 21%나 되었다.
건강기능식품의 용도별로 살펴보면, 비타민, 철분, 칼슘, 칼륨제는 전체 응급실 방문의 32%,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건강기능식품은 66%를 차지했다.
비타민, 철분, 칼슘, 칼륨제를 제외한 나머지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많은 응급실 방문을 기록한 두가지 용도는 살빼기와 에너지 보충으로 각각 26%와 10%를 차지했다.
환자들의 성별과 건강기능식품의 용도 사이에 재미있는 차이가 관찰되었다. 여성은 살빼는 용도로 쓰이는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 경우가 많은 반면, 남성은 성기능 향상과 근육강화의 용도가 더 많았다. 또, 연령별로도 건강기능식품의 용도가 차이가 있었다.
4세이하의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주로 비타민, 철분, 칼슘, 칼륨제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 반면 20-34세는 살빼는 용도가 가장 흔한 이유였다.
증상별로 살펴보면, 빈맥과 가슴통증이 가장 흔했다. 그 이유는 살빼기와 에너지 보충의 용도로 쓰이는 건강기능식품에 맥박을 빨리 뛰게 하고 혈압을 올리며 심장을 더 세게 수축시키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즉, 20-34세가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연령층이고 이들은 주로 살빼기와 에너지 보충의 용도로 쓰이는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하기 때문에 빈맥과 가슴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었던 것이다.
또, 알러지 증상과 삼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 비타민제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작용이었다. 삼키는 데 문제가 있는 증상은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이 삼키는 데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알약의 크기가 너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FDA에 따르면, 약의 경우 알약의 크기가 22 mm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건강기능식품에는 그런 규정이 없기 때문에 큰 알약을 삼킬 때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응급실 방문을 시기별로 비교했을 때, 2004-2005년 사이에는 연간 약 20000여명이, 2013-2014년 사이에는 26000여명이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지난 11년간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횟수는 다르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건강기능식품이 안전하다는 통념과는 달리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의약품에 비교할 때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에 의한 응급실 방문횟수는 상당히 적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도 드물지 않게 응급실 방문이나 병원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위 연구결과에서 보여주듯 가장 건강할 20-34세 연령층의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용이나 에너지 보충용으로 쓰이는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고 있다. 또, 건강기능식품에 의해 알러지 반응도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이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어린이들의 손에 닿지 않도록 보관하기, 그리고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의 대처방법 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교육해야 할 것이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11-27 16:10 |
![]() |
[약대·약학] <9>콜레스테롤 치료제, 스타틴 알고 복용하기 (2)
콜레스테롤 치료제, 스타틴 알고 복용하기 (1)편에 연결되는 글입니다.
5. 스타틴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검사들을 받아야 할까요?스타틴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혈액검사를 받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 콜레스테롤 (지질) 검사 (lipid panel)- 간기능검사 (ALT)- 당화혈색소 (hemoglobin A1c)
또, 스타틴에 의한 근육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분들은 스타틴을 시작하기 전에 근육의 상태를 알려주는 혈중 크레아틴 키나제 (creatinine kinase; CK)라는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6. 스타틴을 얼마나 오래 복용해야 할까요?일반적으로 스타틴을 시작하면 평생 복용하셔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약을 중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원래로 되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식사 조절, 운동, 체중 감소 등으로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낮춘다면 스타틴을 중단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7. 스타틴을 하루 중 언제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요?플루바스타틴을 제외한 스타틴은 하루에 한 번 복용합니다. 우리의 간은 콜레스테롤을 주로 밤에 만들기 때문에 스타틴을 저녁에 복용할 것을 많이들 권합니다. 하지만, 스타틴을 아침에 복용하는 것과 저녁에 복용하는 것을 비교한 거의 모든 임상시험들에서 스타틴의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기억하기 가장 좋은 시간에 스타틴을 복용하도록 하십시요.
8. 함께 복용할때 스타틴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약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근육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거나 스타틴이 몸에서 분해되는 것을 방해하여 스타틴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는 약들은 의사와 상의하여 스타틴과 함께 복용하는 것을 피하거나 스타틴의 용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1) 근육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약들대표적인 것들로는 나이아신 (또는 니아신; niacin), 겜피브로질 (gemfibrozil), 페노피브레이트 (fenofibrate) 등이 있습니다. 이 약들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 혈중 지질의 수치를 낮추기 위해 사용되는데 그 자체가 근육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틴과 함께 복용하게 되면 근육에 관련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스타틴이 몸에서 분해되는 것을 방해하는 약들매우 다양한 약들이 스타틴이 몸에서 분해되는 것을 방해하여 스타틴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입니다.
곰팡이 치료에 사용되는 약들: 케토코나졸 (ketoconazole), 이트라코나졸 (itraconazole), 플루코나졸 (fluconazole) 항생제: 클라리스로마이신 (clarithromycin), 에리스로마이신 (erythromycin), 텔리스로마이신 (telithromycin)결핵 치료제: 리팜핀 (rifampin)혈소판 응집 억제제: 티카그렐로 (ticagrelor)협심증 치료제: 라놀라진 (ranolazine)통풍 치료제: 콜키신 (colchicine)혈압약: 베라파밀 (verapamil), 딜티아젬 (Diltiazem), 암로디핀 (amlodipine)항부정맥약: 아미오다론 (amiodarone), 드로네다론 (dronedarone)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 (cyclosporine)자궁내막증 치료제: 다나졸 (danazol)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약들이 모든 스타틴의 분해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이 스타틴을 분해하는 방법은 스타틴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에 기술된 약과 스타틴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 그 약이 스타틴의 분해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사나 약사로부터 확인받으십시요.
또, 자몽과 자몽주스도 아토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로바스타틴이 배설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이들 스타틴을 복용하시는 분은 자몽과 자몽주스를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9. 함께 복용할때 스타틴의 효과를 줄이는 약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다음과 같은 약들은 일부 스타틴과 함께 복용하면 스타틴의 효과를 줄이입니다. 따라서, 아래 약을 복용하는 경우 사용하시는 스타틴이 효과가 줄어드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십시요. 만약, 복용하시는 스타틴의 효과가 줄어든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스타틴의 용량을 높이거나 다른 스타틴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십시요.
뇌전증 치료제: 페니토인 (phenytoin)결핵 치료제: 리팜핀 (rifampin)
결핵 치료제 널리 쓰이는 리팜핀은 스타틴의 분해도 방해하고 일부 스타틴 (특히, 피타바스타틴)의 효과도 줄이므로, 스타틴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 의사나 약사와 꼭 상의하십시요.
10. 코엔자임 큐10을 함께 복용하면 스타틴의 부작용을 줄이거나 치료할 수 있을까요?코엔자임 큐10 (코엔자임큐텐; 코엔자임큐 10; coenzyme Q10)은 우리 몸의 세포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스타틴은 우리 몸의 코엔자임 큐10의 양을 줄여 근육에 관련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포안에서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Peter Mitchell 박사는 스타틴의 부작용을 줄이거나 치료하기 위해 코엔자임 큐10에 대해 특허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코엔자임 큐10을 함께 복용한다고 해서 스타틴에 의한 근육 부작용의 가능성이 줄어들거나 스타틴에 의한 근육 부작용을 치료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 보건성이 제공하는 환자들을 위한 정보에서도 코엔자임 큐10이 스타틴에 의한 근육 부작용을 줄이는지에 대해 아직 충분히 연구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임상시험 결과에 의하면 스타틴에 의한 근육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드뭅니다. 그리고, 근육과 관련된 부작용은 스타틴의 용량을 줄이거나, 스타틴의 종류를 바꾸거나 중단하면 사라집니다. 따라서, 코엔자임 큐10를 추가하여 복용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10-30 15:24 |
![]() |
[약대·약학] <8> 콜레스테롤 치료제, 스타틴 알고 복용하기 (1)
콜레스테롤 치료제, 스타틴 알고 복용하기 (1)
스타틴은 심순환기 질환의 치료에 널리 쓰인다. 스타틴을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복약지도하는 것은 우리 약사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기에 환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을 사용하여 문답식으로 복약지도 가이드를 만들어 보았다.
1. 스타틴은 무엇인가요?
스타틴은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추기 위해 널리 쓰이는 일군의 약들을 일컫는 말로 스타틴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약들의 이름이 스타틴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2. 스타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는 스타틴은 총 7개로 다음과 같습니다:
이름
대표적인 상품명
하루 허가 용량 (mg)
아토바스타틴 (atorvastatin)
리피토
10-80
로수바스타틴 (rosuvastatin)
크레스토
10-40
심바스타틴 (simvastatin)
조코
10-40
프라바스타틴 (pravastatin)
프라바콜
10-80
로바스타틴 (lovastatin)
메바코
10-40
플루바스타틴 (fluvastatin)
레스콜
10-80
피타바스타틴 (pitavastatin)
리발로
2-4
3. 스타틴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콜레스테롤은 음식으로 섭취되고 우리의 간에서도 만들어집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춥니다. 뿐만 아니라, 스타틴은 염증이나 혈전 등이 생기는 것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은 스타틴 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현재까지의 여러 임상시험에서 심근경색, 뇌경색, 말초혈관질환 등 동맥경화로 발생하는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은 스타틴이 유일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는 스타틴이 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4. 누가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나요?
스타틴은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분들외에도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을 앓았던 분들에게 권장됩니다. 그 이유는 스타틴이 임상시험에서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재발률을 낮췄기 때문입니다.
5. 어떤 스타틴을 사용해야 할까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정도는 스타틴에 따라, 또 같은 스타틴에서는 용량에 따라 다릅니다. 2013년에 발표된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전문의 학회의 치료지침서는 스타틴의 종류와 용량을 고려하여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정도에 따라 센 스타틴, 중간 세기 스타틴, 약한 스타틴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치료지침서는 환자 개개인의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에 따라 스타틴의 세기를 결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임상시험 결과입니다. 현재 피타바스타틴을 제외한 나머지 6개의 스타틴들은 위약군에 비해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낮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복용하고 있는 약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스타틴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거나 스타틴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약들이 있습니다. (이중 널리 알려진 약들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따라서, 약을 바꾸거나 시작하기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복용하고 있는 스타틴의 이름을 알려주세요.
6. 스타틴의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 근육에 관련된 부작용
가장 널리 알려진 스타틴의 부작용은 근육에 관련된 것입니다. 근육에 관련된 부작용 중에는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특별한 이유없이 발생하는 근육통이 가장 흔합니다. 스타틴에 의한 근육통은 보통 한쪽 팔이나 한쪽 다리보다 양쪽에 나타나고 작은 근육보다는 등, 허벅지 근육 등 큰 근육에서 더 흔합니다. 많은 경우 스타틴에 의한 근육통은 쓰고 있는 스타틴의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스타틴으로 바꾸면 사라집니다. 근육에 관련된 스타틴의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근육이 분해되는 횡문근 융해증으로, 분해된 근육 성분들로 인해 신장이 망가지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횡문근 융해증의 증상으로는 근육이 분해되기 때문에 근육이 아프고 (근육통), 근육의 힘이 떨어지며, 오줌의 색깔이 코카콜라처럼 변합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스타틴이 어떻게 근육에 관련된 부작용을 일으키는 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근육에 관련된 스타틴의 심각한 부작용은 만 명에 한 명 꼴로 나타날 정도로 드물다는 것입니다. 현재 스타틴처럼 비교적 안전하면서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낮추어 주는 약이 많지 않습니다. 또,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근육통은 스타틴보다는 다른 원인, 예를 들면, 운동, 갑상선 저하증, 또는 비타민 D의 부족 등에 의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틴을 복용하는 동안 근육통이 나타나는 경우, 임의로 스타틴을 중단하지 마시고 의사와 함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스타틴이 근육통의 원인이더라도 먼저 말씀드렸듯이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스타틴으로 바꾸면 근육통이 사라질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또, 함께 복용하는 약이 스타틴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키게 되면 근육에 관련된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새로운 약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말씀해 주십시요.
2) 당뇨병
비교적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부작용입니다. 하지만, 스타틴이 어떻게 당뇨병을 일으키는 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부작용은 모든 종류의 스타틴이 일으킬 수 있으며 스타틴의 세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즉, 센 스타틴이 중간 세기나 약한 스타틴보다 당뇨병의 발생률이 더 높습니다. 1000명의 환자가 센 스타틴을 1년동안 사용하면 그 중 3 명이 당뇨병이 발생하는 반면, 같은 수의 환자가 중간 세기의 스타틴을 사용하면 1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에게 필요한 세기보다 더 센 스타틴을 복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약들과 마찬가지로 스타틴도 사용에 따른 이익이 부작용보다 클 때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3년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전문의 학회의 치료지침서는 스타틴을 4가지 종류의 환자군에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이 4가지 종류의 환자군에 포함된다면 당뇨병 등의 부작용 때문에 스타틴을 쓰지 않거나 중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4 환자군들은 스타틴을 사용할 때의 이익이 부작용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스타틴을 처방받으셨다면 의사에게 자신이 이 4가지 군에 포함되는지 확인하기를 권합니다. 또, 이 치료지침서는 스타틴을 시작하기 전에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중 당화혈당색소 (hemoglobin A1c)를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3) 간에 관련된 부작용
스타틴에 의한 간의 부작용 발생률은 아주 낮습니다. 따라서, 미국 식의약청에서는 스타틴을 시작하기 전에 간 기능검사를 받고, 사용하는 도중에는 간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 예를 들면, 복통, 구토, 황달, 무력감 등이 있을 때에만 간기능 검사 (ALT; alanine aminotransferase)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부작용은 모든 스타틴에서 나타나며 스타틴의 세기가 클수록 더 잘 일어납니다. 스타틴을 복용하는 동안, 간기능에 이상이 있는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의사에게 진찰을 받으셔야 합니다.
4) 기억력 감퇴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스타틴이 어떻게 기억력을 감퇴시키는지는 아직까지 잘 연구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타틴에 의한 기억력 감퇴는 50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보다 자주 나타나며 스타틴을 사용한 기간에 관계 없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스타틴이 더 잘 일으키는지, 스타틴의 세기와 관계가 있는지 등은 아직 잘 연구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스타틴을 중단하면 이 부작용은 사라집니다.
스타틴을 복용하는 동안 기억력이 평소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하면 스타틴을 계속 사용할 지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스타틴을 복용할 때 알아야 할 다른 사항들에 대해서는 다음편에서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09-21 17:18 |
![]() |
[약대·약학] <7> 니아신 (niacin)–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다시금 보여주는 약
니아신 (niacin)–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다시금 보여주는 약
비타민 B3 또는 니코틴산 (nicotinic acid)으로 알려져 있는 니아신 (또는 나이아신; niacin)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약이다. 니아신은 혈중 중성지방 (triglyceride)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스타틴은 이런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거나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환자들에게는 니아신이 많이 사용된다. 전세계적으로 시판되고 있는 여러가지 니아신 제형 중 천천히 흡수되어 간독성과 얼굴의 홍조 현상이 비교적 적은 니아스파노(Niaspan)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중성지방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역학조사에 의하면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동맥경화성 심순환기질환의 위험이 더 높다. HDL-콜레스테롤은 말초로부터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수송하여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 말초에 쌓이지 않도록 한다. 그래서, HDL-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동맥경화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약을 써서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면 심근경색등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감소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최근에 발표된 두 개의 대규모 임상시험인 AIM-HIGH와 HPS2-THRIVE를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AIM-HIGH 연구는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뇌경색 등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을 앓고 있는 3000여명을 무작위로 두 군으로 나누어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재발률을 비교하였다.
첫번째 군은 하루에 심바스타틴 40 mg과 니아스파노 500-2000 mg을, 두번째 군은 하루에 심바스타틴 40 mg 과 위약을 평균 3년간 복용하였다. AIM-HIGH 연구 결과
니아신 군
위약군
시험시작하기 전 중성지방 (mg/dL)
167.5 (131-219)
163 (131-216)
시험을 시작하고 3년뒤 중성지방(mg/dL)
120 (84-172)
151 (114-204)
시험시작하기 전 HDL-콜레스테롤 (mg/dL)
34.5 ± 5.6
34.9 ± 5.6
시험을 시작하고 3년뒤HDL-콜레스테롤(mg/dL)
44.1 ± 11.3
39.1 ± 7.7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 재발률 (mg/dL)
16.4%
16.2%
중성지방 자료는 중간값 (25-75% 값);
HDL-콜레스테롤 자료는 평균 ± 표준편차
시험결과, 두 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시험시작전이나 3년뒤 서로 비슷하였다. 하지만, 3년동안 위약군은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7.6% 줄어든 반면 니아신군은 거의 두 배인 13.6%가 떨어졌다. 또, 혈중 HDL-콜레스테롤 수치도 니아신군이 위약군에 비해 두 배이상인 25% 증가하였다.
그러나, 니아신군이 혈중 중성지방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재발률은 두 군이 통계적으로 서로 다르지 않았다.
HPS2-THRIVE 시험은 AIM-HIGH 시험과 마찬가지로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을 앓았던 25000 여명의 환자를 하루에 니아스파노 2000mg과 라로파이프란트 (laropirprant) 40mg을 복용하는 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로 나누어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재발률을 비교하였다 (라로파이프란트는 니아신의 홍조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주는 약이다).
시험에 참가한 거의 모든 환자들은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어 시험을 시작하기 전 평균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63 ± 17 mg/dl이었다.
평균 약 4년의 추적기간 중 니아신과 라로파이프란트를 복용한 군은 위약군에 비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0 mg/dL, 중성지방은 33 mg/dL이 더 낮았으며 HDL-콜레스테롤은 6 mg/dl 더 높았다. 하지만,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재발률은 니아신과 라로파이프란트를 복용한 군이 13.2%, 위약군이 13.7%로 서로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위약군에 비해 니아신과 라로파이프란트를 복용한 군은 위장관 관련 부작용, 근육관련 부작용, 홍조, 당뇨병 발생률, 감염질환 발생률이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더 높았다.
이 두 임상시험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이 잘 조절되면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을 앓았던 환자들은 중성지방을 낮추거나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려고 니아신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니아신을 복용하면 오히려 당뇨병 발생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만 더 높인다.
둘째, 우리가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를 낮추거나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아무리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여도 그 약을 복용하는 진짜 목적인 동맥경화성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줄이지 못한다면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어떤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사용하기 전에 복용하는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좋은 검사 결과보다는 질병을 예방, 지연,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약대 대학원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07-21 09:58 |
![]() |
[약대·약학] <6>에제티미브 (ezetimibe) 심순환기 질환 예방 임상시험 결과 발표
에제티미브 (ezetimibe), 마침내 심순환기 질환 예방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다
에제티미브 (ezetimibe; 상품명: 제티아, Zetia)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여 혈중 콜레스테롤, 특히,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다. 현재 허가된 용량인 10 mg을 하루에 한번 투여하였을 때 LDL-콜레스테롤을 약 20-25%정도 줄인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 (statin)과는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이 충분히 낮춰지지 않은 환자나 부작용으로 스타틴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널리 쓰인다. 복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심바스타틴 (simvastatin)과의 복합제제인 바이토린 (Vytorin)도 많이 쓰이고 있다.
그동안 에제티미브가 LDL-콜레스테롤을 낮춘다는 임상시험 결과는 많았어도 심순환기 질환을 예방한다는 것은 없어서 FDA로부터 허가받은 라벨에는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을 줄인다는 자료가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2008년에 발표된 720명의 유전성 고지혈증 환자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를 대상으로 한 ENHANCE 연구에서는 에제티미브를 심바스타틴 80 mg과 함께 2년간 사용했을 때, 심바스타틴 80 mg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LDL-콜레스테롤은 16%정도 더 낮췄지만 동맥경화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경동맥 내부의 굵기(intima thickness)를 줄이지 못하여 에제티미브가 심순환기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았다.
지난주 의학잡지인 New England of Journal of Medicine에서는 에제티미브에 대한 새로운 임상시험인 IMPROVE-IT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시험은 10일이내에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acute coronary syndrome)의 진단을 받은 18,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에는 심근경색증이 포함된다. 시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최소 50 mg/dL이상이면서 스타틴 등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는 최대 100 mg/dL, 그렇지 않은 경우는 최대 125 mg/dL미만이어야 했다. 이 환자들을 두 군으로 무작위로 나누어 한 군은 심바스타틴 40 mg과 에제티미브 10 mg을 하루에 한 번, 다른 군은 심바스타인 40 mg과 위약을 투여하여 7년동안 심순환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의 재발률, 그리고 뇌경색의 발생률을 모두 포함하는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을 비교하였다.
표. 시험결과
표에서 보듯 시험을 시작하기 전의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93.8 mg/dL로 두 군이 서로 다르지 않았지만 1년 뒤에는 심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투여군이 53.2 mg/dL로 심바스타틴과 위약군에 비해 24% 더 낮았다. 뿐만 아니라, 심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투여군은 7년동안의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이 심바스타틴과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2% 더 낮았다. 또, 심바스타틴을 단독으로 사용할 때에 비해 에제티미브를 함께 사용하면 심순환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 (hazard)이 약 6%정도 더 줄었다.
또한, 근육관련 부작용, 간기능 수치의 증가, 암 발생률 등 부작용의 비율은 두 군이 서로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병용투여군은 10.6%, 단독투여군은 10.1%로 다르지 않았다. 그러면, IMPROVE-IT 시험결과를 어떻게 임상에서 응용할 수 있을까?
첫째, 스타틴만으로는 LDL-콜레스테롤이 충분히 줄어들지 않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을 앓았던 환자들에게 에제티미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니아신도 스타틴과 함께 사용할 때 LDL-콜레스테롤을 낮추지만 임상시험 결과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줄이지 못했으므로 니아신은 우선적인 고려대상이 아니다. 또, 페노피브레이트는 LDL-콜레스테롤을 거의 떨어뜨리지 않는다. 하지만, 에제티미브는 대부분의 스타틴보다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정도가 약한데다 더 비싸므로 스타틴을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에제티미브가 LDL-콜레스테롤을 24% 더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1년동안의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은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을 앓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센 스타틴 (high intensity statin)과 중간세기 (moderate intensity statin)의 스타틴을 비교한 PROVE IT – TIMI 22 임상시험에서는 심순환기질환의 발생률의 차이가 시험 시작 3달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 IMPROVE-IT시험 결과는 심순환기 질환의 예방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에제티미브를 장기간 꾸준히 복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이전의 고지혈증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시험들에서 가장 낮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약 70 mg/dL이었기 때문에,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70 mg/dL보다 훨씬 낮을 때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더 줄일수 있는 지 또 안전한 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IMPROVE-IT시험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50 mg/dL정도로 낮춰도 안전성에 큰 문제없이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50 mg/dL에서 얼마나 더 낮출 수 있는가인데 이것은 후속 임상시험에서 테스트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IMPROVE-IT 시험은 고지혈증 치료제를 선택하는 근거로 임상지표 (clinical outcome), 즉 “심순환기 질환의 예방”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경동맥 내부굵기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의 간접지표 (또는 대체지표 – surrogate outcome)는 빨리 쉽게 측정할 수 있지만 그동안의 임상시험들이 보여주듯이 고지혈증 치료제의 간접지표들에 대한 효과가 임상지표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임상지표인 심순환기 질환의 예방이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근본적인 목적이다. 따라서, 간접지표가 아닌 임상지표의 결과를 바탕으로 고지혈증 치료제를 사용할 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 약대와 대학원졸업-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06-23 08:51 |
![]() |
[약대·약학] <5> 심근경색 환자들에게는 두 얼굴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 출혈과 혈전증
심근경색 환자들에게는 두 얼굴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 출혈과 혈전증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는 류마티스성 및 퇴행성 관절염, 치통, 두통 등 염증과 통증의 치료에 널리 쓰인다. 이부프로펜 (ibuprofen), 인도메타신 (indomethacin), 나프록센 (naproxen), 케토프로펜 (ketoprofen), 피록시캄 (piroxicam), 디클로페낙 (diclofenac), 셀레콕시브 (celecoxib) 등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에 속한 것들인데 이들 중 이부프로펜 등은 의사의 처방없이도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피딱지라고도 불리는 혈전이 만들어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의 기능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기도 하고 촉진하기도 한다. 혈소판의 응집을 막으면 혈전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출혈의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혈소판 응집이 촉진되면 만들어진 혈전 때문에 중요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혈전증이 일어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히면 심근경색이 일어난다. 따라서,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들에게 심근경색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aspirin)과 클로피도그렐 (clopidogrel)같은 혈소판 응집을 막는 약들이 널리 쓰인다. 뿐만 아니라, 심방세동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와파린 (warfarin)과 같이, 다른 방법으로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항혈전응고제를 함께 처방받기도 한다.
그런데, 항혈소판응집제와 항혈전응고제는 모두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함께 쓰면 어떻게 될까?
미국 의학협회지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 이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지난 2월에 발표되었다. 덴마크의 건강보험자료를 가지고 수행한 이 연구는 2002년에서 2011년사이에 처음으로 심근경색의 진단을 받았던 약 62,000 명의 환자들 중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약 3년 반동안 추적조사하였다. 그 결과, 출혈의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병원치료를 요하는 출혈의 발생률이 약 2배 높았다. 혈전증의 경우에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심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 심근경색 재발률과 뇌경색 발생률을 모두 합한 것이 40%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출혈과 혈전의 발생률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의 종류와 크게 관계가 없어 보였다.
이런 결과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고한 이전의 연구결과들과 다르지 않다. 놀라운 점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위험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환자의 34%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처방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치료지침은 만약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필요하면 되도록 짧은 기간동안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새로운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3일정도로 짧게 사용하는 것 조차도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연구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출혈과 혈전증에 영향을 끼치는 혈압 등과 같은 환자 개개인의 임상자료를 연구분석에 반영할 수 없는 건강보험자료를 이용했고, 다른 연구에서 보고된 프로톤 펌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를 사용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위장관 출혈의 위험이 낮다는 것이 이 연구에서는 재현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환자들을 무작위로 치료방법을 배정한 임상시험 (randomized clinical trial)이 아니라 건강보험자료나 병원기록 등의 기존의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관찰연구 (observational study)이기 때문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득과 실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현재 PRECISION이라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시험이 끝나는 2017년 경에는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들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할 경우의 득과 실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PRECISION 시험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환자와 약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들은 정말 꼭 필요한 경우 (예를 들면, 류마티스성 관절염)에만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해야 한다. 염증과 통증이 국소적이라면 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구용 제제보다는 국소용 제제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성과,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 많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을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으므로 약사들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교부하기 전에 환자가 심근경색을 앓았는지에 대해 반드시 물어보아야 한다. 만약 심근경색을 앓은 환자들이 단순한 통증 (예를 들면, 두통)의 경감을 위한 진통제가 필요하다면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등과 진통제를 추천하는 것이 좋다.
또,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약물상호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복용하기30분전에 복용하도록 복약지도하여야 한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 약대와 대학원졸업-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2015-05-20 17:37 |